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온라인게임 계정블록, `GM은 신! 유저는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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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계정블록은 ‘사형선고’와도 같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조치가 유저들이 납득하지 못할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사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게임 계정블록이 납득하지 못할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사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른 온라인 게임에 비해 계정블록 처리 기준이 강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경우,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급증하고 있다.

◆ WOW, 유저 울리는 ‘GM 기만죄’


(사례1)
얼마 전 WOW를 즐기던 김민호(가명. 25) 씨는 친구의 실수로 인해 2번이나 본인의 캐릭터가 삭제되었다. 처음엔 복구신청이 받아들여졌지만, 두번째는 업체측에서 ‘GM(게임운영자)을 기만한 행위’라 하여 72시간 계정을 블록한다는 내용의 메일이 도착했다. 김 군은 실수로 두번이나 캐릭터가 삭제된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지만, 도대체 무엇이 ‘운영자를 기만한 행위’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 김 군이 받은 메일. 계정블록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운영자의 비위에 맞춰 게임을 해야 한다는 것인가?

김 씨의 사례에 대해 블리자드코리아 측은 캐릭터 삭제가 2번 연속 이루어졌다고 해서 GM기만죄(업무방해죄)를 적용한 것은 아니라며, 분명 이전에 합당하지 못한 행위(불법 프로그램 사용, 명의도용 등)가 적발되어 업무방해죄를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GM의 업무를 방해했을시 ‘GM 기만죄’를 적용, 계정블록 조치를 한다는 것. 하지만 GM업무방해죄의 기준에 관해서는 "회사기밀이기에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지금까지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전혀 없으며, 자신이 그런 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측은 “개인정보보호상 회사에 방문했을 시에만 증거자료를 보여줄 수 있다”고 답했다. 지방에 사는 김 씨는 자신이 어떠한 잘못으로 계정블록을 당했는지 확인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 계정블록 당해도 억울함을 호소할 길 없어
더 큰 문제는 억울하게 계정블록을 당했다고 판단되었을 경우, 이의제기를 할 방법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까다롭다는 것이다.


(사례2)
한동민(가명. 27) 씨는 WOW를 플레이하는 도중 스피드핵을 썼다는 이유로 운영자에게 계정블록을 당했다. 당황한 한 씨는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스피드핵을 쓴 적이 없다며 증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회사정책상 증거를 보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게임내 상담은 전화가 아닌 e메일을 통해서만 받고 있다”는 대답만 반복할 뿐이었다.
 

한 씨는 수십번 넘게 이메일로 이의제기를 신청했지만, 언제나 운영자의 일방적인 답변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상담 한번 받지 못하고 결국 게임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 계정블록, GM은 `신!`, 유저는 `봉?`
유저들이 계정블록 등 운영상 제재조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는 비단 WOW뿐만 아니다. 지금도 대다수 온라인 게임업체에서는 계정블록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며, 하루에도 수십번 업체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대부분 온라인게임 서비스는 가벼운 경고에서 계정블록 처리까지 모든 재제조치를 운영자 개인의 임의적인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계정블록 처리 권한에 관한 업체 설문조사 결과 90% 이상의 업체에서 운영자 개인에게 권한을 위임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저들은 계정블록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이 GM의 `임기응변`에만 의존하는 관행이 서비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GM의 자의적인 판단을 더이상 신뢰할 수가 없다는 게 유저들의 주장이다.

▲ 와우의 약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자신의 재량’으로 게임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실제, 지난 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11개 게임회사의 약관을 대상으로 `운영자에게 포괄적인 서비스 권한을 부여한다`는 조항에 수정, 삭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대부분 운영자는 회사측의 비밀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정보보안각서`와 운영자의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운영서약서’에 서명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각서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게임 아이템을 팔아 돈을 챙기거나 특정 유저들에게만 이권을 주는 등 운영자의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운영자의 각서에는 ‘운영규정을 무시하고 주관적으로 판단해 혼란을 초래했을 경우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업체 "신속한 처리 위해 GM권한 늘릴 수 밖에 없어"
업체는 "운영자에게 계정블록 권한을 위임하는 이유는 보다 큰 위험이 생기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만약 게이머중 1명이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돈을 복사했을 경우, 운영자가 신속히 대처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다른 사람에게 퍼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때문에 업체에서는 "게임의 안전을 위해서는 계정블록 처리에 대한 세밀한 자료를 첨부하고 팀원들과 상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계정블록 기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게임상의 모든 제재조치는 운영자의 자의적인 판단이 아닌 약관 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저들에 대해 “운영자도 사람이기에 간혹 실수를 할 때도 있다”“메일이나 전화로 이의제기를 받고 있지만 일일이 모든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렴하기엔 지금의 운영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온라인게임 개발력과 게임업체 내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개발자들. 하지만 정작 고객인 ‘게이머’들의 가치는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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