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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 3차 CBT, 이제 정말 OBT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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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드앤소울' 3차 CBT의 최종 보스 '포화란'

지난 2차 CBT로부터 어언 8개월이 흐른 4월 25일, ‘블레이드 앤 소울(이하 블소)’ 의 3차 CBT가 시작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4월부터 2주 간 진행된 것은 지난 테스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애피타이징 테스트였고 본격적인 3차 CBT는 5월 9일부터였지만, 콘텐츠도 동일하고 초기화도 없이 쭉 진행되었으니 4주 간의 3차 CBT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차 CBT에서 ‘블소’ 의 전반적인 게임성을, 2차 CBT에서 ‘암살자’ 의 추가와 함께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였다면, 이번 3차 CBT의 핵심은 2% 부족했던 쾌감을 채워주는 데 집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규 직업인 ‘소환사’ 는 그렇다 쳐도, ‘블소’ 의 미려한 그래픽을 백분 활용한 커스터마이징, 벽을 타고 넘나드는 경공, 제작과 돌림판 시스템의 추가, 난이도 조절로 인한 전반적인 사냥의 재미 재조정 등이 대표적이었다.

멋들어진 커스터마이징

이번 CBT에서 처음 도입된 캐릭터 세부 커스터마이징은 많은 호평을 받았다. 애초부터 캐릭터가 미려하기로 소문난 ‘블소’ 에 유저 개개인의 취향을 한껏 반영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추가되니, 자신의 캐릭터에 열광하는 유저를 뜻하는 ‘자캐덕’ 들이 양산되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경우 헤어스타일을 제외하면 키, 신체 사이즈, 이목구비, 피부색 등 대부분의 외형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다.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봐도 자유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다 그 퀄리티 또한 최상급이기 때문에, 유저의 센스에 따라 게임 내 등장인물과 꼭 닮은 아바타(개인적으로 튜토리얼 가장 처음에 나오는 진영 사형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를 만들 수도 있었다.

실제로 웹상에서는 ‘블소’ 커스터마이징을 이용해 다양한 실존/가상 인물을 만들며 자랑을 하는 팬 문화가 퍼진 적도 있었으며, 제작진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게임 내에 ‘슈퍼쥬니어’ 의 신동, ‘무한도전’ 의 멤버들 등 다양한 실존 인물을 까메오처럼 삽입해 잔재미를 제공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라면 캐릭터의 목소리였다. 커스터마이징 과정에서는 캐릭터의 프리퀄 목소리를 종류를 몇 가지 선택할 수 있는데, 이 목소리들은 단순히 기합이나 비명 등에서만 적용될 뿐이라 약간 김이 샌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별의별 퀘스트에도 풀 보이스 처리가 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정작 게임의 하이라이트를 담당하는 이벤트 장면에서 나의 캐릭터는 입을 꼭 다물고 있다니. 향후 OBT와 정식서비스에서는 수다쟁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서연을 향해 ‘이 나쁜 년아!’ 라고 한 마디 던져주는 내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

멋있어졌지만, 다소 아쉬운 경공

‘블소’ 의 백미인 경공 시스템은 게임에 맞게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다. 먼저 레벨이 올라가면 자동으로 배울 수 있었던 다양한 경공 기술들을 퀘스트를 통해 ‘습득’ 하도록 바뀌었다. 예전엔 ‘튜토리얼에서 경공을 하나하나 배우더니 나중엔 저절로 익히네?’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이제는 까다로운 노친네 독초거사의 요청을 들어주고 가르침을 받는 과정이 추가되어 한결 경공에 대한 애정이 돈독해졌다. 물론 대사막 지역의 퀘스트는 약간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장을 이용하면 훨씬 쉽고 값싸게 퀘스트 물품을 구할 수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특히, 이번 3차 CBT에서는 후반(40레벨 이상)에 배울 수 있는 ‘승천비’ 가 추가되어 더욱 다이나믹한 경공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소울파티에서도 영상이 공개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승천비’ 는 각종 벽이나 나무를 타다다닥 타고 오르는 기술이다. 사실 이전의 경공은 그냥 빨리 달리기, 혹은 활강하기 정도의 역할이었는데, ‘승천비’ 로 인해 정말 무협 고수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공 시전 시간에 대한 불만사항은 여전히 수정되지 않았다. 스테미너를 꽉 채운 상태에서 경공을 시전할 경우 초반에는 12초, 후반에는 15초 정도 유지가 가능하다. 물론 이 15초도 이번 3차 CBT의 독초거사 퀘스트를 통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무협 소설을 보면 고수들은 엄청나게 빠른 경공을 몇 시간씩 펼치지 않는가. 많은 유저들이 레벨에 따라 경공 속도, 혹은 지속 가능 시간이 조금씩이라도 상승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이 부분 역시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경공을 시전할 수 있는 일반 상태와 경공을 시전할 수 없는 전투 상태 간 전환에 일관성이 부족했다. 보통 4~5초 정도 공격을 하지 않고 받지도 않을 경우 일반 상태로 돌아오게 되는데, 간혹 주변에 적도 없고 공격도 하지 않는데 10초 넘게 전투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역시 초반에 비하면 나아졌지만, 뭔가 세세한 조절이 필요할 것 같다.


