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게임문화의 독버섯, 온라인게임 성폭력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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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자 연쇄성폭행범 ‘발바리’ 사건에 이어 국회의원의 여기자 성추행사건까지, 최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온라인게임에서도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 빈번히 행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부녀자 연쇄성폭행범 ‘발바리’ 사건에 이어 국회의원의 여기자 성추행사건까지, 최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온라인게임에서도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빈번히 행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 여성게이머에게 ‘노예’ 생활 강요, 성적농담 일삼아

얼마 전 여성게이머 A씨는 한 온라인게임에서 길드 내 성희롱을 견디다 못 해 탈퇴했다.

남성 회원들이 대다수인 길드 내에는 어린 여성회원들에게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언어폭력이 심각했기 때문. 특히 길드 내에서 ‘지배층’에 해당하는 남성 길드마스터가 여성 길드원에게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제공하는 대가로 ‘노예생활’을 강요했다고 A씨는 밝혔다.

이후 남성 길드원은 상습적으로 여성 길드원에게 게임 내에서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라는 등 성적농담을 일삼았다.

결국 성희롱 피해자인 여성 길드원들은 심한 수치심 때문에 아예 게임을 접거나 당사자를 피해 게임에 접속해야만 했다.

정통윤이 발간한 ‘2005년 사이버 명예훼손, 성폭력 상담사례집’에 따르면 최근 성적 비하 발언을 상습적으로 하는 남성게이머 때문에 고통 받는 여성게이머가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게이머 B씨는 “나이 40먹고 노처녀라 남자가 그립데요, 노총각분 있으시면 잘해봐요”, “**(타인의 캐릭터명)한테 몸 바쳤냐?” 라는 식으로 몇 달 동안 수십 차례 모욕을 받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이 직접적인 욕설이 없어 게임사의 경우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

한국성폭력상담소 인권팀 자주 간사는 “여성 유저들의 경우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에서 벌어진 일일 뿐’이란 식의 사회적 공감대부족으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온라인게임 산업이 성장하면서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포털게시판에는 `온라인게임 성폭력`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이렇듯 온라인게임 성희롱에 관한 신고사례는 사이버수사대, 성폭력상담소는 물론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으며 지금도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

▲ 남성이 지배하는 온라인게임 사회
온라인게임 성폭력이 늘어나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온라인게임의 특성 때문이다. `2005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이용자 중 61.7%가 남성이고 나머지 38.3%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소수 약자인 여성게이머들의 경우 남성 회원이 대다수인 온라인게임에서 발언권을 행사할 기회가 적다고 여성게이머들은 말한다. 한 예로 여성이 길드마스터가 되었을 경우 이에 반발한 대다수의 남성게이머들이 길드에서 탈퇴하는 등 온라인게임에서 여성차별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게이머에 대한 고질적인 편견까지 겹쳐 여성 게이머 비하와 성폭력을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일부 남성 게이머들은 여성게이머가 아이템을 얻기위해 `성매매`도 서슴치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어 충격을 던저준다.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나 게임 내 동지가 아닌 아이템으로 유혹할 수 있는 성적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길드문화가 성폭력 부채질
온라인게임 내 폐쇄적인 길드문화도 성폭력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길드는 게임 내 가상세계 안의 커뮤니티지만 그 친밀도나 조직 문화는 현실세계보다 강력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투와 공성전이 일상화된 온라인게임 속 길드는 일반 사회조직보다 더욱 남성중심적 권위주의 성격을 띈다”며 “강력한 길드마스터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상하관계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길드 내 권력을 가진 남성 게이머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게이머를 성폭력을 가했을 때도 대응이나 신고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 성적호기심 자극하는 선정적인 캐릭터
여성게이머들은 너무 선정적으로 묘사된 온라인게임 캐릭터가 남성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 성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04년 ‘리니지 2’에서는 일부 유저들이 장난삼아 만든 ‘누드스킨 패치’가 돌아 문제가 됐다. 리니지 2를 즐겼던 한 여성유저는 "누드스킨 패치가 설치된 PC에는 게임 캐릭터들이 전라로 표현되기 때문에 심한 수치감을 느꼈다"며 "일부 남성유저들이 캐릭터를 보고 성적인 농담을 걸어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게임 내 여성 캐릭터들의 선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박의원은 “리니지 2를 포함한 대다수의 온라인게임 내 여성 캐릭터들이 비정상적으로 풍만한 가슴에 국부가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자극적인 외모"라며 “게임의 여성 캐릭터가 게임 작품성이나 전체내용과 관계없이 무작정 벗기고 과장됐다”고 게임업체의 선정적인 개발관행에 대해 지적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게임의 여성 캐릭터가 남성게이머들의 성적 호기심과 환상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에 남성게이머들은 스스럼없이 게임 내 여성캐릭터와 실제 여성게이머를 비교하고 노리개처럼 희롱하고 있다고 유저들은 밝혔다.    

▲ 사이버성폭력 사각지대, 온라인게임
일반적으로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수치심과 함께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에 피해신고가 어렵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길드원 간의 성희롱 문화는 욕설이나 강제성추행처럼 눈에 띄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신고나 처벌기준 또한 명확하지 않다.

갈수록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는 여성 게이머들의 숫자는 늘어가고 이용연령층 또한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채팅’이나 ‘게시판댓글’처럼 사이버폭력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온라인게임 속 여성 성폭력 문제는 여전히 음지에 머무르고 있다. 온라인게임 내 여성 게이머들의 성희롱 피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련기사: 온라인게임 성폭력, 명예훼손으로 법적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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