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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 연대기 (하), 브레이크 없는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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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94’에서 ‘KOF98’까지의 흥행 요소는 크게 세 가지였다. 세 명의 팀 플레이라는 독특하면서도경제적인(?) 게임성, 라이트 유저들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비교적 단순한 게임 시스템, 그리고 오락실이 한 골목에 하나씩 있을 정도의 오락실 붐이 맞물려 KOF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98년 ‘스타크래프트’의 등장으로 오락실은 PC방에 설 자리를 뺏기기 시작하고, 하나둘씩 사라져 가거나 ‘DDR’과 ‘PUMP’, ‘비트매니아’ 등 체감형 게임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이런 악재 속에서, ‘KOF’시리즈는 점점 매니악한 시스템을 도입해가며 추락에 가속도를 붙힌다.

▲과거의 추억과 영광을 리메이크한 'KOF98 UM', 최신작보다 인기가 많다

현재 10대 후반에서 20대 게이머들이 ‘KOF’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끊는 시기가 바로 이 때이다. 물론 매니아층은 계속 유지되었지만, 게임 유저의 다수를 차지하는 라이트 유저들의 외면으로 인해 ‘KOF’시리즈는 점차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난다. 우리는 이 시기를 ‘KOF의 황혼기’라 부른다.

네스츠 스토리의 시작과 함께 늘어난 팀 인원

‘KOF97’에서 마무리된 ‘오로치 스토리’가 끝난 후 한 편의 논스토리 시리즈를 거쳐, ‘KOF99’는 ‘네스츠 스토리’를 시작한다. 세계를 손에 넣으려는 악의 축 ‘네스츠’라는 조직에 맞서 싸우는 내용인데, 스토리에 따라 주인공이 ‘쿠사나기 쿄’가 아닌 ‘K대쉬(K’)’로 바뀐다. ‘네스츠 스토리’는 많은 복선과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화려하게 시작하지만 결국 찝찝하게 마무리되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새로 주인공이 된 K', 쿄의 유전자를 이식하여 손에서 불이 나간다는 설정이다

‘KOF99’는 확 바뀐 시스템과 대량으로 추가된 신캐릭터가 특징이다. 일단 ‘KOF99’는 새로운 시스템인 ‘스트라이커즈 시스템’를 도입했다. 기존 시리즈와 같이 싸우는 인원은 3명이지만 나머지 1명의 캐릭터가 게임 사이사이에 등장해 공격을 하거나 체력, 파워게이지를 채워 주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캐릭터를 ‘스트라이커즈 캐릭터’라고 부른다. 1팀 4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트라이커즈 캐릭터는 매 게임 시작 전 선택할 수 있으며, 주로 콤보 공격을 연속으로 쓰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공격 한 번만 맞아도 죽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필살기와 초필살기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는 라이트 유저들에게 ‘스트라이커즈 시스템’은 ‘KOF’를 매니아적 게임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트라이커즈’를 소환해가며 펼치는 기본기 위주의 빠른 콤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라이트 유저들은 익숙치 않은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간다. 라이트 유저들에게 시스템의 좋고 나쁨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오리가 어린이를 위해 친절하게 불을 발사해 주네요

‘KOF99’부터는 오락실에서 대전 상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유저 수가 급감하게 된다. 맨 위에 언급한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새로운 시스템들의 대량 추가와 어두운 분위기, 전체적으로 하향 조절된 캐릭터 성능 탓이다. 밸런스는 ‘KOF’시리즈 중에서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나, 너무나 많은 버그 탓에 밸런스가 엉망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는 비운의 작품이다.

▲하지만 그 어린이는 기술 한 방으로 기 게이지를 한개 넘게 채우는 사기꾼이에요

이후 출시되는 ‘KOF2000’은 SNK의 마지막 ‘KOF’이다. 이 작품을 끝으로 SNK는 도산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BGM이나 영상, 까메오 등장 캐릭터 다수 출현 등 전체적인 완성도가(밸런스 말고) 상당히 높았다. 흔히들 마지막 불꽃이라고들 부른다.

▲KOF2000의 일러스트는 깔끔하니 좋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은 편!

