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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3를 알면 스타 2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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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에서 개최된 ‘2007 월드 와이드 인비테이셔널(이하 WWI)’에서 ‘스타크래프트2’ 개발이 발표됐다.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스타크래프트’의 차기작인 만큼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이와 함께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 때처럼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WWI에서 공개된 ‘스타크래프트2’의 프로토스 유닛들과 얼마 전 한글판으로 발매되어 화제를 일으켰던 ‘커맨드 앤 퀀커 3(이하 C&C3)’의 스크린 유닛들이 닮은꼴이란 점이다.

‘C&C3’에 등장하는 스크린은 우주에서 지구를 침략해온 외계종족이다. 스크린은 곤충과 비슷한 형태의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지구의 군대를 압도하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스타크래프트 2’의 프로토스와 ‘C&C3’의 외계종족 스크린의 닮은꼴 유닛들의 능력을 비교해 보고, ‘스타크래프트 2’ 프로토스 유닛들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트라이 포트(C&C3)와 거상(스타크래프트2)

이 두 유닛은 여러 부분에서 유사하다. 먼저 이동 방법을 보면 트라이 포트와 거상 둘 모두 게의 다리처럼 생긴 길쭉한 다리로 지상을 이동한다(땅이 푹푹 패일 것 같다). 또 가로로 넓지 않고 세로로 우뚝 솟은 모양도 비슷하다. 공격방법 역시 둘 모두 막대기를 땅에 놓고 쓸어내듯 지속적으로 여러 가닥의 빔을 발사해 적에게 피해를 입히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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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2'의 거상(좌측)과 C&C3의 트라이 포트(우측). 영화 '화성침공'과 소설 '우주전쟁'을 떠 올리게 한다

거상을 이용한 전술의 핵심은 긴 다리에 있다. 긴 다리를 통해 높은 지형과 낮은 지형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공능력은 갖추고 있지 않지만 대신 지형에 제약을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이 능력은 포위 공격 시에 아주 효과적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적 병력이 자신의 기지를 향해 진군해 오고 있다 치자. 거상부대를 적의 시야가 미치지 않는 높은 지형에 감춰두고 적을 안으로 끌어 들인 뒤 앞뒤에서 협공을 펼친다면 쉽게 적 병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스타리그에선 흔히 말하는 ‘쌈싸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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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상은 이름처럼 왠만한 건물보다 거대하다. 과연 수송기에 탑승시킬 수 있을까?

▲ 지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지형에 구애 받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거상을 과연 수송기에 태울 수 있을까? 게임 화면상으로만 봐도 유닛의 이름처럼 건물보다 훨씬 크다. 솔직히 배틀크루저만한 수송기가 아니라면 도저히 태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거상은 무조건 걸어 다녀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이번 ‘스타크래프트 2’에선 파일론 에너지가 미치는 곳(파일론을 클릭했을 때 파랗게 표시되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공간이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위상 분광기(이동형 파일론)를 이용해 먼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 시킬 수 있다. 당신이 위상 분광기와 거상만 잘 활용한다면 적은 자신의 기지에 방어 건물을 짓는데 급급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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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상 분광기는 파일론을 대신해 건물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 프로토스는 파이론 에너지가 펼쳐진 지역으로 공간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면은 위상 분광기를 이용해 질럿들이 공간이동시키는 장면

마스터 마인드(C&C3)와 추적자(스타크래프트 2)

이 두 유닛은 역시 비슷하다. 먼저 외형을 보면 두 유닛 모두 네 개의 곤충형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몸체는 달걀을 세로로 새워둔 형태다.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 하는 기술인 점멸을 두 유닛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격형태는 전혀 다르다. 마스터 마인드는 적을 세뇌시켜 아군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반면 추적자는 빔을 발사해 적을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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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2'의 추적자(좌측)과 'C&C3'의 마스터 마인드(우측)

추적자 부대는 탁월한 별동부대다. 짧은 거리를 순간이동하는 점멸능력을 이용해 적과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힐 수 있어 도망가는 적을 추적하는데 용이하며, 높은 지형과 낮은 지형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동 속도 역시 빨라 완벽한 별동대원으로서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적의 위치와 병력 등을 살펴보는 수색작전이나 적의 멀티기지 견제, 도망가는 적 병력의 길 막기 등 다양한 전략전술에 사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유닛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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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의 드롭쉽’처럼 ‘강민의 추적자’라는 호칭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모선(C&C3)와 모선(스타크래프트 2)

이 두 유닛은 이름까지 같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 두 유닛의 외형을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UFO처럼 원형구조로 되어 있다. 공격 방법 역시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를 연상캐하는 공격방식이며, 게임에서 오직 한 대만 보유할 수 있다는 점도 같다. 또 둘 모두 무시무시한 체력과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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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2'의 모선(좌측)과 C&C3의 모선(우측)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의 모선은 ‘C&C 3’의 모선보다 더욱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선 모선(스타크래프트 2)은 시간폭탄이라는 강력한 방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시간폭탄 범위 안의 적 유닛들은 이동속도가 느려지며 심지어 적의 미사일조차 모선을 건드리지 못한다. 이 기술은 적의 기지를 공격할 경우, 적 유닛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아군을 포위한 경우처럼 많은 아군 유닛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단번에 역전시켜 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유닛이다(왜 한 대만 보유 가능한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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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를 연상캐하는 모선의 공격. 둘 모두 파괴력이 엄청나다

하지만 기술을 사용할 때 소비되는 마나(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스타크래프트의 마나 사용 유닛들(사이언스 베슬, 하이템플러, 아비터, 고스트 등)처럼 마나 소비기술을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충전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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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선의 특수기술인 시간폭탄은 적의 방어건물과 적의 방어선을 무력화시키는데 탁월하다

그야말로 정공법을 위한 유닛이다.

균열(C&C 3)과 블랙홀(스타크래프트 2)

균열과 블랙홀은 유닛이 아닌 특수 기술의 명칭이다. 명칭은 다르지만 두 기술은 그래픽 효과와 설정은 매우 흡사하다.

블랙홀은 앞서 살펴본 모선(스타크래프트2)의 특수능력으로 주위 모든 유닛을 빨아들여 파괴하는 기술이다. 마찬가지로 스크린 종족의 슈퍼웨폰(한 번 사용하면 재사용 대기시간을 가지는 강력한 공격)인 균열 역시 공간에 구멍을 뚫어 근처의 모든 물체를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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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2'의 모선이 사용하는 블랙홀(좌측)과 C&C3 스크린 종족의 슈퍼웨폰 균열(우측)

이 역시 많은 유닛끼리의 교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로 프로토스가 정공법에 능한 종족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지금까지 글을 꼼꼼하게 읽은 독자라면 두 게임의 외계종족(스크린과 프로토스)의 유닛들이 의외로 닮은 꼴이란 점을 눈치챘을 것이다. 사실 ‘스타크래프트 2’의 수석 디자이너인 ‘더스틴 브루더’는 ‘C&C: 레드얼럿 2’, ‘C&C: 레드얼럿: 유리의 복수’, ‘C&C: 제너럴’, ‘C&C 제너럴: 제로아워’, ‘반지의 제왕: 중간계 전투’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2005년 상반기에 블리자드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 당시 EA는 이미 ‘C&C3’를 개발하고 있었다.

여기서 표절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단지 그가 ‘스타크래프트 2’를 개발하면서 기존에 자신이 창조해 냈던 유닛들을 무의식적으로 혹은 은연 중 반영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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