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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을 4: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정종현
지난 30일, 정종현의 우승으로 GSL 정규 리그의 첫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사상 첫 4:0 스코어에 대회 처음으로 테란 우승자가 탄생했으나, GSL의 팬을 제외한 대부분의 e스포츠 팬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지난 오픈 시즌부터 지적되어 온 `저조한 흥행 성적`이 정규 시즌까지 이어진 것이다.
GSL은 태동기였던 오픈 시즌을 마무리하고 정규 리그에 들어서며 코드S와 코드A로 대회를 나누는 진행 방식과 경기 시작 전 관전 포인트를 집어주는 새로운 중계, 최초로 결승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수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이 대회를 띄우는 ‘이슈메이킹’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대회가 시작된 지, 4개월이 지났으나 GSL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러 지켜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만든다.
‘스타2’ 토종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지난 오픈 시즌 결과를 토대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구분해 동시에 대회를 진행한 GSL의 방식은 참신했다. 특히 코드 A의 경우, 그 동안 기존 선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신예 선수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본격적인 대결을 준비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하지만 코드 S와 A를 통틀어 게임 관련 매체 및 관계자, 팬들이 시선을 주목할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텍은 선수 간의 매치 자체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경기 직전 사전 관전 포인트를 안내했으며, 결승전을 앞두고 정종현과 이정훈의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타1’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GSL의 ‘스타 메이킹’ 작업은 다소 미약했다. 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도 ‘스타’ 플레이어가 없으면 주목 받기 어려운 종목이다.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경기’보다는 ‘선수’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원하는 팬들에게 시선을 주목할 거리를 제공하지 못한 점이 GSL이 현재 당면한 한계이다.
현재 GSL에서 대중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임요환, 이윤열, 장재호, 박준 등 ‘스타1’과 ‘워3’ 종목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보유해 온 선수들뿐이다. 지난 오픈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원기나 임재덕, 장민철 등도 ‘스타1’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다시 말해, 순수 ‘스타2’ 출신 인기 선수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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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에 출전 중인 임요환
‘스타2’와 연결고리가 다소 약한 기존의 인기는 오래가지 않아 ‘거품’이 빠지고 만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임요환이다. 시즌 2에 첫 등장한 임요환은 당시 반나절 만에 1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이슈를 생산해냈으나, 그간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탓에 대회와 선수 자체에 대한 관심이 하락했다. 실제로 그가 출전한 시즌3 64강은 작년 12월 기준으로 약 45만, 32강 조회수는 약 35만 수준에 그쳤다.
그렇다면 임요환이 결승에 올랐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까? 관계자들은 ‘스타1’과 연계가 없는 ‘스타2’의 대표 주자들이 대거 탄생해야 대회의 생명이 오래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팬들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잡아둘 ‘이슈’의 발생이 없다면, 그 대회는 ‘대진’에 따라 인기가 좌지우지되는 불안한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슈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라! - 사전 시나리오 작업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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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타리그 결승 매치에는 준결승 탈출과 복수전이라는 테마가 있었다
해당 이미지는
송병구를 3:0으로 누르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정명훈
‘스타1’ 리그는 어떻게 스타를 탄생시켰을까? ‘스타리그’ 중계진으로 뼈가 굵은 엄재경 해설은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 인기 있는 선수는 물론 새로 등장한 신인들의 대표 이미지를 모두 생각해 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선수가 결승에 오를 지 모르므로 미리 콘셉 작업을 해놓아야 어떤 매치가 나오더라도 ‘멋들어진 포장’으로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엄 해설이 말한 ‘포장’이란 중계진들이 구축하는 ‘사전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스타1’에는 시즌 첫 참가에 우승을 차지하는 일명 로열로더 출신 스타가 많다. 임요환, 이윤열, 박성준, 오영종, 이제동 등의 ‘스타1’의 대표 선수들이 모두 ‘로열로더’의 길을 걸었다. 당시 주목할만한 신인에 불과했던 그들은 어떻게 단 한 번의 우승으로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했을까? 그 이유는 중계진들이 마련한 사전 시나리오에 있었다. 그들은 각 선수 이미지에 맞는 상징적인 별명을 붙여 대진의 이름을 만들고 콘셉을 잡았다.
