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 리뷰

유례없는 가벼움. 삼성전자 노트북 9 metal NT900X3L-K38S

/ 4

 

 

노트북을 들고 다니려면 무게가 가장 중요하다. 노트북이 못생긴 건 참을 수 있고, 성능이 나빠도 어지간하면 타협이 가능하나, 노트북을 정신 수양과 신체 단련의 도구로 쓰려는 게 아닌 이상, 무거운 짐 덩어리를 들고 다니진 못한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노트북 제조사들은 노트북의 무게를 1g이라도 줄이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11인치 급이 1kg를 찍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13인치가 1kg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노트북 9 metal NT900X3L-K38S쯤 되면 삼성전자가 얼마나 무서우리만큼 무게에 집착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무게 840g. 그거 가볍네? 정도로 끝난다면 성의 없는 반응이다. 키보드를 빼낸 2in1 PC라면 840g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냐고? 천만에. 이건 키보드가 딸린 노트북이다. 그래도 11.6형 화면이 840g이면 대충 예상 범위에 들어간다고? 아니다. 이건 13.3형이다. 13.3형 노트북이 840g이란 소리다. 그리고 이게 다가 아니다.

 

사실 무게만 줄이는 건 아주 어렵진 않다. 저전력 아톰 프로세서로 타협하고 확장 포트를 쳐낸 후 배터리 사용 시간을 깎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허나 노트북 9 metal NT900X3L-K38S는 스카이레이크 코어 i3 프로세서에 풀 HD 스크린, 각종 입력 포트까지 갖추고 최고 10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넣었다고 주장하는데 무게가 840g. 이쯤 되면 진심으로 감탄할 준비가 충분히 됐으리라고 믿는다.

 

삼성전자 노트북 9 metal NT900X3L-K38S

디스플레이/해상도

13.31920x1080(16:9) PLS LED, 광시야각

CPU

인텔 코어 i3-6100U(스카이레이크, 듀얼코어, 4스레드, 2.3GHz /3MB 캐시, 15W TDP)

GPU

내장 그래픽 (인텔 HD 그래픽스 520)

RAM

LPDDR4 8GB 1866MHz

저장장치

128GB SSD

운영체제

윈도우 10 64비트

유무선 네트워크

802.11 b/g/n/ac블루투스 4.1

배터리

30Wh 리튬 배터리

최대 10시간 웹서핑 가능

확장장치

USB 3.0 x 2

마이크로 HDMI

3in1 SD 카드 리더기

3.5mm 이어폰 출력/마이크 입력 콤보

크기 / 무게

313.8 x 218.5 x 13.4mm / 840g

기타

720p HD 웹캠

컨설팅 모드

백라이트 키보드

기가비트 이더넷(어댑터 제공)

미니 VGA(어댑터 필요)

문의

삼성전자(http://www.samsung.com/sec/home/)

 

 

 

■ 가벼운 무게, 날렵한 몸체, 견고한 바디

 

 

겉보기엔 분명 노트북인데 들어보면 전혀 노트북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화면에 키보드까지 분명 있을 건 다 있는데 너무도 가벼워 이게 정말 작동하는 노트북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경쟁사의 슬림형 노트북 중에는 가볍다는 의미에서 이름에 무게 단위를 붙인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노트북 9 metal840g이 훨씬 더 가볍다. 거기에 얇기까지 하다. 화면 크기는 13.3형으로 슬림형 노트북 중에서도 결코 작은 편은 아니나, 13.4mm의 얇은 두께와 10mm의 슬림 베젤 덕분에 13.3형의 화면에 비해 노트북이 그리 크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덕분에 2in1 PC 못지않게 부담 없이 가방에 꽂아 넣을 수 있다.

