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 정효묵(27)/ 프로그램 팀장 김동진(25)/ 기획 팀장 박태현(25)/ 그래픽 팀장 김태명(21)/ 허수지 연구원(21)/ 장보은 연구원(21)/ 이남경 연구원(21)/ 이하연 연구원 (19)
게임개발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상용화 게임 제작에 나섰다. 이미 한차례 서비스를 진행한 적이 있는 게임의 소스를 받아 자기들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뜯어고쳤다. 수업이 끝나고 6시부터 10시까지, 방학 때는 일반 회사의 근무시간과 사이클을 맞춰가며 생활을 했다. 월급을 받지 않았다 뿐이지 지난 1년간 이들은 회사원이었다.
메카닉 슈팅게임 ‘레이 크래쉬’는 연세대디지털 교육원 소속 게임연구소에서 그렇게 ‘제로 기어스’로 다시 태어났다. 일반 개발자들 에게도 상용화 게임의 개발 과정은 고통스럽다. 아직 20대 초반인 이들은 그 고통의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 냈을까. 혹 의외로 즐기면서 개발에 임하지는 안 았을까? 게임메카는 ‘제로 기어스’의 개발에 참여한 8명의 초보 개발자들을 만나보았다. 8명 중 가장 막내인 이하연 연구원은 수업 때문에 인터뷰에 불참했다.
부담이 약이 되었다
‘제로 기어스’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
정효묵 PM: 처음에는 학생들끼리 이론 수업보다는 실제 게임을 개발해 보자라는 취지로 참여하게 되었다. 학교나 참여자들이나, 기존 게임(레이 크래쉬)의 소스를 받았기 때문에 학생 수준의 개발에서 멈추기보다는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게임을 만드는 것을 원했다.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고 공간도 마련해주어 처음부터 각 파트별로 모여 개발을 진행 하는 것 이 가능했다.
상용화를 목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정효묵 PM: 좋은 경험을 쌓는데 의미를 뒀기 때문에 부담이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실제 상용 게임을 만들어 보았다는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회에 나가서도 초년생보다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생겼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부담감이 약이 된 측면이 있다
학생들이라 경험이 많지 않다. 방향성 설정이 상당히 중요했을 것 같은데.
신용훈 교수: 학생들 프로젝트의 문제점은 비전과 프로세스가 명확하지 않아 흔들린다. ‘제로 기어스’ 팀은 학생들로 구성 되었지만 회사 형태의 근무를 실시했다.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근무했고 빠지고 싶다고 쉽게 빠지지 못하게 했다. 월급을 안 줄뿐 초기 벤처 회사의 형태를 갖춘 것이다. 이런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초반 2~3명이 나간 적이 있다.
상용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교수들이 위기포인트가 있는 부분은 미리 던져주고 옆에서 조언만 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생길거야. 라는 식으로. 그 이외에는 각 파트 팀장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뒀다. 기준만 있고 틀이 있으면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처음에 ‘레이 크래쉬’의 소스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박태현 기획 팀장: 예전에 ‘레이 크래쉬’라는 게임을 접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플레이가 어렵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한번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이라 막막했고 어떻게 살려야 할 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작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해 틀을 잡고 나서야 좀 자신감이 생기더라. 그래픽 요소들도 많이 바뀌었고, 캐릭터와 맵 아이템 등 게임요소들의 외형과 기능도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기존 조작방식과 컨셉을 빼고는 모두 다시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다 바꿨다는 설명을 들으니 ‘기존게임의 소스를 굳이 가져와야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신용훈 교수: 소스를 보면서 비교하면서 고쳤기 때문에 빨리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것도 없이 프로토 타입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비교 기준이 있기 때문에 좀더 쉽게 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파트의 경우 개발을 하며 어떤 경험을 했나?
김동진 프로그램 팀장: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나가서 충분히 써 먹을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이 들어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그런데 받은 소스를 뜯어보니 배운 것과 완전히 체계가 달랐다. 일단은 체계적으로 짜여있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결국 기본적인 것만 돌아가게 해놓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실력이 많이 붙은 것 같다.
그래픽은 바로 보이는 곳이라 더욱 신경이 쓰였을 텐데.
