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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에 재현된 십자군 전쟁, 콜오브듀티4(콜오브듀티4: 모던 워페어)

16일 드디어 국내에도 ‘콜오브듀티4: 모던 워페어(이하 콜오브듀티4)’가 발매됐다.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최신작인 ‘콜오브듀티4’는 시리즈의 원 개발사 인피니티워드가 개발했다는 점과 PC용 FPS로의 복귀라는 점에서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전작 ‘콜오브듀티 3(트레이아치 개발)’는 콘솔 플랫폼으로만 발매 됐기 때문에 PC용 최신작를 기다려 왔던 팬들 매우 아쉬울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이번 ‘콜오브듀티4’에게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인피니티워드’, ‘PC용 FPS게임으로의 복귀’는 사실 ‘콜오브듀티4’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로 충분하지 않다. 공개 전부터 루머로 떠돌던 ‘최신작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 아닌 현대전’은 결국 사실로 판명됐고, (게이머들의) 새로운 적으로는 중동으로 상징되는 이슬람 세력이 선정됐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사실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연합군들의 ‘영웅적인 행위’를 묘사해온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기다려왔던 팬들은 상당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이런 이유로 ‘콜오브듀티4’에 정치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팬들도 상당히 있으리라.

이슬람 세계가 가진 불안을 정벌하는 현대의 십자군

뚜껑을 열어본 ‘콜오브듀티4’는 생각보다 복잡한 국제 정세를 담고 있었다. 구 러시아 지역의 무정부주의자 무장세력과 이들과 결탁한 중동의 테러리스트를 영국의 특공대 S.A.S와 미해병대가 진압한다는 것이 ‘콜오브듀티4’의 줄거리인데, 이는 러시아 연방과 맞서고 있는 체첸(러시아 연방 남부의 이슬람 공화국)과 이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이란의 상황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 게임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바로 ‘핵’이다. ‘콜오브듀티4’ 미션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슬람 무장 세력이 ‘세계정복의 야욕(이 레파토리는 변하질 않는다)’을 위해 핵을 발사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이란이 핵 보유국으로 강대국(특히 영국/미국)들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말하자면 서방의 이슬람 세계에 대한 경계와 ‘저놈들이 언제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라는 현실의 불안이 반영돼, ‘무찌르자 이슬람’의 구호가 가상으로나마 실현된 것이 ‘콜오브듀티4’인 것이다. 서방 세계가 가진 불안의 한 축에 북한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이런 설정을 편하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

자, 이쯤 되면 이 게임을 ‘21형 십자군 전쟁’이라고 칭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제 이 현대의 십자군들이 어떻게 정벌전쟁을 수행하는지 살펴보자.

침투/암살과 대규모 점령 작전의 앙상블

‘콜오브듀티4’의 싱글플레이 미션은 크게 S.A.S와 미 해병대로 나눠진다. S.A.S의 미션은 특수부대답게 침투, 암살 등이 큰 부분을 차지하며, 미 해병대의 미션은 지역을 점령하는 대규모의 작전으로 이루어진다.

S.A.S와 미 해병대는 미션의 성격이 다른 만큼 배경도 다르다. S.A.S의 미션은 주로 러시아 연방 일대에서 진행되며 러시아 연방의 군인이나, 일대의 정보원이 함께 미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미 해병대의 미션은 주로 중동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중동 지역의 특색이나 지형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최근에 치뤄진 이라크 전쟁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다.

▲ 사실적으로 묘사된 중동지역

미 해병대의 중동 지역 미션은 주로 분대단위로 진행되는데, 중반 정도 가면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고속 유탄 발사기를 쏘는 등 다채로운 공격 방법이 등장한다. 이 외에도 야간 투시경, 대전차 로켓포 등 미군의 첨단 장비들을 실재로 운용해볼 수 있다. 미 해병대의 미션은 게임 중반까지만 진행되는데 그 이유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 직접 게임을 해보면서 알아보길 권한다.

미 해병대의 미션이 종료되었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볼륨 상이나 시나리오 상으로나 ‘콜오브듀티4’의 줄거리는 S.A.S에 의해 진행된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제거해야 할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제거하면 싱글 미션이 완료된다. 게이머는 각각의 암살 미션을 통해 목표를 사살할 수 있는데 굉장히 창의적인 방법(?)이 동원 되고 또 이 과정에서 비인간적이고 냉혹한 특수부대의 일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전작에서도 전장을 옮겨 다니며 여러 명의 주인공들을 플레이 할 수 있었기 때문에, S.A.S 와 미 해병대를 오가는 방식의 게임진행은 새로울 것은 없지만, 두 진영의 (미 해병대와 S.A.S)미션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예를 들어 정교한 특수 임무를 마치면, 대규모 점령작전이 바로 이어지는 등 긴장의 끈을 쥐었다 놨다 하며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미션의 방식도 첨단무기에 걸맞게 새롭다. 공중폭격, 암살, 침투, 탈출, 생포 등 현대전에서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작전들이 게임 속에서 구현되었다. 특히 종종 등장하는 암살 미션의 경우 감히 ‘콜오브듀티 4’의 백미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인데 적진의 한 가운데서 단 한 발로 목표물의 숨통을 노려야 하는 김장감을 잘 표현했다. 개별 미션의 구성도 칭찬할 만한 점의 하나. 예를 들어 암살 다음 바로 탈출 미션이 진행되는 등 개연성 있게 시나리오가 진행돼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 저격 미션

첨단 무기의 향연, 인피니티워드 기술력을 마음껏 뽐내다.