‘KOF2000’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작에서 등장한 ‘스트라이커즈 시스템’의 강화이다. ‘스트라이커즈 캐릭터’를 고르면 일반 캐릭터와 ‘어나더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몇몇 캐릭터는 ‘매니악 캐릭터’라는 숨겨진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어나더 캐릭터’와 ‘매니악 캐릭터’에는 SNK에서 개발한 거의 모든 게임의 캐릭터가 까메오로 출연한다. ‘메탈 슬러그’, ‘아랑 전설’, ‘용호의 권’ 등의 인기 게임 캐릭터에서부터, ‘스마트 장거한’, ‘쿨 최번개’ 등 컨셉아트 형 캐릭터도 등장해서 상당한 웃음을 주었다. ‘KOF’의 원점인 ‘여러 게임 캐릭터간의 드림 매치’를 이루어준 시리즈이다.

▲타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막 등장한다

▲스마트 장거한과 쿨 최번개!!!!!!

그러나 ‘세스’, ‘어나더 이오리’, ‘클라크’ 등 사기적인 성능의 ‘스트라이커즈’ 연계 콤보가 더욱 강화되어 나름 신경 쓴 밸런스가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KOF99’에 적응하지 못한 채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던 일부 라이트 유저들은 재차 절망한다.

SNK의 도산, KOF는 국내 개발사 이오리스로…….

▲이오리스는 참 안 좋은 시기에 이어받은 듯 하다

‘KOF’의 매니아적 성향이 강해짐과 동시에 제작사인 SNK가 부도를 맞이한다. 새로운 기판 제작에 몰두하던 ‘SNK’의 도전이 실패로 끝나며 KOF의 판권은 한국 제작사인 이오리스에 넘어가게 된다. 판권을 넘겨받은 이오리스는 시리즈 최초의 한글화를 이루어내며 국내 유저들의 큰 기대를 받는다. 그러나 이오리스와 전 SNK의 ‘KOF’시리즈 제작자들이 함께 제작한 ‘KOF2001’는 많은 팬들을 경악시킨다.

‘KOF2001’은 겉모습에서부터 혹평을 받는데, 그 이유는 개성적이긴 하지만 왠지 대충 그린듯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 일러스트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KOF2001’의 이미지 컨셉도 좋아하지만, 너무 개성이 넘쳤던 탓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체를 질타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KOF2001’은 첫 인상부터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일러스트, 난 마음에 드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은 싫어해!

‘KOF2001’은 캐릭터 선택과 ‘스트라이커 선정’ 에 있어 가장 큰 진화를 보여준 시리즈이다. 4명의 팀원 각각을 전투 캐릭터와 ‘스트라이커’로 임의 분배가 가능했기에 ‘스트라이커’ 없는 4명의 전투원으로 구성할수도, 주력 캐릭터 한 명과 ‘스트라이커’ 세 명을 놓고 싸울 수도 있게 되었다. 물론, 전투원이 적어지면 대미지와 방어력, 파워 게이지의 혜택이 주어졌다.

그러나 너무 진화한 시스템 탓일까, ‘스트라이커 시스템’은 계속된 혹평을 받고 이후 시리즈부터 등장하지 않게 된다. 한 번에 여러명의 ‘스트라이커’ 호출이 가능해지면서 ‘스트라이커’를 이용하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하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 게다가 시작할 때 주어지는 ‘스트라이커’를 소환하기 위한 ‘스트라이커 봄’이 사라지고 기(氣) 게이지가 소모되는 것으로 대체되어 더욱 자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처음 보는 사람은 ‘KOF’는 세 명이 한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게임이라고 오해할 만한 장면까지 나온다.

▲스트라이커는 자기 취향에 맞게 설정하자! 2-2 시스템이 가장 자주 쓰이곤 했다

시스템적 진화와는 별개로, ‘KOF2001’은 시리즈 최악이라고 할 만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무시무시한 성능을 가진 사기캐릭터가 다수 출현해 ‘한방 콤보가 전부인 게임’이라는 말까지 듣는다. 이 사기캐릭터들은 ‘진폭 하켄베린’이라 불린다. ‘이진주’, ‘폭시’, ‘하이데른’, ‘켄수’, ‘베니마루’, ‘린’의 이니셜을 딴 ‘진폭 하켄베린’은 ‘KOF2001’을 한 단어로 정의내릴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KOF2001’은 질질질 끌려오던 라이트 유저들에게 ‘KOF’에 완전히 흥미를 잃어버리게끔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그래도 이 때까진 오락실에서 ‘KOF’를 찾아보기가 어렵진 않았다.

