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지스타의 개최지로 부산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갖은 불만의 목소리에도 일산에서 꿈쩍하지 않던 지스타가 어찌하여 그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일 생각을 했을까요. 이유는 참가사들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올해 지스타 개최지로 부산이 거론되는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작은 실제 참가사, 즉 국내 게임사로 구성된 게임산업협회의 의견전달입니다. 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지스타 행사 이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지스타의 발전 방향을 이야기 하던 도중 ‘일산 개최가 문제점이 많다면 지방에서는 개최의사가 있는가’란 이야기가 오갔다고 합니다. 수도권에서 움직이지 않던 지스타가 움찔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에 의견을 타진해 본 결과 부산(BEXCO)과 대구(EXCO)에서 개최의사를 밝혀오게 된 것이죠.
자, 이제 게임산업협회는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부산(BEXCO)과 대구(EXCO)외에도 원래 행사가 진행되었던 일산 킨텍스(KINTEX), 서울(COEX)이 지스타 개최 후보지로 경합을 벌이게 되었죠. 알려져 있기로는 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회에서 개최후보도시를 검토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회원사 중에서도 올해 지스타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 업체들 그리고 4회 동안 실제로 행사에 참가한 회원사들에 의해 1순위 개최지가 가려졌습니다. 결과는?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부산(BEXCO)이 최고점수를 받아 1순위 개최지로 선정이 됩니다.
이제 공은 개최지 결정권을 가진 게임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에 넘어갑니다. 진흥원에 따르면 ‘부산(BEXCO)에서 개최가 되었으면 한다’는 협회의 의견이 구두로 전달되었지만 아직 정식으로 공문이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게임산업협회는 3월 중순까지 ‘부산(BEXCO)이 지스타2009의 최적 개최지’란 의견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협회의 의견이 공식적으로 전달되면 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협의를 거쳐 3월 안으로 최종 개최지를 선정하게 됩니다. 정부 측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실제 참여하는 업체의 의견을 중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협회의 의견이)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입니다. 이는 참여업체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지스타2009’의 부산 개최는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 지스타 2009의 유력개최지로 언급되는 벡스코
그렇다면 왜 부산일까요? 부산(BEXCO)는 일단 지리적으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역에서 전철로 40분 거리이고 근처 김해공항에서도 1시간 안에 도착이 가능합니다. ‘지스타2008’ 행사 3일째, 교통대란과 맞물려 장장 3시간에 걸쳐 일산에서 서울로 빠져 나오는 경험을 하신 분들이라면 행사에 있어 접근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또 행사장 주변에 호텔 등 숙박업소가 밀집되어 있어 해외 바이어들이나 타지에서 찾아온 이들이 숙식을 해결하기에도 일산보다 낫습니다. 그동안 열린 지스타에서는 해외 바이어들이나 관람객들이 서울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지스타가 부산으로 가려는 진짜 이유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높은 수준의 전시, 관람 인프라입니다. 부산(BEXCO)는 합칠 수 있는 총 다섯 개의 관으로 이루어져 공간의 활용도에서도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관람객 인프라는 또 어떤까요. 2009년 부산의 인구는 약 350만 명 정도로 수도권에 비하면 적지만 지방 도시 중에서는 가장 많은 인구 수를 자랑합니다. 또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문화행사에 대한 열망이 강합니다. 게임산업협회가 부산을 1순위 개최지로 선정하며 과감한 행정적인 지원과 열띤 참여를 내심 기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조건들이 ‘지스타 부산 개최 유력’의 모든 이유만은 아닙니다. 현실적인 조건들 뒤에는 행사 질적 발전에 대한 깊은 고민들이 깔려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스타’의 모태는 2000년부터 시작된 ‘카멕스(2000~2004)’입니다. ‘카멕스’는 사실 온라인게임 전시회라기보다는 콘솔과 패키지, 아케이드 위주의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한국의 게임시장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온라인게임’ 위주 행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 결과로 개최되기 시작한 것이 지스타입니다.
작년까지 총 4회를 치룬 지스타는 성과도 많았지만 한계도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입지조건, 행사 내용, 계약 성과 등 국제 온라인 게임쇼를 목표로 한 행사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한계들이 노출되었죠. 게임사들은 이 점이 불만입니다. 기껏 비용을 치루면서 행사에 참가했더니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거죠. 게임업계가 이제 와서 판단하기에는 행사의 성격이 전혀 다른 ‘카멕스’를 계승한 것부터가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온라인 게임 행사는 신작을 발표하고 게임을 전시하고 체험하는 것에 큰 의의를 두는 ‘카멕스’ 같은 행사와 달라야 한다는 겁니다.
국내 게임사들은 아마도 지스타가 가진 한계를 극복한 대안으로 컨벤션(전시) 위주의 행사보다 축제 위주의 행사를 생각한 모양입니다. 지금처럼 실제 온라인 게임 유저들, 그러니까 학생들 위주인 전시회보다는 가족 위주의 참여가 가능한 축제를 열자 이것이죠. 한국처럼 게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가족 단위를 끌어들여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고취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프라가 확실한 곳에서 가족단위의 참가가 가능한 대규모 축제를 열자.”라는 참여사들의 생각은 “지스타가 부산 국제 영화제 같았으면 좋겠어요.”라는 한 게임사 관계자의 말에서 잘 읽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성공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행사기간 동안 부산 곳곳에서 여러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행사의 질이나 그 참여도 또한 높고요.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할 평가를 내리긴 어렵지만 게임계가 지스타에 대해 가능성을 찾고 실마리를 찾아낸 것만은 분명 환영할 일이죠. 최소한 목적지가 아닌 곳으로 가는 것에 대해 방향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될 테니까요.
이제 3월이 지나가기 전 ‘지스타2009’의 개최지가 결정이 됩니다. 참가사들의 희망대로 부산에서 열리게 된다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게임 팬들은 크게 실망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양질의(혹은 양질을 추구하는)게임 관련 행사가 다양한 장소에서 열린다는 것은 접근의 편이성을 고려하기 이전에 한 명의 게이머로서 환영해야 할 일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지스타가 그 무대를 바꿈으로서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 스타 대신 게임이 있잖아!
국내 게임사들이 꿈꾸는 지스타2009는 이런 것이 아닐까
- 사용료 지원, 콘진원 게임제작 AI 전환 지원사업 실시
- ‘마동석과 같이’ 어디로? 나고시 스튜디오 홈페이지도 폐쇄
- 페이커 포함,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대 최종 후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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