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개그신화의 서러움을 아느냐?

금강선 2002.03.28 19:26

내가 레벨 48이 되고 포로롱디토가 레벨 60에 문턱에 가까워지고 체리..가 레벨 50대를 바라보기 시작하자 레벨 43을 고수하고 있던 개그신화는 위험을 느끼기 시작한다. 내가 키우는 복사와 체리..의 도둑이 레벨 50이 넘어버린다면 자신이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만화책만 보던 개그신화도 서서히 렙업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사실 개그신화는 라그나로크를 가장 먼저 시작한 인물이다. 라그나로크의 클라이언트가 공개되자마자 라그를 시작했기 때문에 라그의 지금까지의 흐름과 패치의 역사에 대해서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그신화는 늘 자신이 먼저 라그를 시작했다는 것을 핑계로 이런말을 하곤한다.

“처음 시작하는 것이여서 아무것도 몰랐어. 패치가 내가 키우는 방향과 불리한 쪽으로만 되는걸 난들 어떻게 하라구?”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 이 녀석의 검사는 허접이다! 개그신화가 레벨 43일 때의 스텟과 스킬을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뭔가 어정쩡 하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검사가 인트는 왜 올렸냐? - -;;


핑계와 변명으로 찌들었다	약하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개그신화(레벨 43) 스텟 대공개
STR : 22+1	힘 쎄서 모하냐(검사가 할말이냐?)라고 생각하다가 몹이 안잡혀 올림
AGI : 34+1	안맞는게 상책일지도 몰라서 어질을 올렸다고 함
VIT : 30+2	처음엔 축구에서 이탈리아를 좋아하는 만큼 방어를 올렸다고 함
INT : 10	검사도 지혜가 필요하다고 여김. 게임에는 별 상관 없음
DEX : 21+6	하도 미스가 떠서 나중에 올려놓은 수치
LUK : 7+1	운 높이면 괜히 기분이 좋아서 올림

개그신화(레벨 43) 스킬 대공개
검수련 10	아직까지 잘 올렸다고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
양손검수련 1	양손검수련을 하면 양손에 검을 장비할 수 있는줄 알았다고...
HP 회복력 향상 6	그나마 잘 올렸음
배쉬 7	힘은 안올려놓고 배쉬에 7발랐는데 데미지 안뜬다고 투덜
프로보크 5	인듀어 땜시 올렸다고...
매그넘 1	멋있어서 올렸다고...
인듀어 1	도망가려고 올렸지만 도망가기도 전에 얻어 터짐

개그신화는 슬프다. 그가 나에게 들려준 모험담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은데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온라인상에서 개그신화를 만나면 고구마 하나라도 쥐어주자. 레벨 43까지 가장 득템한 아이템이 [고양이 머리띠]이니 얼마나 운이 없는 사내인가? 우리 파티원과 비교해봤을 때 가장 운이 없는 녀석이다.

고양이 머리띠... 좋냐?

파티원들의 득템비교(무기&방어구편)
포로롱디(LV59)	이어링 1개, 포춘소드 1개, 오키쉬소드 4개, 네클리스 1개, 각궁1개
체리..(LV48)	이어링 5개, 포춘소드 2개, 네클리스 4개, 닌자슈츠 1개, 브로치 1개, 오키쉬소드 1개, 각궁 1개
금강선(LV48)	이어링 1개, 네클리스 2개, 컴포지트 보우 1개
개그신화(LV43)	가죽재킷 8개, 고양이머리띠(젤 좋은거)

파티원들의 득템비교 2(카드편)
포로롱디토(LV59)	솔져스켈톤, 골렘, 아쳐스켈톤, 무낙, 미이라, 이시스, 구울
체리..(LV48)	오본느, 솔져스켈톤, 오크워리어, 요요, 아나콘다크
금강선(LV48)	오크워리어, 좀비, 미이라, 로커, 스포아
개그신화(LV43)	포링, 촌촌, 파브르, 도둑벌레(젤 좋은거)

파티원들의 득템비교 3(기타편)
포로롱디토(LV59)	알코올, 디트리민 2개, 카르보딜, 오래된 파란상자
체리..(LV48)	알코올 2개, 네잎크로버 5개, 황금 1개, 카르보딜 3개, 디트리민 2개, 오래된 파란상자
금강선(LV48)	알코올, 네잎크로버
개그신화(LV43)	에르늄 원석

이제부터 개그신화의 슬프고도 서러운 경험담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개그신화는 레벨이 우리 파티들에게 뒤지는게 싫어서 렙업을 하려고 요요숲에 갔다. 요요숲에 가서 열심히 렙업을 하고 있는데 한 검사가 다가왔다.


