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연대기 특집기사
▶스트리트 파이터 연대기 (하), 스파 사골국 한뚝배기 하실래예?
▶스트리트 파이터 연대기 (외전), 전설의 귀환 스파4!
국내 게이머들은 ‘스트리트 파이터(이하 스파)’ 시리즈 중 ‘스파2’ 까지만 열광하다가 ‘슈퍼 스파2’부터 서서히 ‘스파’ 시리즈를 떠나 ‘KOF’나 ‘버추어 파이터’, ‘철권’ 등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외 (특히 북미지역)에서는 ‘슈퍼 스파2’를 포함한 ‘스파’ 시리즈가 계속해서 인기를 끌었고, 그 인기를 바탕으로 동시에 여러 시리즈가 동시 개발, 발매되었다. ‘스파2’ 이후의 ‘스파’ 시리즈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는데, ‘스파 제로(북미와 유럽에서는 알파)’ 시리즈와 ‘스파3’ 시리즈, 그리고 3D로 제작된 ‘스파 EX’ 시리즈, 마블 코믹스나 SNK등과의 드림 매치 ‘캡콤 VS’ 시리즈가 그것이다. 그 중 ‘캡콤 VS’ 시리즈는 엄밀히 말해 정통 ‘스파’ 시리즈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세 갈래로 나누어져 번갈아가며 출시되는 시리즈들, 위쪽부터 '스파 제로', '스파 EX', '스파 3'
세 종류로 갈라져서 발매된 ‘스파’ 시리즈의 수 많은 타이틀은 국내에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고, 간혹 보급된 시리즈들은 국내 유저들에게는 이미 낮선 게임이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유저들은 ‘스파’ 시리즈의 90년대 후반 이후 행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실제로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 이후 제대로 된 후속작이 나오지 않기도 했고, 2000년 이후 북미에서의 인기도 식어가면서 캡콤도 ‘스파’ 개발에서 손을 떼는 등 ‘스파’의 침체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각각의 시리즈가 통일되지 못한 채 각자만의 커리어를 쌓아갔기 때문에 후속작과 확장팩의 구분이 애매모호해 졌다는 것이다. 시스템적 진화나 세밀한 프레임 등은 매니아층 사이에선 상당한 호평을 받았으나 라이트 유저들에겐 혼란스럽기만 할 뿐이었다. 이 모든 것은 모두가 원하던 ‘스파2’의 후속작이 ‘스파 제로’라는 형태로 나오며 시작되었다.
▲시대를 역행하여 과거로... 가일의 죽은 친구 '내쉬(찰리)'가 등장한다
스파1과 2 사이의 이야기, 스파제로
‘슈퍼 스파2’ 시리즈의 뒤를 이어 95년 출시된 ‘스파 제로’는 ‘스파1’과 ‘스파2’ 사이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또한 소돔, 가이 등 ‘파이널 파이트’에 출전했던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며 게임 설정들의 조합을 시작했다. 게임 그래픽은 전체적으로 한 편의 만화를 보는듯 한 느낌을 주는 밝은 디자인으로 구성되었고, ‘슈퍼 스파2’에서의 필살기 시스템도 유지시켜서 해외에서는 기존 유저들 뿐 아니라 새로운 유저들도 유입시키는 등 상당한 호평을 받었다.
▲우리도 원래 '스파' 멤버(예정)였어!
그러나, ‘스파 제로’는 국내에선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슈퍼 스파2’의 국내 흥행이 실패하였기 때문에 그 시스템을 더욱 진화시킨 ‘스파 제로’의 시스템은 라이트 유저들에게 너무나도 낮설었다. 적응의 중간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또한, ‘달심’, ‘블랑카’ 등 ‘스파2’에 등장하던 캐릭터들이 대량 삭제되고 새로운 캐릭터들이 우르르 등장하여 유저들이 원하던 ‘스파2’의 느낌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게다가 2D 대전격투계의 대세가 ‘KOF’로 옮겨간 것도 ‘스파 제로’의 국내 흥행을 가로막았다.
▲'스파 제로'의 캐릭터 선택창, '스파2' 멤버는 4명뿐!
‘스파 제로’의 출시 이후 1년이 채 못 되어 나온 ‘스파 제로2’는 전작에서의 숨겨진 캐릭터 3명(고우키, 베가, 단)을 기본 캐릭터로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스파2’의 캐릭터 ‘달심’과 ‘장기에프’, 오리지널 캐릭터 ‘사쿠라’ 등이 추가되었다. 시스템상으로도 제로 콤보가 삭제되고 다운 낙법회피 강화, 오리지널 콤보 시스템 도입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물론 ‘스파 제로2’도 국내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지만 일본과 북미, 유럽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끌며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다. 특히 일본에서는 ‘스파 제로2 알파’ 라는 확장팩까지 출시하며 각종 모드를 추가한다.
