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중국과의 평가전을 보며 반사적으로 나온 말이 있다. ‘내가 막아도 저것보다는 잘 막겠다!’는 말이다. 물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서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 만큼 답답하다는 표현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가끔 위와 같은 느낌을 느낄 때가 있다. 게임 전체적으로 적들의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고, 정말 쉬운 설정인데, 주인공이 너무 약해서 답답할 때 그런 생각이 든다. 정말 약해빠져서 ‘내가 해도 저것보다는 잘 하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주인공 베스트 7을 뽑아봤다. 7위. 마리오 시리즈- 마리오 적을 밟아가며 쿠파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는 마리오가 이 목록에 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마리오가 맞서 싸우는 적을 보면, 마리오는 확실히 약하다! ▲귀엽고 깜찍한 거북이, 엉금엉금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애한테 살짝 닿았는데 게임 오버다-_-;; 거북이 알러지라도 있는건가? 혹시라도 얘가 물거나 주먹으로 때린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올까봐 직접 플레이해보았지만 역시 물지 않는다. ▲그냥 서성거리는 거북이에 닿았을 뿐인데 심지어 최종 보스인 쿠파를 해치울때도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해치우는 게 아닌 비열한 꼼수를 사용, 용암에 빠뜨려 버린다. 기댈 것은 그 놈의 점프력 뿐. 게다가 수도 없이 공주를 구해줬건만, 아직까지 공주와 결혼도 못 했다. 정말 매력이 없는 건가, 공주 구하는 것 외엔 능력이 없던가, 설마 고자? ▲공주가 저런 말 하는것도 이해가 간다. 마리오의 속이 시커멓다는걸 안거지 게다가 마리오가 공주를 구하러 가는 데에는 순수성이 없다. 일반적으로 마리오는가 자발적으로 공주를 구하러 간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는, 한번 출동에 어마어마한 대가를 받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리오의 목숨 수는 사실 플레이어가 마리오를 고용할 수 있는 횟수이다. 사람만한 금화 100개를 모아야 마리오 고용 횟수가 1회 증가하고, 금화가 없으면 더 이상 출동하지도 않는 속물 근성을 보여준다. 공주가 마리오와 결혼하지 않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법도 하다. 그래도 다음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보다 보면, 마리오는 센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 몸뚱아리만한 금화 100개를 줘야 겨우 한번 출동 6위. 프리니, 제가 주인공해도 되겠슴까? 시리즈? 프리니 디스가이아 시리즈에서 동네 북인 프리니, 마계 최약체인 그들이 주인공이 된 게임은 설정부터 불안하다. 프리니는 전생에 죄를 지은 자들의 환생체로, 죄를 씻기 위해 거의 무보수로 노동을 해야 하는데, 하필 마계의 최고 히스테리 악마인 에트나에게 고용되어버린 프리니들은 적에게 대미지를 주기 위해 던져져 폭사하는 등, 매우 험난한 삶을 살아간다. ▲이놈들, 불쌍해 보이지만 하는 짓은 엽기다 실제로 프리니는 매우 약해서 (디스가이아에서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더 약해졌다) 작은 충격에도 터져버린다. 모험을 떠나게 되는 이유도 너무나도 처절하다. 고용주인 에트나가 놓아둔 단 음식을 누군가가 훔쳐가고, 그 것을 되찾지 않으면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음보다 무서운 징계. 그리고 1000명의 프리니가 필사적으로 출동, 하루 안에 다양한 스테이지를 돌파해야 한다. 마리오와 다르게 프리니는 한번 죽으면 그걸로 정말 죽어버린다. 하지만 1000명이나 되는 프리니 결사대는 동료의 시체를 넘어 모험을 떠난다. 에트나가 도난당한 간식을 찾기 위해... ▲주인 잘못 만난 탓이지... 어찌저찌해서 간식을 찾아왔더니 이번에는 시리즈 2가 나오며 누군가 에트나의 팬티를 훔쳐간다. 에트나는 지난번보다 더더욱 분노하며, 팬티를 찾아오지 않으면 프리니의 가죽을 벗겨 팬티를 만들어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하게 되고, 그들은 또다시 모험을 떠난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 프리니가 죽으면 뒤 프리니가 뒤를 잇는 그들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 하지만 약한 건 약한 거다. 5위. 심즈 시리즈- 심(Sim)들 심즈의 심(Sim)들은 일상 생활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비슷하다. 직장에 다녀오고, 연애를 하고, 가족을 만들고, 집을 꾸민다. 그리고 가끔 이웃들이 놀러 온다. 