 

 

단순히 가볍고 얇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플라스틱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그렇게 해선 노트북의 형태를 지탱하고 주요 부품을 보호할 내구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거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강성을 지닌 재료라면 답은 한 가지, 메탈 소재뿐이다. 그리고 노트북 9 metal이 무엇으로 몸체를 둘렀는지는 굳이 만져볼 필요도 없다. 이름에 나와 있으니 말이다. 덕분에 가벼운 무게와 날렵한 몸체로 디자인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높은 내구성과 견고함까지 두루 갖출 수 있었다.

 

 

노트북의 두께가 얇으면 처음엔 누구나 좋아한다. 그리고 그 다음엔 배터리나 확장 포트는 어떻게 되는지를 찾는다. 아무리 얇아도 다른 걸 무작정 포기했다면 실제 사용자 입장에선 좋을 것이 없어서다. 그런 의미에서 노트북 9 metal은 현실적인 타협을 이룬 제품이다. 일단 풀 사이즈 USB포트는 두 개다. 하나만 USB .0이고 다른 하나는 USB 2.0이란 점은 아쉬우나, 젠더가 필요 없는 풀 사이즈 USB 포트라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 앞으로는 USB 타입 C 포트가 많이 쓰일 거라고는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일반 USB 타입 A가 더 요긴한 포트다.

 

 

대신 다른 확장 포트는 13.4mm의 얇은 두께를 위해 타협한 부분이 많다. SD 카드 슬롯은 바닥 쪽에 붙어 있다. 노트북의 몸체는 유선형인데 메모리카드는 삐죽 나와 있어, 메모리카드를 항상 꽂아놓고 내부 저장소를 확장하는 용도로 쓰기란 어렵다. 두께를 생각하면 유선 랜 포트가 없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젠더를 기본 제공하니 유선 랜을 자주 사용한다면 항상 챙겨두자. 미니 VGA 어댑터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대신 케이블 하나로 연결 가능한 마이크로 HDMI가 있으니 디스플레이 출력도 크게 아쉽진 않다.

 

 

■ 광시야각의 이유. 컨설팅 모드

 

 

화면을 펼쳐 보았다. 여느 노트북처럼 평범한 각도로 놓고 쓸 수도 있지만, 바다 위에 누운 개복치마냥 180도로 쫙 펴는 것도 가능하다. 덕분에 여러 사람이 함께 화면을 볼 때에도 어깨를 부딪혀가며 옹기종기 모여 앉거나, 노트북을 일일이 돌릴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단순히 화면이 180도로 펴진다는 이유 하나로 컨설팅 모드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인 것도 아니다. Fn + F11 단축키를 붙이면 화면이 바로 180도 회전하니 맞은편에 앉은 상대도 화면을 보기 편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터치스크린의 부재다. 여기에 터치스크린까지 달려 있었다면 컨설팅 모드에서 누구나 쉽게 화면을 조작할 수 있었을 거다.

 

 

물론 화면만 젖히고 돌릴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고 한들 그걸로 끝은 아니다. 화면의 시야각이 180도의 화면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컨설팅 모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여기에 대한 노트북 9 metal의 해결책은 넓은 시야각을 지닌 PLS 패널이다. 덕분에 화면을 180도로 펼친 상태에서도 왜곡 없이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고, 최대 밝기는 400nit로 실내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해상도는 1920x1080. 레티나에 4K까지 도달한 요새 추세에 비해 썩 높다고 하진 못해도 13.3형의 슬림형 노트북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키보드 부분은 13.3형의 크기를 지닌 여느 슬림형 고급 노트북과 비교해서 별로 특별할 것이 없다. 이 말인즉 타이핑이 편한 풀 사이즈 키보드와, 어두운 곳에서도 타이핑을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키보드 백라이트, 부족함이 없는 특수 키, 널찍한 터치패드를 모두 갖췄다는 소리다. 키보드 백라이트는 사용 환경에 따라선 그 존재를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주변이 밝으면 센서가 알아서 키보드의 불을 꺼주기 때문이다. 대신 어두운 곳에선 자동으로 불이 켜진다. 키보드 위쪽엔 전원 버튼이 달려 있으나 덮개를 열면 자동으로 시스템을 켜주는 자동 부팅 기능 덕분에 누를 일이 없다.

