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꺾은 방패, '조용한 강자' 양진협 피파 3 챔피언십 우승

▲ 수비 축구로 최강의 자리에 선 양진협

축구판에는 '공격을 잘하면 승리하지만, 수비가 좋은 팀은 우승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 수비가 가지는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오늘 열린 '피파 온라인 3 챔피언십 2015 시즌2' 결승전에서도 이 말은 적용됐다.

17일(토),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양진협이 세트 스코어 3:1로 우승했다. 이는 양진협의 첫 번째 '피파 온라인 3' 우승컵이다.

우승자 양진협에게는 '조용한 강자'란 별명이 있다. 결승전 상대였던 정세현, '개인기 마스터' 박준효 등 화려한 공격력을 앞세운 선수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양진협이 남긴 기록은 대단했다. 득점력보다는 상대 공격을 완벽하게 제압한 수비력이 돋보였다.

▲ 창과 방패의 대표로 불리우는 정세현(위)과 양진협(아래)

'창과 방패' 대결로 이슈가 된 결승에서도 양진협의 진가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강의 창' 정세현을 끈끈한 수비력으로 제압한 것이다. 첫 경기에서 3 대 1로 완승한 그는 이어진 2세트에서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로 극적인 3 대 2 승리를 거뒀다. 2경기에서 3골을 허용했지만, 상대가 정세현이라는 걸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3세트에서는 위기가 있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위해 포메이션을 변경한 것이 독이 됐다. 경기 내내 끌려다니며 양진협의 기세는 완전히 죽었고,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원인은 빈틈이 발생한 수비진이었다.

결국 4세트에서 양진협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4-2-2-2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이 형태는 6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수비에 참가하는, '단단한 방패'와 같은 포메이션이다. 자신의 장기를 살린 4세트에서 양진협은 완벽한 플레이를 보였다. 노도와 같은 정세현의 맹공을 침착하게 막아낸 것. 특히, 연장전에 터진 결승골은 우승을 결정지은 득점의 기초가 되었다.

▲ 결승전을 보기 위해 현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우승한 양진협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실제 축구의 대세는 수비다. '피파 온라인 3'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고, 수비력 향상에 크게 신경 썼다. 이 점이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양진협의 챔피언십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대회부터 본선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고 기록은 4강에 그쳤었다. 염원했던 첫 우승컵을 거머쥔 그는 "원래 목표는 첫 우승이었다. 하지만 이제 욕심이 생긴다. 지금까지 챔피언십에서 누구도 기록한 적 없는 대회 2연패가 나의 새로운 목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진협은 상금 5천만 원을 부상으로 획득했다. 그리고 다음 대회 시드권은 물론 오늘 깜짝 공개된 '피파 온라인 3 아시안컵' 대표 선수 자격도 거머쥐었다. '피파 온라인 3 아시안컵'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표팀이 격돌하는 국제 대회로, 오는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한편, 오늘 챔피언쉽 결승전 현장은 만석을 기록했다. 결승전 생중계 동시 시청자는 4만 6천 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 응원을 온 친구와 사촌, 가족들의 과격한 축하 세례가 이어졌다

▲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양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