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감원 폭풍, 북미 개발사도 휩쓸었다!

▲ 워너브라더스 익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북미 게임업계를 덮친 구조조정 폭풍이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가 벤쿠버 스튜디오를 폐쇄한 데 이어, 워너브라더스도 26일(현지시각) 시애틀 게임 스튜디오인 게임시애틀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게임시애틀 소속이던 스튜디오 세 곳이 폐쇄됐고, 전 직원은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었다.

북미 게임업계에 불어닥친 감원 바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3개월간 글로벌 공룡 기업에서부터 소규모 기업까지 많은 게임사가 구조조정 소식을 전달하며, 업계 위기를 경고했다.

공룡기업인 액티비전은 지난 6월 28일 ‘프로토타입’ 프랜차이즈의 레디컬 스튜디오를 폐쇄했다. 액티비전은 ‘프로토타입’의 IP가 충분한 수익을 올리지 못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며, 총 89명의 직원 감원과 ‘프로토타입’ 프랜차이즈 종결을 선언했다.

여러 차례 파산위기 루머에 시달리던 THQ 직원들도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THQ는 대금 지불 기일을 맞추지 못하여 자사의 대표 타이틀이던 ‘UFC’의 IP를 EA에 넘기고, 샌디에고에 위치한 스튜디오를 폐쇄하면서 담당 직원 전원을 해고했다.

‘레지던트 이블; 오퍼레이션 라쿤시티’의 개발사 슬랜트식스도 조직개편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벤쿠버에 위치한 슬랜트식스는 총 96명의 직원 중 25%를 감원대상으로 선정, 희망퇴직 혹은 신규 프로젝트가 계획될 때까지 13주 무급휴직대기처분을 내렸다.

‘사우스파크’의 옵시디안엔터테인먼트도 사내 각 분과에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약 20~30명의 직원이 해고가 처리됐고, 그중 한 명은 입사 하루 차인 신입 사원도 있었다.

▲ 전 메이저리거 커트 실링이 설립한 38스튜디오 대표작 `킹덤오브아말러`

더 심각한 일도 있다. 아예 게임사가 문을 닫은 케이스다. 미국의 38스튜디오는 5월 1일부터 직원들 임금지급 불능상태에 돌입하고, 주(州) 의 조치에 따라 25일 공식적으로 폐쇄조처됐다. 이로 인해 전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고, 2009년 38스튜디오에 인수된 빅휴즈게임즈도 덩달아 문을 닫아 89명의 직원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다행히 빅휴즈게임즈 전 대표이자 현 에픽게임즈 CEO인 마이크 캡이 볼티모어에 새로운 스튜디오를 열고 빅휴즈팀의 대부분을 고용했다.

이외에도 세가는 북미지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어 유럽 4개국과 호주에 분포된 지사를 폐쇄했다. 캡콤은 ‘데드라이징 2’와 ‘데드라이징2: 더리코드’를 개발한 벤쿠버 스튜디오의 7%를 감원했다.

게임사들의 잇단 감원 소식에 업계 분위기는 상당히 침체된 상태다. 특히 MS의 스튜디오, 레디컬 엔터테인먼트, 캡콤 등의 스튜디오가 있던 벤쿠버는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북미와 유럽에서 이어진 업계 구조조정 이슈는 두 가지 원인에서 기인한다. 하나는 유로존으로 인한 국제 경제 수지 악화다. 미국 증권계가 유로존 공포로 심상치 않은 소문이 돌 때마다 경기민감주인 IT 기업의 주가는 큰 낙폭을 반복했다. 최근 이어진 실적발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없음에도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현지 언론은 기업들이 언제 닥칠지 모를 경기침체에 대한 대비책으로 인력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게임 전문 애널리스트는 “게임사가 말하는 개발비는 곧 직원들 월급 합계”라며, 결국 효율적인 인건비 운용에 업체의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게임사가 취할 수 있는 긴축재정 방법은 인력을 줄이는 것 외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더 큰 감원이 실행되어 내수 경제를 악화시키기 전에정부나 해당 주 자체적으로 세율을 인하하여 더 심각한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