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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2 OBT, 5년간 기다린 게임인데 서버가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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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2일, ‘라그나로크2’가 두 번째 OBT를 시작했다. 2007년 실패를 딛고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개발진의 의욕은 차고 넘쳤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개발진의 의지는 원활한 서비스로 이어지지 못했다. OBT가 시작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발생 중인 서버 불안 이슈는 1주일이 흐른 지금까지도 진척되지 않았다. 여기에 ‘게임머니 복사 버그’ 등 심각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즉, 적어도 현재까지의 ‘라그나로크2’ 운영은 크게 실패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저들이 가장 크게 실망한 부분은 두 번째 OBT임에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그라비티가 다짐해왔던 게임의 원활한 운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개선된 점을 발견하지 못한 유저들은 분노를 넘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과 같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게임의 완성도는 둘째치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서버 관리 능력’과 ‘운영’만큼은 좋아져야 되지 않겠냐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4대 명검에 이어 새로운 검 등장!

'라그라로크2’의 미숙한 운영은 웬만하지 않은 수준이기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유저 사이에서 이른바 ‘4대 명검’이라 불리는 정기점검, 긴급점검, 임시점검, 연장점검이 모두 동원되었다. 총 4종의 검으로 이루어진 ‘점검 세트 장비’는 갖추면 갖출수록 유저에 대한 광역 도발 효과가 증가하는 특성을 지녔다. 여기에 그라비티는 운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하여 ‘데일리점검’이라는 새로운 검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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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그나로크2'의 무한 점검 사태를 소재로 한 이구동성 만평

여기에 게임머니/아이템 복사 버그가 서비스 초반에 발생하여 개발진의 미숙한 운영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라비티는 점검을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이미 복사된 게임머니가 국내 아이템 중개 거래 사이트에 대거 올라오며 게임 내 경제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즉, 그라비티의 사후 대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 유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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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선될 기미가 없는 서버 불안 사태를 한탄하는 검은리본 행렬

그라비티의 개선 의지는 강하다. ‘라그나로크2’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전진수 이사는 게임의 공식 홈페이지에 장문의 사과문을 업데이트하며 사죄의 뜻을 전하고 최대한 빨리 불편한 사항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캐릭터의 버프 정보가 비정상적으로 큰 값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서버 불안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판단되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전 이사의 공식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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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그나로크2' 개발 총괄 전진수 이사

하지만 시간과 노력, 개선을 위한 의지가 문제를 저절로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유저들은 개선 결과를 몸으로 실감하지 못하는 이상 사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동안 ‘라그나로크2’의 재오픈을 기다려온 게이머들을 위해서라도 운영 이슈를 조기에 안정화시킬 필요성이 있다.

즐기기에 무리는 없으나, 뭔가 심심하다 - 무난한 게임성

‘라그나로크2’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무난하다. 동화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그래픽 분위기에 맞춰 UI 디자인을 실로 한 땀 한 땀 꿰맨 것 같은 느낌을 살리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티가 난다. 전투 직업과 생산 직업을 동시에 육성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두 부분의 밸런스를 적정하게 조정한 점 역시 큰 장점이라 평가한다. 최근 MMORPG에서 보기 드물게 유저가 직접 포인트를 투자해 원하는 능력치를 강화하는 스탯 시스템에서는 전작의 느낌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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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그나로크'의 상징 귀여운 '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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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메이드가 빗자루로 직접 태워다주는 '카프라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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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민첩'의 향수를 자극하는 스탯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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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티콘을 통한 감정표현 시스템

그러나 ‘라그나로크2’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흐릿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즐길만한 게임인 점은 분명하지만 뛰어난 작품이라 평가하기에는 2% 부족하다. 얼마 전 출시된 액션 게임, ‘다크니스2’에 대해 게임메카는 ‘짧고 굵은’ 게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빗대어서 말하자면 ‘라그나로크2’는 ‘가늘고 길다’라는 인상이 강하다. 즉, ‘라그나로크’라는 브랜드에 비해 주는 재미는 덜하다는 것이 유저들의 의견이다.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손꼽히는 것은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이번 OBT를 맞이해 다양한 컷신 영상을 추가하여 스토리 부분을 강화하려는 의도는 보였으나, 그것이 효과적으로 ‘라그나로크2’만의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했다. 퀘스트 중간에 읽어볼 수 있는 게임 내 서적은 글씨가 흐릿하게 처리되어 가독성이 약했다. 시나리오가 담긴 캐릭터 대화창 역시 동일한 색과 크기의 장문으로 표기되었다.