▲장기에프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공중인사)
‘스파2’와 ‘슈퍼 스파2’, ‘스파 제로’ 시리즈의 성공에 자신을 얻은 캡콤은 ‘스파’ 시리즈 관련 사업을 확장시키며 반 년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3종류의 서로 다른 타이틀을 새로 출시한다. ‘캡콤 VS’ 시리즈와 ‘스파 EX’, ‘스파 3’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캡콤 VS’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게임들은 제대로 ‘스파’의 이름을 달고 나온 게임이기에 유저들이 헷갈릴 수 밖에 없었다.
▲'캡콤 VS SNK'를 비롯해서 상당히 많은 드림매치 게임들도 나온다
본격 문어발 사업 전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스파 제로2 알파’가 발매된 지 4달만에 발매된 ‘스파 EX’는 무려 3D로 제작된다. 당시 ‘철권’과 ‘버파’ 등의 3D 대전격투 게임이 인기를 끌자 그에 맞추어 내놓은 것인데, 뭔가 어설픈 3D와 텅 빈 스토리, 경쟁작에 비해 뒤떨어지는 비주얼 때문에 해외에서도 별 호응을 얻지 못한다. 뒤이어 ‘스파 EX 플러스’, ‘스파 EX 플러스 알파’로 이어지는 확장팩이 나오지만, ‘스파’라는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버.. 버추어캅?
이 당시 ‘스파’의 원 제작자 대부분은 SNK로 이직하거나 다른 부서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출시된 정식 넘버링 후속작 ‘스파3 뉴 제너레이션(이하 스파3)’은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작품이었다. 일단, 새로운 기판의 성능 덕에 모션 프레임이 두 배 이상 세밀해져서 더욱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화면의 확대, 축소가 적용되어 화려한 연출을 선보였다.
또한, 상대의 공격을 피해 없이 방어하고 반격할 수 있는 ‘블로킹 시스템’이 도입되어 기존의 스파 시리즈와 확실히 다른 궤도를 걸었다. 이 ‘블로킹 시스템’은 상대의 공격에 맞춰 상대방 쪽으로 방향 커서를 움직여야 하는데, 성공시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위력적이지만 가드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매니아들은 ‘블로킹 시스템’ 덕에 게임이 더욱 재미있어 졌다고 평가하지만, 이는 많은 라이트 유저들이 ‘스파3’를 외면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했다. 또한 캐릭터 별로 3종류 씩 존재하는 초필살기를 대전 시작 시 고를 수 있게 되어 같은 캐릭터라고 해도 다른 콤보 스타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상태니 처음 보는 사람들이 이게 '스파'인지도 모르지
그러나 ‘스파3’는 시스템의 진화와는 상관없이 상당한 혹평을 받는다. 일단 캐릭터 수가 10명 가량으로 경쟁작은 물론 이전 시리즈보다도 훨씬 적은데다, ‘스파2’의 캐릭터가 거의 삭제된 가운데 새로운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여 기존 유저들은 크게 반발한다. 특히 ‘류’와 ‘켄’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새로운 캐릭터이고, 심지어 주인공 자리는 ‘알렉스’라는 보도듣도 못 한 놈이 꿰차고 앉아 있으니 기존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있던 팬들의 반발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류, 켄 말고 다른 애들이 누군지 안다면 당신은 진정한 팬입니다~
‘스파3’는 국내에도 잠시 발매되었으나, ‘KOF’와 ‘철권’에 밀려 그야말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해외에서도 ‘스파3’에 대한 평가는 별로 좋지 않았다. ‘스파 제로’, ‘스파 EX’와 비교해도 크게 나은 것이 없다는 시리즈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러한 비난은 1년도 안 되어 ‘스파3 세컨드 임팩트’가 출시하며 더욱 거세졌다. ‘스파3 세컨드 임팩트’에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또 추가되는데, 안 그래도 익숙치 않은 신캐릭터가 넘쳐나는 ‘스파3’에 새로운 캐릭터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을 반기는 유저는 많지 않았다. 시스템적으로는 잡기를 방어(회피)할 수 있는 그립디펜스 기능 등이 추가되긴 했지만 유저들의 반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후속작의 발매 간격이 너무 빨라, 익숙해질만 하면 신작이 나오는 것도 문제였다. ‘스파3 세컨드 임팩트’ 부터는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도 않아 드림캐스트 유저가 아닌 국내 게이머들은 ‘스파’ 후속작이 나오는지조차 모르게 되었다.
