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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온라인게임 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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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글자만 나오는 게임을 우리는 머드게임이라고 했다. “10m 앞에 티라노사우르스가 보입니다. 사냥하시겠습니까?” 라는 단어에 예, 아니오를 선택해야했던 게임 쥐라기 공원. 기자는 당시 텔넷을 사용하면서 몇일 낮과 밤이 뒤바뀌는지도 모르다가 월말 청구되는 전화요금 고지서를 들이 내미는 부모님과 한바탕 혈전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단순히 글자만 보이던 게임이 이제 2D 그래픽으로 무장해서 내 앞에 선보였다. 이것을 머그게임이라고 한다. 공룡들과 단순히 글자로만 치고받던 게임 인생이 이제 바람 잘날 없는 게임 인생으로 뒤바뀌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아장아장 걷는 캐릭터와 글자만 읽고 상황판단 하느라 그만큼 전화비를 투자했던 머드게임에서 이제 눈에 보이는 대로 상황판단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일대 혁명이었다.

그리고 이 머그게임은 서서히 그래픽 수준을 높여가 2.5D라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내었고 한동안 온라인 게임은 2.5D가 한계가 아닐까 할 정도로 뛰어난 발전상을 보여 왔다. 그런데 어느날 3D로 만든 온라인 게임이 있다고 해서 한번 해봤다. 그것이 바로 온라인게임 ‘뮤’ 인 것이다. 이제 뮤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살펴보자.





뮤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단 3명. 요즘 왠만한 게임을 하나 개발하기 위해서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프로젝트 팀으로 구성되어 약 15명 정도의 인원이 투입되는 것에 비해 엄청나게 적은 인원으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1명, 네트워크 프로그래머 1명, 그래픽 디자이너 1명. 쉬운말로 하면 뮤의 모든 그래픽을 총괄하고, 클라이언트를 만들고, 서버관련 프로그래밍을 한 사람들이 각각 1명이라는 것이다. 이중 그래픽 디자이너는 지금 웹젠의 김남주 사장이다.


▶초창기 뮤의 캐릭터 디자인 모습

2000년 웹젠을 설립해서 뮤를 개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1개월. 그로부터 약 1년뒤인 2001년 4월 1일 만우절에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시작해 약 2달간 오픈 베타테스트까지 끝내버리고 그해 11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은 뭔가 납득이 안갈 정도의 스피드를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다른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만들자고 의기투합하고 나서 순식간에 만들어 지는 게임은 없다는 것이다. 뮤도 마찬가지다. 3명의 개발인력이 뮤를 만들기 이전에 그러니까 97년부터 이들은 1인칭 액션게임, 1인칭과 3인칭을 동시 지원하는 전략게임, 3인칭 액션 게임 등 다양한 3D 게임을 만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뮤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뮤를 만들기 위해 투자된 시간은 97년부터 2001년까지 약 5년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라진 2개의 대륙을 알고 있다. 물론 전설속에서나 등장하는 대륙이지만 아틀란티스와 뮤 대륙은 자세한 사항은 모르지만 대충 이름을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나 아틸란티스가 외계인의 고대문명 설이라든가 각종 애니메이션 등의 무대로 잘 알려져있고 사람들에게 어떤 고정관념이 있는 한편 뮤 대륙은 거의 알려진게 없다는 것이 바로 배경으로 선택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전설의 뮤 대륙 물론 가상의 이미지다

▶아마 실제했다면 이런 환경이었을 지도...

뮤를 개발할 당시 온라인게임의 가장 주된 컨셉은 주로 중세시대의 판타지적인 내용이나 무협을 컨셉으로 하는 게임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이들과 차별화되는 게임의 배경을 선택한 동기가 아무도 모르는 뮤 대륙을 선택해 SF적인 모습과 중세의 판타지를 합친 퓨전 SF장르로 개발되게 된 것이다.

▶발굴되었다는 뮤 대륙의 고대문서는 미래지향 고전적이다(무슨 말인지...)

덕분에 뮤에서는 다양한 효과를 경험해볼 수 있다. 중세시대같은 배경에 등장하는 몬스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크 같은 괴물이 아니다. SF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괴물 또는 기계인간 같은 몬스터가 등장하며 심지어는 레이저까지 쏴대기 시작한다. 정말 뮤 대륙은 외계인의 초 고대문명의 발상지였단 말인가!