▲ 상큼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라그나로크2'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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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텍스트가 나를 압박한다

즉, 많은 시나리오와 핵심 정보를 지닌 대화창을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활자를 읽는데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면 주요한 정보와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폰트 혹은 다른 색으로 표시하여 주목을 이끌어낼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가 적용된 부분은 유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리는 ‘지시문’에 집중되어, 퀘스트 내용만 읽고 그 안에 스민 스토리는 무시하는 경향이 심화되었으리라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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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가독성이 높은 텍스트 공개 방식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수집욕을 자극하는 카드, 카라 시스템 등이 특징적인 요소로 자리잡아 잔재미를 제공하지만 이 것이 메인은 아니다. 카라 시스템의 경우 빙고게임과 접목되어 한 줄씩 완성하는 즐거움이 있으나 게이머들은 이 콘텐츠를 주 목적으로 두고 게임에 방문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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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 어콜라이트, 신규 직업으로 추가된다면 한 번?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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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줄씩 완성하는 재미가 쏠쏠하게 살아있는 '카라' 시스템

MMORPG 장르는 더 이상 차별화된 시스템 혹은 플레이 요소를 통해 신선한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단계가 지났다고 평가한다. 사람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독특한 요소는 이미 세상에 다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스토리’, ‘캐릭터성’, ‘전투’와 같이 그 게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콘텐츠를 부각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된 플레이 요소를 흥미롭게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그나로크2’의 경우, 이 부분이 부족하여 전형적인 MMORPG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획일화 성향이 강한 스킬 트리 - 패턴화된 전투

‘라그나로크2’의 전투 시스템은 스킬 트리를 토대로 삼는다. 기자가 플레이한 ‘매지션’은 크게 불과 얼음, 전기 속성으로 나뉜 3가지 마법 중 원하는 것을 포인트를 투자해 강화할 수 있었다. 여기에 선택한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버프 효과를 제공하는 ‘문장’ 시스템이 접목되어 있다. 타 캐릭터의 스킬 역시 사용 방식과 속성, 효과에 따라 스킬 트리가 분화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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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선택한 '매지션', 마법사인데 요술봉을 들고 있다

문제는 일정 레벨 이상부터 사용하는 스킬 수가 한정되며 전체적인 전투가 무난해진다는 것이다. ‘매지션’의 스킬 중 ‘불’ 속성의 기술을 선택한 기자는 10레벨 초반 이후부터 타 속성은 배제했다. 여러 속성에 포인트를 배분하는 것보다 하나에 집중하는 방식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이머 역시 특정 스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일정 시점에 이르면 전투가 패턴화되어 지루해진다는 단점을 야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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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을 활성화시켜 추가 효과를 얻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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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사냥에 들어간다...가라! 몬스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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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받은 몬스터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라그나로크1’의 장점은 스킬 쿨타임 없이 빠르게 공격하는 데에서 오는 손맛이다. 그러나 ‘라그나로크2’의 경우, 스킬 이펙트는 화려하지만 전작과 같은 시원스런 타격감이 부족해 아쉽다는 의견이 뒤따르고 있다. 일부 스킬의 경우, 즉시 시전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전투 기술에 쿨타임이 따라붙기 때문에 전작의 조작감에 익숙해져 있던 유저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없지 않다.

필드와 인스턴스 던전의 난이도는 점진적으로 상승하여 10레벨 이상부터 파티 플레이에 대한 필요도가 증가한다. ‘라그나로크2’의 초창기 클래스 구성 역시 딜러와 탱커, 힐러, 버퍼 등이 포함된 균형적인 파티를 이루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파티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 중 지배적인 것은 메인 힐러 자리에 앉아야 할 ‘프리스트’의 HP 회복 능력이 부족하여 원활한 협동 플레이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마법형 캐릭터 ‘소서리스’가 ‘프리스트’보다 힐러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즉, 각 클래스가 파티에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밸런스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그라비티는 업데이트를 통해 수시로 밸런스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명쾌한 해답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필요한 재료였는데 모르고 팔아버렸네? - 제조 시스템

‘라그나로크2’의 제조 시스템의 완성도는 안정적이다. 재료를 채집하는 방식에서 4가지 직업에 각기 다른 차별성을 주었으며, 채집만으로도 생활 직업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어 레벨 업이 한결 수월하다. 또한 장소에 대한 제약이 없기 때문에 원한다면 필드에서도 작업대를 펴고 제작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편리하다. 재료를 가공하는 스킬을 저레벨부터 제공하여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살린 점 역시 장점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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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드에서 한가롭게 작업 중인 아티잔...천옷과 가죽옷 전문 생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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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스터의 시신을 수습하면 필요한 재료를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직접 채집하는 재료 외에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 재료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류를 만드는데 필요한 ‘천공의 정수’, ‘요괴의 흔적’과 같은 재료는 별도의 설명이 없으면 제작과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기자 역시 활용 방법이 명시되지 않은 아이템을 상점에 무더기로 팔아버린 뒤에야 각 재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어 후회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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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제조 스킬을 익힌 뒤에야 보조 재료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따라서 상세한 설명을 통해 각 재료의 활용 방법을 정확하게 안내한다면 보다 원활하게 제조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간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2’의 두 번째 OBT를 맞아 그간의 오명을 확실하게 씻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 그에 대한 성과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서버 접속 불안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점검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게임을 기다려왔던 유저들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빠른 시간 내에 정상적인 운영을 일궈내는 것이다. 서비스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는 개발진의 노력이 과연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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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그라비티
게임소개
'라그나로크 2'는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정식 후속작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전투 직업과 전문 직업을 함께 육성하여 전투를 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들을 직접 생산하여 사용하거나 다른 유저들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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