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연대기 특집기사
▶스트리트 파이터 연대기 (하), 스파 사골국 한뚝배기 하실래예?
▶스트리트 파이터 연대기 (외전), 전설의 귀환 스파4!
▲스파4 이전까지의 시리즈 정리(출시년도순)
‘스트리트 파이터(이하 스파)’의 전성기는 아케이드 시장의 축소와 더불어 문어발식 시리즈 다중전개, 매니악한 게임방식으로 인해 유저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며 막을 내린다. 이후, 캡콤은 ‘스파’ 시리즈가 더 이상 대전격투 게임계를 장악하고 있는 강력한 라이벌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하여 ‘스파’ 관련 사업을 정리한다. 결국 2000년의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 이후 정통 ‘스파’ 시리즈의 맥은 끊기고 만다.
‘스파’의 맥이 끊긴 것과 관계지을 수는 없지만, 이 시기에 2D 대전격투 게임 대부분은 ‘스파’와 같은 길을 걷는다. ‘KOF’와 ‘아랑전설’ 등의 제작사 SNK는 부도가 나고 (이후 플레이모어가 바통을 이어받지만), ‘길티기어’는 2003년 이후 서서히 침체되어간다. 2000년대는 2D 대전격투 게임들에게 꽤나 가혹한 시기(물론 지금도)였다. 이런 상황에 ‘스파’의 성공적인 부활을 기대하는 게이머는 많지 않았다.
▲춘리도 다신 못 볼 줄 알았는데
그러나 ‘스파1’ 출시 20주년째인 2007년, 캡콤은 ‘스파4’의 제작을 발표한다. ‘스파4’의 제작을 맡은 오노 요시노리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스파4’의 방향을 정한다. 그리고 그의 해답은 ‘스파 제로’도, ‘스파3’도, ‘스파 EX’도 아닌 ‘슈퍼 스파2 터보’의 게임성이었다. 익숙한 캐릭터를 대거 등장시키고 새로운 캐릭터는 최대한 적게, 시스템은 복잡하지 않으면서 파고들 여지가 많도록, 이러한 특징을 살리기 위해 오노는 ‘스파 제로’나 ‘스파3’의 게임 시스템 대부분과 캐릭터를 과감히 버린다. (물론 다 버린건 아니지만)
▲특히 네 놈을 버린다! 철저히!!
오노가 ‘스파4’의 롤 모델로 ‘슈퍼 스파2 터보’를 택한 또 다른 이유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90년대 중후반, 캡콤의 문어발식 시리즈 전개와 우려먹기, 새로운 캐릭터와 시스템의 도입은 라이트 유저층의 이탈을 초래했다. 그들 대부분은 여전히 91~3년 사이 발매된 ‘스파2’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유저들의 유입을 위해 ‘스파4’는 ‘진화’가 아닌 ‘과거로의 회귀’를 선택하였고,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옳았다.
▲류와 켄이 아도겐을 날려대던 그때 그 시절로!
전설의 귀환, ‘스트리트 파이터 4’
‘스파’의 스토리 라인은 1-제로-2-3 순서로 전개되었다. ‘스파3’의 마지막 타이틀이자 스토리의 마지막인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에서는 ‘스파2’의 캐릭터가 상당수 빠지고 새로운 캐릭터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였는데, 이는 ‘스파3’가 크게 대중화되지 못 한 이유로 작용했다. 그래서일까, ‘스파4’의 스토리는 ‘슈퍼 스파2 터보’와 ‘스파3’ 사이의 시대를 다루었다. 이로 인해 ‘스파2’ 캐릭터 뿐 아니라 ‘스파 제로’, ‘스파3’의 캐릭터들이 모두 ‘스파4’에 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특히 대 히트작 ‘스파2 대쉬’에 등장하는 그리운 캐릭터들의 등장은 15년이 넘는 세월동안 ‘스파’를 접하지 않던 올드 유저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아주그냥 추억이 새록새록 펑펑 후두두둑 샘솟는다!
‘스파4’는 3D 그래픽을 사용했지만, 횡이동이 없고 기존 2D게임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는 독특한 게임 방식을 채택한다. 물론, 이는 앞서 ‘스파 EX’ 시리즈에서 사용한 방식이지만, 대 놓고 3D라는 느낌이 강했던 ‘스파 EX’에 비해 ‘스파4’는 얼핏 보면 2D라고 착각할 정도의 그래픽과 조작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동양적인 수묵화 풍의 느낌을 살려(물론 트레일러와는 달리 게임 내에서는 수묵화풍 표현이 적지만) 비주얼적으로도 큰 호평을 받는다.
