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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레이더스, `배틀하트`보다 낫거나 나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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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를 구성하고 던전을 공략하거나 보스를 잡는 일은 RPG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특히 전투에서 얻는 강력한 장비, 캐릭터의 성장에 따른 스킬 습득 또한 게임을 더욱 즐겁게 하는 요소임이 분명하다. 이 모든 요소를 담은 게임이 바로 게임빌에서 출시한 전략 액션 RPG ‘에픽 레이더스'다.

지난 7월 26일 iOS로 출시된 ‘에픽 레이더스’는 4월에 먼저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원조격 게임인 ‘배틀하트’와 비교되곤 했는데, 4인 파티를 구성해 몬스터를 사냥하는 전투방식을 비롯한 몇몇 요소가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2011년 7월에 출시된 ‘배틀하트’보다 1년 뒤진 ‘에픽 레이더스’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다. 과연 ‘에픽 레이더스’와 ‘배틀하트’는 어디가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뭐가 얼마나 비슷하길래?

먼저 ‘에픽 레이더스’와 ‘배틀하트’의 가장 비슷한 부분은 바로 미션 진행방식이다. 두 게임 모두 특수미션과 보스전 등의 전투를 각 스테이지별로 즐길 수 있는 동일한 틀을 가지고 있다. 일반 미션을 진행하다 보면 곳곳에 특별미션이 자리하고 있고, 절반정도 진행하면 중간보스, 마지막엔 그 챕터의 최종보스가 등장하는 순이다. 나중에 등장한 ‘에픽 레이더스’가 좀 더 다양한 패턴의 전투와 많은 스테이지를 제공하는 것이 맞겠지만, 스테이지 수를 제외하곤 ‘배틀하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라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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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틀하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미션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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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틀하트'에서도 사용되는 스킬선택 시스템

그 다음으로는 유사한 캐릭터들과 스킬시스템, 그리고 스킬 효과다. ‘에픽 레이더스’는 총 8종, ‘배틀하트’는 플랫폼에 따라 10~12종의 클래스가 있는데, 캐릭터들이 비슷한 점은 판타지게임의 정형화 된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넘어갈 순 있지만 스킬시스템과 스킬들의 효과까지 같다는 점은 문제다. 두 게임 모두 레벨 상승으로 습득한 2개의 스킬들 중 원하는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은 물론, 스킬의 사용 방식까지 똑같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기사는 돌진한 뒤 적을 무력화 시키는 스킬을 사용하며, 마법사는 적을 공격하고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등의 동일한 능력을 사용한다. 어쩌다 같을 수 있지만, ‘배틀하트’를 먼저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너무나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조작방식의 경우 ‘에픽 레이더스’가 더 뛰어나다. 캐릭터를 선택하고 행동을 적용할 대상에게 드래그 하면 캐릭터가 이행하는 조작법은 두 게임 모두 같지만, 그러나 ‘에픽 레이더스’는 그 외에 몇 가지 편의기능을 제공한다. 드래그 외에도 터치를 통해 타겟을 지정하는 방식, 그리고 전 캐릭터를 동시에 이동시키는 시스템이다. 일관된 조작만 지원하는 것이 ‘배틀하트’였다면, ‘에픽 레이더즈’는 나중에 나온 게임답게 좀 더 편리한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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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캐릭터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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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에 따른 다양한 장비가 캐릭터에 그대로 입혀진다

또, 아이템에 따라서 캐릭터의 외형이 바뀌는 점도 만족스럽다. ‘배틀하트’의 경우 캐릭터가 다소 수수한 느낌인데다 아이템을 교체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에 비하면 ‘에픽 레이더스’는 레벨의 상승에 따라 착용할 수 있는 장비의 증가와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장비에 따라 달라지는 외형은 캐릭터가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이렇게 두 게임을 비교했을 땐 비슷한 부분도 있고, 또 오히려 더 나은 부분도 존재했다. 그렇다면 ‘에픽 레이더스’ 자체만 두고 보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비교하지 않아도 부족한 건 부족해

‘에픽 레이더스’는 생각보다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게임머니의 비중이 크다. 게임머니는 스킬의 업그레이드와 아이템 구입 및 강화, 캐릭터 구입 등 쓰임새가 다양한데, 캐쉬를 따로 충전하지 않아도 플레이 할 수 있을 만큼 쉽게 모을 수 있는 것은 만족스러웠다. 미션을 깰 때 마다 들어오는 수입은 충분한 수준이었고, 전투 이후에 상점에서 고급아이템이 랜덤으로 등장하는 시스템은 이런 반복 작업에 동기를 부여해줬다. 또 매일 지급해주는 네트워크 쿠폰으로 던전에 접속하고, 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를 얻어 고급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캐쉬를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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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캐쉬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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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을 끝으로 아직 스토리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네트워크 던전을 포함한 총 80개의 스테이지는 전반적으로 나사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은 바로 ‘이야기’가 가진 문제인데, 이것이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무색하게 만든다. 게임을 시작하면 용에게 납치당하는 공주를 다룬 만화가 등장하면서 미션에 돌입하게 되는데, 분명 시나리오가 있음에도 그 이야기가 가진 힘이 약하다. 공주가 납치당한다는 부분 외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떤 이야기도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자는 엔딩을 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절반 이상을 진행하면서 스토리와 관계된 어떤 내용도 접할 수 없었다. 분명 중간 과정의 이야기들이 존재해야만 끝이 보람 있게 느껴질 텐데, 단지 앞뒤만 있는 이야기진행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PvP도 조금 김빠지는 모습이다. ‘에픽 레이더스’의 PvP는 무작위 유저나 특정 등급의 플레이어, 혹은 자신이 등록한 친구와 대결 할 수 있는 다양한 모드가 존재한다. 하지만 서버에 저장된 유저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PvP이기 때문에, 실시간 전투라기보다는 또 다른 미션에 도전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유저간의 전략과 유닛 컨트롤싸움이 아닌, 그저 아이템을 얻기 위한 또 다른 전투일 뿐이다. 새로움을 느낄 수 없는 전투를 꾹 참아가며 즐길 사람들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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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vP라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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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전투와 다를 바 없는 플레이만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면, 바로 세 단계로 게임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이다. 기자는 이 옵션을 빠르게 맞춰 사용해봤는데, 게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동시에 로딩시간도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전체를 빨리 감기 하는 기능과 같이 느껴졌는데, 그러면 게임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로딩은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에픽 레이더스’가 ‘배틀하트’보다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이었다면 많은 유저들이 반겼겠지만, 지금 모습을 보면 적당히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다. 조작이나 캐릭터 코스튬 외에, 시나리오나 네트워크 등에서는 ‘배틀하트’보다 앞선 부분을 잘 살리지 못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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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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