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개발팀에서 출발했던 게임 개발 시스템이 업계의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게임업계는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한 벤처들의 경연장이었다. 그러나 신생 개발사가 창업 초기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거나, 이미 성공적인 정식서비스를 경험해 본 중견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창업을 시도하면서 어둡고 배고팠던 ‘개발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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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벤처 업계의 상징과 같은 테헤란로 |
또한 이미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중견 업체들 역시 기존 프로젝트 위주의 개발환경에서 탈피해 독립된 개발 스튜디오, 아트센터 등의 효율적인 개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기획팀장이나 개발팀장이 주도하던 개발 상황도 PM이나 전문 마케터들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해 게임의 품질관리에 나서는 상황이다.
◆ 라면만 먹던 고생담 ‘굿바이’, 카페 같은 개발실 ‘웰컴’
이 같은 최근의 분위기가 가장 눈에 띄게 느껴지는 곳은 신생 개발사들이다. 온라인게임 역사가 10년이 넘어가면서, 성공적인 게임서비스를 경험해 본 중견개발자들이 창업에 나서면서 남다른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들 창업자들은 개발 초기단계부터 ‘꿈 꿔오던’ 개발환경을 만들었다고 밝히며 안정적인 개발환경 구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은 ‘박봉에 꿈만 강요하는 옛날과 같은 분위기로는 실력 있는 인재를 모을 수 없다’는 이야기로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지스타2006 현장에서 ‘프리러닝(야마카시)’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 ‘프리잭’을 공개한 와이즈온의 사무실은 마치 전문 디자인사무실 같은 분위기다. 넥슨에서 온라인 퀴즈게임을 개발하고, 서울대 조소과를 나온 와이즈온 원종석 대표가 직접 원목을 이용해 내부 인테리어를 마감했다. 개발자들의 휴식과 자유로운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사내 교육, 다양한 디자인 서적 및 패션잡지를 비치하는 등 개발환경에도 섬세한 배려를 한 부분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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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가 아니다, 프리러닝게임 야마카시를 개발 중인 와이즈온 내부 |
또한, 온라인 숨바꼭질 게임으로 대규모의 투자비를 이끌어내며 화제를 모았던 지피엠스튜디오 역시 실력 있는 개발자들을 모으기 위해 스튜디오 인테리어 및 복지제도에 많은 신경을 썼다. 국내 최고 수준의 복지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박성준 대표의 포부를 반영하듯 30명 정도의 개발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맞춤형 인테리어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 또 하나의 회사, 늘어나는 독립 스튜디오
프로젝트 별로 움직이는 온라인 게임업계에서 새로 개발하는 게임을 팀제로 운영하는 시스템은 이제 보편적인 개발문화다. 또한, 지난 몇 년 간 팀제에서 본격적인 독립 스튜디오로 개발시스템이 변화하는 것도 뚜렷한 경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독립스튜디오들이 늘어나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손꼽고 있다. 첫째는 여러 개의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는 대형 업체들이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개발팀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고, 둘째는 올해 초까지 이어진 대형업체의 중소 개발사 인수, 합병의 결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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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독립 스튜디오의 장점은 자유로운 인력수급과 탄력적인 개발시스템 운영을 들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위젯’, ‘로두마니’, ‘데브캣’ 등 네 개의 독립 개발스튜디오를 운영중인 넥슨의 경우 각각의 게임스튜디오 내부에도 다수의 게임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각각의 스튜디오에서 개발인원을 자유롭게 뽑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모 회사에는 회계, 홍보, 마케팅의 지원만 할 뿐 각각의 스튜디오는 또 하나의 회사처럼 인식된다.
넥슨 관계자는 "독립된 스튜디오로 운영하면서 인력수급 등 실질적인 권한이 강화되었다"며 "스튜디오는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해 의사결정도 훨씬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NHN이 게임전문개발스튜디오 NHN게임스를 독립시켰고, 캐주얼게임 개발 라인업의 확보를 위해 ‘던전앤파이터’ 개발로 유명한 네오플을 인수한 바 있다. CJ인터넷 역시 내부 개발스튜디오인 CJIG와 애니파크를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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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로너츠 클래식 기체의 1:1 모형 및 피규어, 홍보동영상 제작이 모두 아트센터의 작품이다. |
◆ 공통의 관심사, 전문성 확보하는 R&D 센터 개발시스템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 스튜디오 이외에도 자체 아트센터를 통한 전문화의 길을 선택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개발 시기에 따라 개발인원의 참여 급격하게 변하는 그래픽 파트의 경우, 이 같은 경향이 두드리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내부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소속이 각각의 개발팀이 아닌 ‘아트센터’로 되어있다. 각각의 개발 프로젝트에 따라서 개발진행 속도가 다르고, 그에 따라 그래픽 디자이너의 작업량은 유동적이다. 이에 각 팀의 필요에 따라 투입되는 팀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아트센터는 일종의 그래픽 디자이너들만의 공동체이자, 연구개발(R&D)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
제이씨 아트센터 오상호 디자이너는 “공통된 관심사를 모인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 개발이나 정보 공유가 용이하다”며 “특히, 디자이너 각각의 능력이나 관심사에 따라 홍보 동영상, CF, 애니메이션, 피규어 제작 등 전문 기술을 요하는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 기업화와 함께 인건비, 개발비의 부담도 함께 상승
이러한 게임업계 전반의 개발환경이 빠르게 기업화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규모 개발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아이디어와 열정 하나만으로 게임 개발에 뛰어 들기에는 원하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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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개발사들이 개발 초기 단계에 퍼블리셔나 지분 투자를 받지 못하면, 최소한의 개발환경만 구축한 채 게임개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영세한 개발환경으로 인해 개발자들은 이직의 유혹을 받고, 개발자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개발일정은 늦어진다. 또한 게임의 완성도 또한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개발에 처음 뛰어드는 개발자들 상당수가 게임개발에는 자신이 있지만, 투자를 받는 방법이나 경영에는 무지해서 개발 도중에 포기하는 일이 많다”며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법인 설립부터 창업지원, 투자유치 방법 등에 조언해 줄 기관이나 협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1세대 개발자들의 ‘맨손 창업시대’가 끝나가는 지금, 달라진 개발시스템으로 무장한 신세대 게임개발자들의 결과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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