▲진폭 하켄베린의 투탑, 둘이서 지구정복이라도 할 기세

▲일본 유저들이 이진주의 성능을 모르고 있다가 낭패를 본 일화는 유명하다

잠깐 부활하려는 몸짓, KOF2002

‘네스츠 스토리’가 ‘KOF2001’에서 끝을 맺으며 다시 ‘루갈’이 등장하는 드림 매치가 등장한다. ‘스트라이커 시스템’을 삭제하고 ‘KOF98’의 시스템으로 돌아간 ‘KOF2002’는 ‘네스츠’ 시리즈가 깎아먹은 ‘KOF’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회복시키는 데 일조한다. ‘KOF2002’ 이후로 ‘루갈’이 최종보스인 작품은 평가가 좋다는 징크스(?)가 생긴다.

▲내 눈을 바라봐 넌 평가 잘받고, 루갈을 불러봐 완성도도 높아져

‘KOF2002’는 전작과 동일하게 ‘이오리스’에서 제작하여 한글화(한국 캐릭터는 음성까지)가 된다. ‘KOF2001’에 등장하던 캐릭터가 상당수 사라지기도 하고, ‘오로치 스토리’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재등장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시 3인 1팀의 모드로 되돌아간 것이 큰 호평을 받는다. ‘크리스’, ‘셸미’, ‘야시로’ 세 캐릭터의 각성 모드 또한 추가되는데, 특이한 점은 ‘쿄’에 대고 ↑↓→← ↓↑←→을 입력하면 ‘쿠사나기’라는 클래식 버전의 ‘쿄’가 등장한다. 따로 성능이 추가되진 않았지만 ‘KOF2002’의 ‘쿄’가 워낙 쓰레기라는 평가를 받는지라 ‘쿄’ 유저들은 ‘쿠사나기’로 위안을 삼곤 했다. ‘쿠사나기’의 인기 탓일까, ‘쿠사나기’는 이후 ‘KOF2003’의 정식 스토리에 참여하는 영광을 안게 된다.

▲쿄레기의 대체, 쿠사나기

▲다음 시리즈에서 제대로 등장하게 되는 쿠사나기

‘KOF2002’는 ‘KOF98’과 같이 밸런스가 좋았던 버전으로 평가받지만 ‘김갑환’, ‘앙헬’ 등 몇몇 강캐가 눈에 띄었다. 특히 ‘김갑환’은 ‘김가불’이라는 명칭으로 불릴 만큼 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그래도 ‘KOF2001’ 이후에 나온 버전이라 밸런스에 대한 논란이 비교적 적었던 시리즈였다.

▲어쩐지 스탠딩 모션까지 달라졌다 했더니만 김가불이 되서 돌아오다니

▲흣차짜짜짜짜짜~

‘KOF2002’ 이후 ‘SNK’의 전 제작자들이 모여 만든 ‘SNK 플레이모어(이하 플레이모어)’에서 ‘KOF’의 판권을 다시 가져간다. 시리즈의 판권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매 해 여름마다 연례 행사처럼 차기작을 내 놓던 ‘KOF’의 출시가 차츰 늦어지며 ‘KOF2003’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2004년이 코 앞에 다가올 때쯤 나오게 된다.

애쉬? 저 허여멀건한 놈은 뭐야?

‘플레이모어’가 판권을 되찾은 후 첫 작품인데다 새로운 스토리가 시작되는 터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KOF2003’은 의욕에 넘친 무리수를 두면서 순조롭지 못한 출발을 한다. 이전 명성을 찾기 위해서인지 ‘스트라이커 시스템’을 삭제시킨 것은 좋았지만, 대신해서 ‘멀티 시프트 모드(이하 태그 매치)’라는 ‘KOF’답지 않은 시스템을 들고 나온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소개하겠다.

‘KOF2003’부터 다시 주인공이 교체된다. ‘쿄’에서 ‘K대쉬’로 이어져 온 주인공 계보는 허여멀건한 주근깨 청년 ‘애쉬’에게 넘어간다. 초록색 불꽃을 쓰는 ‘애쉬’는 ‘쿄’와 ‘K대쉬’와는 달리 악역 캐릭터인데, 여성적인 말투와 행동으로 기존 팬들에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그러나 ‘오로치’에 관련된 스토리 전개와 ‘루갈’의 자녀들이 등장하는 등 스토리 부분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남성 유저가 대부분인 KOF계에서 이런 캐릭터는 환영받지 못해

▲저희 아버지는 루 자, 갈 자 쓰십니다, 우리 동생년은 좀 싸이코에요

‘KOF2003’의 가장 큰 실책은 ‘태그 매치의 도입이다. ‘KOF2003’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여러 번의 1대 1 전투’를 통한 데스 매치 시스템을 과감히 버린다. 한 번의 전투에 팀 캐릭터 전원이 연속으로 출전해 전투를 끝내버리며, 심지어 중간에 교체까지 하며 싸우는 ‘태그 매치’ 시스템은 기존 ‘KOF’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새롭긴 한데 게임이 너무 빨리 끝나고 ‘KOF’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참고로 필자는 이 시기에 ‘차라리 스트라이커 시스템이 낫다!’ 라고 외치며 ‘KOF’를 떠났다.

