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전략과 액션 빠진 AOS 플랜츠워2 '시들시들'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에서 출발한 AOS는 오늘날 명실상부한 최고의 인기 장르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상대와 대등한 조건에서 영웅을 육성하고 방어선을 공격하며 자웅을 겨루는 AOS는 경기 한 판에 실시간 전략, RPG, 액션의 재미를 골고루 담고 있는데요. 이렇게나 인기라면 자연히 모바일게임화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죠. 따라서 오늘 [앱셔틀]은 네시삼십삼분이 선보이는 본격 모바일 AOS ‘플랜츠워2’입니다.

모바일로 AOS를 즐긴다니 선뜻 와 닿지 않는데요. ‘플랜츠워2’는 척 봐도 상당히 캐주얼한 게임성을 추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OS 자체가 상당히 하드코어한 장르인데다 복잡한 조작을 요하는 만큼 덜어낼 부분은 덜어내고 간소화시키는 것이 답일지도 모르죠. 과연 ‘플랜츠워2’는 모바일 AOS에 대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아냈을까요, 아니면 그냥 AOS 껍데기만 흉내 내는데 그쳤을까요.

‘플랜츠워2’를 처음 시작하면 궁수, 마법사, 전사 식물영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게임 도중 언제든 교체 가능하니 굳이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이 셋이 게임에 존재하는 영웅 전부입니다. 조작 방식은 일반적인 AOS를 터치로 진행한다고 보면 되는데요.

전투가 시작되면 졸병 ‘미니온’들이 길을 따라 진격하고, 구간 마다 아군과 적 방어탑이 설치돼 있죠. 원하는 지점을 터치해 영웅을 움직이고 적을 눌러 공격하거나 같은 요령으로 스킬을 시전하면 됩니다.

게임에 마련된 ‘랭크’, ‘스테이지’, ‘3vs3’ 모드 중 처음에는 스테이지만 진행할 수 있는데요. 스테이지를 15탄까지는 깨야 3vs3 모드가 열립니다. 초반부 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지루함의 연속인데요. 캐릭터의 움직임은 물 속을 걷는 듯 느리고 어색하고, 공격로는 하나뿐인데다 적 AI는 멍청하기 짝이 없습니다.

전투 중에 자금을 모아 아이템을 사거나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등 전략적 요소도 일절 없죠. 그냥 방어탑 사거리에 주의하며 적당히 공격하다 보면 끝납니다. 그나마 길가에 비석을 부수면 지원군이 형성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만 전혀 흥미롭지 않습니다.

그래도 3vs3에는 희망을 걸었습니다. 답답한 움직임과 한정된 콘텐츠가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들과 함께 경쟁하다 보면 게임에 몰입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나 기대했던 3vs3은 사실 그냥 작은 공터에서 영웅 여섯이 치고받는 것이었습니다.

거기다 이건 비동기화 방식입니다. 유저가 아니라 유저 닉네임만 걸어놓은 AI와 겨루는 겁니다. 랭크 모드요? 그나마 AOS 방식이지만 조잡한 일직선 오솔길 맵을 사용합니다. 물론 비동기화 방식이고요. AOS를 표방하는 게임에 실제적인 PvP가 전무한 겁니다.

AOS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대등한 조건에서 겨룬다는 겁니다. 그러나 ‘플랜츠워2’에는 캐릭터 무기, 방어구, 심지어 미니언에도 뽑기와 강화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어차피 실제론 PvP 게임도 아니니 이런 부분은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AOS는 신생장르라 이거다!하고 딱 정의하긴 어렵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플랜츠워2’가 뭇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AOS는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