여기서 잠깐! 뮤 대륙의 실체

뮤 대륙은 실제 대륙을 접해보고 발견했다는 것이 아니라 고대 문서를 해독해서 그 실체를 발견했다고 주장되고 있는 것이다. 1864년 프랑스 신부 샤를 브라쇠르는 마드리드 왕립역사학회 도서관에서 에스파니아의 중앙아메리카 정복시대 당시의 신부 디에고 데 린다의 <정복전후의 유카탄>을 발견하고 그 가운데 마야 알파벳을 기반으로 고대 마야의 <트로아노 고사본>을 해독했다. 그리고 거기에 기록된 화산폭발과 재앙에 의해 사리진 나라의 이름에 해당하는 두개의 마야 그림문자를 보고 MU라 읽었다(보통 고고학계에서는 이를 ‘무’라고 발음 하는데 온라인게임에서는 ‘뮤’라고 발음한다. 이유는? 단지 임팩트가 강하고 발음하기 쉽다는 이유라고 김남주 사장이 밝혔다).

이후 1926년 가을, 영국 육군의 예비역 대령인 제임스 처치워드가 『잃어버린 무 대륙(The Lost Continent of Mu)』이라는 책에서 고고학자들도 들어 보지 못한 무 대륙의 실재를 주장한 것이다. 처치워드는 1868년부터 인도에 머무르면서 원주민들 사이에 전설로 내려오는 무 대륙에 대해 듣고 필사적으로 그 확인 작업에 매달렸고 인도의 옛날 사원에서 무 대륙에 관한 사실이 적힌 옛 점토판을 발견하여 그것을 해독했다. 그 결과, 원주민들 사이에 전승된 무 대륙이 상상의 땅이 아니라 실제로 태평양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문명이 발달했던 대륙이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1868년이면 처치워드의 나이 16살... 뭔가 냄새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무 대륙의 라이벌(?)인 아틀란티스는 그리스 고대 철학자인 플라톤이 그가 남긴 저서 ‘국가론’에 언급한 사례가 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게임 뮤가 만들어진 과거의 이야기를 써내려갔지만 이제 현실로 돌아와 어떻게 뮤가 만들어지는지 알아봐야할 때가 왔다. 뮤를 개발하는 과정은 ‘기획-스토리라인 구성-구체화-세부화-그래픽작업-프로그래밍 작업-테스트-수정’의 여러 단계를 거친다.

▶빡빡한 개발일정인데 중간에 에버랜드 MT는...

하지만 보통 패키지 게임이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이 개발수순이 순서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획이 끝나고 이 기획대로 그래픽 디자인하고 이를 프로그래밍 해서 클라이언트를 만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기획자가 이런 것이 어떨까 하고 아이디어를 내면 회의를 거쳐 그래픽을 디자인 하고 이를 토대로 프로그램 팀이 프로그램을 작성한뒤 개발용 서버에서 테스트 해보고 또 기획하고 그림 그리고 프로그래밍 하고 하는 패턴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상상력을 위해 만화책부터 잡지까지 섭렵한다

특히 기획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작업에 착수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 뮤의 수중세계인 아틀란스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조금 황당하기도 하다. 당초 아틀란스의 기획이 등장한 것은 2001년 당시. “이번에는 물속을 해보자”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물? 그거 어떻게 만들건데?”라는 의견으로 약 1년간 지연되었다고 한다. 이후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나서 아틀란스가 나오기까지 개발기간은 약 3주(--;). 그럼 전체적인 기획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아보자.

뮤의 기획을 하는데 있어서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은 바로 무한한 자유라고 기획자인 김현지씨는 말한다. 일단 아이템을 예로 들면 중세 또는 SF라는 틀에 묶여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게임에 표현할 수 있지만 그 상상이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 하지만 이런 점은 기획자 자신 외에도 그래픽 팀이나 프로그램 팀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한다고 한다.

▶중세에 입던 갑옷이지만 디자인 이미지는 SF 분위기가 풍긴다

자유로움의 컨셉아래 또 하나의 기획의도가 있으니 바로 ‘화려함’이다. 김현지씨는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게이머들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단시 새로운 것만을 추가하는 것보다 호기심을 유발하고 이는 게이머들이 직접 볼 수 있는 화려함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세트 아이템.

