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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게임의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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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게임의 역사 - ③ 게임의 장르

롤플레잉 (고전게임
)


롤플레잉 게임(Role Playing Game)은 보통 RPG로 통칭한다. 도대체 어떤 방식의 게임이 롤플레잉인가? 일단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Role'은 '배역, 역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Play는 놀다, 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즉, RPG는 플레이어가 하나의 배역을 맡아 캐릭터를 창조하고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RPG게임은 그 특성상 중세나 판타지적 세계관에 특화되어 오늘날의 RPG게임은 대부분 중세나 판타지를 배경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오늘날의 RPG의 기본 특성을 완성시킨 RPG의 고전을 중심으로 한국, 미국, 일본의 RPG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 RPG를 알려면 신화와 판타지를 알자 -


<마법사,전사 궁수
등은 판타지 세계의 기본>


고대로마 신화, 인도신화, 북해신화 등 세상에는 수많은 신화가 있다. 신화는 말 그대로 신들의 이야기로 세상이 만들어지면서 신과 인간이 어울렸던 시대의 이야기를 말한다. 판타지는 한마디로 일종의 영웅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대마왕의 출현 그리고 마왕을 물리칠 용자의 탄생과 용자를 도와주는 동료들의 모험담. 또는 한나라의 왕이 이민족의 침입을 막아내고 나라를 구하면서 아름다운 공주와 사랑에 빠지는 정렬의 스토리가 판타지라 할 수 있다. 서양의 구전 설화와 신화, 민담 등이 바탕이 된판타지가 생겨나고, 1941년
J.R.R.Tokien이 발표한 'the Hobbit'(호비트이야기)와 'Lord of the ring'(반지전쟁: 원제는 '반지의 군주')의 판타지 소설이 등장했다. 등장했다. 이를 토대로 1974년에 본격적인 RPG가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미국의 TSR사에서 발매된 D&D(Dungeons & Dragons)가 된다. 이런 신화와 판타지는 이후 RPG게임의 배경으로 사용되어 왔다. 하나의 큰 스토리를 중심으로 작은 에피소드를 만들어 가는 재미와 자신의 행동 자체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RPG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캡콤에서 제작한 D&D게임이 아니다.)

<판타지 세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데스나이트>


 


PC게임의 역사 - ③ 게임의 장르

롤플레잉 (고전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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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식 RPG, 미국식 RPG-

RPG를 만들어낸 지역이 북미/유럽지역이다. 그리고 RPG의 특성을 다시 한번 재창조해 만들어낸 지역이 일본이다. 흔히 게이머들은 일본식 RPG, 미국식 RPG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과연 그 기준은 무엇일까? 기준에 대해서는 정확한 것은 없다. 그러나 몇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미국식 RPG는 자유도가 큰 반면에 일본식 RPG는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는 따라가는 자유도의 제한이 있다는 것이 가장 특징적이다. 또한 캐릭터 메이킹, 즉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만들 때 미리 만들어진 캐릭터를 이용하는지 아니면 자신이 캐릭터를 직접 만드는지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쉽게 이해가 갈지도 모르겠다. RPG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리차드 게리엇(현 NC소프트)의 울티마 시리즈와 일본 롤플레잉의 기둥이라 불리우는 파이날 판타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울티마 시리즈는 만들어진 배경에서 무엇을 하든지 상관없는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파이날 판타지는 주어진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고정된 플레이가 위주다. 일본식 RPG는 시뮬레이션 RPG(이하 SRPG)의 형태를 많이 취한다. 시뮬레이션 RPG는 전투를 중심으로 하는 강제스토리 진행의 RPG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SRPG는 캐릭터의 성장과 스토리 진행을 중심으로 하는 RPG게임에 전투를 중심으로 반강제적인 스토리가 진행되어 시나리오를 즐기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지만 반복적인 전투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정통 RPG의 경우 시나리오 진행에 있어서 늘어지는 부분이 있어 플레이 타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PC게임의 역사 - ③ 게임의 장르

롤플레잉 (고전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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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고전 RPG-

