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는 지난달에 이어 시티오브히어로의 개발자 잭 에머트 칼럼 마지막회를 연재합니다. 이번 회에서는 크립틱 스튜디오와 엔씨소프트가 누구를 통해 만나게 됐는지 밝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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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에머트 |
2001년 크립틱 스튜디오는 북미지역에 있는 여러 회사와 시티 오브 히어로(이하 COH)의 퍼블리싱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01년 당시 북미지역에서는 MMORPG가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모으고 있었다. 때문에 MMORPG를 서비스하면서 회사 규모를 불렸던 거대 게임 퍼블리셔들은 또 다른 대작을 내놓기 위해 수많은 개발회사와 계약을 맺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COH를 개발하던 우리도 그 대상이었다. 또 우리는 COH의 컨셉이 너무나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퍼블리싱할 회사를 찾기란 매우 쉬울 것이라 생각했다. |
우리는 자신감이 넘치는 발걸음으로 EA,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THQ, Ubisoft 등을 찾아갔었다. 하지만 퍼블리셔들의 질문들은 필자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COH의 기획과 아이디어에 대한 질문보다는 ‘이 게임으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겠는가’에 대한 질문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무도 슈퍼 히어로에 대한 감흥을 느끼지 못했으며, 스파이더맨이나 엑스맨과 같은 영화가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그와 비슷한 게임까지 성공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만 피력했다. 그때부터 나는 무언가 어긋나기 시작 했다고 생각했다. 한 퍼블리셔의 관계자는 우리가 COH에 대한 설명을 마치자마자, “슈퍼 히어로?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군. 어느 게이머가 저런 게임을 하겠소?”라는 말과 함께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당연히 그 퍼블리셔와는 계약을 맺지 못했고, 이후에도 몇몇 퍼블리셔와의 미팅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들은 모두 COH가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힘든 타이틀라고 말했다.
우리는 COH를 개발하면서 그동안 겪지 못했던 정신적인 고통을 맛 보아야만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의 컨셉을 퍼블리셔들이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괴로웠다. 또 그들이 COH의 모든 아이디어에 대해 일말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필자를 비롯한 크립틱 개발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일까? 행운이 찾아왔다. COH가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점차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우리는 정말 의외의 인물과 조우하게 됐다. 울티마의 리차드 개리엇을 만난 것. 우리가 로드 브리티쉬라고 부르기도 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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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이미 게임 매체를 통해 리차드 개리엇이 엔씨소프트로 보금자리를 옮겨 개발에 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라는 회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진 않았다. ‘단순히 리차드 개리엇이 몸을 담고 있는 곳이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런데 바로 그 리차드 개리엇 씨가 크립틱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싶다면서 연락을 취해 온 것이었다. 그는 COH를 직접 보고 싶어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매우 기뻤다. 이를 계기로 엔씨소프트도 COH에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얼마 후 리차드 개리엇 씨를 비롯한 엔씨소프트의 관계자들이 COH를 보기 위해 크립틱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우리는 리차드 개리엇 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COH의 기획과 아이디어, 개발상황에 매우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퍼블리싱’이 주제가 아니라 COH라는 게임 자체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우리는 리차드 개리엇 씨를 비롯한 엔씨소프트의 개발자들이 COH를 마치 자신들이 개발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을 정도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크립틱 스튜디오의 직원 일동이 엔씨소프트라는 퍼블리셔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되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자료조사를 하던 중 한국의 엔씨소프트가 MMORPG 분야에서 방대한 경험을 쌓은 회사며, 국제적인 배급망을 탄탄하게 가지고 있는 회사라는 걸 알게 됐다. COH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드림 파트너라고 판단하게 됐다. 이후 우리는 엔씨소프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으며, 크립틱 스튜디오는 편안한 마음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중소 개발업체에게 있어 퍼블리셔라는 존재는 상당히 중요하다. 개발자가 믿을 수 있는 퍼블리셔의 조건은 단순히 ‘예상매출’과 ‘개발비용’을 가늠해보는 회사가 아니라, 개발자를 믿어주면서 기본적인 퍼블리싱 능력을 갖춘 회사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COH는 매우 운이 좋은 편이었다. 자, 이제 COH가 탄생되는 과정을 모두 털어놓은 것 같다. 이제 각 나라의 게이머들과 직접 COH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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