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리니지, 라그나로크…. 이 셋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큰 인기를 끈 유명한 만화라는 것과 이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온라인게임이 이른 바 ‘대박’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게임만의 오리지널 설정으로 히트를 기록한 것은 웹젠의 ‘뮤’ 정도. 다른 수많은 온라인게임들은 이들 게임에 가려 소멸했거나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리지널 설정의 온라인게임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작의 폭넓은 팬들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한 작품들에 비해 오리지널 설정의 생소한 게임이 뿌리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온라인게임 트렌드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굳이 오리지널 설정을 이용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넓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컨텐츠를 이용해 온라인게임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 컨텐츠가 국내의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에 마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컨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11월 초 윈디소프트는 ARN게임즈와 손을 잡고 과거 아케이드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열혈학원을 소재로 ‘열혈학원 온라인’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지스타 기간 중에 NC소프트는 SNKP와 업무제휴를 맺고 ‘더 킹 오브 파이터스’와 ‘메탈 슬러그’를 이용한 온라인게임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15일에는 소프트맥스가 일본의 인기 컨텐츠 ‘건담’을 이용한 온라인게임 ‘SD건담-캡슐파이터’의 제작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의 인기 컨텐츠를 이용한 온라인게임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많은 업계관계자들은 소프트맥스를 주시하고 있다. 소프트맥스가 개발하고 있는 ‘SD건담-캡슐파이터’가 일본 컨텐츠를 이용한 국내 유명 개발사의 첫 번째 온라인게임 결과물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소프트맥스는 ‘SD건담-캡슐파이터’를 2년 가까이 비밀리에 만들어왔다. 2006년 1월에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진행될 계획이니 일본 컨텐츠를 이용해 개발한 국내 유명 개발사의 첫 온라인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업체 관계자들은 소프트맥스가 사용하고 있는 ‘건담’이라는 컨텐츠의 무게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건담’이란 무엇인가? 27년(햇수로 28년) 전에 만들어진 구닥다리 TV애니메이션이 과연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냐며 우습게 봐서는 곤란하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일본 메카닉 애니메이션의 원류(源流)이자 일본이 자랑하는 대표 문화 컨텐츠. 가장 많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가장 많이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가장 많이 관련 상품으로 만들어진 컨텐츠가 건담이다. 간단히 말해 ‘건담’은 ‘영화’, ‘드라마’, ‘가요’처럼 일본에서는 엔터테인먼트의 한 장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건담인 만큼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선라이즈는 깐깐한 곳으로 유명하다. 건담 관련 게임에 일일이 참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집요하게 수정을 요구하며 건담 컨텐츠의 인기를 유지시켜 왔다. 물론 해외에서 건담 관련 게임을 만들도록 라이센스를 준 적도 없다. 그런 선라이즈가 이번에 소프트맥스가 건담을 이용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도록 허락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온라인게임 관계자들은 소프트맥스의 ‘SD건담-캡슐파이터’의 흥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대표 컨텐츠를 이용한 첫 온라인게임이 히트한다면 일본 컨텐츠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통용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 테고, 이후 일본 컨텐츠를 이용한 온라인게임 개발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소프트맥스의 ‘SD건담-캡슐파이터’의 흥행 여부가 이후 국내 온라인게임의 판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개발된 ‘SD건담-캡슐파이터’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헤비 게이머들에 타깃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라이트 게이머들에게 건담을 알리겠다는 소프트맥스의 전략도 바람직해 보이고, 이를 가능케 하는 간단한 조작법과 귀엽게 생긴 SD캐릭터들도 좋다. 아직 개발 진행도가 60%에 불과하기 때문에 게임성을 언급하는 것은 조금 이르겠지만, 액션슈팅게임으로서 완성도를 높이기만 한다면 소프트맥스가 가진 네임밸류와 합쳐져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맥스의 어깨가 무겁다. 이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국내 온라인게임계가 컨텐츠 공급원을 새롭게 확보하고 한층 더 발전해갈 수 있을지 결정된다고 사람들이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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