▲어차피 너네 중간에 막 뛰쳐나와서 치고받고 하잖아, 그냥 한번에 패싸움 하면 안되는거니?

▲그래도 매너가 있지.. 체인지 할 때만 나올거야 (사실 이 기능도 좀 사기적이긴 하다)

선입력이 삭제되어 기술 입력이 더욱 어려워진 이번 시리즈는 ‘KOF2001’과 더불어 최악의 밸런스로도 악명을 떨친다. ‘듀오론’으로 대표되는 밸런스 파괴 캐릭터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2003년 내에 출시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i겨 밸런스 테스트 없이 출시했다는 느낌을 준다.

낮선 시스템, 불편한 조작감, 밸런스 붕괴의 3단 콤보로 인해 ‘KOF2003’은 다시금 외면받았고, 이에 ‘플레이모어’는 ‘더 이상 매년 출시하는 짓 못해먹겠다!’라며 KOF의 연도 넘버링을 포기하게 된다.

▲마지막 연도 넘버링, 이때부터 사람들이 슬슬 헷갈리기 시작한다

연도 넘버링 포기와 함께 기판을 바꾸며 재기를 노리지만 글쎄?

‘플레이모어’는 연도 넘버링을 포기하며 ‘KOF 네오웨이브(이하 네오웨이브)’를 출시한다. 사실 정식 넘버링 타이틀만 다루려고 했지만 굳이 ‘네오웨이브’를 언급하는 이유는 새로운 기판으로의 이식과 앞으로의 지지부진한 스토리 진행을 예고하는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MVS 기판을 버리고 아토미스 웨이브 기판(길티기어 기판)을 사용한 ‘네오웨이브’는 뭔가 새로운 그래픽을 기대했던 유저들에게 참담함을 안겨준다. 물론 기존 시리즈에 비해 깔끔한 면은 강화되었지만, 결국 2002의 캐릭터 모델링을 그대로 가져오며 별 진화를 보여주지 못한다. 연도 넘버링을 포기하고 기판까지 바꿔가며 낸 시리즈이지만 기대 이하의 퀄리티에 슬슬 기존 팬들도 ‘플레이모어’에 기대를 접는다. 게다가, 이전엔 스토리가 완결될 때 마다 내놓던 스토리 없는 타이틀을 이제부터 한 시리즈 건너 한 편씩 끼워넣기 시작한다. 덕분에 2003년에 시작된 애쉬 스토리는 2010년인 지금도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네오웨이브, 캐릭터 그냥 우려먹기잖아!!!

그리고 ‘KOFXI(이하 KOF11)’이 출시된다. 새로운 넘버링 시스템에 대해 말하자면, ‘KOF94’를 1편으로 하여 쭉 이어져 나가 ‘KOF2003’을 10번째 타이틀로, ‘네오웨이브’는 외전 취급하여 넘겨버린 후 11번째 타이틀이라는 의미이다. 이 시리즈는 아토미스 웨이브 기판의 마지막 작품으로, 배경이나 이펙트를 제외하고는 비주얼적으로 커다란 변화는 없다.

▲KOF11 역시 배경정도만 바뀌었을 뿐.. KOF2003하고 비슷한 놈이다

‘KOF11’은 ‘KOF2003’의 ‘태그 매치’ 시스템을 더 발전시킨 형태로 돌아온다. 이미 ‘KOF’시리즈는 매니아의 게임이라고 단정지을 속셈인지  새로운 시스템이 또 다시 대량으로 추가된다. 스턴 게이지, 가드 크러쉬, 스킬 게이지 등 콤보와 가드에 대한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게임은 더욱 복잡해지지만, 조작감과 게임 전체적 완성도는 꽤나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엔 오락실 대부분이 사라져버려 라이트 유저는 물론 팬들도 아케이드용 ‘KOF’를 접하기 어렵게 되었고, 매니아층이 아니면 ‘KOF’ 신작을 플레이하기 어려운 시대가 온다. 이 때부터 ‘KOF’는 오락실이 아닌 콘솔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어간다.