▲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블소의 핵심 콘텐츠 '경공'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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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되어도 15초 이상 뛸 수가 없는 슬픈 현실

흐규흐규 소환사

이번 3차 CBT의 주인공은 ‘블소’ 의 여섯 번째 직업, 소환사였다. 소울파티에서 모습을 드러낸 소환사의 컨셉은 현장의 팬들을 웅성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실 지난 ‘지스타 2009’ 때 공개된 소환사의 컨셉 영상에서는 거대한 마수를 부리며 주변을 초토화 시키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에 등장한 소환사의 곁에는 대형 마수 대신 이족보행을 하는 고양이가 붙어있었다.

소환사의 컨셉은 ‘초보자, 그리고 여성을 위한 직업’ 이다. 실제로 ‘블소’ 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직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컨트롤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소환사는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쉽게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적의 공격을 피하고 막고 반격하는 다른 직업과 달리, 소환사는 고양이만 슝~ 날리고 뒤에서 응원(?)만 해 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블소’ 를 처음 시작하는 유저나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했고, 테스트 초반 시작 지점에서는 고양이와 함께 필드를 뛰어다니는 소환사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에 따라 상황은 점차 변해갔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 거기에 레벨이 상승될수록 고양이와 소환사를 동시에 컨트롤 해야 하는 예상 외의 어려움 때문에 소환사 유저들은 점차 지쳐갔다. 게다가 타 직업에 비해 레벨 업 속도가 딱히 빠르지 않았고, 특정 던전이 아니면 파티 플레이에서 크게 환영받지 않았기에 많은 소환사 유저들은 점차 다른 직업으로의 전직을 결심했다. 그 결과 대사막 등 중상위 지역으로 갈수록 소환사의 모습은 점차 보이지 않게 되었으며, 3차 CBT가 끝나가는 시점인 현재, 만렙 캐릭터 수가 가장 적은 직업으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혹자는 소환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소환사가 고양이를 부리는 건지, 고양이가 소환사를 거느리는 건지 알 수 없다.”, “모든 공격은 고양이가 담당하는데, 그 고양이가 던전만 가면 제일 빨리 사망한다. 그 이후부터 소환사는 잉여다.” 라고 말이다. ‘블소’ 에서 가장 특이한 직업이자 3차 CBT의 메인이었던 소환사의 평가는 대충 이렇다. 그리고 이 의견에 대해 반론하는 사람조차 극히 적다. 이 같은 시선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파티에서의 뚜렷한 역할을 부여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자칫하면 소환사는 그저 ’블소’ 의 마스코트적인 존재로만 남아버릴 가능성도 있다. T 모 게임에서 귀여움을 담당한 엘 모 종족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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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고양이, 그보다 더 귀여운 소환사
'솔직히 귀여운 것 때문에 하는거다' 라는 분들이 많다

쉬워진 난이도, 캐릭터별 밸런스는 '글쎄'

3차 CBT를 즐기면서 느낀 점은, 1, 2차 CBT에 비해 전체적인 게임 난이도가 상당히 쉬워졌다는 점이다. 최고 레벨 상향과 이전 CBT에서의 경험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예전에 10레벨 후반에서 느꼈던 피로감이 지금은 20레벨 후반, 혹은 30레벨 근처에서 느껴진다.

가장 눈에 띄는 난이도는 인스턴스 던전이다. 특별히 어려웠던 몇 개 던전의 경우 공략 난이도가 눈에 띄게 쉬워졌는데, 덕분에 예전에는 몇 번씩 생사의 고비를 넘겨야 했던 던전도 이제는 회복약 몇 개 만으로 클리어가 가능해졌다.

퀘스트 동선 역시 확실히 깔끔해졌다.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며 주변에 있는 서브 퀘스트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퀘스트 하나 때문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하는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마을과 사냥터를 최소 2~3번만 오가고도 모든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을 정도로 동선이 최소화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상세 튜토리얼형 퀘스트가 서브 형태로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게임의 이해를 한층 편하게 만들어줬다. 개인적으로 화중 사형이 나와 각종 전투 기술을 가르쳐주는 퀘스트는 매우 감명깊었다.