▨ 정통 RPG의 바이블이 된 울티마 시리즈

RPG를 플레이 하는 게이머중 울티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울티마는 현대 RPG게임의 개념을 만들어온 게임으로 브리타니아 왕국을 배경으로 시리즈 전편이 연관된 스토리로 이어져 오면서 이제는 하나의 세계관으로 굳혀져버렸다. 현재까지 모든 시리즈의 스토리가 하나의 줄기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특히 새로운 시리즈에는 전편에서 풀리지 않던 의문을 해결해주어 울티마 시리즈의 명성을 계속 이끌어 오고 있다. RPG의 바이블로 여겨지고 스토리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지면을 대폭 할당해 이야기를 진행하겠다. 울티마는 1~5편까지 애플용으로 출시되었으며 6편부터는 IBM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 울티마 1 (첫번째 어둠의 시대 : The First Dark Age)
1980년 울티마 1이 처음 나왔을 당시 대부분의 RPG는 D&D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하지만 울티마 1이 나올 당시에 다른 PC용 RPG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리차드 게리엇이 울티마1을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혼자서 이 게임을 만들기 위해 머리속에는 처리 못할 정도의 엄청난 구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울티마 1편이 서양을 대표한 RPG로 자리잡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RPG시장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TRPG에 최대한 접근하려는 모습을 울티마 1 편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울티마 1의 스토리를 살펴보자.
브리티쉬가 샤미노를 만날 때 소서리아에는 몬데인이라는 마법사가 존재했다. 몬데인은 어둠의 힘에 매료되어있었고 아버지를 살해하고 얻게 된 보석으로 악의 상징인 검은 보석을 만들었다. 이는 소서리아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왔다. 로드 브리티쉬는 몬데인을 없애고자 다른 세계에서 이방인을 소환하였다. 문게이트를 통해서 온 이방인은 진실과 정의에 대한 끝없는 노력으로 영웅으로 성장하여 검은 보석을 파괴하고 몬데인을 죽여 소서리아에 평화를 가져다 주게된다.
<울티마 1의 게임화면>
<울티마 1 시작화면을
보면 아더왕이 생각난다>

- 울티마 2 (엔카트레스의 복수: The Revenge of the Encantress )
1982년 발매후 3년간 세가지 버전의 울티마 2가 발매되었다. 게임상의 변화는 없었지만 패키지의 변화로 일반판, 블랙패키지, 그레이 패키지 등으로 발매되었다. 그레이 패키지의 경우 시에라에서 마지막으로 발매한 울티마 시리즈가 되어 가끔 경매에도 등장하고 있다. 이후 오리진사에서 울티마 시리즈를 발매하기 시작한다. 울티마 1에 이어지는 울티마 2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몬데인이 사라진 후 소서리아에는 평화가 깃든 듯 했다. 하지만 몬데인의 연인이자 제자인 미낵스는 검은 보석의 파괴와 몬데인의 죽음에 분노하였으며, 복수를 위해 증오심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렴풋한 기억속의 검은 보석을 스스로의 힘으로 재창조하고자 했다. 비록 검은 보석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미낵스는 자신의 놀라운 힘으로 보석 없이도 세상을 악의 힘으로 뒤덮을 수 있게 되었다. 미낵스의 위협은 몬데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소서리아는 일찍이 겪은 적이 없는 대혼란에 휩싸였다. 결국 로드 브리티쉬는 다시 한번 다른세계의 이방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 소환에 응한 영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모험 끝에 미낵스를 찾아 그녀를 그녀의 창조물들과 함께 영원히 파괴시켜 버렸다. 미낵스의 죽음으로 인해 소서리아는 다시 한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울티마 2의 일반 패키지>
<울티마 2의 블랙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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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고전 RPG-

▨ 정통 RPG의 바이블이 된 울티마 시리즈
- 울티마 3 (엑소더스 : Exodus)
1983년 발매된 울티마 3는 대부분의 PC기종으로 컨버전된 작품으로 울티마 1,2편의 스토리를 계속 이어나가 울티마 시리즈의 1부를 마무리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울티마 3편으로 울티마 시리즈가 유명해지기 시작하는 기점이 된다. 울티마 3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위기에서 벗어난 소서리아는 로드 브리티쉬를 중심으로 통일의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로드 브리티쉬에 반대하는 세력은 앰브러시아 대륙으로 이동했고 결국 소서리아에 심각한 위험요소로 다가왔다. 다른 세계의 이방인에게 죽음을 당한 몬데인과 미낵스의 아이인 엑소더스는 복수심에 불타 다시 한번 소서리아를 파괴시키면서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로드브리티쉬는 다시 한번 이방인을 소환하게 되고 이번에는 4명의 이방인이 등장해 엑소더스를 물리치게 된다. 이날을 기념하여 사람들은 소서리아를 브리타니아(Britannia)라 부르기 시작했으며 앰브러시아 대륙은 기억에서 잊혀져갔다.

