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크 박기태 단장 "역사왜곡 바로잡기, 우리 모두의 몫"

/ 2
그는 역사왜곡 문제는 정부나 일부학계에서만 해결할 사안이 아닌 국민전체가 나서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역사왜곡 바로잡기는 우리 모두의 몫”

▲ 반크 박기태 단장

“역사왜곡에 대해 불평불만만 털어놓기보다 과연 우리는 우리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또 얼마나 알렸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한국역사왜곡을 바라보는 국민의식에 대해 따끔한 충고부터 시작했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지난 6년간 300건 이상의 역사왜곡사례를 발견, 이를 수정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 중에는 네셔널지오그라피, 야후, 콜롬비아 백과사전 등 꽤 영향력 있는 매체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역사왜곡 문제는 정부나 일부학계에서만 해결할 사안이 아닌 국민전체가 나서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펜팔사이트에서 외교사절단으로
‘사이버외교사절단’, ‘한국역사 지킴이’ 등 반크에 관한 국민들의 성원은 뜨겁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박기태 단장은 이러한 ‘수식어’에 다소 어색해하는 표정이다.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히거나 정치적으로 거창하게 접근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외국인들에게 알렸을 뿐이죠. 한국인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고, 또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지난 1999년 외국인 펜팔사이트로 시작한 반크는 그동안 70개 이상의 해외 초중고 교육기관과의 자매결연을 맺는 등 외국인과 활발한 교류를 맺어왔다.

특히 외국어 어학연수, 사이버 광광가이드 등 주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을 알려왔다. 그러던 중 그는 해외 젊은이들의 한국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왜곡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단순한 펜팔을 떠나 사이버외교사절단으로써의 반크를 다시 만들게 된 것이다.

동북공정, 우리만 왕따였다
반크가
집한 한국역사왜곡 사례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교과서에는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고 동해가 일본해라는 잘못된 내용이 버젓이 소개되어 있죠. 또 워싱턴타임즈 같은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에서도 동북공정이 당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은 단순히 중국의 주장만이 아닙니다. 이미 세계 60억 인구의 역사관으로 인식되어 온지 오래입니다”.

그는 동북공정이 전 세계적으로 기정사실화 된 상태라며 이를 한국만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인 젊은이들이 10년 후 각 분야의 리더가 됐을 때, 고구려, 독도는 물론 한국자체의 정체성도 사라질 위기라고 심각성을 알렸다.

한국은 공부할 가치가 없는 나라?

“무엇보다 큰 문제는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입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의미 없는 나라’, ‘공부할 가치가 없는 나라’,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약소국’ 정도로 인식하고 있죠. 한국은 이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역사왜곡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여기에 있죠”.

우리가 아무리 역사에 대해 외쳐도 그들에게 존재감이 없으면 한낮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단장은 게임강국, 인터넷 선진국, 한류열풍 등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한국역사 알리기에 적기라고 말했다.  

▲ 아직도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영국의 유명 교과서

언제까지 정부만 탓할 것인가?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등 무슨 사건만 터졌다하면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정부를 질책합니다. 하지만 한국 역사왜곡은 정부가 혼자서 감당할 수준을 넘었습니다. 국민 개개인이 모두 나서서 우리 것을 알려야만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박기태 단장은 과연 우리 자신들은 역사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반문했다. 그는 “단순히 역사왜곡 사례를 발견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고 이를 직접 세계에 알리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인식만 할 것이 아닌 직접 실천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게임은 역사바로잡기의 최적의 공간
박 단장은 역사왜곡 바로잡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역사왜곡 바로잡기를 정치적 접근이나 학술적 연구 등 거창한 개념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죠. 온라인 게임, 혹은 인터넷 메일, 채팅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기본적인 우리의 역사를 알리면 되는 것입니다. 반크도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300건 이상의 역사왜곡 사례를 바로 잡았습니다”.

특히 온라인 게이머나 네티즌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은 해외 유저와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라며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한국의 역사를 알리는 작업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알리기의 선봉으로 활동하고 있는 반크 회원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속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서는 “한번 잘못 인식된 역사관은 관련 게임 등 다양한 매체에 영향을 준다”며 “이들 매체를 보고 자란 젊은이들이 또 다시 왜곡된 게임을 개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학회, 국민이 우리역사에 대한 확고한 의식 없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사이 역사왜곡 게임은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단장은 역사왜곡을 수정하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란다. 어깨가 무겁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단장은 역사왜곡은 나 혼자만의 짐이 아닌 국민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라며 어깨를 들썩여 보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한국역사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6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