세트아이템이야 다른 게임에도 다 있는 것이지만 뮤에서 세트아이템을 장착할 경우 뮤의 다른 캐릭터 보다 뽀대가 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한다. 이는 게이머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자 메리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기획자로서 이런 화려함을 연출하는데 특별한 콘티 같은 것을 짜는지 물어보자 뜨끔한 표정을 짓더니...

▶보통 연출을 위한 콘티는 이런것

특히 기획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작업에 착수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 뮤의 수중세계인 아틀란스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조금 황당하기도 하다. 당초 아틀란스의 기획이 등장한 것은 2001년 당시. “이번에는 물속을 해보자”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물? 그거 어떻게 만들건데?”라는 의견으로 약 1년간 지연되었다고 한다. 이후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나서 아틀란스가 나오기까지 개발기간은 약 3주(--;). 그럼 전체적인 기획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아보자.

“저는 콘티를 안짜는데요”

라고 한다. 그럼 기획을 할 때는 어떤 식으로 할까? 일단 위에서 말한 자유로움 덕분에 소재의 제한은 없다. 또한 화려함을 기본으로 하기 가능한 모든 상상력을 총 동원한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타르칸’의 경우 모래바람과 주위에 널려있는 해골들이 죽음을 연상 시킬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으며 이를 위해 배경을 사막으로 삼았다고 한다. 일단 기본적인 몬스터나 배경무대의 선택 및 세부사항을 정리하면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이미지 작업에 돌입한다.

일단 뮤의 가장 큰 특징은 최초의 3D 라는 것. 기획 단계에서 구상된 각종 설정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래픽 팀의 주 임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그래픽 팀은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을 하게 되는지 알기위해 뮤 3D그래픽 팀의 송명준씨를 만나봤다.

송명준씨는 기획자가 설명한 배경이나 소재를 듣고 나면 이미지를 잡기 위해 일단 러프 스케치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러프 스케치를 그렇게 자세하게 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 그대로 대략적인 이미지를 잡기위해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낙서 수준의 이미지를 잡은뒤 이를 곧바로 3D MAX에서 형상화 한다고 한다.

▶대충 그린 이미지 러프. 이게 제일 잘 그린 것이라고...

일단 3D MAX에서 작업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패키지 게임의 3D 디자인이 캐릭터의 뼈대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살을 붙이는 찰흙 붙이기 같은 방식인데 비해 뮤는 조금씩 폴리곤을 깍아가는 조각과 비슷한 방식을 쓴다고 한다. 이를 위해 육면체 또는 구 형상의 단일 물체를 띄운 뒤 이를 처음 구상한 모양대로 조금씩 깍아 내려간다. 이때 식상한 디자인은 최대한 배제하기 때문에 처음 어떤 모습을 상상했는가에 따라서 디자인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한다.

▶일단 단체를 깍아서 원형을 만들어 나간다

일단 캐릭터를 기준으로 머리, 가슴, 팔, 다리, 하체(바지) 모두 5등분으로 몸체를 나누게 된다. 이는 아이템 착용시 아이템의 모습을 반영하기 위함이며 5등분으로 구분하면 나중에 어떤 아이템이 등장하더라도 곧바로 적용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게 캐릭터의 몸체가 완성되면 여기에 입히게 될 스킨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아이템 장착 효과을 생각해 5등분 한다

스킨작업은 주로 포토샵에서 이루어지며 캐릭터에 및 맵 바닥에 깔리는 타일이나 아이템에 적용되는 각종 효과 등은 모두 이런 작업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스킨은 3D로 표현되는 이미지를 2D로 만든 것으로 간단하게 생각해서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를 벗겨서 한면으로 쭉~ 펴놓은 것을 상상하면 된다(뭔가 써놓고 나니 끔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제 피부를 만들자. 각종 효과도 포토샵으로 쓱삭~

이제 포토샵에서 작업한 스킨을 조각한 캐릭터에 입히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끔직하게 보이던 스킨이 3D 형상에 입혀지자 드디어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탈바꿈되기 시작한다. 이제 모습만 사람에서 실제 움직이는 동작을 표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본(Bone)세팅을 하는데 말 그대로 뼈대를 세우고 이를 하나하나 움직이는 동작으로 만드는 것이다. 말로 설명해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니 사진을 보기 바란다.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머리부터 피부를 입혀보고...

