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로 탄력받은 `언리얼엔진3`, 올해 출시작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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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언리얼엔진3의 쓰임새가 더욱 커지고 있다. 언리얼엔진3는 FPS 장르에 최적화돼 있던 언리얼엔진2와 달리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범용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콘솔 위주로 게임이 제작되는 해외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이 꾸준히 출시되며 통용되는...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언리얼엔진3의 쓰임새가 더욱 커지고 있다.

언리얼엔진3는 FPS 장르에 최적화돼 있던 언리얼엔진2와 달리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범용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콘솔 위주로 게임이 제작되는 해외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이 꾸준히 출시되며 통용되는 수준에 접어들었지만, 온라인 게임 위주로 제작되는 국내에서는 아직 그 단계까지 머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언리얼엔진3는 레드덕의 ‘아바’와 웹젠의 ‘헉슬리’가 그 스타트를 끊었다. FPS로 제작된 ‘아바’는 동 장르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07년도에 출시돼 ‘뛰어난 그래픽’을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다. 실제로 ‘아바’는 그 해 게임대상에서 FPS로는 최초로 대상 수상의 영광까지 거머쥐게 된다. MMOFPS로 도전했던 ‘헉슬리’는 몇 년 간의 고생 끝에 완성된 결과물을 선보이긴 했으나 아쉽게도 큰 인기는 끌지 못했다.

이후 등장한 대표적인 게임이 ‘테라’다. MMORPG로 제작된 ‘테라’는 언리얼엔진3의 퍼포먼스가 그대로 묻어나는 뛰어난 그래픽과 ‘논타겟팅’ 전투 방식을 경쟁력으로 현재 시장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엔진 관점에서 ‘테라’는 온라인 게임으로써, 그 중에서도 MMORPG 장르로써 큰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중적인 ‘그래픽의 한계’에 새 기준점을 제시했음은 물론 언리얼엔진3의 위력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기 때문이다.

▲ 블루홀 스튜디오의 `테라` 성공이라 말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언리얼엔진3의 장점, 퍼포먼스와 업무 편의성

올해에는 언리얼엔진3로 제작된 온라인게임 상당수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우선 ‘테라’가 그 스타트를 끊었고,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과 초이락게임즈의 ‘베르카닉스’, 웹젠의 ‘뮤2’가 대작 MMORPG로써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FPS로는 브리디아의 ‘르네상스’와 NHN의 ‘메트로 컨플릭트’,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2’가 출격 준비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애니파크의 ‘프로젝트A4’와 마구마구의 후속작 ‘마구마구2’가 올해 비공개 테스트를 목표로 제작 중이고, 지난 1월에 첫 테스트를 진행한 리듬게임 ‘엠스타’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비공개로 제작되고 있는 프로젝트 또한 몇 종에 이른다. 종합해보면 언리얼엔진이 탄생한 이후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온라인 게임이 제작/서비스되는 해다.

언리얼엔진3는 퍼포먼스 자체로도 발전을 해왔지만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되어온 만큼 엔진을 직접 다루는 현역 개발자들의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 에픽게임즈 본사에서 제공하는 최신 기술과는 별개로 에픽게임즈코리아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 설계에 필요한 기술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어 쓰임새의 폭이 더 넓어졌다.

▲ 초이락게임즈의 야심작 `베르카닉스`


현역 개발자들은 언리얼엔진3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업무의 편의성을 꼽았다. 통합 개발 툴을 지원해주는 만큼 아예 ‘기본 툴’로 활용할 수 있고, 파트 별로 독자적인 작업이 가능해 그만큼 게임 제작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 즉 생산성과 효율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엔진 버전 업이 될 때마다 새 기술이 꾸준히 추가되는 점도 좋은 장점으로 꼽혔다.

특히 에픽게임즈코리아가 최근에 내놓은 ‘랜드스케이프’는 현역 개발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랜드스케이프’는 넓은 지형지물을 보다 빠르고 편하게 구축할 수 있는 지형 렌더링 시스템으로 아웃도어 시스템인 ‘터레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국내 실정에 맞춰서 개발된 만큼 온라인 게임 제작에 최적화된 시스템이기도 하다.

에픽게임즈코리아의 박성철 지사장은 “랜드스케이프는 국내 라이센싱 업체의 피드백을 받아 지사에서 직접 개발한 시스템”이라면서 “현재 사용이 가능한 수준만큼 개발이 진척됐지만 더 효과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버전은 GDC 이후에 완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헉슬리’의 제작 총괄을 담당했던 현 브리디아의 강기종 부사장은 “헉슬리는 언리얼엔진3의 베타 버전으로 만든 게임이었다. 당시에는 온라인 게임 제작에 지원되는 기술이 부족해 UI엔진을 별도로 구입해야 할 만큼 힘들었다”면서 “당시와 비교해보면 지금은 편의성도 우수하고 버전 업도 꾸준히 되고 있어 게임 제작이 훨씬 수월하다”고 전했다.

▲ 국내에서 MMOFPS로 족적을 남긴 `헉슬리`


업체들은 언리얼엔진3의 퍼포먼스에 여전히 매력을 느끼고 선택했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뛰어난 그래픽은 여전히 가공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초기 유저들의 호응도 훨씬 더 크다는 관측에서다. 실제로 2010게임백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임을 하면서 유저들의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요소로 ‘CG그래픽’이 24.5%(남성기준)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기획(18.1%)’나 ‘연출(6.2%)’보다도 훨씬 압도적인 수치다.

