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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와 PD의 갈등, 결국 선장 바뀐 ‘삼국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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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소프트의 ‘삼국지천’ 개발총괄 PD가 김기영 대표로 교체됐다.

김기영 대표는 29일 구로구 신도림동 한빛소프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 ‘삼국지천’ 개발총괄을 맡아 지금보다 더 ‘삼국지’다운 게임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름을 내건 만큼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일종의 의지표현을 한 셈이다.

파격 선언인 만큼 간담회 자리에서는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갔다. 또한, 전 개발총괄이었던 나성연 PD의 처우와 관련된 사항에도 높은 관심이 쏠렸다. ‘미소스’ 시절에도 핵심 개발진이 내부 갈등으로 퇴사하면서 큰 손실을 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 구로구 신도림동 한빛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삼국지천` 기자간담회


김기영 대표 “재미있는 삼국지 게임으로 탈바꿈시킬 것”

김기영 대표는 ‘삼국지천’에 큰 애착이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성과로 시장에 포지셔닝할 수 있을 것이라 호언했다. 이름을 내건 만큼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어 보겠다는 거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개발팀부터 새로 꾸렸다. 우선 핵심 개발진으로 장학준 그래픽 팀장, 배대범 기획팀장, 김성배 PM, 이한국의별 프로그램 팀장까지 총 4명을 선정했다. 이들 중 일부는 비밀리에 제작되던 ‘전략 삼국지’ 팀에서 활동하다 투입 돼 삼국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들을 ‘에이스카드’라고 소개했다.

▲ 김기영 대표겸 PD와 함께 개발 주축이 될 멤버들

김 대표는 “새로 바뀐 개발 팀장들은 삼국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련된 얘기를 예전부터 많이 해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지 나와 공감대가 형성 된다”면서 “능력 있는 분들이니 좋은 하모니를 이뤄 멋진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발방향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특히 ‘전쟁’이 강화된다. 성장 시스템부터 일반 경험치와 PvP 경험치를 합산해야만 레벨이 오르는 형태로 바뀌고, 24시간 풀 타임으로 전투가 치러지는 거점전도 업데이트된다. ‘사수관 전투’같은 시나리오 기반 전투 시스템도 도입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조금 더 ‘삼국지’다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존 ‘삼국지천’이 색깔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전쟁과 정치 시스템 등을 확장해 현존하는 온라인 게임 중 ‘최고의 전쟁 게임’, ‘최고의 삼국지 게임’이란 평가를 듣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유저들은 3개월 정도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고, 1년이 지나면 완전히 바뀐 삼국지천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4차 공개 테스트 단계고, 최종 콘텐츠를 선보이는 날이 정식 공개 서비스가 시작되는 날로 봐달라”고 전했다.

 

▲ 대변화를 맞는 `삼국지천`은 전쟁이 강화된 것이 특징


나성연 PD는 왜 교체 됐나?

김기영 대표와 나성연 PD는 ‘삼국지천’이 공개 서비스에 돌입하기 전까지도 잦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삼국지’란 소재에 애착이 깊은 김기영 대표는 조금 더 게임이 ‘삼국지’다운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반면, 나성연 PD는 MMORPG의 본질을 이해하고 가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긴 까닭이다.

실제로 김기영 대표는 지난 ‘삼국지천’ 공개 서비스 기자간담회에서 “코에이 삼국지 때문에 내가 게임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첫 게임도 삼국지, 두 번째도 삼국지 소재로 개발했으니 이번에는 세 번째 도전이 되는 셈”이라고 어필한 바 있다. 그러나 나성연 PD는 기존 ‘삼국지’ 소재의 게임이 시장에서 성과가 좋지 못한 이유를 “삼국지를 만들려 했지, MMORPG를 만들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방향성부터 애초에 양 측이 어긋났던 셈이다.

나성연 PD는 “김 대표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시스템까지 만들어 넣을 것을 주문했다”면서 “삼국지에 나오는 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전했다.

그의 말은 오늘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김 대표는 ‘삼국지’다운 게임을 만들겠다는 걸 유독 강조하면서, “나성연 PD와 개발방향이 맞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삼국지천’의 지금 모습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도 털어놨다. 애초에 ‘삼국지 종결자’로 불릴만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PD에게 모든 걸 맡겨놔 결과가 아쉽게 됐다는 내색까지 표했을 정도. 이에 더 이상 간섭이 아닌 직접 PD를 맡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현재 나성연 PD는 퇴사하지 않고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성연 PD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삼국지천’의 공개 서비스가 시작되고, 얼마 후 신혼여행을 떠났는데 다녀와보니 자리가 치워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곧 비서실로 발령 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일종의 경질이다.

나PD는 공개 서비스 당시 ‘삼국지천’이 시장에서 호전하고 있고, 회사에 해를 끼친 일도 없는데 왜 이런 억울한 처사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그는 “나는 로한과 삼국지천을 론칭한 경험을 포함해 PD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그런데 비서실로 가라는 건 나가라는 소리나 다름없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자문위원이란 말에도 부정했다. 회사에 사퇴 의향을 밝히고 대기 명령을 받아 2주 넘게 출근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자문위원을 할 수 있었겠느냐는 설명이다.

나 PD는 “기자간담회 소식도 지인을 통해 겨우 알았다. 회사가 양심이 있다면 나와의 문제부터 해결한 뒤에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면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회사에 내 소문은 대부분의 개발자가 다 알고 있다. 이에 몇몇 개발자가 퇴직 의사를 밝혔는데, 회사에서는 출근도 안 하는 내가 안 좋은 소문을 내는 거 아니냐고 까지 묻더라.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까지 짓밟을 만큼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국지천’은 공개 서비스 이후 PC방 인기순위 17위~25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정확하게 발표된 바 없지만 지표를 통해 분석하면 동접 수는 약 1.5~2만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지금 동접에 만족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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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T3엔터테인먼트
게임소개
'삼국지천'은 중국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MMORPG로, 위, 촉, 오 삼국간 치열한 경쟁과 대립 구도를 그린 게임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적벽대전'과 '장판파 전투'를 게임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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