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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4 에피소드 2, 소닉이 난이도의 벽에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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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출시된 '소닉 더 헤지혹 4 에피소드 2'

기자가 소닉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알라딘보이라고 불리는 콘솔기기를 통해서였다. 당시에 인기를 끌었던 ‘마리오’나 ‘동키콩’과는 달리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이 신선했지만, 정말 간단했던 퍼즐을 풀지 못해서 더 이상 게임을 진행 할 수 없었다. 그 이후 너클즈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 것 외에는 별다른 기억이 남아있지 않으며, Wii를 통해 출시된 각종 게임에 등장한 소닉의 모습은 그저 아는 캐릭터의 등장이라는 것 외에는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강세와 함께 유명 게임들이 속속 게임 애플리케이션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소닉 역시 ‘소닉 더 헤지혹 4 에피소드 1(이하 소닉 4 Ep 1)’을 시작으로 iOS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소닉 Ep 1'은 '소닉 더 헤지혹 3‘ 이후 17년 만에 출시된 정통 타이틀 치곤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리메이크에 불과한 스테이지와 부실한 볼륨은 소닉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던 팬들마저 실망하게 만들었다. 그런 원망을 업고 등장한 ’소닉 더 헤지혹 4 에피소드 2(이하 소닉 4 Ep 2)‘의 책임은 막중했다.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의 소닉

소닉이 세가의 마스코트같은 캐릭터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찾아서 할 만큼 매력 있는 게임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내 기억속의 소닉은 단지 달리기만 하는 게임에 불과했고, 좋아하는 장르가 RPG라는 점은 소닉과 더욱 멀어지게 만든 요인이었다. 게다가 소닉에 대한 좋은 인상이 없는 기자에게 ‘소닉 4 Ep 2’을 플레이하기에 앞서 해본 ‘소닉 4 Ep 1’은 소닉의 이미지를 더 깎아내리기 충분했다. 그런데 오히려 ‘소닉 4 Ep 1’을 플레이했던 것이 전화위복이었을까. ‘소닉 4 Ep 2’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 다소 정신없다는 느낌을 받은 '소닉 4 Ep 1‘

▲ '소닉 4 Ep 2'가 전작의 실수를 만회하기위해 등장했다

▲ 자세가 좀 그렇지만, 이게 바로 태그액션이다

같은 ‘소닉 4’의 테두리에 있지만, ‘소닉 4 Ep 1‘은 순발력 테스트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  정신없이 빠르긴 하지만, 게임을 잘 못하는 초보자는 쉽게 흐름이 끊겨서, 정작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닉 4 Ep 2’는 테일즈라는 캐릭터를 통해 타협점을 찾았다. 예를 들어 테일즈와의 태그 액션을 통해 비행을 하거나 강력한 구르기를 할 수 있는 등, 일반적인 속도내기 위주의 플레이에서 벗어난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소닉 4 Ep 2’의 맵은 3D로 디자인되어 특정 지역에서는 입체기동까지 가능하며, 다양한 오브젝트를 활용해 소닉 특유의 시원시원한 진행을 돕는다. 이렇게 공들여 디자인 한 맵들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가는 것은 역시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닉 4 Ep 2’는 이런 문제를 ‘붉은별 링’이라는 아이템으로 해결했다. 맵 곳곳의 가기 힘든 곳에 숨겨져 있는 이 아이템은 운이 좋거나, 혹은 숙련된 기술로 도달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분 좋은 변화

‘소닉 4 Ep 2’를 처음 실행했을 때 기자를 반겨준 한글은 상당히 놀라웠다. 소닉이라는 게임이 대사의 비중이 그렇게 많은 게임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닉 4 Ep 1’을 생각해보면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뭐, 얼마 되지 않는 게임의 도움말과 캐릭터 소개라고 하지만,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읽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였다.

또한 이번 시리즈에서는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며, 싱글플레이에서 불가능했던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더 크다. 특히 보너스미션의 경우 두 명의 캐릭터가 각자 조작을 통해 링을 먹어야 겨우 깰 수 있는 스테이지도 있다. 혼자서 10번 이상 도전해 겨우 클리어 한 스테이지를 둘이서 하면 순식간에 깰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 서로를 호출하기 바쁜 멀티가 시작된다

▲ '소닉 4 Ep 1'만 있다면 메탈소닉을 할 수 있다

‘소닉 4 Ep 1’과의 연동을 통해 메탈소닉의 에피소드를 즐길 수 있게 한 부분도 마음에 든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액트 당 플레이시간이 10분을 넘지도 않을뿐더러, 스테이지의 수도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전작과 마찬가지로 볼륨에서 문제가 드러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연동했을 경우 메탈소닉을 주인공으로 한 별개의 미션을 진행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소닉 4 Ep 1’을 받았다면 반드시 해볼 만하다.

보너스가 더 어려워

소닉의 본질은 빠르게 달리는 게임이기 때문에, 한 미션당 10분의 시간제한이 존재한다. 게임을 하면서 한 미션에 10분이나 걸려가며 클리어 한 경험은 없기 때문에 이런 시간제한이 무슨 필요가 있냐고 생각되는 한편, 오히려 시간제한을 둘 것이 아니라 난이도를 조금 줄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닉 4 Ep 2’의 플레이는 지역별로 3개의 액트와 1개의 보스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스전을 제외한 각 액트마다 링을 50개 모으면 보너스 스테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총 7개의 스테이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초기 스테이지의 경우에는 가볍게 즐길 정도의 난이도를 보여주는데, 가끔 한번 죽는 정도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 액트는 물론이고 보너스 스테이지에서도 어려움을 느꼈다.

▲ 소닉이 하늘로 갔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

▲ 이런 그림이 나올거란 예측을 못했다

보너스 스테이지의 경우 슈퍼소닉으로 변하는 조건인 카오스 에메랄드를 얻을 수 있는데, 각 구간마다 설정된 링을 모으지 못하면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처음엔 어려움 없이 깰 수 있지만, 기자의 경우엔 어떤 스테이지에서 10번 이상 다시하기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후반의 비행기 미션의 경우에도 미니게임 같은 개념으로 넣었다는 느낌이 큰데, 이 미션에서 그동안 모아왔던 생명을 다 소진했을 정도로 지옥을 맛봤다. 보스 미션도 그렇게 오래한 기억이 없는데 말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자에게는 어려웠다는 표현보다는 짜증났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난이도였다. 이러나저러나 소닉은 빠르게 달리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고, 그게 잘 안되면 화가 나기 마련이다. ‘소닉 4 Ep 2’가 다양한 요소가 도입해 재미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난이도라는 끝 맛이 너무나도 썼다.

▲ 보너스 스테이지가 너무나도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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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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