<울티마 3 패키지>
<울티마 3은 패미콤으로 나오기도 했었다>
<울티마 3 게임화면>
<그다지 변화한 모습은 아니다>


- 울티마 4 (아바타의 퀘스트 Quest of Avatar)

1985년 발매된 울티마 4는 단테의 ‘신곡’을 기반으로 철학의 개념을 집어넣어 울티마의 세계관을 확실하게 정립시켰다. 이때 정립된 8가지의 미덕은 이후 울티마 시리즈에도 이어져 내려오면서 울티마만의 색깔을 가지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이러한 미덕이 만들어지면서, 유명한 질문공세 캐릭터 메이킹이 정립되고 아바타의 영원한 여덟명의 동료도 이때 확립되게 된다. 특히 울티마 4는 시리즈 중 처음으로 무료 공개된 시리즈이기도 하다. 간단한 울티마4의 스토리 라인은 다음과 같다.

<울티마 4 패키지>
3개 악의 파멸 후, 학문과 예술과 신체적 완성의 추구를 위한 진리(True)와 사랑(Love)과 용기(Challenge)의 근원을 탐구하기위한 성이 세워지고 로드 브리티쉬의 영도 아래 놓여진 8개의 도시국가들은 각각 정직(Honesty), 동정(Compassion), 용기(Valor), 평등(Justice), 희생(Sacrifice), 명예(Honor), 숭고(Spirituality), 겸손(Humility)이라는 8개의 미덕(Virtue)을 탐구하고 전파하게 되었다. 로드 브리티쉬는 그의 국민들에게 정신적인 성장과 미덕을 길을 보여줄 만한 인물을 불렀고, 이 부름으로
8개의 미덕을 확립하고 위대한 헌신과 봉사정신을 지닌 승리자가 거대한 암흑의 미로에서 절대 지혜의 성전(Codex of Ultimate Wisdom)을 끌어 올렸다. 사람들은 이 영웅의 미덕을 기리며 아바타(Avatar)라 부르며 칭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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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고전 RPG-

▨ 정통 RPG의 바이블이 된 울티마 시리즈
- 울티마 5 (운명의 전사 : Warriors of Destiny)
1987년에 발매된 울티마 5는 최초의 오프닝 동영상을 삽입하여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지금 다시 보면 웃음이 나올 정도의 수준이지만 지금의 선입관을 버리고 당시의 기준으로 본다면 파격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될 수준이었다. 또한 울티마 5에서 달라진 점은 바로 배경음악의 추가였다. 물론 애플 시절에 사치중의 사치품인 머킹보드라는 음악카드를 장착한 PC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지만 울티마의 주제곡 ‘스톤(Stone)'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울티마 5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아바타가 절대 지혜의 성전을 끌어올린 행위는 우주의 존재 법칙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영향은 지하세계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새로 발견된 지하세계를 탐험하던 도중 로드 브리티쉬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왕의 부재로 인한 혼란에 대처하기 위해 원로원에선 블랙쏜(Blackthorn) 백작을 국왕대리인으로 선출하였다. 하지만 블랙쏜은 왕국에 폭정을 행함으로써 혼란을 가중시켰다. 또 한번의 부름으로 브리타니아로 간 아바타는 힘든 전투를 거듭한 후에 섀도우 로드들을 없애고 지하세계에 갇혀있던 로드 브리티쉬를 구출했다. 로드 브리티쉬의 탈출은 대규모의 지진을 야기했고, 이 지진으로 인해 지하세계에 살고 있던 수많은 가고일(Gagoyle)들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울티마5의 초기 실행 화면>
<울티마 5의 게임 화면 전편과 비교해 많은 변화가 보인다>


- 울티마 6 (그릇된 예언자 : The False Prophet)

1990년에 발매된 울티마6는 울티마 10주년 기념으로 제작되어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다. 시리즈 최초로 IBM 버전으로만 출시되었으며 MCGA 256컬러와 애들립 사운드를 지원하여 게임의 완성도는 120%를 넘어갔지만 그와 함께 PC의 요구성능이 시대의 최고를 요구하는 게임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스토리 라인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RPG에서 몬스터로 취급받던 가고일을 울티마의 세계에서는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인간과 가고일간의 화합을 주제로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게임의 구성과 스토리의 대대적인 변화로 울티마6는 10주년 기념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울티마와 함께 울티마의 최고 시리즈의 하나로 손꼽히게 된다. 울티마 시리즈의 대단한 점은 시리즈가 나오면서 발전하는 그래픽도, 음향도, 조작감도 아닌 그 줄거리의 방대함과 시리즈 내내 연관되어지는 스토리와 의문의 해소 등 마치 한편의 장편소설을 읽어나가는 바로 그 느낌 때문이다.
<울티마 6 초기화면>
<아바타를 죽이려는 가고일 일당 >
<당시에는 최고의 그래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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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고전 RPG-