문제는 퀘스트의 숫자가 늘어나고 한 번에 수행하는 퀘스트가 많아지면서 각각의 퀘스트에 대한 내용 집중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많게는 7~8개의 퀘스트를 동시에 수행하다 보면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뭘 위한 것인지를 모르고,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는 지 점점 헷갈리게 된다. 실제로 게임 중후반에는 메인 퀘스트를 제외한 서브 퀘스트는 대충 내용을 넘기고 퀘스트 충족 조건만 맵을 통해 확인하게 되었는데, 주변을 둘러봐도 애써 만든 게임 스토리를 이런 식으로 넘기는 유저들이 꽤나 많아 보였다. 쉬운 진행과 깊은 이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무리일까?

캐릭터 별 밸런스를 살펴보면 캐릭터 별로 PvP에 강하거나 사냥 특화, 방어 특화 등 다양한 특징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번 3차 CBT에서는 아직 직업 간의 갭이 상당히 큰 느낌이었다. 기공사의 경우 특유의 유리몸과 몇몇 기술의 너프로 인해 예전보다 몰이사냥이 많이 힘들어졌지만 역시 극강의 성능을 자랑했으며, 암살자 역시 눈에 띄게 증가된 대미지와 범위형 공격으로 인해 PvP와 PvE 모두에 특화된 최강캐릭터의 모습을 보였다. 검사 역시 초반에 이기어검 너프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암살자에 이은 고급 캐릭터로 발돋움했다.

한편, 이전부터 성능 문제로 말이 많았던 역사와 권사는 이번 3차 CBT에서도 딱히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역사의 경우 1, 2차 CBT때도 성능이 좋지 못했기에 ‘역레기’ 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그나마 테스트 후반에 무한 합격기를 통해 두 직업의 재발견이 이루어지며 희망이 보였다는 점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소환사의 경우 ‘아직 평가하기 이른 직업’ 이라는 쉴드를 받긴 했지만, 전체적인 능력은 줄곧 하위권에 속하며 ‘흐규흐규’ 라는 스킬명을 몸소 증명해줬다.

전반적으로 이번 ‘블소’ 3차 CBT의 난이도는 4주 플레이, 즉 애피타이징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존의 CBT 테스터들을 대상으로 맞춰져 있는 느낌이 강했다. 실제로 2주 플레이만으로는 아무리 열심히 플레이하더라도 활력 시스템 제한에 결려 포화란은 커녕 염화대성 정도에서 CBT 종료를 맞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경공 ‘승천비’ 를 비롯하여 후반부에 많은 재미 요소들이 밀집되어 있기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콘텐츠 소비 속도야 제작진이 결정할 부분이겠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만큼은 5월 9일부터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도 CBT의 ‘끝’ 을 볼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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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 하나만큼은 초월자급인 기공사, 하지만 PvP에서는 매우 약하다
PvP와 사냥 모두에서 약한 캐릭터에 비하면 양반

제작, 어려우면 안 해도 무방

미리 고백하자면, 개인적으로 제작이나 합성 등의 시스템을 매우 싫어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악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채로운 재미를 위해서는 적당 수준 삽입되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이것들이 필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3차 CBT에서 선보여진 ‘블소’ 의 제작 시스템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제대로 빠져들어보지는 않았기에 제작 시스템의 난이도나 밸런스 평가는 보류하겠다. 분명한 것은, 골치아픈 제작 따위 저 멀리 밀어놓고 사냥만 하더라도 게임 진행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상당한 양의 제작/합성 재료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블소’ 특성상 이러한 아이템들을 계속 챙길 정도로 인벤토리가 넓지 않다는 것이다. 인벤토리 확장과 필요 없는 아이템 분해, 마을에 들를 때마다 잡동사니를 판매하는 ‘부지런함’ 이 뒷받침된다면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은 각종 합성 재료들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 지 골치아파한다. 버리거나 헐값에 상점에 팔아버리자니 나중에 쓰일 일이 있을 것 같고, 가지고 다니자니 자리만 차지하고…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귀찮으면 시장’ 이다. 이번 3차 CBT에서 새로 활성화된 ‘시장’ 기능은 상당히 유용하다. 귀찮게시리 가격을 경쟁해야 하는 경매 뿐 아니라 즉시구매 상품도 꽤나 많으며, 가격 역시 생각보다 싸다. 예를 들면 경공 퀘스트에서 희귀하게 등장하는 ‘사마종’ 아이템을 찾아오거나 제작을 통해 만든 아이템을 가져와야 할 때가 있는데, 이 때 시장을 통해 완성형 아이템을 ‘구매’ 해버리면 손쉽게 퀘스트를 해결할 수 있다. 무기 역시 레벨 업 때마다 시장을 기웃거려보면 다양한 무기를 싼 값에 구할 수 있으며, 무기에 박아넣을 보석이나 보패 합성에 필요한 재료(영석 등) 역시 시장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사냥 중에 얻은 다양한 합성 재료들은 교환상인을 통해 시장에 올리면 상점보다 훨씬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전작들과는 달리, ‘블소’ 는 돈이 많이 필요한 게임이 아니다. 인벤토리 확장이나 고급 의복 등만 제외하면 돈이 들 일이 많지 않기에(필요 소모품은 사냥 중에 자연히 얻는 게 많음) 자연히 여유분의 돈이 남게 된다. 돈 잔뜩 짊어지고 힘들게 제작 재료 찾는 것보다는, 마음 편하게 시장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을 수도 있다. 물론 제작 시스템이 쓸모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장 시스템은 분명 상상 외로 편리하고 좋은 시스템이지만, 돈이 드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100금짜리 의복 등을 목표로 하고 있거나 남들보다 부자로 살고 싶다면 제작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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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 아이템따위 돈으로 사버리겠어!
시장 시스템은 매우 편리하게 잘 구현되어 있었다

