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에서는 2007 정해년에 주목해야 할 게임계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당찬 포부와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이에 2006년부터 초미의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FPS ‘아바’의 개발사 레드덕의 오승택 대표이사를 만나보았습니다.
[2007 이슈! 이사람] 레드덕 오승택 대표이사 “아바, 엔진에 부끄럽지 않은 게임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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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부터 8비트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며 게임 개발과의 인연을 시작했다는 오승택 대표. 20여년의 게임개발 경력은 물론이거니와 엔틱스소프트의 대표이사, 네오위즈의 퍼블리싱 사업본부장 등의 다양한 경력으로 습득했던 모든 노하우를 집약해 오늘날의 레드덕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그곳에서 준비중인 FPS ‘아바’, 족구게임 ‘공박’, 배틀 레이싱 ‘소닉크래쉬’ 등의 게임에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복사기로 찍어낸 듯한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나오고 있는 흐름을 정면에서 거부하는 도전성과 독창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독특하고 신선한 만큼,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도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오승택 대표를 만나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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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구르팅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다
오승택 대표의 화술은 솔직함 그 자체였다. 최고의 엔진으로 평가 받는 ‘언리얼 3’ 엔진을 ‘아바’에 사용하게 된 경위를 묻자, 대뜸 ‘요구르팅’의 실패 원인에 대한 자평이 이어졌다.
“요구르팅 개발에만 70억이 들었습니다. 시장 반응이요? 70억이나 쏟았으면서, 이 따위로 만들었냐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새롭게 개발하는 아바에는 요구르팅 때보다 훨씬 더 철저한 안배를 할 수밖에 없었죠. 개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두 번 다시 게임을 이 따위로 만들었냐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게임 엔진만 10억이질 않느냐. 게임 엔진에 부끄럽지 않은 게임을 만들자……고 함께 다짐했습니다. 아바는 그렇게 출발했죠”
처음 언리얼 3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오승택 대표가 생각하기에도 미친 짓이었다는데…. 언리얼 3 엔진을 그 능력에 맞게 사용하려면 최소 1년간은 분석해야 하는데, 레드덕이라는 신생 개발사가 아무런 수익도 없이 그런 시간과 여력을 쏟을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주변의 우려였다.
“엔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엔진을 온라인 게임에 맞춰 다 뜯어고칠 수 있는 레벨에 도달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번 사업적으로 실패했었습니다. 하지만 실패는 했을지언정 프로젝트를 포기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죠. 그렇게 내부의 결속을 다지면서 개발 프로세서도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엔진에 적응하는 시간을 약 3개월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었어요. 그 후에는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죠”
● 아바는 기존의 FPS와 다르다
그렇다면 그 좋은 엔진으로 오승택 대표가 생각하고 있는 아바는 어떤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을까? 단순히 그래픽이 좋은 FPS? ‘아바’에 대한 이야기라면 밤새 소주잔을 기울일 듯한 오승택 대표에게 ‘그래픽만 좋은 FPS’라는 얘기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멘트였을 것이다.