▨ 날 물로 보지마! 위저드리 시리즈
1981년에 발매한 위저드리 1은 1인칭 시점의 RPG게임으로 울티마와 더불어 RPG의 양대산맥으로 불리웠다. 울티마 시리즈와는 달리 1인칭 시점을 이용해 복잡한 던전의 미로를 찾아가는 게임 구성으로 이른바 매니아성 게임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어떤 게이머는 위자드리가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이 진행돼 RPG게임 같지 않고 미로 찾기가 너무 힘들어 RPG게임이 아니라고까지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울티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스토리와 RPG의 기본 요소를 정립해 울티마와 함께 RPG의 고전으로 통하는 게임이 위저드리 시리즈다. 이후 위자드리 시리즈는 계속 1인칭 시점의 RPG를 고수했고 20여년이 지난 지금 위자드리 8까지 그 역사는 계속 이어져 왔다(위자드리 시리즈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따로 특집 페이지를 만들어야 할 분량이 되어서 간단하게 설명하고 그림으로 대체했다.--;) 위자드리1의 줄거리는 사악한 마법사가 만들어 놓은 지하 10층의 미로를 뚫고 들어가 그 마법사를 없애고 뭔 물건을(위저드리는 너무 복잡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찾아오는 것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위자드리 1편의 화면>
<위자드리 1의 실제 게임화면>
<1편과 비교해서 뭐가 달라졌을까?>
<스토리 외에 변한게 없어보인다>
<4편에 들어와서 이벤트 묘사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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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고전 RPG-

▨ 날 물로 보지마! 위저드리 시리즈

<1~3편까지 직선적인 그래픽이 많이 변했다>
<오오! 야하다--;>
<캐릭터 메이킹 시스템은 여전하다>
<90년에 만들어진 6편은 IBM으로 넘어오면서 확실하게 달라졌다>
<패미컴으로 컨버전된 위자드리는 다른 게임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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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고전 RPG-

▨ 틀에 구애받지 않는다. 디아블로 1
95년 정통 RPG를 제작하던 북미지역에서 D&D틀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형식으로 제작된 게임이 있었다. 지금은 PC방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디아블로 2의 전작인 디아블로 1(이하 디아 1)이 3D 액션 RPG로 선을 보였다. 디아 1은 당시로는 새로운 방식의 액션RPG로 RPG 게임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액션을 강조한 나머지 RPG의 기본인 스토리 진행의 개념이 없어져 RPG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분명한 대작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한 게임이었다. 랜덤한 아이템의 구성과 전사, 마법사, 궁수로 대표되는 캐릭터의 특성 그리고 매번 새롭게 만들어지는 랜덤맵 시스템은 디아1 이후 등장하는 RPG 게임이 많은 부분 차용해 디아 1의 파급력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한적한 마을에 도착한 주인공이 악마 디아블로를 물리치고 소울스톤을 없애기 위해 던전을 탐험하는 간단한 스토리로 깔끔한 그래픽과 화려한 마법효과와 더불어 최초의 배틀넷 시스템을 도입,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한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액션RPG로 인벤토리 개념을 표현한 디아1>
<이놈이 대악마 디아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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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고전 RPG-