뭐, 여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야밤중에 이웃이 놀러 오면? 아무리 봐도 그 시간에 놀러오는 건 예의도 아니고, 현실이라면 돌려보내거나 다음부턴 낮에 오라고 충고라도 할 만하다. 그런데, 이 심들은 그걸 못한다! 왜 이렇게 소심한거야? 벨 누르면 깨고, 밖에 나가려고 하고… 죽어라 피곤하면 그냥 인터폰으로도 돌려보낼 수 있을텐데 그걸 또 현관에서 이야기 상대 해주고 있다. 심지어 집에 들어와서 맘대로 밤중에 TV보고, 목욕하고, 침실에 들어오기 까지 하는 놈들도 있다. ▲저자식이 미쳤나? 또, 벽에 붙은 침대 옆에 조그마한 탁자라도 하나 놓여 있으면, 침대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그냥 살짝 비켜서 들어가면 되는데, 막 불평을 하다가(지가 옮기던가) 그냥 바닥에서 잔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화장실이 없으면, 다 큰 어른도 바지에 용변을 봐 버린다. 대체 얘는 스스로 할 수 있는게 뭐야?? 설마 노상방뇨는 안된다는 제작자의 메시지? ▲소금 얻어와!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게임 상 시간이 빠르게 가긴 하지만, 침대에서 일어나는 데 3~4분, 신문 하나 가져오는데 10분씩 걸린다. 황금 같은 출근시간에 정말 열심히 움직여도 겨우 늦지 않을 정도. 면역력도 낮아서 화장실에서 손 안 씻고 나오는 등의 일상의 비위생적인 행동에도 병에 걸리곤 한다. 이런 답답한 심들을 보다 보면 차라리 내가 들어가서 고쳐주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래도 쉽게 죽지는 않으니, 그 질긴 생명력에 찬사를 보내며 5위에 랭크시킨다. ▲넌이미 다컸는데, 완전히 찌질하네, 누구의 잘못인지, 사랑하긴하는데 베이베 |
4위. 데모노포비아-사쿠리 데모노포비아는 일본에서 제작된 플래쉬 게임으로, 고어 게임이다. 주인공인 사쿠리는 평범한 여고생으로, 호기심에 시작한 악마 소환 의식에 성공하게 되고, 결국 그 대가로 엄청난 미궁을 빠져나가야 하게 된다. 단, 그 미궁에서는 ‘죽음’이라는 개념이 없다. 수많은 함정과 살육자들에게 걸리면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죽게 되지만, 그 느낌과 기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살아나게 되기 때문에, 끝 없는 죽음을 경험하여야 한다. 이후 스토리는 스포일러이므로 생략. ▲눈을 떠보니 이따위 공간 사쿠리는 아~무 능력도 없다. 대부분의 함정이나 몬스터는 사쿠리를 한 방에 죽일 정도이고, 약한 적에게도 몇 대만 맞다 보면 죽어버린다. 점프력도 폴짝 수준이고, 스피드도 느리다. 적과 맞서면 도망가거나, 숨거나, 죽거나 셋 중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다. 하지만 주변 환경은 사쿠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험악하다.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죽음을 선사하는 다양한 괴물들과 함정은 이런 사쿠리가 죽지 않고 헤쳐나가기에는 너무나도 난이도가 높다. ▲정육점 주인인가.. 숨거나, 도망가지 않으면 죽는다. 처참하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너무나도 약한 사쿠리의 모습이 애처롭다. 약한 주인공 목록 중에서 유일하게 ‘내가 저 주인공 대신 하면 잘할텐데’ 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이다. 실제로 미성년자나 이쪽에 면역이 없는 사람은 플레이 1분만에 게임을 지우고 구역질을 할 정도이다. 아무 능력도 없이 (대충 봐도 평균 이하의 신체조건) 특공대원들이 떼로 몰려와도 전멸당할 미궁에서 끝없이 죽어가는 사쿠리를 보면, 약해서 답답하다는 생각보다는 동정심이 먼저 느껴질 정도. ▲그나마 덜 잔인한 장면들... 피나오는 장면은 차마 못 올리겠다 3위. 캡틴 실버- 실버 ▲여기에 돈 넣을바엔 보글보글을 하세요 추억의 극악 난이도 오락실 게임인 ‘캡틴 실버’가 3위에 올랐다. 얼핏 보면 강해 보이는 캡틴 실버, 하지만 캡틴을 머리로 뽑았는지, 인맥으로 뽑았는지, 캡틴 실버는 보기와 달리 약골이다. 일단, 자코(첫 판 적들)와 살짝이라도 스치면 죽는다. 딱히 공격을 당하지 않고 닿기만 해도 죽는다. 뭐, 얘네는 사나운 애들이니 그렇다 치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쥐가 나오는데, 쥐에게 닿아도 사망한다. 이 쥐들, 급성 콜레라 균이라도 보유했거나 이빨에 독이라도 발라놨나 보다. 실버의 약골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호박이나 코코넛에 맞아도 죽는다. 캡틴 주제에 갈매기에게도 죽고 게에게도 죽는다. 심지어 나비에 닿아도 즉사한다.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것들은 일단 경계해야 할 만큼… (도움을 주는 요정도 왠지 무서울 정도이다) 심지어, 마을 안 분수대에 들어가면 죽는다. 호수가 아니고 분수대다. 설마 분수대에 염산을 넣어놨을리도 없는데 즉사한다. ▲게에게 닿으면 죽는다. 급성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해물 알러지? 하지만, 이렇게 약함에도 불구하고, 실버는 어떻게든 모험을 계속한다. 검기도 사용할 줄 알고, 점프도 할 줄 안다. 