▶완성된 캐릭터의 기본형태

▶본 세팅 작업이란 이런 것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와 각종 오브젝트 들은 뮤 개발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맵에디터를 통해 실제 맵에 적용될 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여기서 직접 게임의 맵도 만들어진다. 만들어지는 과정은 스타크래프트 등 각종 전략시뮬레이션에 포함된 맵에디터와 동일하다. 단지 뮤에서 쓰이는 툴은 보다 세세한 작업도 가능한데 주변에 보이는 오브젝트의 색상을 변화시키거나 명암을 넣는 등 실제 환경과 비슷한 효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본 세팅 작업이란 이런 것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것은 단지 이미지화 시켰을 뿐 이를 게임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모두 프로그램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프로그램 작업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는 C++과 어셈블러. 이런 작업은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거의 말도 안통하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프로그램화 작업을 간단히 설명하면 디자이너가 작업한 이미지를 게임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컨버트 즉 변환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아이템의 색상을 변화시키거나 칼에 번개가 흐르는 것은 디자인 단계에서는 단지 고정된 이미지로 비쳐지는데 이를 프로그래밍 단계에서 번개가 흐르는 효과를 주거나 시간에 따른 이펙트 효과를 주게되어 보다 화려한 이미지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화 될 수 있는지 의견을 교환

이렇게 게임에 적용될 수 있는 컨버트 작업을 거치면 게이머가 다운받을 수 있는 클라이언트로 만들어 지게 되는데 온라인게임이라는 특징상 클라이언트의 용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단순화 작업을 거친다고 한다. 따라서 기존에 사용된 이미지나 효과를 색상이나 외형면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약간의 변화를 준다거나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용량을 최소화 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클라이언트는 테스트 서버에 적용되기전 개발자 전용 서버에 적용되어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 기획자의 의도와는 다르거나 또는 기획이 프로그램화 될 수 없는 단계에 있는 것들이 걸러지게 된다. 물론 각종 버그도 일단 개발서버에서 1차적으로 수정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이제 개발서버에서 검증이 끝나면 일반 테스트 서버에 적용시켜 게이머들의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이후 단계는 개발자와 게이머의 마음에 들 때까지 뒤집고 또 뒤집고는 수정작업의 반복이다. 수정작업이 끝나면 모든 게이머가 즐기는 본서버에 적용시키고 게이머의 반응을 지켜보는 일만 남게 된다.

처음부터 뮤를 만들어온 김남주 사장 인터뷰

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취재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느낀 문제점은 개발 초기의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에는 3명이 만들다시피 했고 지금 웹젠에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 1년 사이에 투입되어 더더욱 과거의 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현재 웹젠의 김남주 사장 자신이 뮤의 개발 멤버 3인중 한명이며 지금도 뮤의 그래픽 기획을 담당하고 있지 않는가. 이에 김남주 사장에게 뮤의 과거를 듣기로 했다.

▶초기 3인방중 한명이 지금은 사장실에...

김남주 사장의 작업실(일명 사장실이라고 부른다--)에 들어가보니 눈에 띄는 것은 대형 와이드 벽걸이형 HDTV와 그 앞에 설치된 PS2 및 X박스. 기자가 꿈에 그리던 게임환경이 아닌가. 부러움을 금치 못하면서 반갑게 맞이해주는 김남주 사장과 인터뷰에 들어갔다. 여전히 부러움의 눈길로 게임기가 설치된 테이블을 힐끔 쳐다보자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변하기 시작한다.

“저 TV와 게임기는 뮤를 개발할 때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뮤가 3D 게임이다 보니 3D 게임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지 보기 좋은 것이 바로 게임기입니다”라고 한다. 물론 저 도구(?)들은 곧 사원복지를 위해 공개된 장소에 재설치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자가 알고 싶은 것은 뮤의 과거모습과 개발당시의 에피소드. 일단 최초의 3D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으나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럭셔리한 개발도구(부럽다...)

“최초의 3D... 일단 그것도 뮤의 장점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니... 김남주 사장이 말하는 뮤의 장점은 바로 처음으로 인벤토리상의 아이템과 장착했을 때의 아이템 모습이 동일한 즉 1:1 시각화를 이루어 냈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맞았다고 한다.