▨ SRPG의 출발점 파이어 엠블렘
SRPG의 시초로 보는 것은 90년대 닌텐도에서 제작한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파이어 엠블렘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시나리오를 따라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수십종에 달하는 직업과 그에 맞는 적성, 특기를 가진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시스템. 대화를 통해 적을 아군으로 삼는 시스템, 사이드에서 보는 실감나는 전투신, 캐릭터로의 감정이입을 돕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다양한 인간관계로 얽히는 이벤트들 그리고 가장 어마어마한 것은 이런 끊이지 않는 이벤트들을 2부에 걸쳐 계속 전개해 나간다는 사실로 SRPG의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파이어 엠블렘은 일본 3대 극악 난이도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한번 죽은 동료는 다시 살리지 못한다는 개념과 전투중 세이브 단 한번(1부에서는 세이브불가)이라는 시스템으로 당시 게임으로는 사상 최고의 플레이 타임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임시작화면은 멋지지 않는가>
<하지만 게임 난이도는 사상최악이었다>
▨ 엄청난 인기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북미지역에서 발매된 정통 RPG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RPG를 만들기 시작했다.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해 나가면서 대마왕의 음모에서 세계를 구하는 '용자물' 이라고 불리는 게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1986년 드래곤 퀘스트1이 패미컴용으로 발매되면서 일본식 롤플레잉이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스토리는 단순 명료하다. 평범하게 지내던 주인공은 사실 마왕을 물리친 용사의 피를 이은 용사의 후예. 다시 부활하는 마왕을 물리치고 공주님을 구출하는 스토리로 퀘스트 해결보다는 전투에 중점을 둔 대표적인 일본식 RPG로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게임 일러스트를 담당한 '토리야마 아키라'는 '닥터 슬럼프', '드래곤 볼'로 유명한 만화가로서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게임의 재미와 게임 일러스트의 유명세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킨 게임으로 유명하다.
<실제 게임 화면은 일러스트와 딴판이다>
<전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대표적인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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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고전 RPG-

▨ DQ를 타도하자!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
DQ2가 일본 RPG 게임을 잠식할 무렵에 스퀘어에서는 1987년 파이날 판타지1(이후 FF)을 내놓았다. FF10을 구입하던 사람들은 DQ시리즈의 아류작 정도로 생각하면서 구입했으나 DQ시리즈와는 다른 세계관, 세이브 포인트 시스템의 도입, 사이드뷰 방식의 채택 등 DQ시리즈와 차별되는 독특한 게임으로 인식되었다. 물론 밸런스 문제라든가 게임진행의 문제점등이 드러났지만 DQ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마법효과 등이 어필하면서 FF의 고정층을 만들어 내었다. FF1이 52만장 정도 판매되었고 FF2, FF3에 와서는 확고한 고정층을 만들어 내었다. SFC 발매 초기의 킬러 타이틀로 마리오 월드, 스파2와 함께 FF4가 계보에 당당히 들어간 후 FF5에 와서는 DQ5를 능가한다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이후 FF시리즈는 '타도 DQ'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일본 RPG시장을 양분하게 된다. 물론 DQ의 코믹한 일러스트도 상당한 주목을 받게 된다(패미컴으로 나온 FF6를 기준으로 FF의 고전을 정했다.)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는 이런 화면이었다 >
도입된 비공정의 모습>
<아마노의 일러스트. 드퀘 시리즈와는 확실하게 다르다>

▨ MSX의 영광, 이스 시리즈

1987년 팔콤에서 제작한 이스1은 DQ와 FF시리즈와는 달리 액션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전까지의 롤플레잉 게임은 필드나 던전에서 몬스터와 만나면 전투화면으로 넘어가는 방식이었으나 이스는 당시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인 필드액션을 강조했다. 즉 필드에서 실시간으로 전투를 하면서 팔콤이라는 제작사를 게이머에게 각인시켜준 게임이 되었다.

특히 DQ와 FF시리즈가 패미컴이라는 콘솔 게임기를 기반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이스 시리즈는 MSX를 기반으로 당시 아케이드 액션이 주로 제작되었던 MSX게임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게임으로 지목받게 된다. 전설의 대륙 이스의 역사를 기록한 신관의 책을 찾는 스토리로 구성된 YS 1은 그해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면서 아직까지도 많은 게이머의 사랑을 받으며 오늘날 리메이크 되어 이터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제작된다. 1년 뒤인 1988년에는 YS 2가 제작되었다. 처음부터 팔콤은 이스를 2부작으로 컨셉을 잡아서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지던 DQ나 FF 시리즈와는 달리 스토리 연결과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도입하여 이스1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특히 여신 피나와 히로인 리리아는 당시 게임 캐릭터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를 얻어 오늘날 캐릭터 시장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이스 시리즈는 2편까지 팔콤에서 제작한 뒤 이야기를 마무리지었으나 게이머들의 요구에 의해서 이후 허드슨에서 이스의 세계관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전개시켜 시리즈를 소개했었다. 하지만 허드슨에서 발표한 이스는 이전 시리즈에서 사망한 캐릭터를 어쩔 수 없이 부활시키는 등 기존의 스토리를 무리하게 이끌어 나가면서 평가절하 되기도 했다.

