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에서는 2007 정해년에 주목해야 할 게임계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당찬 포부와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이에 ‘라그나로크’ 이후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붉은보석’의 연금술사 L&K LOGIC KOREA(이하 L&K)의 남택원 대표이사를 만나보았습니다.
[2007 이슈! 이사람] L&K 남택원 대표이사 “붉은보석의 브랜드파워를 이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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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은 누군가가 멋지게 비유했듯이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온라인 게임은 단순히 ‘비결’로 완성도가 올라가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들의 ‘정신’을 엿보아야 ‘성공 이유’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L&K의 대표이사이자 `붉은보석` 시리즈의 프로듀서인 남택원 CEO를 만나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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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보석’의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는 1만 5천명. 국내에서는 ‘중박’이라는 단어에 묘하게 어울리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 성적만을 거론한다면 ‘붉은보석’에 대한 이런저런 입소문이 크게 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알다시피 ‘붉은보석’에 대한 평가는 ‘일본 시장’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라그나로크’ 이후, 최고의 MMORPG라 칭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 일본 최고 동시접속자 6만, 회원수 92만명… 분명 일본시장에 도전했던 국내 MMORPG 중에서는 발군의 성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비결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 비결 같은 것은 애초에 없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단순히 업데이트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거둔 성적일까? 그것도 아닐 것이다. 단순하게 업데이트가 성공요인이라고 하기에는 국내와 일본의 성적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업데이트는 같았을 게 아닌가).
● 웹 사이트 구축회사에서 게임 개발사로…
남택원 대표이사를 말하기에 앞서 개발사에 대한 얘기를 꺼내보겠다. 올해로 창사 10년째에 접어드는 L&K이지만 그 시작은 1997년 5월, 웹사이트 구축 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게임 개발사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이니셜 L과 K를 뜻하는 공동 창업자들이 회사에서 빠지고 &(N과 같은 발음으로 남택원 대표이사를 뜻한다)에 속하는 남택원 대표이사가 지금의 L&K를 이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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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의 첫 작품은 PC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거울전쟁’이었다. 이 게임은 문화관광부에서 우수게임사전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DIFECA2000에서는 게임부분 시나리오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후 남택원 대표는 직접 쓴 판타지 소설인 ‘거울전쟁’이 출간해 게임 개발자이면서 스토리텔러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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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시뮬레이션 `거울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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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거울전쟁’에 이어 PC게임으로 출시하려던 ‘붉은보석’이 계획이 바뀌어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하게 되었다. L&K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당시 PC패키지로 개발되던 붉은보석을 온라인 게임으로 전환해 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험이었죠. 하지만 결정 후 6개월만에 오픈베타를 단행했습니다. 이런저런 오류가 많았을 수 밖에 없었죠. 당시 중대한 버그를 고치는 데에만 수개월의 시간이 흘렀던 것 같습니다.”
남택원 대표는 꽤 곤혹스러웠다는 어투로 당시 일을 회상했다. 하지만 듣는 기자의 입장에서는 PC패키지로 개발되던 게임을 온라인화해서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더군다나 ‘붉은보석’은 최근 정형화된 요금제 패턴(정액제로 등장했다가 부분 유료화로 전환해 서비스)의 수순을 밟았던 게임이 아니라 첫 출시부터 부분 유료화 모델로 시장에 등장한 게임이다.
그렇다면 부분 유료화에 대한 노하우 역시 L&K의 성공요소라고 할 수 있을 터. 남택원 대표가 생각하는 부분 유료 아이템의 ‘정답’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2004년부터 기획했으니까요. 꽤 초창기부터 부분 유료화를 진행했던 게임이죠. 부분 유료 아이템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다 넣지는 않았어요. 음… 흔히 자극적인 아이템으로 (캐쉬를) 당긴다고 말하죠? 이런 아이디어가 많았지만 회의 끝에 사행성은 철저히 배제하기로 했어요. 아마 부분 유료화 아이템들이 먼저 밸런스를 지켰기에 게임이 오래 남게 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쾌적한 환경, 약간 편리한 사냥 정도에서만 선을 그었습니다.”
부분 유료화 아이템도 사실 업체마다 게임마다 천차만별이다. 그 위력이 너무나도 강력해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아이템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다. 중소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부분 유료 아이템의 결제율이 그대로 개발사의 수입에 직결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유혹이 클 것이다. 하지만 남택원 대표이사는 부분 유료화 아이템의 ‘설계’는 ‘오래 남을 수 있는 게임’이라는 컨셉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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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을 배제하는 대신 유저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을 우선순위에 둔 아이템. 기자의 언어 실력으로 딱 짚어서 표현할 방법은 없지만 이는 그대로 일본인들의 입 맛에도 알맞을 것이라는 느낌이 불현듯 스며들었다.