김태명 그래픽 팀장: 처음 ‘제로기어스’ 소스를 받았을 때 일단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이 팀의 목표였다. 자연스럽게 그래픽 부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그런데 9월에 소스를 인계 받고 한달 반 동 작업을 해 지스타에 들고 나가니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왔다. “남의 게임을 들고나와서 왜 너희가 만들었다고 이야기 하냐.”는 것이다. 그때 알았다. 그래픽을 대충 고쳐서는 ‘만들었다’고 인정 받지 못하겠구나. 눈에 보이는 부분이 당장 바뀌지 않으면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구나.
사실 그 전까지는 리뉴얼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하려 했는데 이후에 오기가 생겨 다 바꾸자는 쪽으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신용훈 교수: 다 바꾸겠다는 이야기가 겨울방학 때 나왔다. 새로 만들어보자. 그래픽에서 그런 움직임이 일어나니 기획이나 프로그램도 영향을 받았다.
허수지 연구원(그래픽): 시간도 없었고 문제가 많았다. 허락을 받고 가져왔는데. 밤도 새고 그랬는데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 황당했다. 오히려 그런 소리가 없었다면 그래픽을 갈아 엎을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다 갈아엎는 것이 불가능하다 생각했는데 어떻게 되더라.

▲ 제로기어스 플레이 영상






개발해 보니 남의 게임 함부로 평가 못하겠더라
가장 고생스러웠을 때는 언제였나?
김동진 프로그램 팀장: 여름방학 때가 절정이었던 것 같다. 알파 타입을 만들 때 기획, 프로그램, 애니매이션 등 모든 부분에서 한꺼번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때까지 작업한 것을 조립하는 과정이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3월부터 꼬인 문제가 7월에 터진 것이다. 다들 학생이다 보니 실제로 모여 진득하게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방학 뿐이었는데. 다들 밤새고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 시장에 나와있는 게임들이 다르게 느껴졌을 것 같다.
정현묵 PM: 게임개발을 공부한다 해도 남의 제 3자니까 그리고 유저니까 그동안은 비판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을 하면서 느낀 것이 많다. 시장에 나와서 성적이 좋지 않은 상용화 게임도 대단한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플도 못 달겠고 그렇지 않나?
정현묵 PM: 하하하. 맞다. 하나하나가 다 새롭게 보였다. 실제로 게임을 구현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더라. 개발자의 눈으로 보니 존경스러울 정도다.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 목표가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달성했나.
김동진 프로그램 팀장: 수치로 따지면 80% 정도 달성한 것 같다. 지금보다 조금 더 세련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든다. 그래서 20%정도는 더 남겨두고 싶다.
박태현 기획 팀장: 처음에 생각한대로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넣고 싶은 것이 아직 많은데 기한 때문에 못해서 아쉽다.
김태명 그래픽 팀장: 다 갈아엎긴 했지만 이펙트 등에서는 예전의 것이 아직도 남아있다. 싹 갈아엎고 싶은데 못해서 아쉽다. 솔직히 말하면 넣고 싶은데 어떻게 넣는지 몰라 적용 못하는 것도 있다.
정현묵 PM: 처음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발전이 있었다. 조직원들의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조절해 본 경험은 중요한 자산이 될 것 같다. 실제 현장에서도 5년, 10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PM역할을 경험해보지 않는가. 개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제로 기어스’의 이후 일정은 어떻게 계획 되어있나?
신용훈 교수: 올해 지스타에서 완성버전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다듬고 있다. 현재 (제로 기어스를 살) 업체들도 만나고 있긴 하지만, 지스타에서 좀더 정확한 반응을 본 후에 12월말까지 수정작업을 거쳐 내년에 정식 계약을 맺는 것이 목표다.
연세디지털 교육원은 교육기관이다. 멤버들이 졸업을 하게 되면 업데이트 등 게임 라이브는 어떻게 진행할 생각인가.
신용훈 교수: 두 가지 방법을 생각 중이다. 투자를 받아 벤처를 창업을 하든지 아니면 이 친구들을 팀으로 받아들이는 방안, 그렇게 두 가지를 생각 중이다. 연세디지털 교육원이 상용화 게임 개발 진행하는 것은 결국 인큐베이팅 하는데 의미가 있다. 산학협력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면서. 실무 있을 때 항상 듣는 말이 있지 않은가. “쓸만한 개발자들이 없다.”는 소리. 그런 점에서 실무적인 개발자들을 키워내는 명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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