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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등장하는 무기, 그것이 알고 싶다 <종합편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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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리콘을 통해 바라본 근 미래 보병의 모습은?

“보병의 진보는 어디까지인가?”

지금까지 육상병기에 대한 글을 써오면서 간략하게나마 장갑차량의 발전사를 독자 여러분께 알려줬다고 생각한다. 글을 통해서 설명해왔듯이 지난 60년간 거듭해온 장갑차량의 발전은 한마디로 가히 혁명적이었으며 1세대 장갑차량과 3세대의 장갑차량이 전장에서 만났을 때의 참상은 장갑차량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코소보 내전 당시 이런 상황이 연출됐으며 당시 T38, M4 셔먼전차 등 1세대 전차가 T55 계열의 2세대 그리고 T72시리즈와 같은 3세대 전차와 같은 전장에서 전투를 벌였다.

하지만 이런 전차의 발전에 비해 보병들의 발전은 어떠했는가? 보병 기본화기인 5.56mm와 7.62mm탄들이 가진 화력은 작게는 300mm, 크게는 1,000mm이상의 장갑력을 갖춘 주력전차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무용지물과 다름없었으며 최신 장갑차량(Light Armored vehicle)은 일반 보병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화기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손꼽히는 50구경조차 튕겨내는 강력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방어력이 전무한 전투복을 입은 보병은 전투 시 발생하는 파편에 의해 쉽게 부상을 입게 되고 체력이란 제약조건 때문에 휴대할 수 있는 화기의 수도 제한돼 있어 부대의 전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병에 대한 장비는 장갑차량이나 일반적인 전투차량의 발전에 비하면 그리 많은 진보를 이룩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병이 전장에서 백병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 외에는 전혀 쓸모없는 전력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런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밀리터리 게임 ‘고스트 리콘’ 시리즈를 플레이 해본다면 이런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스트 리콘은 미 육군의 차세대 보병 프로그램인 ‘랜드워리어’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개발됐기 때문이다.

[차세대 보병을 다룬 게임 ‘고스트 리콘’]

고스트 리콘 시리즈의 최신작인 3편이 Xbox360 및 PC타이틀로 발매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엉뚱하게 왜 ‘고스트 리콘 1’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지 의아해할 독자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고스트 리콘 1은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아주 새로운 개념을 가진 게임도 아니었으며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도 아니었다.

하지만 고스트 리콘 1은 밀리터리에 흥미를 갖고 있는 플레이어들이나 밀리터리 마니아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구성과 현실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한 고증을 통해 개발된 만큼 개발배경이나 그와 관련된 다양한 컨텐츠에 대한 내용을 참고한다면 밀리터리 게임에 대한 이해가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영국에 본사를 둔 Ubisoft가 출시했으며 레드스톰엔터테인먼트(red storm entertainment)가 개발한 고스트 리콘에 등장하는 구성, 장비 그리고 게임의 핵심 축인 미육군의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랜드워리워’와 이들 ‘고스트’와의 관계를 살펴보려고 한다.

▶고스트리콘의 시대배경

한국전이 발발한 1950년 전후를 시작으로 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소비에트 연방의 약자)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 연방이 본격적인 냉전에 돌입했을 무렵, 소비에트연방은 서유럽에 대한 무력점령(또는 해방)을 위한 동맹을 성립했다. 이른 바 ‘바르샤바 조약군’이라고 불린 소비에트 연방을 중심으로 동구권 국가들의 연합체인 군사조약이었다. 냉전기간 동안 이들은 서유럽국가들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은 ‘핵’뿐이라는 결론이 내려질 정도로 이들이 가진 전력은 막강했다.

일례로 이들이 가진 압도적인 우위의 기갑전력이 동유럽의 평원지대를 통해 서유럽으로 파상공격을 개시할 경우 방어망의 붕괴는 시간문제일 정도다.

이런 이유로 서독의 재무장이 패전국의 지위에 있던 그들에게 가능하게 된 것 이였고 결국 일본의 재무장 또한 이러한 이유와 한국전이 바탕이 돼 가능해졌다. 결과적으로 자위대라는 존재자체는 한국전과 냉전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던 산물인 것이다.

이들을 이런 치명적인 파상공격을 막기 위해 많은 병기를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병기개발을 진보시켰다.

