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른하르트, 자금압박을 당하다
베른하르트와 셀피르가 티르 코네일에서 모험을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그들은 음마교주가 말한 던바튼에 가기 위해 각자가 맡았던 분야의 스킬을 열심히 수양하고 있었다.
“휴~, 오늘 하루종일 주운 거미줄이 겨우 이것뿐이라니! 한 숨만 나오는 걸”
베른하르트는 묘지중턱에 앉아 멍하니 지는 해를 바라보며 따분한 방직스킬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고 있었다.
“베른하르트! 베른하르트!”
셀피르의 목소리였다.
“여기 있었구나! 한참 찾았잖아. 왜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야? 왜 그렇게 다급하게 그래?”
숨을 헐떡거리며 날 찾은 셀피르의 모습을 보며 베른하르트가 되물었다.
“휴~. 숨 좀 돌리고!”
몇 분이 흘렀을까. 숨을 고른 셀피르가 말을 꺼냈다.
“저기 마을에 음유시인 한 명이 찾아왔어. 지금 광장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바깥세상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 거미줄만 줍지 말고 우리 광장에 가서 음유시인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을래? 스킬에 대한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말이야”
“음유시인이라~. 흥미롭기는 하네. 아주 어렸을 적 마비노기를 불러주던 음유시인을 한 번 본적이 있는데”
“그럼 가는 거지?”
셀피르는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거미줄도 이만하면 됐고, 휴식도 취하고 정보도 수집할 겸~ 그래 좋아! 가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티르 코네일 밖의 에린의 다른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만나러 가는 음유시인은 그런 우리의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해 줄 것만 같았다.

