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파 온라인 개발자, 네오위즈 김희재 팀장

피파온라인의 국내 개발팀을 책임지는 김희재 개발팀장을 만나 피파 온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독일 월드컵 16강에 들지 못하면서, 광풍처럼 몰아치던 이 땅의 축구열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져 버렸다.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나왔던 온라인 축구 혹은 풋살 게임들은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기대했던 탄력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다.

이런 ‘월드컵 후폭풍’ 속에서도 연일 동접자 수를 갱신하며 고공행진을 하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EA 스포츠: 피파 온라인’(이하 피파 온라인)이다.

피파 온라인은 최근 동시접속자 수 15만의 고지를 가볍게 넘어서면서, 한국 온라인 게임사의 새 페이지를 작성해 나가고 있다.

피파온라인의 국내 개발팀을 책임지는 김희재 개발팀장을 만나 피파 온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평균연령 28살의 팀, 피파 온라인을 순산(順産)하다

김희재 팀장이 네오위즈에 입사한 시점은 작년 10월. 2003년까지 넥슨에서 RPG 서버 개발을 담당했던 그는 정상원 네오위즈 본부장(前 넥슨 사장)의 부름을 받고 피파 온라인의 개발을 맡게 됐다.   

“진로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고 있던 중에 피파 온라인을 맡게 됐어요. 병역특례로 근무하던 넥슨을 나와애니파크에서 ‘호버보드 ASDF’를 개발했는데 그게 잘 안됐거든요. 대학원을 진학할지 유학을 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 본부장님이 피파 온라인에 대한 제의를 해왔습니다”

김 팀장은 서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97학번, 한국 나이로 29살이다. 김 팀장 뿐만 아니라 8명으로 구성된 피파 온라인의 국내 개발팀 대부분 김 팀장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동갑이다. 김 팀장은 “정상원 본부장이 프로젝트를 총괄했기 때문에 팀의 평균연령이 낮아도 커버가 됐다”고 설명했다.

네오위즈의 한 관계자는 "보통 개발팀들의 연령이 높진 않지만, 피파 온라인팀은 다른 팀의 평균연량 보다 서너살 가량 낮다"며 "사내에서 가장 젊은 그룹"이라고 귀띔해 줬다.          

▲ 네오위즈의 피파 온라인 개발팀

`렉, 없앨수 없다면 일정한 수준으로 묶어라!`

피파 온라인은 처음 선보일 당시 렉(끊김현상)이 없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실시간 움직임이 중요한 스포츠 게임에서 렉은 치명적인 요소. 지난 2004년 EA 코리아가 피파 시리즈를 온라인으로 만들 당시에도 끊임없이 발생하는 렉 현상을 극복하지 못해 실패했을 정도다.

EA도 극복하지 못한 렉 현상을 피파 온라인 팀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비밀은 바로 피파 온라인 팀이 가진 핵심기술 중 하나 ‘네트웍 딜레이(Network Delay)기술’에 있었다. 즉 렉 현상을 일정한 수준으로 동결해 유저들의 감각을 그 패턴에 익숙하게끔 만들었던 것.

“똑같이 입력 키를 눌렀는데 어떤 때는 빨리 반응하고, 어떤 때는 늦게 반응하면 ‘렉이 심하다’고 느껴지거든요. 온라인 게임에서 렉 현상을 아예 없앨 순 없어요, 그래서 키를 입력하고 난 뒤에 캐릭터가 반응하기까지의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시켰습니다. 이렇게 일정한 렉이 반복되면 유저들은 `아 원래 그렇구나`라고 느끼게 되죠 ”

김 팀장은 “사람의 감각기관은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면 의외로 빠르게 적응한다”며 “피파 온라인이 기존 패키지 시리즈보다 약간 느리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EA, 이젠 스스로 기획안까지 제시해

피파 온라인은 EA 캐나다 스튜디오와 네오위즈의 개발팀이 합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다. 경기 시작에서 끝까지를 EA 캐나다 스튜디오가 맡았고, 네오위즈의 개발팀은 커리지 모드 등 경기 외적인 부분과 게임서버 부분을 개발했다.

거대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란 생각에 김 팀장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김 팀장은 “EA측과 온라인 게임에 대한 마인드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패키지 게임을 만들던 팀에게 온라인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컨셉을 이해시키기가 어려웠던 것.

캐나다와 한국에서 떨어져 각기 작업을 하고, 결과물을 합쳐야 했기 때문에 한가지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EA의 장점은 어떤 목표에 대해 일단 이해만 시키면 보장된 퀄리티의 결과물을 가져온다는 점에 있습니다. 단점은 그 목표와 컨셉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데 있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김 팀장은 “이제는 EA쪽에서 피파 온라인에 대한 추가 기획을 제안할 만큼 서로의 생각과 의중을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한다.

“EA는 온라인 게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피파 온라인을 해본 EA 개발자들이 저희에게 직접 피파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기획안을 제시할 정도죠”

젊은 세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도 게임 할 것

김 팀장은 게임을 자신의 진로로 정하기까지 깊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고 말했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게임에 내 인생을 걸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앞길이 보장된 공학도의 길을 선뜻 포기하고 불확실한 길로 들어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피파 온라인을 개발하면서 이런 불안감은 확신으로 변하고 있다.       

“어느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 게임을 즐기는 젊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게임을 안 할까? 스스로 내린 대답은 ‘아니다’ 였어요. 오히려 여유가 생기는 나이가 되면 더 적극적으로 즐기겠죠. 그렇다면 게임을 개발하는 일에 충분히 인생을 걸어볼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구요”

김 팀장은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3~4년 동안은 피파 온라인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것 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유저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지속적으로 컨텐츠를 보강하고 밸런싱을 맞춰 나갈 겁니다. 전체적인 구상을 고려했을 때 피파 온라인은 60%정도 완성된 것 같아요. 나머지 40%를 채워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그 다음이요? 계속 게임 만들어야죠(웃음)”                              

▲ 김희재 피파 온라인 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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