 

 

■ 성능? 슬림형이지만 괜찮아

 

두께가 얇다느니 무게가 가볍다느니 하는 말 때문에 노트북 9 metal의 성능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여기에 그 선입견을 바꿔 줄 스펙이 몇 개 있다. 스카이레이크 기반의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코어 i3-6100U, 8GB 용량의 LPDDR3 메모리, 128GB SSD 같은 것들이다. 이 정도라면 슬림형 노트북이나 2in1 PC에서 최고 성능이라 부를 수준까진 아니어도, 어떤 작업이건 거뜬히 해낼 순 있다. 특히 낮은 전력 사용량만을 추구한 아톰 프로세서의 빈약한 성능 때문에 일부 보급형 모델에 실망했던 사람이라면, 격이 다른 성능 차이를 느낄 수 있다.

 

 

▲ HWiNFO64에서 확인한 코어 i5-6200U 프로세서의 정보

 

 

▲ CPU 성능 테스트: 시네벤치 R15. OpenGL 39.36fps, CPU 244cb

 

 

▲ CPU 성능 테스트: 프리츠 체스 벤치마크. 46.44

 

 

▲ CPU 성능 테스트: wPrime. 32M 21.076s, 1024M 663.833s.

 

 

▲ 스토리지 성능 테스트: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5.1.2. 순차 액세스 성능은 SATA 6Gbps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보통 SSD 수준이다.

 

게임을 하려고 일부러 이런 노트북을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노트북이 있는 김에 딴 짓을 하다 보면 게임에도 눈이 향하게 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풀 HD 해상도에 모든 옵션을 높음으로 설정해도 평균 50프레임으로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허나 욕심을 좀 더 내서 1440x900 해상도의 배틀필드 4, 1366x768 해상도의 파크라이 4를 미디엄 옵션으로 플레이하자 평균 19.2프레임과 13프레임에 그쳤다. 노트북 9 metal에서 할 만한 게임은 딱 리그 오브 레전드까지, 그 이상은 무리다.

 

▲ 종합 성능 테스트: PC마크 8 Home

 

▲ 종합 성능 테스트: PC마크 8 Conventional

 

▲ 종합 성능 테스트: PC마크 8 Work

 

▲ 3D 성능 테스트: 파이어 스트라이크 1.1

 

▲ 3D 성능 테스트: 스카이 드라이버 1.0

 

▲ 3D 성능 테스트: 클라우드 게이트 1.1

 

무거운 작업에선 CPU의 온도가 올라간다. 시스템의 열을 식히기 위해선 쿨링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쿨링 팬이 들어간 이상 소음이 아예 나지 않을 순 없다. 중요한 건 소음이 들리는가이다. 시네벤치나 OCCT처럼 CPU의 모든 코어를 높은 클럭으로 작동시키는 테스트에선 CPU 온도가 최고 81도까지 올라갔으며 소음도 40dBA 정도로 늘어난다. 허나 소리가 울리거나 귀에 거슬리진 않았으며, 키보드 부분은 40도로 다소 따뜻한 수준에 그쳤다. 무엇보다 노트북에서 이 정도로 무거운 작업을 장시간 실행할 일은 별로 없기에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

 

 

HWiNFO64에서 측정한 CPU 온도

 

 

■ 삼성이라 가능하다. 풍부한 설정과 스마트폰 연동

 

 

노트북 9 metal은 제어판 외에 Samsung Setting라는 항목이 따로 나와 있는데, 꽤나 요긴한 항목들이 여기에 모여 있다. 노트북 커버를 열면 자동으로 컴퓨터를 켜거나, USB 충전과 절전 모드, 소음을 낮추고 최적의 무선 네트워크를 고르거나 색감과 음향 효과를 고르는 것까지 모두 여기서 할 수 있다. 원한다면 녹화나 녹음을 막고 패턴 로그인을 추가해 보안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젠 생활필수품의 위치에 올라선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삼성 사이드싱크는 노트북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에 사이드싱크 앱을 깔고 노트북과 같은 WiFi에 연결한 후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노트북에서 스마트폰을 바로 조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깔린 앱을 실행하고 저장된 데이터를 보는 것은 물론, 동영상이나 음악 재생까지 된다. 당연히 소리도 스마트폰의 빈약한 스피커가 아닌 노트북의 스테레오 스피커에서 들려온다.

