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온라인

[KGC2011] 그라나도 회생 비법은 `계획보다 대응` 이었다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는 7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KGC 2011’ 에서 ‘그라나도 에스파다 운영에서 배운 점들’ 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지난 03년 개발을 시작해 06년 OBT를 개시, 5년 동안 상용화 서비스를 해 온 ‘빅 3’ 멤버MMORPG ‘그라나도 에스파다’ 는 07년 부분유료화 방식을 도입함과 동시에 08년에는 흑자로전환했으나, 신규 유저의 진입 부재와 계속해서 이탈해가는 기존 유저 사이에서 방황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올해 봄부터 개발방침을 대폭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동시접속자 수가 2배 가량 상승하는 등 회생에 성공한 대표적인 게임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지난 5년 간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운영에 대해 회고하면서 ‘그 동안에는 우리 스스로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몰랐다’ 라고 평했다.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이겠다는 욕심만 앞서 유저들의 반응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에 대한 대응도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밝힌 이러한 상황을 만든 원인은 한 방에 역전하려는 욕심이었다. 김 대표는 “신작이나 마찬가지일 정도의 대규모 업데이트에 대한 욕심은 초기엔 반짝 효과를 냈다. 그러나 이후 요요현상처럼 금방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이 몇 번씩 반복되었다. 개발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너무 단순화해서 분석했고, 이것만 보강되면 유저 이탈이 줄어들고 유입이 늘어나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고,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개발진들도 기운이 빠졌다. 말 그대로 ‘패닉’ 이었다.” 라며 당시의 상황을 묘사했다.

◀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

그러나 모든 것이 잘못 나아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일단 여러 분기점에서 신작의 유혹이 있었는데, 이를 뿌리친 것이 가장 잘 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라며 “신작 개발에 대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유저들이었다. 사실 ‘그라나도 에스파다 v2’ 라는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한 적이 있는데, 유저들을 불러서 테스트를 해 보자 ‘내가 아는 그라나도 에스파다 가 아니다’ 라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조용히 프로젝트를 종료하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 게임의 매력을 깨닫고, 그를 더욱 강화시킨다는 방향성을 잃지 않은 것은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운영 상 어려움은 계속되었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한 키워드는 ‘계획보다 대응’ 이었다.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업데이트 보다는 유저들의 요구사항을 빠르고 신속하게 캐치해내는 것이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는 정확하게 적중했다. 이 정책을 채택하기 전인 올 3월과 현재의 동시접속자 수를 비교해보면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 2배 가량으로 증가했다. 어떠한 대규모 업데이트와 홍보 없이, 피드백을 꾸준히 반영한 업데이트를 통해 휴면 유저들의 복귀를 유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김 대표는 “가장 안타깝게 여겼던 점은 6개월, 1년 단위의 장기적 개발이 필요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주라도 당장 필요한 업데이트를 하지 못하는 현실과 마인드였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장기 계획이 효과적일까? 미래에 대한 예측은 매우 어렵다. 특히 온라인 게임 세계는 복잡한 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상황이 변화한다. 때문에 오랜 기획과 개발을 거쳐 나온 대규모 업데이트 콘텐츠는 항상 예상과 빗나간다. 허점이 발견되거나 어뷰즈 여지가 남아 있다거나… 결국 거의 모든 대규모 업데이트는 의도했던 재미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했으며,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다음 콘텐츠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걸 고칠 시간도 부족했다. 악순환의 연결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과연 이러한 되풀이는 누굴 위해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라며 기존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어냈다.

이후 김 대표는 기존의 장기적인 개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기존 콘텐츠 (난이도, 보상, 편의성 등)를 재점검했다. 유저들의 의견과 피드백에 귀를 기울여, 단기적이고 꾸준한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업데이트 후에도 해당 콘텐츠가 제대로 돌아가기 전에는 다음 계획을 함부로 잡지 않게 했다. “우리의 예측력은 바보 수준이다. 미래의 한 방 욕심을 버리고 눈 앞의 문제점을 먼저 바꾸자.” 라는 김 대표의 말처럼, ‘그라나도 에스파다’ 의 업데이트 방식은 방향을 180도 틀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의 이러한 즉각 업데이트 방식은 지난 7월 중 업데이트를 시작한 농장 시스템에서 잘 나타난다. 고작 4달에 불과한 시간 동안 수많은 업데이트가 수시로 이루어졌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어떻게 해야 유저들이 이를 편안하게 느끼고, 어뷰징이나 버그가 나타나지 않는지를 계속해서 고민/추구한 결과다. “본 서버에 처음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는 잘해야 ver 0.3에 불과하다. 이를 유저와 호흡하면서 서서히 ver 1.0으로 만들어야 한다. 소수점 아홉 자리까지 정밀하게 각도를 계산한 후 한 번에 모든 것을 걸고 발사하는 미사일보다, 실시간으로 각도를 대략적으로 보정하면서 나아가는 미사일이 더욱 효과적인 것과 같다.” 라는 김 대표의 말처럼 ‘자주 업데이트’ 는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 `자주 업데이트` 시행 후 효과, 지속적인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 `즉시 업데이트` 의 결과, 농장 시스템

이러한 온라인게임의 업데이트는 병원에 비유된다. 김 대표에 의하면 빠른 대응팀은 응급실, 상시 대응팀은 외래, 장기 업데이트 준비팀은 의국과 같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역시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빠른 대응을 통해 많은 성과를 누렸지만 내부적으로는 랜더러 교체와 컴파일러 교체 등 장기적인 준비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사실 이러한 커다란 변화는 빠른 대응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저들이 ‘회사가 게임을 버리지 않았고 우리가 계속 이 게임을 해도 괜찮겠다’ 라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은 이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마인드이다. ‘자주 업데이트’ 시행 후 많은 휴면 유저가 복귀했다. 신규 유저 창출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현재 유저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계속 욕만 먹다가 칭찬을 들으니 감동이었다.” 라며 “요점을 정리하자면, 예측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걸로 나뉜다. 예측이 가능한 부분은 장기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은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둘을 착각하면 ‘재앙’ 이다.” 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와 기조강연 이후 가진 Q&A이다.

빠른 대응을 위해서는 유저들이 당장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는데, 내부적인 변화는 없었나?

김학규 대표 : 이미 그 데이터는 꾸준히 존재해 왔다.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항상 정보는 전달되어 왔다. 그러나 개발자들의 시각은 달랐다. 우리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줄 것이다. 등의 마인드를 가지고 귀를 닫고 있었던 것이다. 빠른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 용기를 돋우기 위해 개발진에게 패치의 결과에 신경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잘못된 것은 되돌리고, 재빠르게 움직이면 괜찮으니 용기를 가지고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라. 라는 것이다.

KGC에서 기조 강연을 진행했는데, 국내 게임업계의 노하우 공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학규 대표 : 사실 국내 업체들의 노하우 공유가 활발하지 않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회사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최근에는 그룹 단위로 이러한 공유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공개 강연 형식으로 오픈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넥슨 등에서 오픈 형태의 컨퍼런스를 하는 것을 보고 많은 자극과 감명을 받았다. 우리도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서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강연을 수락한 것이다. 향후에는 작업 블로그의 유용한 정보를 엮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거나, 기술 노하우를 과감히 오픈하여 외부 인지도를 높이는 등의 정책도 계획 중이다. 앞으로도 컨퍼런스를 통한 공개 등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IMC게임즈
게임소개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16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삼은 MMORPG다. NPC를 동료로 삼을 수 있으며 7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하여 나만의 가문을 만들 수 있다. 3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컨트롤하는 멀... 자세히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