“사실 그래픽만 좋은 FPS라면 엔진을 낭비하는 거겠죠. 지스타에서 선보인 버전은 그래픽만 좋았던 아바가 맞습니다. 하지만 이건 확신할 수 있습니다. 아바는 그래픽만 좋은 또 다른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저 스스로가 FPS 마니아입니다. 퍼블리싱하던 스페셜포스에서 600등까지 랭킹을 올렸을 정도니까요. 아바를 통해 구현하고 싶은 내용은 ‘전장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겁니다”
전장……. 오승택 대표가 대뜸 “실제 전장에도 기관총과 저격총만 있습니까?”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육군 병장 제대인 기자가 생각하기에도 그건 ‘아니올시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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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가스, 로켄런처, 기관총, 화염방사기는 물론이거니와 참호를 점령하느냐 마느냐에서부터 날씨가 흐릴 경우에는 위장복을 입은 병사의 은폐 기능이 더욱 좋아지고, 밤에는 등불을 피해 적지에 침투하는 상황. 이런 게 실제 전장이겠죠. 또 야습을 저지하는 팀은 섬광탄을 던져서 진입하고 있는 적을 발견하는 긴박감. 이런 것이 아바의 실체이자, 제가 만들고자 하는 지향점입니다. 단순히 총 잘 쏘는 사람이 이기는 FPS가 아니라, 맵을 활용하고 팀 플레이를 펼치면서 전술과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게임을 원합니다” |
그제서야 납득이 갔다. 오승택 대표는 좋은 엔진으로 좋은 그래픽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그의 말마따나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특공대의 모습과 다양한 병과의 보병이 펼칠 수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비싼 엔진을 구입한 것이었다. 물론 2007 상반기에 선보이는 ‘아바’에 이러한 모든 아이디어를 집어넣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오승택 대표도 그 점을 언급하면서 ‘아바’는 ‘에피소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다.
● 게임 개발은 예술이 아니다. 성공과 실패 이유는 명확하다
오승택 대표의 얘기를 들으면서 ‘아바’에 쏟는 노력과 열정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게 되었다. 한편 레드덕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아바뿐만 아니라 `공박`, `소닉크래쉬` 등 총 5개의 게임을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신생 개발사가 동시에 5개의 프로젝트를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이 질문에 오승택 대표는 다소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바로 ‘게임은 예술작품이 아니다’라는 것.
“우리나라 개발 풍토는 이전까지만 해도 이렇습니다. 한번 개발에 착수하면 끝까지 완성시켜야 하는 걸로 압니다. 하지만 게임은 예술작품이 아닙니다. 유저가 재미없다고 판단하면 그 게임을 계속 개발해야 할까요? 오픈베타 테스트에서 5천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지 못한다면 그 게임의 성공여부는 매우 불투명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오픈베타 테스트에서 5천 명을 기록하지 못한 채 성공한 게임은 갯앰프트가 유일합니다. 나머지 게임은 모두 참패했어요.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도 마찬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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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으로 서비스되기까지 레드덕의 `신호등` 시스템에 의해 게임 개발의 지속 여부가 계속 검토될 겁니다. 먼저 저희 내부 사원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고요. 두 번째는 퍼블리셔가 판단할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판단하겠죠. 이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게임 개발을 지속시키겠다는 건 고집스럽게 예술을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EA와 같은 해외 게임사들은 개발하고 있던 게임 패키지를 박스에 포장하기 전에 실시하는 최종 테스트에서 50% 정도를 탈락시킨다고 합니다. |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상품이면, 도중에라도 언제든지 멈춰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레드덕이 5개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에 놀라지 마십시오. 이후에는 어떻게 될 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오승택 대표의 단호하고 냉정한 말에 잠시 놀랐던 기자는 불현듯 블리자드의 ‘고스트’가 생각이 났다(고스트 역시 완성단계에서 블리자드의 자체 판단으로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다. 현재는 플랫폼을 바꾸어 개발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생각일 것이다. 이러한 프로세서가 레드덕이 좋은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정립해야 할 첫째 조건이었다는 것이 오승택 대표의 설명.
끝으로 오승택 대표는 게임 개발을 하는 동안에는 절대 ‘게임과 게임흥행에 통달한 사람처럼 굴지 않겠다’며 지난 경력과 안목에 기대는 오류는 철저히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회사 구성원, 퍼블리셔, 유저들에게 통하는 게임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필자는 인터뷰가 끝나고서야 아직 출시돼지 않은 ‘아바’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호감’을 얻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었다. 바로 냉철한 도전정신이었다. 기존의 흥행공식을 맹신하는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기존의 흥행공식을 거부하고 ‘명품 게임’에 대한 열망으로 무장한 레드덕과 오승택 대표의 2007년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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