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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에 떠오르는 엉뚱한 상상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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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만우절이다. 희대의 사기극(?)이 온 나라를 휩쓸고 많은 이가 울고 웃는 1년에 한번뿐인 그날. 마침 컬럼을 쓸 시기도 되었고 글을 써야하는 이 시점이 4월 1일과 맞물리기도 해서 몇 가지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기로 했다. 약간의 허풍과 현실적인 예상을 넣어본 2025년의 게임가. 그 땐 이렇게 변해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든다.


1. 신용카드 + 주민등록카드 + 온라인 게임 아바타 카드(?)
언젠가 술자리에서 얼핏 듣게 된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언젠간 온라인 게임의 아바타가 현실을 대체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라고. 2025년엔 주민등록카드에 온라인 게임 ID가 같이 명시되어 나오지 않을까? 게임 속의 돈이 현실의 현금이 되고 현실의 현금은 곧 게임 속의 돈이 되는 시대. 게임에서 사기를 쳐 신용도가 낮아지면 현실의 은행에서 대출이 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고 남의 아이템을 훔치면 집안에 경찰이 들이닥치는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이템 횡령죄 전과범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온라인 게임 전문 변호사가 등장하여 엄청난 매출을 올리기 시작한다. -_-;

아마도 그땐 시장에 가서 돈이 떨어지면 “아주머니, 제가 현금이 없어서 그러는데 카드로 조던링 3개 긁어 드릴테니까 미나리 5,000원어치만 주세요”라는 거래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주민등록카드가 곧 아바타 카드이기에 분실은 곧 사유재산이 거덜남을 의미하고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를 유괴하여 “금화 5,000냥을 내놓지 않으면 네 아들을 PK 해서 1년 동안 쌓은 경험치를 모조리 날려버릴테다”라고 협박하는 온라인 게임 유괴범이 나타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는 이미 현재에도 어느정도 예상되고 있는 사실이지 않은가?


2. 게임을 사면 끼워주는 게임기 번들
사실 현재도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하드웨어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제대로 자각되고 있지 않을 뿐. OS나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만 값비싼 고급제품으로 추앙받는 시대는 2000년도에나 통할 말이다.

2025년엔 아마 게임 소프트웨어에 게임기를 번들로 끼워주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콘솔의 종류도 상당히 다양해져 해당 게임에 최적화된 게임기가 나오는 시대. 버추어파이터 15편 전용 게임기. 메탈기어 솔리드 12편 전용 게임기 등등, 모든 게임기가 휴대용이 될 수도 있는 시대. 추석에 고향을 찾아가며 심심하면 버스 터미널에서 헤일로 12편을 구입하여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땐 아마 게임별로 최적화된 게임기 때문에 집안에 발 디딜 틈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콘솔에 구애받아가며 게임을 즐겨야하는 스트레스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가격이 조금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잡지의 부록으로 펜티엄 9.6기가가 나올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3. 역할 분담 1인칭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등장
물론 현재에도 트라이브스나 월드워 2 온라인 등의 게임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사실이지만 2025년도엔 좀 더 구체화된 역할 분담형 1인칭 전략시뮬레이션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C&C 12편이나 스타크래프트 12 쯤에 이러한 기능이 새롭게 선보여지지 않을까? 진영당 200~300의 유니트 제한을 계산할 때 전 세계에 몰려 있는 800여명의 게이머가 한군데 모여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그야말로 초유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해당 진영의 대장(?)은 멀찌감치 떨어져 작전명령을 내리고 말 안 듣는 부하에게는 전화선을 통해 전기 충격을 가하게 되는 엽기적인 멀티플레이. 하나하나의 게이머가 맘모스 탱크가 되고 저글링이 되는 역할분담형 멀티플레이. 멋지지 않은가? 자원을 채취하는 하베스터나 SCV의 역할을 누가 맡게 될지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전장에서 죽어가는 하나하나의 유니트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생명경시사태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


머리 속에 잔잔히 맴돌았던 몇 가지 이야기를 컬럼의 형식을 빌어 가볍게 풀어보았다. 다소 엉뚱하고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1990년으로 돌아가 버추어파이터 4나 퀘이크 3를 눈앞에 보여준다면, 혹은 온라인 게임으로 인해 벌어지는 현재의 상황을 보여준다면 그 시절의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저 가볍게 웃으며 지나치기엔 게임의 발전속도가 너무나 섬뜩할 따름인 지금의 현실이다. 2002년 4월 1일, 한가로운 오전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 나는 사실 두려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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