▲이 길은 '이간길', '길메오'가 아닙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싶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
야심차게 내놓은 시리즈들이 예상만큼의 성과를 내 놓지 못하자 캡콤은 문어발식으로 벌려놓은 시리즈들을 심혈을 다해 마무리짓기 위해 노력한다. ‘스파2’ 제작자 ‘아키라’가 설립한 회사 아리카에서 제작을 맡은 ‘스파 EX’ 시리즈는 가장 문제였던 그래픽 부분을 대폭 개선하여 98년 ‘스파 EX2’를 내놓는다. ‘스파 EX2’의 그래픽은 전작에 비하면 상당히 괜찮아졌지만, ‘철권3’와 ‘버추어 파이터3’에 비교되는 불운을 겪는다. ‘스파 EX2’는 3D 배경과 캐릭터에 2D 조작방식을 도입한 현재 ‘스파4’의 방식과 비슷했지만, 그 당시엔 ‘무늬만 3D인 게임’이라는 악평을 듣기도 했다.
▲그래픽은 상당히 괜찮아 졌지만 '철권3'나 '버파3'에 비교하면..
이후 ‘스파 EX’는 아케이드에서 발을 떼고, PS2로 방향을 바꿔 2000년 ‘스파 EX3’를 출시한다. ‘스파 EX3’는 2인 1팀의 태그 매치 시스템을 도입했고, PS2 초반 타이틀 중 하나가 되며 나름대로 선전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지금처럼 콘솔의 멀티플레이가 활성화 되어 있던 시기가 아니었기에 혼자서, 혹은 제한된 친구들과만 즐기는 대전격투 게임은 역시 한계가 있었다.
▲차라리 이게 아케이드로 나왔다면!!
‘스파 제로’ 시리즈도 98년, 대망의 총집합체 ‘스파 제로3’를 출시하며 시리즈를 마무리짓는다. ‘스파 제로3’는 ‘스파2’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모두 출전하였고 ‘파이널 파이트’의 ‘코디’ 등 캐릭터가 다량 추가되어 30여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캐릭터의 플레이 스타일도 ‘슈퍼 스파’ 이전 버전이나 ‘스파 제로’, 혹은 오리지날 콤보 강화 버전의 3종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그 외에 ‘스파 EX’ 시리즈에 등장한 가드 게이지도 추가하였고 잡기 발동 커맨드도 바꾸는 등 많은 시스템을 총집합 시켰다. 결과적으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그 속을 파헤쳐 보면 너무나도 많은 요소가 들어 있어 게이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부쩍 늘어난 캐릭터 수, 이제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스파3’의 최종작인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가 등장하며 캡콤의 ‘스파’ 시리즈는 당분간 막을 내리게 된다.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는 ‘춘리’가 재등장하고 전체적인 밸런스의 수정, 블로킹 기능이 향상되는 등 전체적인 게임 완성도가 높은 시리즈였다. 덕분에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는 평가가 좋지 않은 ‘스파3’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스파’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낸다. 반면, 국내에서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는 여전히 ‘스파’의 무수히 많은 우려먹기 타이틀 중 하나라고 인식되어 제대로 소개되지조차 않는다.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춘리가 없으면 게임이 망해요
▲아직까지도 많이 플레이되고 있는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
그리고 2000년 이후, 대전격투의 대세가 3D로 옮겨감과 동시에 ‘스파’ 시리즈는(EX3 제외) 더 이상 출시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스파’ 시리즈의 수 많은 타이틀은 오락실의 축소와 ‘KOF’, ‘철권’ 등에 밀려 찾아보기 힘들었고, 일본과 북미에서는 비교적 많은 매니아층이 ‘스파’ 시리즈를 즐겼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고, 10여년에 걸친 ‘스파’의 전성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춘리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참 슬펐죠
‘스파’ 시리즈는 (흔히들 우려먹기라 부르는)너무나도 잦은 확장팩 출시와 문어발식 시리즈 동시 진행, 획일적이지 못한 네이밍 센스 등으로 상당히 험난한 길을 걸어왔고, 복잡한 시스템의 대량 추가로 인해 ‘스파2’ 시절의 매력을 잃어버렸다. (이는 시리즈가 오래 진행되는 대전격투 게임이라면 대부분 겪는 과정이기도 하다) 결국 ‘스파’는 매니아층 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한 때 ‘국민 게임’으로 추앙받던 ‘스파’ 시리즈는 ‘스파4’가 출시되는 2008년까지 8년이 넘는 긴 잠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지금, 탱글탱글한 스파4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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