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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타이판 마우스, 더 이상의 컨트롤 미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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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은 밥 먹는 손, 글씨는 오른손으로. 어릴 때부터 ‘오른손’ 을 ‘옳은손’ 으로 교육받는 현대 사회에서 왼손잡이들은 많은 불편을 감소해야 한다. 지하철 개찰구의 카드 대는 방향이라던지, 스포츠 용품, 가위질, 악기… 일상 속 많은 부분에서 ‘어쩔 수 없는 적응’ 을 해 나가야 한다. 물론 그 중에서는 특별히 제작된 왼손잡이용 제품도 간혹 있지만, 선택의 폭이 극히 좁거나 그 질적 측면에서 오른손잡이용 제품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게이밍 기기 전문업체 레이저에서 지난 ‘E3 2012’ 에 출품한 게이밍 마우스 '타이판(Taipan)' 은 왼손과 오른손을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를 원하던 유저들에게 엄청난 희소식이었다. ‘타이판’ 은 단순히 왼손잡이도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가 아니라, 그 성능과 편리성, 디자인적 측면에서 현재 존재하는 어떤 게이밍 마우스와 비교해 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오히려 더욱 뛰어난 하이엔드 급 기기다. 왼손잡이는 물론, 오른손잡이도 탐낼 만한 제품, 레이저 ‘타이판’ 을 사용해보았다.


▲ 레이저의 신상 마우스, '타이판'

 

레이저 마우스의 성능을 책임진다, 시냅스 2.0

레이저 ‘타이판’ 을 처음 보고 놀란 점은 설정을 위한 버튼이 외부에서 싹 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민감도 조절 버튼이야 ‘임퍼레이터’ 등에서와 같은 휠 아랫부분에 위치해 있지만, 그게 전부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냅스 2.0’ 을 통해 프로그램 내부에서 웬만한 기능을 모두 컨트롤 할 수 있어짐에 따라 수시로 조작해야 하는 몇몇 버튼을 제외한 대부분의 설정 전용 버튼을 없앤 것이다.

레이저의 ‘시냅스 2.0’ 은 마우스나 키보드 등 레이저 제품군의 개인 설정을 클라우드에 저장하여,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어느 PC에서나 해당 설정을 손쉽게 불러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 레이저 '타이판' 의 아랫면, 센서 2개 외에는 아무런 설정 버튼도 없다

이번 ‘타이판’ 에서는 마우스를 격하게 움직이다가 순간적으로 공중에 뜨며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를 대비해, Z축 트래킹 감도를 유저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때문에 PC방이나 각종 대회 등에서 자신의 마우스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장소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프로게이머들에게 안성맞춤인 기능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반 유저들에게도 환영할 만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 언제 어디서나 내 설정을 불러올 수 있는 시냅스 2.0


양손잡이용 형태, 어설픈 한쪽 손 전용보다 낫다

레이저 ‘타이판’ 의 디자인은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섬세하다. 얼핏 보아서는 타 레이저 제품군과 비교해 볼 때 별로 인체공학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 몸체를 잡아 보면 희한하게 손에 딱 달라붙는다. 그 일등공신은 엄지와 약지 부분이 닿는 마우스 측면의 유곡선형 부분이다. 전체적인 무게 중심에서 약간 위쪽에 위치한 손가락 홈에는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끈적거리거나 미끄럽지 않은 재질이 처리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단단한 그립을 유도한다. 물론 손에 힘이 들어간다는 얘기는 아니고, 마우스가 손에 딱 고정된다는 뜻이다. 양손잡이형 디자인임에도 인체공학적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오히려 기형적으로 인체공학 디자인만을 강조한 것보다 훨씬 낫다.

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크기,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가능케 해 주는 무게 균형 배분, 손가락에 부담이 전혀 가지 않으면서 약간의 쾌감까지 주는 클릭감 등은 이제껏 사용해 본 게이밍 마우스 중에서도 수준급이다. 일반적인 마우스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기간 사용 시에도 편리하다’ 라는 문구를 충실히 실천한 좋은 예라고 평가하고 싶다.


▲ 좌우 대칭형이기 때문에 왼손과 오른손 모두 같은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

‘타이판’ 마우스에는 설정 가능한 9개의 버튼이 존재하는데, 왼쪽과 오른쪽 클릭, 휠, 감도 조절 버튼을 제외하면 부가 버튼은 4개다.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 바로 위쪽에 두 개씩, 좌우 대칭형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놀라운 점은 마우스를 잡았을 시 이 버튼들이 하나도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튼의 크기와 위치도 매우 교묘한데다, 키감 역시 초중반에 일정 수준 이상의 누르는 힘(압력)을 요구하다가 후반에 가서 가볍게 ‘딸칵’ 하고 눌리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무심결에 버튼이 눌러지기 때문에 손에 잡기가 무서운 몇몇 게이밍 마우스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그 외의 특징으로는 여타 레이저 제품들에서 볼 수 있는 발광 램프가 휠과 몸체 부분에 내장되어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환히 빛나는 녹색 빛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 2.1m의 고급스러운 합사형 케이블과 금색으로 도금된 USB 연결 잭 등 인상깊은 부분이 많다.


▲ 기막히게 배치된 측면 버튼, 활용도 역시 높다


▲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의 전선줄을 사랑한다


▲ 초록빛으로 빛나는 레이저 로고


실제 사용기

앞서 얘기했듯이, ‘타이판’ 마우스는 장기간 게임을 할 시 손의 피로를 최소화해준다. 엠파이어, 프레네틱 어레이, 마우스스포츠, 콴틱, 록스키, 타입투게이밍 등 세계 최강 e스포츠 프로게임팀과의 협력을 통해 최적의 양손잡이형 디자인과 무게 및 균형을 구현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그 정도까지의 성능은 아니었다. 뭐, 어쨌든 만족한다.

기본적인 느낌은 기존 레이저 마우스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장점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광 센서와 레이저 센서를 동시에 사용하는 8200dpi의 듀얼 센서 시스템은 ‘리그 오브 레전드’ 나 ‘배틀필드 3’ 등 빠르면서도 정교한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에서 빛을 발했다. 오히려, 기자와 같은 ‘발컨’ 유저에게는 변명의 여지 없이 자신의 실력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성적 자체도 올려준다. 마치 초당 20프레임짜리 게임을 하다가 60프레임으로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 물론 마우스 하나 바꾼다고 초보가 고수 되진 않습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능이 나오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1000Hz 울트라폴림/1ms 반응 속도. 초당 최고 200인치/50g의 가속도 등은 솔직히 일반 유저에게는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어떠한 표면에서도 잘 작동하는 듀얼 센서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우스패드 위에서 게임을 한다면 딱히 특별한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프로게이머 수준의 실력자들에게는 이런 세밀한 기능들이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레이저 ‘타이판’ 의 가격은 공식 샵 기준 79.99달러로, 레이저 게이밍 제품군 중에서는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레이저 ‘타이판’ 의 국내 정식 출시가는 곧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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