‘스파4’가 높이 평가되는 점은 3D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D의 타격감과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다는 것이다. 오노 요시노리 감독의 ‘스파4’ 관련 인터뷰 중 ‘3D는 단순히 스파4를 만드는 데 붓과 같은 도구로써 사용되었을 뿐이다’ 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스파4’의 그래픽을 한 마디로 표현해주는 대목이다. ‘스파4’의 3D는 ‘스파 EX’와는 달리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화려한 트레일러 영상은 보기만 해도 게임을 구입하고 싶어지게 만들 정도였다. 비록 ‘셰이빙 어택’, ‘강제입력’ 등 익숙치 않은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전작의 ‘블로킹 시스템’과는 달리 초보자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기에 라이트 유저들도 별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2D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스파4’는 2008년, 아케이드로 선행 발매된다. 처음 공개된 ‘스파4’는 그야말로 ‘스파2’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스파4’의 등장을 알리는 시작점이었다. 이후, Xbox360, PS3등의 콘솔로 출시된 ‘스파4’에서는 ‘스파2 대쉬’, ‘슈퍼 스파 2X’, ‘스파 제로’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대량 추가되었다. 여기서 캡콤은 이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캐릭터가 대량 추가된 콘솔 버전의 이름을 ‘스파4 대쉬’나 ‘스파4 세컨드 임팩트’ 등으로 바꾸고 아케이드로 또다시 출시하는 등의 복잡함 없이 담백하게 ‘스파4’로 명명함으로써 과거의 ‘우려먹기’ 이미지를 버리는 데 성공한다. 이는 ‘슈퍼 스파4’가 출시되기 전 오노 감독의 “이번 ‘슈퍼 스파4’로 ‘스파4’는 끝이다.’ 라는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오노는 잦은 확장팩과 버전업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 우려먹는거 싫어해요 으하하하하
이제 다시 메이저 무대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아케이드와 콘솔로 발매된 ‘스파4’가 흥행을 기록하며 ‘스파’라는 이름은 다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때문에 ‘스파4’의 후속작인 ‘슈퍼 스파4’는 발매 전부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슈퍼 스파4’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반응 또한 2년 전 ‘스파4’ 발매 전과는 사뭇 달랐다. (스파4가 관심을 못 받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게임 관련 언론들은 ‘슈퍼 스파4’의 자그마한 정보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였고, 유저 수 또한 늘어갔다. 게다가 ‘슈퍼 스파4’는 시리즈 최초 한국인 캐릭터 ‘한주리’를 등장시키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한국인처럼 생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뻐요! 노출도도 높...
아케이드용 ‘스파4’가 ‘스파2’를, 콘솔용 ‘스파4’가 ‘슈퍼 스파 2X’, ‘스파 제로’의 캐릭터들을 모아 왔다면, ‘슈퍼 스파4’는 ‘스파 제로’와 ‘스파3 서드 스트라이크’의 인기 캐릭터까지 등장시키며 기존 팬층의 의견까지 수렴하는 여유를 보인다. ‘스파4’의 절묘한 시대 설정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슈퍼 스파4’는 ‘스파4’와 다르게 콘솔 버전이 먼저 출시되었다. 사실 오노는 ‘슈퍼 스파4’는 콘솔만으로 발매하려 했으나, 유저들의 성원에 힘입어 아케이드 출시를 결정했다. 사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이나 북미 등 해외에서도 아케이드 시장이 침체되어가는 형국인데다, ‘스파4’ 콘솔 버전이 나온 후 아케이드 버전의 인기가 떨어진 점을 볼 때 아케이드 버전 출시로 큰 이득을 볼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 스파4’를 아케이드로 출시하는 이유는 아케이드 시장이라는 ‘스파’의 뿌리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아닐까 싶다.
▲더들리, 이부키 등 스파3 캐릭과 가이, 코디 등 스파제로 캐릭들 출전
‘슈퍼 스파4’는 ‘스파4’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을 위해 울트라 콤보 선택기능을 추가했다. 캐릭터마다 선택가능한 울트라 콤보가 새로 생기면서 다양하고 화려한 기술들의 향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캐릭터의 수는 시리즈 최다 기록인 35명으로 늘어났으며, ‘스파4’보다 균형잡힌 캐릭터 밸런스, 캐릭터 간의 개연성 추가, ‘스파2’의 보너스 격파 스테이지 추가 등 여러 모로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네트워크 대전 모드를 크게 강화하여 팀 배틀, 토너먼트 배틀 등 다양한 게임 모드와 (토너먼트 모드는 향후 무료 DLC로 추가 예정), 리플레이 채널 등을 추가하여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놓았다.
▲네트워크 대전이 대폭 강화된 '슈퍼 스파4'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슈퍼 스파4’는 ‘스파4’의 마지막 시리즈이다. 그동안 비난 받아온 우려먹기식 타이틀 발매 방식을 과감히 철폐하고 담백하게 확장팩 하나로 마무리짓는 모습을 보고 캡콤이 이번 ‘스파4’에 건 각오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팬들이 원한 ‘과거로의 회귀’ 그 이상을 보여준 ‘스파4’는 ‘르네상스’ 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타이틀이다. ‘스트리트 파이터4’의 판매량은 지난 10여년 간 격투게임계의 지존으로 군림해 온 ‘철권’의 최신 시리즈인 ‘철권6’을 넘어섰고, ‘슈퍼 스파4’의 판매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바야흐로 ‘스파4’가 대전격투계의 정상(국내에서는 아직 ‘철권6’의 인기가 더 높지만)에 복귀한 순간이다.
‘스파’에 의해 정립된 대전격투 장르가 전체적인 하향세에 들어선 지금, 대전격투계는 ‘스파’에 의해 다시 한 번 발돋움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벌써부터 ‘스파5’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스파4’의 흥행으로 ‘스파5’의 개발은 희망적이지만, 일단은 ‘스파 온라인’ 같은 소식이 들리지 않기만을 기도하며 지금 눈 앞에 있는 ‘슈퍼 스파4’를 즐기도록 하자.
▲추억의 보너스 게임도 건재하다! 그치만 저 놈은 20년이 지나도 불쌍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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