게임의 기획이나 콘셉을 더 살려내 줄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엔씨소프트 측은 “기본기가 좋은 엔진이라 블레이드앤소울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타일을 접목시키는 데 큰 장점이 있다”면서 “안정적인 느낌이 아닌 다이나믹한 느낌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애니파크 역시 ‘마구마구2’를 제작목표를 ‘콘솔 게임에 버금가는 최고의 그래픽 퀄리티로 TV 중계화면을 보는 듯한 리얼리티한 야구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잡고 언리얼엔진3를 선택했다.

▲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로열티 지불 조건으로 계약하는 업체 늘어나

언리얼엔진3는 장점도 많지만 분명 단점이나 리스크도 존재한다. 특히 국내업계에서는 여전히 비싸고,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자리 잡고 있다.

확실히 언리얼엔진3는 타 상용엔진에 비해 가격이 높다.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할 경우 약 175만(한화 약 20억)불 정도로 알려져 있다. 물론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면 초기 금액은 상당히 떨어진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각 업체의 상황이나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게 계약 조건을 유연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초기 금액을 낮추고 로열티를 조금 높이거나 하는 식이다. 박성철 지사장은 “로열티 조건으로 계약을 하면 사실 회사 입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에픽게임즈코리아와 언리얼엔진3의 저변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앞날을 보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01년부터 09년까지 국내에서 언리얼엔진 라이센싱 계약이 체결된 프로젝트는 약 20건 정도였지만, 에픽게임즈코리아가 설립되고 2010년에 접어들면서 1년 반 만에 무려 10건 이상의 프로젝트 계약이 체결됐다. 여러 업체가 계약 조건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몇몇 중소업체도 로열티 지불 조건으로 계약해 부담이 한층 덜어진 ‘위험한 도전’을 하고 있다.

▲ 언리얼엔진 프로젝트 계약 체결 건수(에픽게임즈코리아 제공)


개발자 양성에도 노력 기울여

언리얼엔진3는 수많은 기능을 지원하는 만큼 개발자가 숙지해야할 부분도 많다. 파악해야할 코드의 양만해도 산더미고, 이를 전부 이해하기도 버거울 정도다. 기존 기술과 신규 기술의 연구개발도 필수다. 결국 일부분만 다뤄본 개발자가 많아 이제 막 프로젝트를 시작한 경우 갖가지 문제에 봉착할 수 있고,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그래서 업체는 경력자 위주로 구인 광고를 낸다. 하지만 언리얼엔진3를 3~5년 정도 다뤄본 개발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이에 업체는 개발자 구인에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특히 엔씨소프트나 블루홀 스튜디오처럼 언리얼엔진을 꾸준히 다뤄왔던 업체보다는 중소업체나 처음 시도하는 곳에서 더 극심하게 드러났다. 확실히 개발자가 부족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에픽게임즈코리아는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리얼 언리얼 서포트’라 하여 파트너사의 새로운 인력들이 언리얼엔진3를 학습하고 활용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돕고 있다. 이에 대해 웹젠(뮤2)의 권홍수 차장은 “한국 게임시장에 알맞은 트레인 등의 시스템이 추가되었고, 무엇보다 개발 시 여러 이슈에 대해 비교적 빠른 피드백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는 엔진과 매뉴얼, 그리고 동영상 튜토리얼 등의 한글화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한글화돼 있기 때문에 현역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고 있고, 신입 개발자 교육용으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 UDK 공개로 각종 포탈에 학습 카페도 늘어가고 있다


세 번째로는 세미나와 교육이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2년 연속 ‘언리얼 서밋’이라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언리얼엔진3를 교육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파트너사 외에 일반인에게도 공개해 예비 개발자들의 진입장벽까지 낮췄다. 또한, 국내 6개 대학과 협약하고 ‘언리얼 아카데미’란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개발자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언리얼엔진3의 실제 사용법을 교육하고, 업체가 쉽게 개발자를 수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박성철 지사장은 “언리얼 아카데미는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자격기준을 대학으로 한정했다”면서 “최소 한 개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수료과정을 마치면 일종의 현판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쉽게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업체에 취업하더라도 별도의 준비과정(교육)없이 바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의 주니어 개발자를 꾸준히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 `언리얼 아카데미`로 선정된 6개 대학은 경원대, 동서대, 아주대, 영산대, 우송대, 전주대


언리얼엔진3의 힘, 올해부터 제대로 보여준다

이처럼 엔리얼엔진3는 최초 공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을 이룩해왔고, 이를 활용하는 국내 업체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언리얼엔진3가 떨친 세계적인 명성에 비하면 여전히 국내에서의 활약상은 미미한 정도다. 아무래도 콘솔보다 온라인 게임 대부분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만큼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PC 사양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활약을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테라’가 큰 성과를 거두면서 언리얼엔진3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보급화된 PC사양만으로도 충분히 언리얼엔진3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부터 꾸준히 등장할 다른 작품들이 이 사실을 계속 증명해줄 것이다.

에픽게임즈코리아의 박성철 지사장은 “우리에게는 올해가 시작이라고 본다. 테라 덕분에 언리얼엔진3가 더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블레이드앤소울을 비롯한 여러 게임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그 기대가 참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급화된 PC사양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지금보다 더 높은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으니, 언리얼엔진3는 향후 3~4년 정도는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물론 언리얼엔진3를 처음 사용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도 클 것이다. ‘테라’로 인한 유저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 그만큼 기대심리도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언리얼엔진3의 통용단계가 초읽기에 돌입했다고 거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용하는 업체가 많아지고, 엔진을 만져본 개발자가 늘어갈수록 앞으로 관련 게임은 계속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개발자들이 언리얼엔진3란 미술도구를 가지고 어떤 작품을 선보여줄 지 미리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아울러 언리얼엔진3의 그래픽을 보며 환호성이 아닌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는 날도 이제 몇 년 안 남았다. 그러니 지금 마음껏 환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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