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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지구, 게임이 인류에 보내는 미래 경고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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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인류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다. 눈부신 산업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지구온난화, 유조선 침몰, 방사능 유출 등 여러 가지 부작용도 낳았다. ‘인류는 지구를 황폐화시키는 기생충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황폐해져 가는 지구환경을 우려하여 각계각층에서 수많은 경고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게임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어두운 인류의 미래세계를 다룬 게임은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주고 있을까? 우리가 피해야 할 미래, 게임 속에서 만나보자.

환경 파괴에 대한 지구의 경고

최근 아이티와 칠레 등에 지진이 일어나고, 워싱턴과 서울에도 올 겨울 기록적인 폭설로 도시가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현상이 환경파괴로 인한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인과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과 산림 훼손으로 지반 붕괴가 일어나는 일도 있는데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태풍이나 토네이도 발생 주기가 빨라지는 등 자연재해의 원인에 인간이 개입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재해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하는 지구의 반격일까?

▲최근 일어난 칠레 지진, 건물은 물론이고 도로, 차까지 파괴되었다

‘머챈트 오브 브룩클린’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난을 경고한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온실효과는 극지대의 얼음을 녹여서 해수면을 높인다. 세계 각지의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되고, 뉴욕의 브룩클린도 예외는 아니다. 공권력이 완전히 몰락해버린 가운데 새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유전공학 기술을 사용해 네안데르탈인을 부활시켜 노동력을 착취하고, 눈요기를 위해 과거 로마에서 벌어졌던 것과 같은 살육 경기에 참가시키기도 한다.

재난 상황과 인간의 이기심, 유전공학으로 인한 생명 경시 풍조를 동시에 담고 있는 ‘머챈트 오브 브룩클린’은 다소 잔인한 게임이지만, 이 게임에서 단순히 폭력성만을 바라보면 곤란하다. 게임은 천 년 후의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과학의 발전과 자연 파괴의 속도를 고려하면 우리 세대가 겪을 가까운 미래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광경이다.

▲관객들은 네안데르탈인끼리의 죽고 죽이는 혈투를 구경하고 있다

‘아이 엠 얼라이브’는 진도 10이 넘는 대지진을 그린다.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는 주인공, 하지만 자그마치 진도 10.8의 대지진이 시카고 전역을 덮친다. 얼마 전 아이티 지진이 진도 7.0, 칠레 지진이 8.8이었던 것을 보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강진이다. 도시 내 고층 빌딩은 내진 설계도 소용없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리고 도로도 붕괴된다. 전기와 가스, 수도의 공급이 끊기고 도시는 아수라장이 된다.

생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물건을 훔치고, 심지어 살인까지 자행한다. 물과 식량을 지키며 자신의 연인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많이 만나게 된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다 같이 돕고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경계부터 하게 된다. ‘아이 엠 얼라이브’는 재난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인간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게임이다.

▲평화롭던 일상은 이렇게 한순간에 절망으로 바뀐다

▲무너진 구조물보다, 부족한 자원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의 이기심

‘스토커 쉐도우 오브 체르노빌’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현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체르노빌 원전에서 2차 방사능 유출사고가 일어난다. 방사능에 오염된 체르노빌은 죽음의 땅이 되지만 게임 내에서는 주사를 맞아 방사능 수치를 내리면 견딜 수 있다. 방사능에 오염된 돌연변이 생명체가 주인공을 공격해오기도 하고, 물리 현상이 무시되는 등 여러모로 무서운 지역이다.

▲원전 폭파 사고로 죽음의 땅이 된 체르노빌

게임명의 ‘스토커(STALKER)’는 수집가(Scavenger), 침입자(Trespasser), 모험가(Adventure), 단독 행동자(Loner), 살인자(Killer), 탐험가(Explorer), 약탈가(Robber)의 약자이다. 게임명 그대로 체르노빌 원전 피해지역 내에서 돌아다니며 퀘스트를 수행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우리는 그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SF적인 요소가 많이 첨가되었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고는 인간의 욕심과 부주의로 인한 인재이다. 게임 내에서 적으로 나오는 여러 흉측한 돌연변이 생물체들도 결국엔 인류의 행위에 의한 피해자임을 잊지 말자.