하지만, 공격력이 그리 높지도 않고, 중간에 무기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데, 한번이라도 죽으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러면 끝이다. 클리어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다. ▲묘기부리는 것 같지만 죽는거야 2위. 아오오니- 히로시와 동료들 ▲여기서 보면 웃겨 보이는데, 게임 내에선 나름 공포의 존재다; ‘아오오니’는 뒤늦게 유명해진 게임으로, 얼핏 보면 코믹해 보이지만 나름대로 긴장감과 스릴이 넘치는 인디 게임이다. 일본에서 먼저 유명해지고, 한국으로 건너와 수많은 유머컨텐츠의 소재가 되었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유령의 저택에 탐험을 온 주인공 히로시(주인공처럼 보이진 않지만)와, 세 친구들은 엄청난 괴물을 목격하고 (내가 봐도 엄청나긴 하다-_-) 탈출하려 하지만, 문은 잠겨 있다. 어떻게 해서든 괴물을 피해가며 저택을 탈출하는 것이 목표다. ▲저놈한테 잡히면 안되는거 맞지? 하지만, 이 게임을 하다 보면 답답한 점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일단, 괴물인 아오오니가 엄청나게 세서 (실제로 세다) 전투를 벌일 수준이 아니라는 건 인정하고 넘어가자. 어차피 공격도 못 한다.하지만, 그 괴물에게서 도망치는 속도가 평상시 이동 속도와 같다는 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답하다. 도망치려면 좀 뛰란 말이야!! 주인공의 평상시 이동 속도와 아오오니의 이동 속도가 같기 때문에 조금만 빨리 걷거나 뛰어가면 충분히 따돌릴 수 있는데 이 놈의 히로시는 꿋꿋히 걸어서 도망친다. ‘양반은 절대 경거망동 하지 않는 법이니라’를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신다. ▲양반이 어디 상것처럼 뛰어다닐 수 있으리오. 게다가, 게임 초반에 동료들과 헤어지고 나중에 겨우 합류하지만, 개인행동이나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모여서 문을 부수거나 창문으로 뛰어내리거나 하는 방법이라도 고려해 볼만한데.
▲협력따윈 눈꼽만큼도 없다 이러한 쓸데없이 멍청한 주인공 일행의 행동이 게임의 스릴을 더한다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답답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참 찌질하다. 2위! ▲아까 혼자 갔던 주인공 같이 생긴 놈은 멋좀 부리려다 죽는다. 참 찌질하다 1위. 스페랑카- 스페랑카 예상하신 분도 있겠지만 대망의 1위는 스페랑카가 차지했다. 동서고금 사상 최약의 주인공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스페랑카를 1위로 올리는 데는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오프닝은 초라하지만 내용은 극악 ‘스페랑카’는 1983년 출시된 게임으로, 탐험가가 되어 동굴에서 보물을 찾아다니는 게임이다. 하지만, 주인공인 스페랑카에게는 탐험가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최악의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몸이 매우 허약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상상 이상으로! 예를 들면, 스페랑카 앞에 구덩이가 있다. 깊지도 않다. 안에 칼이나 독, 늪 등이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구덩이다. 자, 이제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 보자. ▲헐이게뭐임 주.. 죽었다?? 대체 왜? 저 구덩이 안에 무슨 장치라도 있는걸까? 답은 ‘높이’이다. 구덩이 높이의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뀐 것을 스페랑카의 연약한 다리는 견디지 못했다. 황당하다. 뿐만 아니라, 줄을 타다 옆으로 살짝만 가도 죽는다. 또한, 박쥐 똥에 맞아도 죽고, 기껏 조명탄으로 박쥐를 죽이고 통과하다가 그 파편에 맞아 죽고, 잠수를 하면 수명(?)이 깎여 나가는 등 기괴할 정도의 허약함을 보여준다. 그 정도면 병원에 누워 있지 왜 탐험을 떠나는 거야? ▲줄 하나 타는데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요술나무 소년은 줄이라도 잘타지! 여기 등장한 주인공들은 답답할 정도로 약하다. 하지만, 안방에서 편하게 앉아 게임을 즐기는 우리와는 달리, 그들은 직접 위험을 무릅쓰고, 암담한 현실에 대항하며,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난 안돼’라며 포기하고 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게임을 추천해주고 싶다. 삭막해져가는 현대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건 우리와 괴리감이 느껴지는 슈펴맨이 아니라, 이런 약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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