<이스1의 초기화면. 오! 야하다>
<이스2의 초기화면. 뭔가 심오한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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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고전 RPG-

▨ 국내 RPG의 초석,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일본식 RPG가 한창 유행하던 당시 국산 RPG계에 한획을 그은 게임이 탄생했다. 손노리에서 제작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이하 어스토)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국내 게임계는 스트리트 파이터가 대유행하면서 콘솔게임이나 PC게임도 대전액션이나 횡스크롤 액션이 주를 이루던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어스토는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국내 게이머에게 RPG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으며 ‘손노리’라는 제작사를 게이머에게 인식시키는 게임이기도 하다. 당시에도 불어닥치던 불법복제를 막아보고자 등장한 패스맨(일명 P맨)은 손노리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얻는 등 국내 RPG 게임제작의 도화선이 된 게임이다.

<누드모델을 등장시켜 어린 마음을 농락한 게임은 아니다>
<어스토 이벤트 화면>
<보라 이 거대한 유니트의 등장을>
<당시의 아름다움의 기준은 지금과는 다르다>

▨ 잊혀진 이야기. 포가튼 사가

손노리에서 어스토의 성공 이후 다시한번 기대작으로 내놓은 게임이 있었다. 한때 RPG 게이머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타이틀이 포가튼 사가였다. 프리 시나리오 시스템을 사용하여 자유도를 높였고 그전과는 다른 스토리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대작이라고 기대받았었다. 직업 종류도 기사, 파라딘, 마법사, 성직자, 도둑, 싸울아비 등으로 어스토보다 많은 직업수를 가졌으며 마법도 파라 애로우, 피라 데져, 피라 웨폰포스, 플레임 아머, 챰 등의 다양한 마법이 등장했었다. 무기 수리 시스템도 새로이 만들어졌으며 전투 시스템도 대폭 상승되어 당시의 게임으로서는 엄청난 시스템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제작사측의 여건 때문이었는지 어스토 성공의 부담 탓인지 타이틀의 발표 후 실제 게임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게임 출시일을 훨씬 넘기고도 계속해서 출시를 미루어 오다가 결국 게이머의 뇌리에서 사라져갈 때 출시되어 제목 그대로 잊혀진 이야기로 사라진 게임이 되었다(물론 출시되었지만 출시된 상황에서는 발표한 시스템이 전혀 새로운 방식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포가튼 사가의 전투화면>
<시원한 그래픽이지만 시기를 놓친 비운의 게임>

PC게임의 역사 - ③ 게임의 장르

롤플레잉 (고전게임
)


- 한국의 고전 RPG-

▨ 스타 탄생, 창세기전 시리즈
95년경 국내 RPG계는 스타가 탄생하게 된다. 95년 겨울에 발매해서 96년 초반을 달군 창세기전1은 3.5인치 디스켓 10장이라는 용량으로 이슈화 되기도 했다. 창세기전을 설치하면 당시로서는 보기드문 70메가의 용량을 자랑했으며 용량의 대부분은 비주얼이 차지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던 게임이다. 특히 스토리도 방대한 대하드라마 형식을 가지고 현재까지 출시된 창세기전 시리즈와 연관되어 오늘날 소프트맥스를 만든 출발점이 되는 게임이다. 96년 겨울에는 창세기전2가 출시되었으며 창세기전1에서 남았던 의문점을 조금씩 풀어주고 못다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스토리 전개와 엄청난 크기의 대형 유니트를 등장시켜 당시 국내 RPG 게임중에서는 가장 방대한 게임으로 기억된다.

<왕자님과 공주님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아니었다>
<게임의 일러스트는 인기 순정만화가 김진씨가 담당했다>


- 글을 마치면서-

너무나 아쉬운 소리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는게 조금 불만스럽다. 21세기를 막 넘어선 시대에 고전게임의 사진을 찾아보니 남아있는 사진들은 거의 없고 그렇다고 사진없는 글만 주~욱 써내려가니 너무나 밋밋하고... 결국 선택한 방법이 에뮬레이터로 실행 가능한 게임은 작은 사진이나마 구할 수 있었으나 IBM으로 나온 고전게임. 특히 국내게임은 구할 방법조차 없었다. 예전부터 정품을 애용한 필자의 경우 집에 있는 게임을 가지고 사진을 구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고전게임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은 이제 불가능에 가까울 듯 하다(그런데...아직도 시뮬레이션,어드벤처, 액션 등 3가지 장르의 고전게임 소개가 남아있다. 오 마이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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