속 터지는 대기열

애피타이징 테스트를 포함한 4주 간의 3차 CBT를 추억해 봤더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대기시간 2108분’ 이었다. 2차 CBT에서 5개 서버에 분산되어 있던 유저들을 겨우 2개의 서버에 몰아넣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1, 2차 CBT에 참여한 유저들에 PC방 접속자까지 몰리자 ‘대기시간 2108분’ 이라는 어이없는 메시지(실제로는 2시간 정도 걸렸다)가 표시되었고, 게임을 할 의욕을 상실케 만들었다. 게다가 간혹 버그로 튕길 경우 위의 숫자를 다시 봐야 하는 악몽까지 겹치자 제작진의 의도가 궁금해질 정도였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대기열은 자랑이 아니라 서비스 미숙이다. 이후 서버가 1개 추가되며 문제가 해결된 것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게임 내 랙이나 서버 다운, 클라이언트 불안정 현상 등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 어디까지나 캐릭터가 땅을 뚫고 낙하하곤 하던 1, 2차 CBT와 비교해서다. 그 외에 윈도우7에서의 최적화도 꽤나 잘 이루어졌는지, 높은 사양에도 불구하고 ‘블소’ 만 켜면 60%의 확률로 블루스크린이 발생하던 기자의 컴퓨터에서도 오류 없이 게임을 실행할 수 있었고, 로딩 속도도 이전에 비해 상당히 빨라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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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날보고 35시간을 기다리라는 건가?

이제는 정말 OBT 뿐이야

‘블소’ 도 벌써 1년 째 3차례에 걸친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테스트를 거치며 점점 탄탄해져가는 ‘블소’ 의 게임성, 편리한 신규 시스템들, 계속해서 추가되는 게임 콘텐츠 등을 보고 있자면 ‘블소’ 가 향후 나아갈 방향이 어렴풋이 보이는 느낌이다. 향후 문파 등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지금 현재도 시스템은 구현되었지만 짧은 테스트 기간 탓에 활성화되지는 못한 느낌), 후반 스토리 진행과 더불어 전직이나 궁극기 등이 추가된다면 또 다른 재미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려되는 점이라면 엔드 콘텐츠를 비롯한 ‘롱런’ 요소들인데, 사실 엔씨소프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 아닌가.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워낙 초반의 임팩트가 강해서 그런지, 아니면 같은 내용을 벌써 3번째(서브 캐릭터들까지 합치면…) 겪어와서인지 몰라도, 이제는 약간 무감각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나하나 읽어가며 고개를 끄덕였던 퀘스트들은 이제 클릭해서 넘기기 바쁘고, 자연 경관을 보며 감탄하던 초반 지역은 빨리 지나가고 싶은 지루한 풍경으로 변모했다. 여기서 또 한 번의 CBT를 진행한다고 하면 화날 것 같다. 이제는 하루 빨리 OBT와 정식서비스에 돌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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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T에서는 조금 더 강해져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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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이온'에 이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로, 동양의 멋과 세계관을 녹여낸 무협 게임이다. 질주와 경공, 활강, 강화 등으로 극대화된 액션과 아트 디렉터 김형태가 창조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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