▲방사능 유출로 인한 죽음의 도시의 살벌한 풍경

▲징그럽고 흉측하지만 결국 인간의 욕심이 불러낸 재앙이다

인간의 욕심이 초래한 파멸

자원이나 영토, 권력을 놓고 대규모 전쟁이 벌어진다면? 1,2차 세계대전과는 달리 현대나 미래에 이러한 전쟁이 발발하면 인류 전체의 파멸을 불러올 수 있다. 인간 끼리의 전쟁으로 인한 어두운 미래를 그린 게임은 매우 많다.

‘기어스 오브 워’는 환경 파괴와 전쟁으로 인해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지구를 떠나 세라 행성으로 이주한 인류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정착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후 문명이 세워지자 인류는 또다시 자신들끼리 전쟁을 벌인다. 그러던 와중 새로운 에너지원인 이멀전(imulsion)이 발견되고, 이는 전쟁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멀전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국을 침공하면서 전쟁은 79년 동안이나 지속된다. 이후 땅 속에 살던 로커스트라는 종족이 나와 인류를 습격하며 스토리가 진행된다.

▲인류의 전쟁을 멈추게 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생명체의 습격

자원을 놓고 벌어지는 전쟁은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과거 원시부족들간의 식량을 놓고 벌어지던 전쟁에서부터 두 차례의 세계대전, 최근의 이라크전까지 인류는 자원을 놓고 계속해서 싸워왔다. ‘기어스 오브 워’는 이런 전쟁으로 한 차례 행성을 파멸시킨 인류가 또 다시 자원을 놓고 어리석은 전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의 이기심은 지구를 파멸시키고도 없어지지 않나 보다

‘폴아웃3’는 역병이 휩쓴 세계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까운 미래, 석유가 고갈된 인류는 대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마치 20세기 초의 식민지 경쟁과 비슷한 상황이다. 결국 제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그 와중에 알 수 없는 역병이 인류를 습격한다. 힘을 합쳐 치료제를 개발해도 모자랄 판에, 강대국은 전염병마저 전쟁의 도구로 사용한다. 결국 역병은 수 많은 돌연변이를 양산하여 인류의 새로운 적을 만든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워싱턴

분명 이 전염병은 돌연변이를 양산하는 큰 재앙이다. 돌연변이들은 매우 혐오스러운 모습을 띄고 있고 매우 위협적이다. 그러나 이런 질병을 전쟁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았다면 과연 이 병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을까? 정말 무서운 것은 돌연변이나 질병이 아니라 인간의 추악한 싸움이다.

▲돌연변이보다 너희들이 더 무섭다!

윤리적이지 않은 과학개발이 해를 불러오는 게임은 매우 많지만, 대표적인 게임으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는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영화로도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만든 중간체 바이러스가 기업의 욕망에 의해 생체병기로 제조되고, 결국 사고로 인해 바이러스가 유출되어 도시 전체, 세계로 퍼져나가게 된다. 선한 의도로 개발된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재앙으로 돌아오는 것은 이미 노벨과 폭탄, 아인슈타인과 핵의 사례로도 찾아볼 수 있다.

▲조용히 백신이나 개발하면 될 것을 좀비 바이러스나 만들고말야...

생체 병기를 제조한 기업 엄브렐라는 이 혼란을 이용해 엄청난 이윤을 남기지만 결국 자신들의 인과응보로 인해 자멸하게 된다. 과학기술을 악용해 돈과 권력을 차지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야욕에 의해 파멸에 이르게 되는 과정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천민자본주의의 최후를 보여준다.

▲이래봐야 좀비 바이러스는 전세계에 퍼져버린다

과학과 산업의 발전은 분명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로의 발을 내딛게 해 주었지만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매우 큰 대가를 치루게 되리라는 것을 게임을 통해 알아보았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그 안의 메시지를 느껴보자. 후손들이, 혹은 우리가 위에 언급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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