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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를 청소년의 시각에서 재조명한 열린 토론회 현장
청소년의 72%가 자신의 자율결정권을 침해하는 셧다운제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즉, 청소년은 정부 및 부모가 자기의 시간을 통제하는 데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초부터 한 해가 넘어가는 긴 기간 동안 업계 및 정부 부처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게임 셧다운제’, 양 부서에 의한 이중규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오픈마켓 자율심의’ 법안에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 등 수많은 문제가 여기 저기서 제시되었다.
하지만 그간 관심을 덜 기울였던 중요한 주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셧다운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청소년’의 의견이다.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청소년 게임 이용 규제 셧다운제도 비판과 청소년의 문화권리` 토론회는 게임을 일상처럼 즐기는 청소년들이 셧다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의 공현 씨는 토론에 앞서 실시한 설문 결과를 제시했다. 505명의 참가자가 실시한 해당 설문조사에서 약 72%의 청소년이 셧다운제 도입에 매우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했으며, 이 중 약 34%는 셧다운제의 도입 이유를 “청소년들이 학업에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게임 과몰입 현상을 억제하기 위한 본 개정 취지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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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에서 활동 중인 공현씨
또한 85%의 설문 참가자는 셧다운제가 도입될 경우 “성인주민등록증을 도용해 밤 12시 이후에도 게임을 즐기겠다.”고 밝히며 해당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청소년의 시간을 정책적으로 통제하는 ‘셧다운제’가 오히려 청소년의 ‘자율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른바 청소년에게도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게임을 포함한 취미 활동을 하며 ‘놀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놀 권리’의 타당성은 인문학에서 논하는 ‘유희적 인간(인간은 삶의 재미를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개념을 도입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청소년이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게임 과몰입 억제 방법은 무엇일까? 공현 씨는 “게임 말고도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긍정적인 놀이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OECD 국가 중 청소년 놀이 문화 증대에 투자되는 재정이 가장 낮은 국내 사정에 따라 청소년은 가장 편리하게 저렴하게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온라인게임을 놀이거리로 삼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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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문순 의원
토론회를 주체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셧다운제는 청소년을 자기결정권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부모의 소유물 혹은 부속물로 생각하는 인식이 적용된 법률이다.”라고 평하며 “청소년들이 일정 시간 동안 세상으로부터 강제로 로그아웃 당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과 청소년이 서로 소통의 장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셧다운제는 종기가 난 팔을 치료하지 않고 잘라버리는 일!
토론회에 참석한 모든 이는 ‘게임 과몰입’ 현상은 분명히 개선해야 할 문제이며, 각계 각층의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중대 사항이라는 사실에 동의했다. 하지만 실제로 고통을 당하는 주체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 없이 연령과 시간으로 나누어 모든 청소년의 시간을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셧다운제 도입에는 모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문화사회연구소의 양기민 연구원은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 “종기가 난 팔을 치료하지 않고 잘라버리는 것과 똑같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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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회연구소 양기민 연구원
따라서 많은 게임 이용자 중, 과몰입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찾아내 그가 게임에 지나치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가정/환경 문제를 치료하는 실제적인 치료 방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모와 아이가 허심탄회하게 ‘게임’에 대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도록 사회 전반적으로 깔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재고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소속의 형우 군은 “대부분의 청소년은 학교와 학원 수업을 마치고 밤 12시에 다다른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 때부터 게임 이용을 막으면, 아예 (게임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지 않느냐.”라고 셧다운제가 국내 청소년의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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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권활동가 네트워크에서 활동 중인 형우군
공현 씨는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 실시의 명분으로 제시한 ‘수면권’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수면권을 하나의 권리로 인정한다면 그 권리의 주인에게 자신의 의사대로 행사할 자유를 줘야 한다.”라며 “권리 보장은 본래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는 것인데, 인간이 가진 본능 중 하나인 ‘수면’을 권리로 칭해 청소년에게 잠을 강요하는 행위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여성가족부가 강조하는 ‘수면권’을 근거로 삼으면, 밤 12시가 넘은 늦은 밤까지 공부를 멈추지 않는 아이는 자신의 ‘수면권’을 침해 당하고 있다. 이 아이와 같은 입장에 처한 청소년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면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 밤 12시 이후, 공부를 금지한다는 강력한 조항을 제기할 수 있을지 심히 의문이 든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공부와 게임을 포함한 여가 생활 중 무엇이 중요한지 부모가 아닌 청소년 스스로가 판단을 내려야 하며, 만 16세 이하 아이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꼭 해야겠다고 생각되는 일에 매진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문화사회연구소의 양기민 연구원은 게임은 청소년을 위한 가장 안전한 일탈 행위라고 정의했다. 양 연구원은 “청소년의 놀이문화는 가벼운 일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삶을 성찰하는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의 하나다.”라며 “게임은 옛날에 아이들이 뛰어 놀던 산과 강을 대체하는 환경적 요소로 자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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