 

 

 

또 스마트폰의 파일을 노트북 9 metal로 옮기기 위해 USB 케이블이 어디 있는지를 찾을 필요가 없다. Wi-Fi Transfer를 사용하면 스마트폰에서 노트북으로, 혹은 노트북에서 스마트폰으로 파일을 옮길 수 있다. 전송 속도는 그리 나쁘지 않으며, 연결할 때마다 핀 번호를 확인해 보안을 지키기에 다른 사람에게 파일을 넘겨줄 때도 나쁘지 않다. 다만 스마트폰에선 폴더 단위로 파일을 지정하지 않고 이미지나 동영상, 오디오와 다운로드 같은 식으로 분류하기에, 정리되지 않은 다수의 파일을 찾아 고를 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 10시간 동안 노트북 9 metal을 사용하는 방법

 

 

840g의 무게는 메탈 바디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겉으론 드러나지 않아도 노트북 안에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노트북 9 metal은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실제로도 뼈를 깎았다고 할 수 있는데, 노트북 바닥을 열어보면 부품 업그레이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배터리 주변에 상당한 공간이 비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까지 배터리로 꽉 채웠다면 사용 시간은 늘겠지만, 그럼 무게가 그만큼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참으로 다양하다. 화면과 키보드 백라이트의 밝기, 무선 네트워크의 사용과 트래픽, 구동하는 작업의 종류에 따라 배터리 사용 시간은 크게 달라진다. 화면 밝기를 최대로 높이고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한 상태에서 실행한 PC마크 8Home 테스트는 2시간 22분이 나왔다. 이 결과만 보면 배터리 사용 시간은 꽤 실망스러운 편이나, 사진 편집과 캐주얼 게임이 두루 포함된 테스트인 만큼, 마냥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다고 할 수는 없다.

 

화면 밝기와 무선 네트워크는 유지한 상태로 음량은 30으로 놓고, 용량 1.91GB2시간 분량을 지닌 풀 HD MPEG4 동영상을 반복 재생하니 4시간 동안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음량은 20, 밝기는 50으로 낮추고 Samsung SettingEco 모드를 켜니 재생 시간은 7시간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키보드 백라이트까지 끄고 사운드 재생과 무선 네트워크를 쓰지 않으며 단순 문서 작업만 한다고 치면, 최대 10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삼성의 설명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슬림형 노트북의 모범답안

 

 

삼성전자 노트북 9 metal13.3형 슬림 노트북이 어디까지 가벼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제품이다. 무게를 줄이는 데만 집착해 다른 부분을 놓쳤다면 그저 가벼운 게 전부인 노트북이 됐겠으나, 스카이레이크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품고 이를 뒷받침하는 메모리와 스토리지로 훌륭한 성능을 갖췄으며, HD 고해상도를 지닌 PLS 광시야각 패널의 장점을 잘 살린 180도 컨설팅 모드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하루 외출 동안 거뜬히 버티는 배터리에, 풀 메탈 소재로 견고한 바디를 만들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가격은 120만 원 가까이로 저렴하다고 할 순 없으나, 스펙을 생각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편에 속한다. 삼성전자 노트북 9 metal은 우수한 성능과 13.3형의 풀 HD 스크린이 꼭 필요하면서도, 가벼운 무게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사람에게 좋은 선택이 될 노트북이다.

 

테크니컬라이터 강호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