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 된 계정, 어디에 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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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명의도용 사태’를 계기로 무단 생성된 계정의 대부분이 현거래 시 아이템을 다른 계정으로 옮기기 위한 ‘거간꾼’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아이템 현금거래’가 무단 계정생성의 원인임을 증명하고 있다.

불법 유출된 타인의 개인정보를 리니지 계정생성에 이용한 이른바 ‘리니지 명의도용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리니지와 리니지 2에 본인의 동의 없이 생성 되었다고 신고된 계정의 개수는 24만 6,402개. 주민번호 기준으로는 13만 1170여 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로 계정이 무단 생성되었는지 확인하지 않는 ‘잠재적 피해자’까지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무단 계정생성의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단으로 생성된 계정, 대부분 ‘아이템 세탁’용으로 사용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 또는 게임 계정이 실제 현금으로 거래되는 ‘아이템 현거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반화된 사실.           

특히 ‘리니지 명의도용 사태’를 계기로 무단 생성된 계정의 대부분이 현거래 시 아이템을 다른 계정으로 옮기기 위한 ‘중간단계’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아이템 현금거래’가 무단 계정생성의 원인임을 증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가입 시 동의를 구하는 약관에 ‘현금거래 사실이 적발 될 경우 해당 계정을 삭제한다’는 요지의 조항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일부 현거래자 사이에서는 현금거래의 증거를 소멸하기 위해 거래를 할 때 주 계정과는 다른 계정을 생성해 아이템을 전송하는 이른바 ‘아이템 세탁’ 방식이 이미 보편화 되어있다.

리니지 1서버의 한 유저는 “아이템 세탁은 리니지 유저들에게는 매우 보편화된 아이템 거래방식”이라며 자신도 주민등록 번호로 등록된 계정 이외에 한 두개 쯤 다른 계정을 만든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순 없지만 신고된 계정 중 많은 수가 신규가입 시 주어지는 3일 무료계정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일시적으로 생성된 무료계정은 아이템을 다른 계정에게 전송하기 위한 ‘중간상’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러한 아이템 세탁용 계정이 리니지 가입 시 주어지는 3일짜리 무료계정을 통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본인 동의 없는 게임계정 생성, 해결의 칼자루는 누가 쥐고 있나?     

‘아이템 세탁’을 위한 무단 계정생성은 비단 리니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마비노기 역시 제3자에 의한 무단 계정생성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 되어있는 사례. 마비노기는 계정당 하루 2시간 까지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유저들이 주 계정을 보조하기 위해 몇 개의 계정을 따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무료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계정 별로 2시간씩 게임을 하고 모은 아이템으로 주 계정 캐릭터에게 밀어주는 것. 하지만 마비노기의 경우 주민등록번호 하나로 한 개의 계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보조 계정을 만들려면 유저 본인 이외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때문에 마비노기 역시 제3자가 무단으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할 요인을 제공해주는 셈이다.

▲ 복수 계정 생성이 유리한 게임을 묻는 질문

하지만 무단 계정생성에 대한 업체의 대응방식은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대부분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가입 시 주민등록번호와 실제 유저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생략한다”며 “문제가 될 소지를 알면서도 방치한다는 점에서 대부분 한국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이번 ‘리니지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게임분쟁연구소 정준모 소장은 “현재 한국의 온라인 게임들은 대부분 본인 확인 시스템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이용될 소지가 매우 높다”며 “특히 온라인 게임의 현금거래가 이미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무단으로 사용된 개인정보가 ‘돈벌이’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결국 이러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게임업체의 몫”이라며 “무단 개인정보 이용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도입을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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