역사왜곡 문제가 게임으로 확대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게임업체들을 울상 짓게 만들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게임콘텐츠의 역사왜곡 문제를 과도하게 심의하면서 일부 게임업체들이 발매에 차질을 빚거나 발매 자체를 취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의 특성상 시기에 맞는 출시와 마케팅 활동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등위가 등급판정을 제때 내려주지 않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발매를 앞두고 ‘게임 속 역사왜곡’이라는 벽에 부딪힌 대표적인 타이틀은 삼국지 10.
삼국지 10은 지난 94년에 2편이 국내에 처음 발매된 이후 10년 동안 80만장 이상이 팔린 대표적인 PC게임이다.
시리즈의 최신작인 삼국지 10 한글판 출시를 준비하던 코에이코리아는 영등위로부터 두 차례나 연기, 보류판정을 받는 등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면서 타이틀 발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에이코리아는 지난 10월 삼국지 10 한글판의 출시를 위해 영등위에 심의를 신청했지만 검토해야 할 자료가 너무 많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등위로부터 심의를 연기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또 지난 11월 4일 열린 재심의에서는 특정 항목이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보류판정을 받았다.
거듭된 심의 연기로 게임 출시에 큰 차질을 빚게 된 코에이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많은 비용을 들여 한글화작업을 마친 삼국지 10의 심의가 계속 연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고 제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며 “심의로 인해 이런 불편이 가중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게임시장에서 게임을 출시할 회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영등위 한 관계자는 “10월 열린 회의에서 삼국지 10의 심의가 연기된 이유는 게임 내에 들어가는 텍스트와 자료가 너무 방대해 정해진 기간 내에 내용검토를 끝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1월 4일 열린 심의에서는 게임 중에 등장하는 ‘낙랑’이라는 지명이 한반도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실제 역사상 낙랑이 그 시기, 그 위치에 존재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류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등위의 게임물 역사왜곡에 대한 심의 강화에 대해 업체 한 관계자는 “역사왜곡은 분명 잘못된 것인 만큼 철저히 심의하겠다는 원칙에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지만 충분한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료가 부족하다느니, 시간이 더 걸리겠다느니,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야겠다느니 등의 이유로 심의를 보류하면 이는 국내 게임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에이코리아는 임진왜란의 주범인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게임 속에 등장해 한국 게이머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국무쌍 맹장전, 결전 3 등의 국내 발매 계획을 당분간 연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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