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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워2 개발사, 시애틀의 `아레나넷`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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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벤쳐기업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대성공시키고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1인자로 급부상했습니다. 당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에게는 한가지 꿈이 있었는데 바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자는 ‘글로벌라이징’의 목표였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크게 2가지 결정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리차드게리엇 영입. 송재경 부사장(현재 XL게임즈 대표)과 김택진 사장은 울티마온라인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진 리차드게리엇을 포섭해 북미시장에 엔씨소프트라는 이름을 알리고 차기작 ‘타뷸라라사’를 통해 북미시장 정복하자는 야심찬 마스터플랜을 세우게 됩니다. 두 번째 결정은 2002년 아레나넷 인수입니다. 아레나넷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와 배틀넷(Battle.net)의 개발에 참여했던 핵심 인원들이 설립한 게임개발사로 ‘길드워’라는 걸출한 처녀작을 배출했던 회사죠. 인수 이유는 같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아레나넷 인수는 안정적인 자회사 확보를 통한 북미시장 인프라 구축의 밑거름을 노린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리차드게리엇은 우주인이 되었고 타뷸라라사는 1달러 판매라는 굴욕을 겪으면서도 실패했지만 아레나넷은 길드워를 700만장 팔아치우며 엔씨소프트의 북미 개발 전초기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아레나넷은 어딨나요?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아레나넷은 시애틀에 있습니다. 시애틀은 톰행크스와 맥라이언이 주연한 영화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을 통해 한국에 많이 알려진 도시죠. 현지에서는 울창한 숲과 호수 시애틀을 둘러싸고 있는 산맥 등을 이유로 ‘에메랄드 시티’라는 아름다운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데 타 위성도시보다 불리한 지리적 요건에도 불구하고 세계최고의 IT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비롯 ‘아마존닷컴’, ‘보잉’, ‘스타벅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를 배출한 곳입니다. 이 도시로 떠나기 전에 시애틀에 다녀온 지인은 “비가 많이오고 안개가 자주껴서 우울증에 걸리기 딱 좋은 도시’라고 평을 했는데 정말 시애틀에 도착하고 보니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비인지 눈인지 구분하기 아리송한 것들?이 하늘에서 내리고 있더군요. 시차적응 때문에 시애틀 현지 숙소에서 하루 쉬고 다음날 ‘아레나넷’으로 떠났습니다.


▲아레나넷 본사 전경, 마치 별장같은 분위기입니다

아레나넷에 도착하자마자 크게 놀란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회사가 위치한 건물부지였습니다. 공원 안에 건물이 있더군요. 그래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회사라고 하기보다는 별장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레나넷 마이크 오브라이언 대표의 말을 들어보니 원래 이 건물안에 다른 회사도 같이 입주해 있었는데 아레나넷이 커지자 모두 떠나고 회사 직원들만 남았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이곳도 이제 직원들이 함께 있기엔 너무 작아 조만간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 오늘 소개해드릴 아레나넷 모습이 다음 탐방 때는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


▲아레나넷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길드워2 일러스트가 반겨주더군요


▲출입카드에 매체명을 적어주는 세심한 배려까지


▲아레나넷 마이크 오브라이언 대표,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개방형 마인드였습니다. 국내 개발사는 규모가 크건 작건 아직 런칭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경우 미완성이라는 이유로 공개하길 매우 꺼려하는데 아레나넷은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으로 작업 장면을 고스란히 담아도 제지하거나 말리지 않았고 오히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도 적극적으로 보여주면서 자신들이 만든 게임에 대해서 평가 받길 원하더군요. 덕분에 많은 자료를 확보했는데 독자 여러분께는 다음달 열릴 PAX에 맞춰 공개 될 것 같습니다.

아레나넷의 첫 느낌은 마치 대학교 동호회 같다고나 할까요? 부서마다 파티션이 나눠져있고 임원별로 별도의 방이 따로 있는 국내 개발사와 달리 아레나넷은 하나의 건물 오픈된 공간안에서(문도 없더군요) 매우 자유스럽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레나넷 대표이사의 책상이 복도에 나와 있을 정도니까요.


▲이런 환경에서 일한다면 정말 일할 맛 나겠더군요


 ▲빈자리가 상당히 많았는데요. 이날 시애틀에 눈이 많이와서 대부분 지각을 했다고 합니다


▲사무실을 둘러보다 뭔가 뒤에서 살기가 느껴져서 돌아보니


▲마커스가 여기 숨어있었네요

취재를 하면서 한가지 독특하게 느꼈던 부분이 팀마다 확연히 색깔이 구분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령 그래픽이나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는 팀은 매우 많고 화사한 느낌이었다면 기획이나 이벤트를 담당하는 부서는 매우 어둡더군요. 여기는 왜 불이 안들어오냐고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이팀은 원래 어두운걸 좋아해서 이렇게 일한다고 들었습니다. 마이크 오브라이언 대표가 길드워2가 잘 안되면 이 방의 불을 켜버릴 생각이라고 농담하는데 직원들이 난감해 하는 표정이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또, 그래픽 담당하는 부서로 들어가보니 차르 종족을 담당하는 팀원의 책상은 매우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반면(차르 종족은 환경을 파괴해 발전하는 것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실바리 종족(자연을 숭배하는 종족)을 맡은 팀원의 책상은 매우 깨끗하고 정돈 된 분위기였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일을 하니 확실히 느낌이 색다르더군요.


▲길드워2 컨셉아트의 모습입니다
직접 게임에 적용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디어 회의 때 텍스트보다 이미지로
설명하기 위해 그린다고 하더군요. "노른 종족은 이런 분위기가 어때?" 이런 식이죠

글로벌 회사 답게 전세계 팬들이 많은 팬레터를 보내주는데요. 아레나넷에서는 인상적인 편지를 골라서 이처럼 벽에 붙여놓는다고 하더군요. 길드워2 때문에 목숨을 구한 사연부터, 남차친구를 잃은 여성분의 구구절절한 사연까지 다양한 팬레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봤던 부분은 캐릭터 디자이너의 책상이었습니다. 전세계 각국의 미남 미녀들의 얼굴을 이렇게 수집하고 있더군요. 자세히 보시면 정우성부터 배용준, 장동권까지 국내에서 알아주는 꽃미남들이 많은데요. 현지화 작업의 일환일까요? 길드워2 휴먼종족의 커스터마이징이 매우 기대됩니다.


 ▲하드보드지에 빼곡히 붙여진 꽃미남 사진들, 이런 자료가 책상 옆에 빼곡히 있더군요

현지에서 직접 체험해본 `길드워2`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바로 정보를 공개할 수 없어서 아쉬운데, 충분히 기대해도 좋은 게임입니다. 특히 워해머온라인의 퍼블릭퀘스트를 연상시키는 `다이나믹 퀘스트`와 한층 더 진보된 스킬 시스템은  PVP를 좋아하는 국내 많은 유저들에게 매우 환영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레나넷 탐방은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에는 여러분이 기다리시는 길드워2 정보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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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워 2 2012. 08. 28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아레나넷
게임소개
'길드워 2'는 '길드워'의 정식 후속작이자 전작의 250년 후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MMORPG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5개 종족(차르, 노른, 아수라, 실바리, 인간)이 연합하여 티리아 대륙(월드)을 위협하는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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