뮤 개발당시 아이템은 기존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인벤토리에 들어있는 모습은 다양하지만 장착하면 똑같은 모습으로 바뀌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런데 3D 게임이다 보니 각각의 아이템을 다른 모양으로 컨버트 시키는 작업이 오히려 용량의 증가와 버그를 양산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번 1:1로 대입시켜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이것이 적중했다는 것. 이렇게 한번 방향이 정해지니 이후부터는 개발이 수월해졌다고 한다.

“그럼 개발중 가장 힘들었을 때와 뿌듯했던 때는 언제라고 생각하시죠?”라고 묻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더니 과거의 한때를 들려준다. 뮤를 처음 만들 때 사람이 없고 기술력이 부족해서 고생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한다. 다만 자신들의 마음에 안들어 6개월동안 작업한 것을 모두 무(無)로 돌렸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막막함이 조금 신경쓰였을 뿐이라고 한다. 즉 이전에 3D에 관련한 수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처음에는 뮤 대륙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설정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이는 없으므로 ‘뭐든지 해도 된다’라는 컨셉으로 돌변했으니 오히려 장점으로 여겨진다.

▶빛의 검은 SF의 명작 스타워즈에 나오는 광선검을 모티브로 했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바로 클로즈 베타테스트 직후부터라고 한다. “드디어 다 만들었구나~ 하고 한숨 돌리고 이제 쉬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곧 꿈은 무너지고 말았죠”라는 것이 그의 한마디.

클로즈 베타테스트 당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테스터를 받아들였고 이런 많은 수의 테스터들이야 말로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달간의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오픈 베타테스트에 돌입하자 다운되는 서버들과 새롭게 발견되는 문제들을 대처하기에는 너무나 시간과 사람이 모자랐다고 한다. 이때 온라인게임에서 안정성과 서비스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으며 이후 많은 운영인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뿌듯했을 때는 아틀란스 패치가 적용된 다음 게이머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을 때라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약간 허무했다고 하기도 한다. 아틀란스는 실제 개발기간을 따지면 약 한달간의 작업시간이 소요되었다. 물론 패치되는 그날까지 좀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기 위해 작업을 거듭했지만 너무 적은 시간이다 보니 게이머들의 욕(?)을 들을 각오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의외로 게이머들의 환영을 받자 뿌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

그런데 오랜시간을 투자하고 몇배의 노력을 기울인 던전 등을 공개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꼭 게이머들의 만족도는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때 조금 허무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뮤의 미래에 대해서 잠깐 언급해 봤다. “뮤의 대륙을 배경으로 육지와 물속 그리고 곧 하늘인 천공과 지하세계를 업데이트한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이 다음에는 쓸만한 배경이 없는데 어떤 모습으로 구상중인지...” 라고 질문하자 거침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조금은 고민해보라고 던진 질문이었는데...

▶과연 마지막으로 등장할 장소는 어디인가?

“우주가 될 수도 있고 4차원의 세계 즉 다른 차원의 뮤 대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뮤의 우주, 뮤의 4차원세계 어디든지 뮤가 배경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김남주 사장.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런 기획은 모든 개발자들이 각자 떠오르는 생각을 토대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기획회의를 하기는 하는데 정기적인 시간은 없고 뭔가 떠올랐을 때 즉석에서 또는 기록한뒤에 언제 있을지 모를 회의시간에 의견을 내놓는다.

이런 모습은 김남주 사장이 말하는 예전 모습과 비슷한 면이 있다. 과거에는 몬스터 이름을 지을 때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공원벤치에서 하나둘씩 떠올렸다는 믿지못할 과거도 듣고 말았다. 참고로 이때 기획한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습은 지금 뮤에서 몬스터로 등장하는 리치와 자이언트의 디자인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김남주 사장은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뮤의 미래에 대해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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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웹젠
게임소개
풀 3D MMORPG '뮤 온라인'은 미지의 대륙 '뮤'를 무대로 펼쳐지는 영웅들의 서사시를 그린 게임이다. '뮤 온라인'은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기능과 10만 가지가 넘는 무기 및 방어구 조합, 빠른 전투 템포...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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