부분 유료 아이템 하나하나가 납득이 가는 밸런스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 현재, 매우 자극적인(혹은 턱 없이 비싼) 부분 유료 아이템이 난무하는 사태에 비교해보면 한번쯤 참고해볼 만한 부분이다. 이때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부분 유료 아이템에 대한 얘기에서 일본 게이머들에 대한 얘기로 흐르게 되었다. 궁금했던 일본 게이머들의 성향에 대해 물어 보았다.
“일본 게이머요? 재미있습니다. 국내 게이머하고는 의사표현이 약간 달라요. 버그를 발견해도 이런 식으로 피드백을 줍니다. ‘안녕하세요. L&K관계자 여러분. 귀사에서도 물론 버그를 발견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귀사의 붉은보석을 플레이하다가 다음과 같은 버그를 발견했습니다. 미처 조치를 취하지 못하셨다면 한번 알아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식이에요(웃음). 매우 정중하죠? 물론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일본 게이머들의 특성을 엿보기에는 충분하죠. 이런 게이머들이 꽤 많아요.”
남택원 대표는 일본 게이머의 성향을 얘기하면서 퍼블리셔인 삼성의 도움이 꽤 컸다고 말했다. 삼성이 일본측에서 접수된 의견을 종합해서 전달하면 꼼꼼하게 검토해서 일본은 물론 한국까지 패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본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꼼꼼하게 파악해서 게임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 당연하지만 다소 어려운 작업을 L&K는 꾸준히 해내고 있었다는 사실도 `붉은보석`의 성공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 붉은보석 2도 일본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한국이 먼저!
기자는 일본 게이머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현재 L&K에서 준비중인 ‘붉은보석 2’에 대해 물어보았다. 얼핏 ‘붉은보석 2’도 일본 게이머를 대상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은 터였다.
“일본을 타겟으로요? 물론 맞죠. 근데 순서가 잘못됐네요. 한국에서, 우리 손으로 만드는 건데 당연히 국내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만드는 겁니다. 거기에 일본 게이머의 성향도 충분히 검토해서 개발하는 것 뿐이죠. 현재 팀원은 2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어요. 저는 시나리오 부분을 담당하면서 전체적인 밑 그림을 체크하는 프로듀서 역할을 맡고 있죠. 2007년 말에는 사내 테스트를 진행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어서 남택원 대표는 “RPG는 사실 유행에 빗겨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언제든지 잘 만들기만 하면 유저들의 마음에 통하는 장르다.”라며 “온라인 게임이 출발할 때부터 함께하던 장르가 RPG다. 트렌드를 타지 않는 장르라는 점이 마음에 들고, L&K 역시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는 선택을 하고 싶어서 MMORPG를 선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붉은보석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키우고 싶은 욕심도 크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남택원 대표는 한국이 흔히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아직까지 ‘브랜드’로 인정받는 게임은 적다고 언급했다. ‘리니지’, ‘라그나로크’ 등이 확실한 입지를 굳히며 브랜드 파워를 이어가고 있을 뿐, 막상 손에 꼽을 수 있는 게임 브랜드는 별로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에 ‘붉은보석’은 ‘2’에 이르러 일본과 한국을 아우르는 브랜드 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기자 개인적으로도 ‘붉은보석’ 차기작은 기대할 만한 이유를 몇 가지 손꼽을 수 있다. 먼저, L&K는 유저의 입장에서도 믿을만한 개발사라는 점. 탈도 많고 말도 많은 게 개발사의 ‘서비스’이지만 그 중에서 유난히 ‘붉은보석’ 서비스에 대한 잡음은 들리지 않았었다. 또 시나리오 부분 역시 기대되는 분야다. 남택원 대표이사가 판타지 소설을 집필했을 정도의 스토리텔러이기 때문.
끝으로 L&K의 의지 또한 기대요소다. 첫 번째 온라인 게임인 ‘붉은보석’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담아내기 위해 ‘붉은보석 2’를 선택했다는 사실. 앞서 밝혔다시피 원작은 PC패키지로 개발에 착수했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잘 짜여진 계획 속에 온라인 게임 개발의 노하우를 충분히 갖춘 L&K가 준비하는 차기작이 또 하나의 명품 MMORPG로 등장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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