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규, 이원술, 송재경,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유명 게임 개발자이자 히트게임을 내놓은 뒤 창업에 성공하여 독립적인 게임개발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태곤, 배재현, 정상원, 김동건, 백승훈,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히트 게임을 2개 이상 내놓은 유명 개발자지만, 창업보다는 이른바 ‘월급쟁이’ 게임 개발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 국내 온라인 게임 10년 역사에 짙은 흔적을 남긴 이들은 일단 창업보다는 회사 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지금도 개발 현장에서 일하는 ‘야전 사령탑’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아틀란티카’를 내놓은 김태곤 이사를 제외하면, 이들 게임계의 ‘미다스의 손’들은 모두 올해 신작 공개를 앞두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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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데브캣의 독특한 MMORPG `허스키익스프레스` |
물론,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만 한 것은 아니다. 이 중에는 해당 개발사의 창업 당시부터 참여한 경우부터, 회사 내 독립 스튜디오를 경영하거나 아예 개발사를 경영하다 다시 전문 개발자로 돌아가는 경우 등 다양하다.
‘외유내강’ 역사게임의 장인, 엔도어즈 김태곤
먼저 엔도어즈의 김태곤 개발 이사의 경우, “엔도어즈의 게임이 곧 김태곤 이사(가 만든)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테디셀러인 ‘군주’부터 `타임앤테일즈`, ‘아틀란티카’까지 대표적인 타이틀 개발에 모두 참여했다. 엔도어즈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역사, 정치, 경제, 등 독특한 색깔 역시 김 이사가 과거 ‘임진론’, ‘거상’을 개발하던 시절부터 갖고 있는 일관된 모습이다. 게임 런칭 이후, 신작 개발로 자리를 옮기기보다 여전히 개발팀에 남아 일년 이상 계속되는 업데이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엔도어즈 역시 “프로듀서의 고집과 철학이 있는 게임과 그것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라는 회사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김 이사 역시 런칭부터 서비스까지 마케팅부서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유연하게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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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전 파트가 참여하는 `아틀란티카` 업데이트 회의 모습 |
위기에 더 강한 ‘구원투수’ 엔씨소프트 배재현
엔씨소프트 개발 본부장으로 개발 전 분야를 아우르는 배재현 전무는 엔씨소프트 설립 초기부터 ‘리니지’, ‘리니지2’의 개발에 참여한 대표적인 ‘엔씨맨’에 해당한다. 지난해 공개된 ‘블레이드앤소울’은 ‘리니지3’ 프로젝트가 갑작스럽게 좌초된 이후, ‘리니지’, ‘아이온’을 잇는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배 전무는 ‘리니지2’에서도 함께 시리즈 개발을 시작한 송재경(現 XL게임즈) 전 부사장이 떠난 후에도 개발 총 책임을 맡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런칭시킨 바 있는 엔씨소프트의 전문 구원투수. ‘천재’로 불리는 송재경 전 부사장은 자신이 인정하는 몇 안 되는 개발자를 그를 추켜세웠으며, 실제로 한국 게임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개발자로 손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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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장르도 고민했다" 엔씨 미디어데이 당시 `블레이드앤소울`을 공개한 배재현 전무 |
흉내 낼 수 없는 데브캣 스타일, 넥슨 김동건
넥슨의 내부 개발스튜디오인 ‘데브캣 스튜디오’를 총괄하는 김동건 본부장은 ‘마비노기’를 통해 넥슨의 가장 강력한 게임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비노기’의 성공 이후, 세계관을 빌어온 ‘마비노기: 영웅전’과 게임 캐릭터를 빌어온 ‘허스키 익스프레스’를 통해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확장이 이루어지는 상황. 두 게임 모두 상반기 출시를 위해 준비 작업 중이다.
김 본부장의 경우 일명 ‘허들’로 불리는 넥슨 내부 개발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며, 강한 카리스마로 개발팀을 관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개발력은 휴식에서 나온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오전 8시 출근, 5시 퇴근이라는 게임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덕분에 데브캣 스튜디오의 경우, 특유의 블랙유머와 독특한 게임 스타일로 게임 개발 지망생들 사이에서는 가장 가고 싶은 개발사 1위로 지목되기도 했다. 현재는 ‘마비노기’의 정통 후속작인 MMORPG ‘마비노기2’의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개발부터 경영까지 ‘만능’ 네오위즈게임즈 정상원
네오위즈게임즈의 정상원 제작 본부장 역시 넥슨에서 ‘택티컬 커맨더스’, ‘크레이지아케이드비앤비’ 등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인정받은 게임을 개발하며, 넥슨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실제로 네오위즈를 비롯하여 넥슨 출신 개발자들의 ‘큰형님’ 같은 존재. 이후, 띵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로 자리를 옮겨 게임사업 본부장을 맡아서 내부 개발스튜디오 해당하는 ‘띵소프트’를 이끌며 EA와의 공동 개발부터 `워로드`, `퍼펙트KO` 등 개발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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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원 본부장은, 올해 직접 개발에 참여한 RTS `프로젝트GG`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
현재는 와신상담하여 정 본부장이 직접 프로듀서를 개발에 참여하는 차세대 온라인RTS(실시간전략시뮬레션)게임 ‘프로젝트GG’를 개발 중인 상황. 약 3년간 개발 중인 ‘프로젝트 GG’는 오는 가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꺼지지 않는 불, 백전노장 게임하이 백승훈
회사에서 숙식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대표적인 ‘현장 개발자’로 손꼽히는 게임하이 백승훈 전무의 열정 역시 유명하다. 게임하이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데카론’, ‘서든어택’을 개발한 백 전무지만, 그 과정이 쉽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스스로 게임 개발과 창업에 나서 몇 번의 쓴 잔을 마시고 개발팀장으로 새롭게 시작했던 곳이 게임하이.
그는 지금도 10년의 경력과 직급이 무색하게 개발자들보다 더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한 ‘메탈레이지’를 비롯하여 ‘프로젝트E’, ‘프로젝트A’ 등 현재도 10여 개가 넘는 자사의 개발중인 게임 프로젝트를 모두 아우르며 밤낮 없이 `솔선수범`하여 개발팀을 독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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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온라인 3인칭 슈팅게임 프로젝트E는 시나리오 미션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
게임업체에 있어 핵심 개발자는 회사의 ‘얼굴’에 해당하는 상징적 존재이자, 수 백여명의 개발인력을 움직이는 둘도 없는 성장동력. ‘인사가 만사’인 게임회사의 경우 개발인력은 곧 원천기술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직이나 창업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회사가 위기에 빠져있을 때에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거침없는 도전으로 ‘구원투수’가 되어 직접 개발 현장을 진두 지휘하는 궂은 일을 맡고 있는 것 역시 이들 게임 개발계의 ‘야전사령탑’들이다. “나만의 회사 경영보다는 열정 넘치는 개발현장이라면 어디든 좋다.”를 외치며 다가올 제 2의 전성기를 준비 중인 그들에게 쏠린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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