▲AH-64의 실제 모습과 도면

그리고 A(Attacker)-10과 AH(Attack Helicopter)-64 아파치의 개발 또한 이러한 연유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역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에 대해 약세를 보였던 보병은 이 당시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대전차병기들에 의해 대등하게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상황까지 전력을 상승시킬 수 있게 됐다.

(참고: 8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건헤드’란 디자인을 알고 있는가? 혹 메카닉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은 기억하리라 생각된다. 이 건헤드는 자신들의 로봇공학을 이용해 바르샤바 조약군의 기갑전력을 막기 위한 방어책으로 개발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냉전의 종식이 끝난 90년대 후 사실상 바르샤바 조약군과 러시아 연방의 해체로 그들의 세력은 감소됐지만 주력이었던 러시아 군은 현재도 건재해 서유럽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영화 ‘섬 오브 올 피어스’에도 잘 나타나있다. 잭 라이언(벤 에플랙)이 극중 체첸의 참사 후 러시아가 서방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를 알아차릴 때 이들 ‘기갑군단’을 이용했다. 이들 기갑군단이 이동시키지 않음으로써 현재상황이 전시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해 서방측 군사위성이 이를 포착하게 한 것이다.

2008년 러시아의 중추권력을 쿠데타로 잡은 러시아 극우파는 소비에트연방의 부활을 외치며 인근 조지아 공화국을 무력 침공하게 된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고스트 리콘 1.

플레이어는 고스트 리콘 1에서 이들을 막고 극우익에 장악된 러시아를 탈환하기 위해 망명정부가 유엔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고스트 리콘 1은 “바르샤바 조약군이 행동을 개시했을 때의 지구의 운명은?”이란 호기심을 늘 가지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의 작가적 상상력을 극한으로 자극하는 게임인 것이다.

▶고스트 리콘의 실체

고스트 리콘 1을 시작하면 나오는 내레이션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Squad of U.S. Special Forces operators from Company D, 1st Battalion, 5th Special Forces Group (5th SFG), stationed at Fort Bragg, NC.”

(미군의 제 5특수그룹, 1대대, D중대 이것이 고스트 리콘이 소속된 부대명이다. NC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약칭이며 Fort Bragg은 현재 군부대가 존재하는 엄연한 기지다)

이 내레이션에 따르면 고스트 리콘은 엄연한 허구며 이 조직자체가 제 5특수전 그룹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에 ‘이들의 존재자체가 비밀이라는 것’을 전재로 뒀다(비슷한 개념의 부대가 있다하더라도 공식적인 확인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게임 내 설정이었다).

그럼 가상의 부대의 주둔지인 ‘fort bragg’는 과연 어디일까?

fort bragg는 the 1st Special Forces Operational Detachment - Delta (1st SFOD-D), 흔히 델타포스라 불리는 특수부대와 the 82nd Airborne Division, 일명 ‘더블A’라고 불리는 공수특전단의 주둔지다.

그리고 고스트 리콘 시리즈를 개발한 레드스톰엔터테인먼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레드스톰엔터테인먼트는 이곳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개발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고스트 리콘의 구성

고스트 리콘은 3명의 화력 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나토 표준어인 알파, 브라보, 찰리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팀 최대인원은 3명이며 작전실행 시에도 총 인원은 6명을 넘지 않는다. 일반적인 분대가 12명으로 구성돼 있는 것과 달리 전투보다는 수색(reconnaissance)을 주 임무로 하고 있는 고스트 리콘은 제한된 인원으로 공격과 방어를 환경에 따라 적절히 섞어가며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수색이 주 임무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인 공격임무도 내포돼 있는 광범위한 개념의 소대가 바로 고스트 리콘이다.

고스트 리콘의 세부구성은 다음과 같다.

1. The Rifleman
일반적인 병과로 기본무장은 M16A2소총이며 옵션으로 M203 유탄발사기를 선택할 수 있다. 부 무장으로는 M9 베레타 권총과 함께 M18 클레이모어 또는 M76 파편수류탄을 무장한다.

2. The Support Class
강력한 제압무기인 M249 Squad Automatic Weapon(SAW) 분대기관총으로 무장하는 병과며 보병과 같은 부 무장을 장비한다.

3. The Demolitions Expert 또는 demo expert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폭파전문가로 대전차파괴도 이들이 담당한다. 주 무장은 M4A1 카빈 단축형 소총이며 여러 가지 액세서리를 탑재 할 수 있는 레일시스템을 장비하고 있다. 플라스틱 폭탄 운용 또한 이들의 임무다. 기본적 부 무장은 일반보병과 동일하며 대전차전투를 위해 M136 AT4 light anti-tank weapon도 장비한다.