▲이때 부터인가... 내가 KOF를 집에서 하는 게임이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

이후 3년이 넘는 개발기간을 거쳐 타이토 기판으로 이식된 ‘KOFXII (이하 KOF12)’는 ‘KOF96’이후 가장 큰 그래픽적 변화를 선보인다. 큼직큼직해진 캐릭터 크기에 맞춘 고해상도 디자인은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필살기와 초필살기의 이펙트도 더욱 화려해지고 타격감도 꽤 훌륭했다. ‘태그 매치’를 없애고 다시 3대 3 데스 매치로 복귀한 점도 특이사항이다.

▲고로는 할아버지 잘 모신다, 우워우워

그러나 ‘KOF12’는 희대의 망작으로 취급받는다. 그 이유는 게임의 완성도가 시리즈 중 최악에 가깝다는 것인데, 심지어는 ‘베타 버전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니 할 말이 없다. 캐릭터 수도 매우 적고 ‘클라크’나 ‘마츄아’의 경우 필살기 수가 2개밖에 없는 것을 보면 게임을 만들다 중간에 발표해버린 느낌이다. 비주얼적 진화만 내세운 느낌이랄까? ‘KOF’시리즈를 계속 응원해 온 골수 팬들마저 고개를 저을 정도의 게임, ‘KOF12’는 여러 모로 충격과 공포였다. 실제로 ‘KOF12’를 베이스로 한 ‘KOF13’이 1년만에 발표되자 ‘KOF12 베타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그래픽적인 면을 강화하면서, 매니아층의 전유물이었던 ‘태그 매치’ 시스템을 포기하고 기존의 3대 3 배틀 시스템으로 복귀한 것을 보면 ‘스트리트 파이터4’와 같이 르네상스를 꿈꾸는 것 같은 느낌은 든다. 그러나 ‘KOF12’의 완성도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캐릭터가 큼지막해지고 그래픽이 확 바뀌었다, 그러나 내용물은 베타

▲개인적으로 아테나는 옛날이 나았다. KOF96때가 최강이었지 하악하악

그리고 지금, KOFXIII가 눈 앞에

2010년 3월 ‘KOFXIII (이하 KOF13)’의 모습이 드러나며 유저들의 반응은 세 부류로 나뉘었다. ‘더 이상 ‘플레이모어’는 못 믿겠다.’라는 부정론이 있는가 하면 ‘이번 ‘KOF13’은 뭔가 달라 보인다’ 라는 긍정론도 존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 반응은 ‘난 ‘KOF’ 안 한지 오래 됐어’ 였다. 98년 이전까지 ‘KOF’를 즐기던 라이트 유저들이다. ‘KOF’를 그만둔 시기는 차이가 있지만 주된 이유는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지고 한방 콤보가 범람하면서 매니아만의 게임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오락실 시장이 줄어든 것과 나이가 들어가며 게임을 안 하게 된 사람도 많지만)

▲이제 좀 KOF답게 바뀌는거니?

그러나 위에서 말했다시피 ‘KOF13’은 과거의 영광을 꿈 꾸고 있는 듯 하다. ‘스트라이커 시스템’과 ‘태그 매치’를 삭제하고 ‘마이’ 등 인기 캐릭터를 재등장시켰다. 타이토 기판의 고퀄리티 2D 그래픽과 기존 시스템의 복귀는 한 동안 ‘KOF’를 떠나 있던 라이트 유저들에게도 솔깃한 소식이다.

▲여성 캐릭터 3인방 화려한 부활!!

이는 ‘스트리트 파이터4’의 행보와도 비슷하다. ‘스트리트 파이터2’ 이후 각종 모드를 집어넣으며 게임의 심도를 높였으나 라이트 유저들에게 외면받게 된 ‘스트리트 파이터’는 과감한 르네상스 정책을 펼쳐 과거 ‘스트리트 파이터2’의 올드 유저층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보다 쉽고 간단하면서도 심도있는 게임’ 이라는 의도가 적중한 것이다.

▲르네상스의 대표주자, 스파4

사실, 21세기 들어 ‘KOF’시리즈에 계속해서 실망만 해 오던 터라 이번 여름 발매될 ‘KOF13’에 대해서도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왠지 궁금하다. ‘철권6:BR’은 프로리그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고, ‘스트리트 파이터4’는 올드팬들을 끌어 모았다. ‘KOF13’에 그만큼의 파급력을 기대하진 않지만 그 가능성은 보이는 듯 하다. 올 여름 등장할 'KOF13'을 기다려 보자. 과연 이번엔 어떨까?

▲봐봐, 가능성 충분히 보이잖아 (20분째 보고 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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