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전체

외딴 혹성에 표류한 사람들의 생존투쟁기, 대조난

/ 2
경고! `미소녀메카`는 성인 게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이미지는 없지만, 부모님 근처나 공공장소에서 이 기사를 보다가 오해를 사도 게임메카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알아서 백스페이스나 Ctrl + W를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지난해 미국 CBS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리얼리티 드라마 ‘서바이버’에서 한국인이 우승하여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실제 무인도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승자인 ‘서바이버’에서 우리는 단체 생활이지만 철저한 개인주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탈락시키는 비정한 모습 등 인간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미소녀게임 중에서도 이렇게 외딴 곳에 떨어진 상황을 소재로 삼은 게임들이 있다. ‘무인도이야기’ 시리즈, ‘남국 도미니언’ 등의 게임은 무인도에 떨어진 이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최근 발매된 ‘소프트하우스 캐러’의 ‘대조난’ 또한 사고로 낙오된 이들의 생존 투쟁기를 담고 있다.

▲ 한글화되어 발매되었던 KSS의 무인도이야기

우주로 진출한 인류. 그리고 외딴 행성에 표류한 주인공 일행

‘대조난’은 우주를 여행하는 머나먼 미래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주인공 ‘간쿠로’는 혹성간 항해 도중 사고를 당해서 인류연합의 중심에 서 있는 ‘쿄쿠라하라’가의 차기 당주, 통칭 ‘공주’와 함께 무인 혹성에 낙오되고 만다. ‘쿄쿠라하라’가의 견습 집사인 ‘간쿠로’는 ‘공주’와 함께 무인 혹성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고 살아남기 위해 무인 혹성을 해메기 시작한다.

▲ 이번엔 무인도보다 스케일이 훨씬 큰 외딴 혹성이 무대다

이미 무인도를 배경으로 한 게임 ‘남국 도미니언’을 제작한 바 있는 ‘소프트하우스 캐러’는 이번엔 ‘무인 혹성’을 배경으로 삼았다. 게임을 시작하면 등장하는 인물은 주인공 ‘간쿠로’와 ‘공주’, 단 2명 뿐이다.

▲ 외딴 행성에 고립된 두 사람

그러나 전작 ‘남국 도미니온’ 보다 어찌보면 훨씬 좋은 상황이다. 행성에 도착하자마자 텔레파시로 대화할 수 있는 ‘키리카부’와 ‘미즌’이라는 생물들이 주인공 일행을 ‘신’으로 추앙하며 돕고,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혹성에 떨어진 덕분에 그나마 생존에 큰 지장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전작과는 달리 처음부터 등장 인물끼리 견제하는 상황을 조성하지 않기 때문에 난이도 또한 ‘남국 도미니온’처럼 어렵지는 않다. 물론 중반 이후부터는 인원이 늘어나기 때문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지지만 초반에 내실을 잘 닦아두면 크게 어렵지는 않다.

▲ 주인공들을 돕는 키리카부, 미즌, 로코

살아남는 것. 그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대조난’은 ‘무인도이야기’, ‘남국 도미니온’ 등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플레이어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식량을 마련하고, 건물을 건설하여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플레이어는 지형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얻을 수 있다. ‘평원’ 지형에서는 곡물류를 얻을 수 있고, ‘밀림’ 등 숲 지형에서는 과일과 야채, 나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산악’과 ‘황야’에서는 흙을 얻을 수 있으며, ‘바다’에서는 해산물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불시착한 우주선 부품 등을 획득하여 생존에 필요한 건물과 혹성을 빠져나가기 위한 기반 시설을 건설할 수 있다.

▲ 다양한 지형. 각 지형을 잘 이용해야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플레이어는 주인공 ‘간쿠로’에게 ‘스킬’을 달아주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간쿠로’는 각종행동을 통해 경험치를 쌓고 ‘스킬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쌓인 스킬 포인트로는 ‘간쿠로’의 능력치를 상승시키거나 다양한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어떤 스킬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 난이도가 달라지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음식 생산’과 전투, 이동 관련 스킬은 되도록 빠르게 올려서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 다양한 스킬들. 각 스킬의 특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또한 플레이어를 돕는 ‘키리카부’와 ‘미즌’들을 잘 활용해서 ‘간쿠로’ 일행을 습격해오는 ‘이와와(지상형 몬스터)’와 ‘쿠라게가니(해상형 몬스터)’ 등의 습격을 방비해야 한다. ‘간쿠로’의 능력이 높아도 수많은 적을 혼자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간쿠로’ 일행을 돕는 ‘키리카부’와 ‘미즌’을 잘 활용해야 적들을 막을 수 있고, 또한 건설 및 식재료 채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이들이 도와주면...