사전 결승 콘셉 중,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은 예로는 2002 스카이배 스타리그의 박정석과 임요환의 대결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중계진들은 다수의 프로토스 선수들이 고배를 마시는 중, 패자부활전까지 치르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결승까지 오른 박정석에게 ‘영웅’이란 칭호를 붙였다. 그리고 결승 상대였던 임요환의 별명과 조합해 ‘황제에게 도전하는 영웅’이라는 대중적인 이해도를 확보한 강렬한 콘셉을 잡았다. 이러한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스타리그의 결승전은 ‘스타 등용’의 지름길로 자리했다.
배경 이야기의 소재는 다양하다. 서지훈은 ‘비프로스트’라는 맵에서 한번도 지지 않은 완벽한 전적을 토대로 ‘퍼펙트 테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So.1 스타리그에서 홍진호를 상대로 오로지 ‘다크템플러’만을 사용해 승리한 오영종은 단 한 경기로 ‘사신토스’라는 닉네임을 손에 넣었다. 이처럼 보다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각 선수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잡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GSL의 경우, 팬들에게 널리 퍼진 별명을 방송에서 사용하는 소극적인 이미지 메이킹 작업으로 ‘결승전’의 가치를 크게 살리지 못하고 있다. 탁월한 바이오닉 컨트롤을 자랑하는 ‘이정훈’, 사상 최연소 선수 ‘이동녕’, 강렬한 공격성을 자랑하는 ‘한준’ 등 각자의 특징과 개성을 가진 선수를 그 자체로 흥행 요소로 키울 적극적인 ‘이미지 만들기’ 작업이 필요하다.
신규 맵 활약 여부가 관건! - 종족 밸런스 및 장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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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논란이 거론되는 래더 맵 중 하나인 `전쟁초원`
오픈 시즌부터 고질적으로 지적된 ‘종족 밸런스’ 논란은 1월 시즌이 마무리된 이 시점에도 식을 기세가 안 보인다. 군입대 문제로 출전을 포기한 김태환을 제외해도 3월 시즌 코드 S 테란 진출자는 14명으로 32강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짧은 공격 거리를 활용한 테란의 초반 바이오닉 압박은 저그와 프로토스, 양 종족을 위협할 뿐 아니라 모든 경기가 획일화되어 흥미가 사라지는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선수 및 팬들은 ‘종족’ 자체의 밸런스 문제보다 언제나 동일한 ‘래더 맵’을 공식 맵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1월 시즌 우승을 차지한 정종현도 “경기에 사용하는 래더 맵이 테란에게 유리해 ‘사기 종족’으로 군림한 것 같다.”고 밝혔다. 4시즌 동안, 똑같은 맵을 사용해온 탓에 선수들의 전략이 정형화된 점 역시 한계로 작용한다. 이 문제를 타계하기 위해 곰TV는 오는 3월 시즌부터 신규 공식 맵을 도입한다. GSL의 새로운 전장의 활약 여부에 따라 종족 밸런스 논쟁의 추후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코드 S와 A를 막론하고 PC 문제로 경기가 도중에 중단되는 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등, 장비 문제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자리했다. 그 중, 가장 화제로 떠오른 것이 조나단과 그렉 필즈가 격돌한 8강 경기 중, 벌어진 일명 ‘귀맵(불공정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맵 내 모든 시야를 밝히는 ‘맵핵’과 귀의 합성어, 귀로 들은 소리를 맵핵처럼 활용한다는 뜻)’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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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인터뷰에서 방음 문제를 지적한 조나단 월시
이에 곰TV의 채정원 e스포츠운영팀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외부 소리를 차단하는 사운드 커튼을 강화하고 귀를 완전히 덮는 이어폰과 헤드폰 착용을 의무화해 방음 장치를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신속한 대처로 초유의 ‘귀맵’ 사건은 일단락되었으나, 대회 초반 안정적인 경기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다분하다. 개선의 의지를 역력히 표하고 있는 곰TV의 노력이 3월 시즌에 그 효력을 발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플랫폼
- PC
- 장르
- RTS
- 제작사
- 블리자드
- 게임소개
-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정식 후속작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세 종족 중 '테란'의 이야기를 담은 패키지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이후 이야기를 담았...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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