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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 여론 직접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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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이용자의 알권리 보호를 위한 토론회 현장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와 게이머 사이의 오랜 앙금으로 남아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에서 2015년 7월부터 자율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구성품과 확률을 알리는 자율규제를 시작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19대를 넘어 20대 국회로 넘어온 후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법안이 2종이나 발의된 것은 그만큼 여론이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법안을 대표 발의한 노웅래 의원이 이동섭 의원과 함께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대한 입법 토론회를 직접 열고 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의원은 8월 30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게임이용자의 알권리 보호를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다.

노웅래 의원은 “한국 게임산업이 매출 10조 원 규모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게임 이용자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게임회사들이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게임 이용자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제가 발의한 법안은 게임산업 규제가 아니라 이용자 신뢰를 확보해 결과적으로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우선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확률 공개를 법으로 강제하는 ‘법적 규제’가 있다. 그리고 법은 아니지만 게임업계가 자발적으로 확률을 발표하는 ‘자율규제’가 있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은 학계, 시민단체, 정부로 나뉜다. 그리고 이 중 학계와 시민단체는 의견이 정반대로 갈렸다. 학계는 자율규제, 시민단체는 법적규제를 주장한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 게임사 '자율규제'로 해결해야

우선 학계는 법적 규제보다는 '자율규제'에 무게를 실었다. 확률 공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되며,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 같은 부분은 게임업계가 진행 중인 자율규제를 다듬어서 해결할 부분이라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유병준 교수는 확률 공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은 부분유료화에서 돈을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확정형 아이템(단품으로 판매되는 유료 아이템)으로 인해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 간에 끝없이 벌어지는 격차를 좁히기 위한 것이다”라며 “여기에 확률 공개가 과소비를 줄인다는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확률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면 불만을 품은 소수 유저의 의견이 전체 의견인 것처럼 과장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 서울대학교 유병준 교수


▲ 확정형 아이템과 확률형 아이템이 게임 승률에 주는 영향을 분석한 자료

경희대학교 문화관광콘텐츠학과 유창석 교수는 연구 없이 진행되는 법적규제는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진정성은 좋지만 이것만으로 법이 잘 작동한다는 보장은 없다. ‘단통법’ 역시 누구나 동일한 가격에 핸드폰을 사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시행 이후에는 핸드폰을 모두가 비싸게 구매하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며, 이 상태에서 법제화는 이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경희대학교 유창석 교수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황성기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이나 확률은 게임사의 영업비밀이며 이를 법으로 공개하는 것은 게임사의 영업의 자유를 과하게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사행성은 기본적으로 ‘환전성’이 있어야 하는데 확률형 아이템은 그 결과물을 게임사가 돈으로 바꿔주지 않는다. 따라서 사행성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라며 “법적규제는 문제가 있다. 자율규제를 활용하되 이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있다면 관련 주체가 자율규제 설계에 참여하거나, 평가를 통해 개선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라고 전했다.


▲ 한양대학교 황성기 교수

게이머 중 90%가 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 원한다

반면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은 토론회를 앞두고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부분이 국산 게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저 1,03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부정적인 요소가 크다는 답변이 90.6%, 법제화에 찬성한다는 답변 역시 90.3%에 달했다. 이 외에도 자율규제의 경우 전체의 94.2%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

윤문용 정책국장은 “현재 게임트릭스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는 모두 외산 게임이며 10위 권에 있는 국산 게임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은 2005년 전에 출시됐다”라며 “다시 말해 최근 10년 간 출시된 게임 중 10위 권 게임이 없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한국 게임 이용자들의 한국 게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최성희 과장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음을 알렸다. 최 과장은 “문체부에 직접 오는 경우도 있고 게임물관리위원회나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되는 민원도 있다. 기본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은 모든 게임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민원이 꾸준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내용으로는 사행성 우려와 기본적인 운영에 대한 지적, 확률 공개를 요구하거나 조작이 의심된다는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업계의 자율규제 시행 후에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민원은 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문체부 최성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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