▲ 더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

중반부터 동료가 늘어나는데 이 때부터는 다른 동료와의 의견 조율이 절실히 필요하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러 명이 있을 때 개인주의가 더욱 팽배해지기 때문에 생존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 ‘대조난’에서는 ‘회의’를 통해서 일주일간 행동 지침을 결정할 수 있다. ‘공주’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던 1부와는 다르게 동료가 늘어나는 2부부터는 자신의 주장 대로 움직이기 위해서 동료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 회의를 어떻게 끌어가느냐에 따라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게임이 흘러갈지 아니면 다른 캐릭터들의 결정에 끌려갈지 결정되게 된다.

▲ 자신이 원하는 안건을 얻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커맨드를 사용해야 한다

‘대조난’은 미소녀게임’이기 때문에 캐릭터마다 호감도가 존재하고, 각 캐릭터마다 엔딩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플레이어가 동료 캐릭터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호감도가 변하므로 주의해서 선택하도록 하자.

재미있지만 여러모로 아쉽다

‘대조난’은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시리즈처럼 ‘파고들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게임이다. 여러가지 요리 레시피와 건물, 넓은 행성 필드 등 달성해야 할 요소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되었던 ‘소프트하우스 캐러’의 게임들에 비하면 ‘파고들기’ 요소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둥지짓는 드래곤’, ‘그린스발의 숲 속’, ‘위저즈 크라이머’ 등 ‘소프트하우스 캐러’의 게임들은 여러 번 엔딩을 보지 않으면 모든 컨텐츠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빠르게 엔딩을 보고 다음 주차 플레이를 노려야 했다.

▲ 계속 엔딩을 봐야 했던 전작들에 비해서 대조난은 1회 플레이면 된다

그러나 ‘대조난’은 게임 안에서 제한시간이 있었던 전작들과는 다르게 제한시간이 없어서 1회 플레이에 모든 컨텐츠를 소화할 수 있다. 물론 2회차 플레이부터는 1회차 데이터를 계승해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이미 게임의 모든 것을 다 본 상황에서 다시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멀티 엔딩이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1회차 플레이에서 세이브 / 로드를 이용해서 전부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대조난’은 잘 만들었지만 ‘파고들기’ 게임으로는 부족하다. 2회차 플레이를 위한 좀더 색다른 요소가 첨가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각 캐릭터의 행동 루트가 랜덤해서 맵이 넓어지는 후반부에 갈수록 해당 캐릭터의 이벤트를 보기가 정말 어렵다. 로드하면 완벽하게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와 만나기 위해서는 천운이 따라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초반에 캐릭터들의 행동 반경을 높이기 위해 도로를 건설하면 후반부에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 1회차에 모든 이벤트를 보고자 한다면 왠만하면 도로는 건설하지 말자.

▲ 도로 건설은 후반부 게임 운영에 치명적인 독이 되어 돌아온다

게임성 있는 미소녀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한다

‘소프트하우스 캐러’는 텍스트로 게임 전부를 표현하는 일반적인 미소녀게임 회사들과는 다르게 ‘게임성’ 있는 게임을 만드는 몇 안되는 미소녀게임 회사다. 그들의 게임개발 모토에 맞게 ‘대조난’에는 지루하게 텍스트만 보는 것이 아닌,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요소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대조난’은 미소녀게임답게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다수 등장하며, 처음 접하는 사람도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난이도를 잘 조절했다. 캐릭터 혹은 스토리에 의존한 일반적인 미소녀게임에 질린 게이머들에게 이 게임을 권한다.

▲ 매력만점 캐릭터들과 함께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건설해보는 것도 좋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