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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울고 웃겼던 19대 의원들, 공천 잘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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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정치, 매우 먼 이야기가 같지만 생각보다 매우 가까운 사이다. 직접적으로는 게임에 관련된 법을 내며 목소리를 높인 현역 국회의원이 있다. 여기에 20대 총선에는 웹젠 출신 김병관 후보나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넣은 애브리앱스 배치규 대표처럼 ‘게임인’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며 ‘총선’에 대한 업계 관심이 크게 오른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살펴볼 것이 지난 19대 국회에서 뛴 의원들의 현황이다. 규제든, 진흥이든 ‘게임’에 관련된 법안을 냈던 의원들이 총선에 나오냐, 나오지 않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게임메카는 19대 국회에서 나온 주요 ‘게임법’을 직접 냈던 현역 의원의 공천 현황을 한눈에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손인춘과 신의진, 규제법안 발의 의원 희비 엇갈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강력한 게임 규제 법안으로 손꼽혔던 ‘1% 징수법’을 발의한 손인춘 의원과 ‘게임중독법’을 낸 신의진 의원의 출마 여부다. 두 법은 모두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이번 총선에서 두 의원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1% 중독법’을 발의했던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손 의원이 대표 발의한 ‘1% 징수법’은 ▲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2개였다. 셧다운제 적용 시간을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9시간으로 확대한다는 것과 게임 중독유발지수 측정, 게임업체 연간 매출액 1%를 게임중독치유기금 징수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 2014년에 본인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언 중인 손인춘 의원

반면 ‘게임중독법’을 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서울 양천갑에서 이기재, 최금락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른다. ‘게임중독법’ 정식 이름은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인데 게임을 술, 마약, 도박과 같은 4대 중독유발물질로 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중독 예방과 치료를 병행하는 위원회를 설치하고, 중독물질 생산, 유통, 판매를 관리할 권한을 중앙행정기관에 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게임으로 치면 개발, 유통, 서비스를 정부가 관리한다는 것과 같다.


▲ 제 10회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에 참석한 신의진 의원

게임업계 대표 우군, 전병헌 의원 공천 탈락

반대로 꾸준히 ‘게임업계 우군’을 자청하며 활동해온 더불어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컷오프’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현재 전 의원은 당의 결정을 ‘공천탄압’이라 강력히 반발하며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전 의원은 게이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국회의원 중 하나다. 오픈마켓 모바일게임 자율심의나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영구 배제, 게임 심의 전면 자율화 등 게임 규제 완화를 목표로 한 다양한 법안을 직접 발의했다. 이 외에도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나 게임중독법 등 강력 규제에 반대 의사를 꾸준히 제기해왔으며 국정감사에서도 게임 관련 현안을 꼼꼼히 챙겼다. 여기에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 및 한국e스포츠협회 전 협회장으로 활동하며 e스포츠 활성화에 힘을 쓰기도 했다.


▲ 게임 및 e스포츠 활성화에 집중적으로 활동해온 전병헌 의원 (사진제공: 국제e스포츠연맹)

e스포츠 활성화에 힘을 써온 또 다른 의원으로 손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공천 탈락했다. 정 의원은 2005년 e스포츠 정식체육화를 추진해왔으며, 셧다운제 등 게임 규제에도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히며 ‘친 게임 인사’로 분류됐다. 정청래 의원은 공천 탈락 후에도 당에 잔류하겠다고 결정한 상태다.

김상민과 김광진, ‘게임 진흥’ 청년의원 나란히 출마하나?

19대 국회에서 ‘친 게임’을 자청했던 여야의 두 청년 의원,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나란히 20대 총선에 나선다. 두 의원은 2015년에 국회에서 공동으로 ‘국회 게임문화산업 전시회’를 열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선, 김상민 의원은 경기 수원을에 출마한다. 그는 셧다운제 폐기를 목적으로 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과 게임 과몰입 예방 및 치료 정책을 문체부 산하에 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2014년에 열린 ‘새누리당 크레이지파티’ 토론회에 참석해 당시 이슈로 떠올랐던 게임 규제법에 반대하고,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어서 김광진 의원은 전라남도 순천에서 노관규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른다. 게임을 법적으로 문화예술로 포함시키는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으며, 게임을 비롯한 ICT 산업 병역특례 확대, 비영리게임 사전심의 면제 등 게임 진흥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법률안을 내놓으며 전병헌 의원의 뒤를 잇는 ‘친 게임 인사’로 평가됐다. 여기에 2015년 12월 국방부가 병영 내 TV에 e스포츠 및 게임 채널을 차단한 것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1주일 만에 이를 원상 복구시킨 전력이 있다.


▲ 2015년, 공동 주최한 '국회 게임문화산업 전시회'에 참석 중인 김상민 의원과 김광진 의원

확률형 아이템 규제, 정우택 의원 충북 청주 상당 출마

2015년 게임업계 주요 이슈로 손꼽혔던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충북 청주 상당 후보로 확정됐다.

정우택 의원이 발의했던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은 게임 안에서 제공되는 모든 ‘확률형 아이템’의 물품과 획득 확률 공개를 핵심으로 삼았다. 정 의원의 ‘법안’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묘한 여론을 이끌어냈다. 보통 게이머들은 ‘규제법’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적극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다는 ‘소비자의 심리’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정우택 의원 (사진출처: 정우택 의원 공식 페이스북)

‘스팀’ 박주선, 국민의당 광주 동남을 출마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박주선 의원은 활동 중, 이미지가 크게 바뀐 인물이다. 처음에는 ‘스팀이 국내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스팀 차단법이라도 내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후 노선을 틀어 성인게임과 아케이드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임 심의를 자율로 전환하자는 법률안을 발의해 인상이 180도 달라졌다. 박 의원은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다.


▲ 출마선언 중인 박주선 의원 (사진출처: 박주선 의원 공식 홈페이지)

이 외에도 19대 국회에서 활동했던 많은 국회의원이 ‘게임’과 연을 맺었다. 2014년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LoL인가, 에로L인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에 게임을 소재로 그린 팬아트를 근거로 게임의 선정성을 지적해 도마에 올랐던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경기도 광명갑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다.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산업 연 매출 5%를 산업 진흥 기금으로 징수하자는 ‘상상콘텐츠기금법’을 냈던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은 창원 의창 경선에서 탈락했다. 또한, 학교장 재량에 따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스마트폰 이용을 금지하자는 법을 내놓았던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대구 북갑 공천에서 탈락했으며 이후 불출마를 선언했다. 게임 아이템을 ‘디지털 유산’으로 상속하자는 취지의 법률안을 발의했던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 역시 부산 사하갑 공천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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