4. The Sniper
가장 선호도가 높은 스나이퍼. 얼굴에 바른 위장크림과 자신이 직접 제작한 넝마코트 ‘길리수트’를 입고 스코프 너머로 적을 응시하는 이들은 미 육군이 채택하고 있는 M24 Sniper Weapon System (SWS)을 장비한다.

부 무장은 일반병과와 다를 것이 없다. 이들은 전장의 지배자로서 부족한 화력을 정확하고 치명적인 사격으로 보완해 적을 혼란시키거나 발목을 잡아둔다. 스나이퍼는 전장에서 언제나 전술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한 후 아군의 작전을 도와주는 존재로 인식된다.

▶랜드워리어 프로그램이란?

고스트 리콘의 전투력은 ‘랜드워리어’ 프로그램에 의해 더 강력해지는데 다음에 언급한 항목들이 그 근간을 이루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랜드워리어 프로젝트는 ▲공격력 강화 ▲생존성 증대 ▲모든 명령 및 통신 그리고 지휘가능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또 랜드워리어 시스템은 ▲무기 ▲부분화된 헬멧 ▲방탄복과 의복 ▲GPS와 PDA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 다섯 가지로 나뉘어진다.

현재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들에게는 이미 이 프로그램들이 적용된 상태며 이미 실전에서 실용화 된 Molle 시스템을 갖춘 ‘Interceptor body Armor’와 헬멧이 개량돼 사용되고 있다.

Molle은 액세서리 화 돼 있는 파우치들을 미션의 특성에 맞게 조립할 수 있는 일종의 조립형 전술조끼시스템이다. 기존 전술조끼의 경우 일체형으로 목적에 맞게 여러 가지 형태가 존재 했으나 Molle은 사용자의 입맛에 따라 파우치들의 탈착이 언제든지 가능하게 돼 있다.

‘Interceptor body armor’는 이미 이런 시스템구조로 돼 있는 신형 방탄조끼며 말 뿐이었던 기존의 방탄조끼와 달리 이 제품은 두 개의 세라믹 패널을 앞뒤에 넣어 50구경(12.7mm)탄까지도 방어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방어성능을 가지고 있다.

또 이 시스템 덕으로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미군장병들을 본 다른 파병장병의 부모들이 사비를 들여서라도 입혀 보낼 정도의 장비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한편 병기체계인 XM8 소총과 XM29 OICW은 내부 혼선과 기술적인 문제로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이중 XM8은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전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개발사와의 분쟁이 해소되면 근 시일 내에 국내에 주둔중인 2사단 병사들에게 지급 될 것으로 예상된다.


▲XM8(상)와 OICW(하)

이런 고스트 리콘과 랜드워리어의 전투력을 잘 표현하고 있는 동영상이 최근 공식 홈페이지(http://www.ghostrecon.com/uk/ghostrecon3/)를 통해 공개됐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고스트 리콘 3의 인트로 영상이 현재까지 공개된 고스트 리콘의 시스템을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차세대 보병의 방향은?

차세대 보병의 활약상을 ‘고스트 리콘’이란 게임을 통해 설명했지만 그럼 미 육군에서 현재 계획 중인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추가로 생겼으리라고 생각한다.

차세대 보병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버클리 대학(영화 헐크의 무대)에서는 미 국방성(하부조직인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또는 DARPA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과 함께 근력강화를 위한 로봇 외골격(Robotic Exoskeleton)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미 어느 정도의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외에 NASA에서는 우주유영을 대신 수행할 수 있는 원격 조정형 로봇을 이미 개발해 실전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이 수행체는 나사를 손가락으로 돌릴 정도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정밀 모터에 의해 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근 시일 내에 실용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듯 독자 여러분의 상상력을 요구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점차적 가시화되고 있다. 지금 독자 여러분은 어떠한 미래의 병사를 상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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