나름대로 열심히 렙업을 하고 있는디...	개그신화를 울리는 검사 등장!

“님 렙이 몇이세여?”

순간 개그신화는 자신의 렙이 고렙이라 생각하고 접근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그래서 여유있게 답변해준 것이다.

“렙 43입니다. 한지 얼마 안돼서 그다지 높지 않죠^^”

눈 웃음까지 쳐가면서 대답한 개그신화였는데 그 검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빙시~ 스텟은 엿바꿔먹었냐?”

이말을 듣고 황당해하던 개그신화는 자신의 스텟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어차피 나중에 고렙이 되면 스텟 잘못 올린 것은 커버될 수 있다고 마음을 가다듬고 요요를 잡어가면서 렙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번엔 다른 검사가 개그신화에게 말을 걸었다.

“님, 실례지만 레벨이?”

아까 43이라고 답변해서 쪽을 당한 개그신화는 또 놀림을 받기가 싫어서 레벨을 3을 낮춰서 대답해주었다.

“저 레벨 40이예요. 한지가 얼마 안되서리..^^”

또 한번 눈웃음을 치면서 대답한 개그신화지만 답변은 똑같았다.

“- -;; 허접이잖아!”

레벨을 3이나 낮춰서 이야기 했는데도 허접이라는 대답을 들으니 개그신화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겠는가? 갑자기 허무한 감정에 빠져있던 개그신화에게 한가닥 희망의 빛줄기가 보였다. 레벨 73짜리 복사가 개그신화에게 접근한 것이다. 이 복사와 개그신화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허무한 개그신화	복사가 다가온다

“누가 빨포(빨간포션)좀 주세요~~”

어떤 복사가 개그신화 앞에서 외쳤다. 정에 약한 개그신화는 자신에게 남아있던 빨포 50개를 복사에게 줬다.

“아~ 고맙습니다! 근데 님 렙이?”
“저 43이여. 딥따 허접이예여(욕먹을까봐 미리 자신을 자해하는 개그신화. 아 불쌍타)”
“아 그래요? 전 73이예영. 마침 잘 됐네...^^ 페이욘갈려구 하는데 몸빵해드릴테니 같이 가실래요?”
“앗! 감사합니다. 페이욘에서 몸빵해주시면 저야 좋죠~~^^”
“넷! 그럼 포탈 열어드릴께용~”
“네! 감사”

부푼 기대를 가지고 드디어 개그신화는 포탈에 들어가 렙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구울이나 무낙 등을 복사가 몸빵해준다면 간단하게 레벨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개그신화의 계산. 로딩을 하고나서 까만 화면이 뜨고 있는데 퍽퍽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복사가 몸빵을 해주고 있구나~”하면서 즐겁게 화면이 뜨기만을 기다린 개그신화. 그런데 이게 왠일? 포탈을 열어준 복사는 죽어있고 개그신화도 곧 몬스터들에게 다굴을 당해서 뻗어버렸다. 있어야 할 무낙과 구울은 보이지 않고 아나콘다크와 헌터플라이가 우글우글 거리고 있었다.


오옷 이 소리는 복사가 몸빵하고 있는 소리?	허걱!!

“님... 여기가 페이욘이예요?”
“지성여... 포탈을 잘못 열었어요... ㅜ.ㅜ”
“아까 앉아서 HP 회복한거 다 날라갔어요 ㅜ.ㅜ”
“그럼 제가 힐 해드릴께요^^ 님 어디에 저장하셨어여?”
“이즈루드여...”
“- -;;”
“왜여?”
“거긴 없는데... 공간이동으로도 안가져서리... - -”
“ㅜ.ㅜ”
“님 지성하구요 그럼 바이~~”
“잠깐만! 앗 님~”

개그신화에게 조그만한 희망의 빛을 가져다준 복사는 그렇게 무심코 떠나버렸다. 개그신화는 스스로 레벨업을 하지 않고 꽁수를 바라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결말을 가져다주는지 깨달았다고 하면서 더 나아가 “인생을 사는데도 있어서 정정당당하게 열심히 땀흘려 살겠어”라는 좀 오버하는 느낌의 말까지 남겼다. 개그신화는 결국 두 시간동안 경험치 5%밖에 올리지 못했다. 같은 시각 체리..는 레벨 49가 되어있었고 나 역시 레벨 49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 파티는 어느덧 중렙수준에 접어들어가고 있었다.


체리..의 레벨업이 눈부시다	개그신화에게 분발하라고 응원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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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그라비티

게임소개: '라그나로크'는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으로 유명한 작가 이명진이 자신의 판타지 만화 '라그나로크'를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방대한 구조의 배경과 설정을 이용하여 제작된 MMORPG이다. 다른 ... 자세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