‘콜오브듀티4’에 등장한 무기들을 구현한 인피니티워드의 개발진들을 평가한다면, ‘FPS의 극에 달한 자’라고 하고 싶다. ‘콜오브듀티 4’에는 유래 없이 많은 첨단 무기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밸런스는 매우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다. 이 정도면 대다수 실제로 총을 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남성들에게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실제에 가까운 타격감과 밸런스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특히 유탄발사기와 같은 곡사화기의 밸런스는 놀라울 정도다. 타격 범위에 대한 불만은 좀 있으나 이를 ‘게임적 허용(실제와 같지 않지만 게임의 재미를 위해 허용할 수 있는 범위란 뜻) ’이라고 생각한다면 소리, 반동, 유효거리 등은 매우 만족스럽다. 화기에 타격을 입은 캐릭터의 묘사도 탁월하다. 타격 부위에 따라 적절하게 비틀거려 주는 캐릭터는 게이머로 하여금 ‘실제 전장 같군’ 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근래 나오는 FPS들조차 쓸데없이 큰 소리와 어처구니 없는 반동 등으로 강한 타격감을 표현하는 것을 생각하면, 인피니티워드 개발진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어쩌면 이 기술력을 과시하기에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배경은 너무 낡은 것이 아니었던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콜오브튜티 4’의 맵들은 전작에 비해 좀 복잡해졌다. 바로 앞에 있는 창과 그 건너편 창을 통해 저격을 해야 하는 미션이 있을 정도로 촘촘하고 까다롭게 꾸며져 있다. 특히 지형지물을 이용해 은폐 엄폐해 할 필요성이 높아졌고, 빽빽이 들어찬 오브젝트 때문에 수류탄을 던지거나, 날아온 수류탄을 제거하는 동작이 쉽지 않다. 특히 야간투시경을 착용해야 맵에서는 헤매기 일쑤다. 건물을 따라 길이 나있는 맵에서는 크레모아가 큰 효과를 발휘한다. 미리 적이 기동할 것으로 예측되는 루트에 크레모아를 설치하면 손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콜오브듀티4’의 이런 맵디자인은 싱글플레이 보다는 멀티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거의 파괴된 지역을 배경으로 했던 전작들과는 확실히 달라진 점이다.

▲ 정밀 폭격 미션, 민간인의 차를 강탈하는 아군의 모습이 가감없이 등장한다

어처구니 없이 작은 볼륨, 감흥 없는 스토리 진행은 흠

실컷 칭찬 했으니 이제 안 좋은 점에 대해 좀 이야기해 보자. 첫 번째는 볼륨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중반 즈음 왔겠군’이라고 생각하면 게임이 끝나버린다. 게다가 그 끝이 거의 80년 대 홍콩 영화 분위기로 마무리 되기 때문에 허탈감은 더욱 크다.

작은 볼륨의 싱글 미션은 최근 패키지 형태로 출시되는 FPS의 경향이기도 한데, ‘콜오브듀티4’는 작아도 너무 작다. 출시일정이나 멀티플레이의 강화 등 개발진으로서도 꺾을 수 없는 흐름이 있겠지만, 하다만 듯한 느낌을 주는 싱글미션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개별미션의 완성도에 힘을 다 쏟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빈약한 볼륨을 가질 수 밖에 없었나? 좋게 생각해보려 했지만 이것도 충분한 이유가 되진 못한다.

두 번째는 감흥이 느껴지는 미션의 실종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작들에서는 게임을 클리어하며 ‘이 거대하고 역사적인 현장에 내가 있구나’라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지만, ‘콜오브듀티 4’에서는 이런 감흥을 느끼기 어려웠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현대전이란 배경에 기인한 것이 크다. 2차 세계대전은 그동안 매체에서 많이 다뤄져 왔고, ‘밴드오브브라더스’나 ‘라이언일병 구하기’ 등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합군의 영웅적인 면모’에 감동받는 것을 학습해 왔다. 따라서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전작들이 게이머에게 감동을 주기는 수월했으리라.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콜오브듀티4’에서는 특수부대에 의한 테러범의 즉결처형을 보여주는 등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을 심어 놓아 일부러 `영웅놀이`의 몰입을 방해한다 . 딴에는 일방적으로 주인공들을 영웅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경계하며 ‘이슬람 모욕’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기 위함이었을까? 어쨌든 플레이내내 헤어진 옛 애인을 대하는 듯한 어색한 느낌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 싱글미션의 피날레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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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 비디오 | PS3 , Xbox360
장르
FPS
제작사
인피니티워드
게임소개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삼은 FPS '콜 오브 듀티'시리즈 네 번째 넘버링 타이틀이다. 이전과 달리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는 현대전을 소재로 삼았다. 플레이어는...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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