벌써 마을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광장 여기저기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캠프파이어를 만들어 놓고 지친 몸을 회복하며 음유시인의 이야기를 듣는 여행자가 많이 보였다.
“저 사람인가보네?”
베른하르트는 생각지 못한 음유시인의 모습에 흠짓 놀라는 눈치였다.
음유시인이라고 하면 대부분 남자를 떠올리기 마련이고 베른하르트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여자잖아!”
“여자라서 뭐 잘못된 거라도 있어? 말해봐 어서. 말해보라구!”
“아니 뭐 잘못된 것은 없어”
음유시인이 불러주는 마비노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우리는 그동안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을 풀기위해 음유시인에게 다가갔다.
“저~!”
베른하르트가 말을 꺼냈다.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뭣 좀 물어보려고 하는데요”
“그러려무나!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는 뭐든 대답해 주지”
음유시인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저희는 모험을 갓 시작한 초보 초험자들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한 달이 조금 넘었죠. 제 이름은 베른하르트, 이 여자아이의 이름은 셀피르입니다”
“굉장히 어린 것 같은데, 모험이라니. 너희들 보통이 아니구나”
“얼마 전에 마을광장에서 스킬분배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모험자에게 듣고 저희들도 나름대로 스킬분배에 대해 고민하고 나서는 각자 생산스킬과 전투스킬로 나누어 수련을 하기로 정했거든요”
“그래! 참 잘한 일이구나”
음유시인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방직스킬은 생각처럼 잘 익힐 수가 없어요. 게다가 천옷을 만들어 보기 위해 여관의 노라양으로부터 재봉키트를 구입해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놓고 옷도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그것은 아예 되지도 않아요”
음유시인은 잠시 숙고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말을 꺼냈다.
“너희들 10살이라고 했지. 아직 너희들에게는 방직도 전투도 모두 힘이 들거야”
“방직스킬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했지!”
“방직스킬은 성공확률이 굉장히 낮아서 배우기조차도 힘든 스킬일거야. 힘들다 못해 괴로운 스킬이 바로 방직이란다”
이 말을 들은 베른하르트는 방직스킬을 선택한 자신이 실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방직스킬은 스킬랭크 업을 위해서 최대 280의 수련치를 채워야 한단다”
음유시인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꼭 280을 채울 필요는 없지만 140이상을 채워야하지”
“140이상의 수련치를 채우려면 어느 정도를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세요”
생각보다 적은 수치라고 생각한 베른하르트가 혹시나 하는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보는 듯했다.
“140의 수련치를 모으려면 20개의 실과 16장의 천을 만들어야 한단다. 이 중 실 10개와 천 10장은 만들던 도중 실패를 해도 상관없지”
“별거 아니네요 ^^. 이정도는 만들 수 있어요!”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란다.
방직스킬이 F랭크 일 경우 실은 26%의 성공확률이, 천은 17%의 성공확률이 주어지지.
저급용 천을 하나 만드는 확률이 15%가 되었다고 가정한다면 6장의 천을 만들어내는
데만 40장의 천을 제작하려고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야.
또 40장의 저급용
천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천 한 장당 5개의 실뭉치가 필요하니까 200개의 실뭉치가
필요할 거고 실 제작 성공 확률이 25%라고 하면 대략 200개의 실뭉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4000개의 양털이 필요하단다”
“털썩!”
베른하르트는 생각지도 못한 음유시인의 말에 손에 쥐고 있던 거미줄을 땅에 떨어뜨리고 땅바닥에 털썩 주저않고 말았다. 그녀가 한 말은 방직스킬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방직스킬을 마스터해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면 물레 옆에 돈을 쌓아놓고 그 돈으로 양털을 쉴 새 없이 구해서 계속 실을 잣는 수밖에 없단다”
음유시인은 계속이야기 했다.
“그래서 에린에 방직기술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군요”
이야기를 다 들은 셀피르가 말을 꺼냈다.
“야! 베른하르트. 너 계속 방직스킬을 익힐거야? 아니면 새로운 스킬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사실 지금은 잘 모르겠어. 거미줄을 열심히 주웠던 지난 내 행동에 대해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걸”
그 때 마을광장에 한 남루한 차림의 남자가 들어섰고 광장에 모인 마을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들었어? 저 남자 얼마 전에 에린의 최고 방직기술자가 되겠다고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팔아 돈을 마련해 던바튼의 마이스터를 찾아간 사람이라는데?”
“그런데 왜 저런 모습으로 돌아온거지?”
“그걸 몰라서 묻는가! 방직기술의 성공확률이 굉장히 낮다는 것은 잘 알고 있겠지. 어느 정도 방직기술에 대해 알게 되면 그 다음으로 천옷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생산기술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는데 이 생산스킬이라는 것이 굉장한 자본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거야”
“그래서요?”
옆에서 듣고 있던 베른하르트는 그 남자에게 뒷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래서라니! 생산스킬이라는 것이 엄청난 자본에 확실한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만 있으면 떼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파산하기 딱 좋은 기술이지”

“그럼 저 남자는 파산한 경우겠구만. 쯧쯧”

다른 남자가 말을 꺼냈다.
“최근에 천옷 한 장을 만드는데 재료비만 4만 정도가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며칠 전에 마누라에게서 들었지만, 저 정도로 사람이 망가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4만!”
4만이란 금액은 이제 10살인 베른하르트에게 굉장히 큰 금액이었다. 그런데 그런 비용이 고작 천옷 한 장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라니! 베른하르트의 고민은 점점 깊어만 갔다.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한 이야기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베른하르트! 너 왜 그래? 어디 안 좋은 곳이라도 있는거야? 야!”
“나 돈 벌래! 생산스킬하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잖아. 어렵기는 하겠지만 돈을 벌어야겠어”
베른하르트는 다시 음유시인에게로 갔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물어봐도 되겠죠”
“그래! 뭐든지~”
음유시인은 베른하르트의 표정에 흠짓 놀라는 눈치였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알려주세요. 전 생산스킬을 위해 돈을 많이 벌어 놓아야겠어요”
“돈이라! 돈이라면 아르바이트나 모험에서 얻은 여러 가지 전리품을 가져다 파는 것으로 모을 수 있을게다. 생산스킬이 아직 부족하니까”
“전투! 전리품이라면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그런 것 말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너희들 아직 어려서 근력도 터무니 없이 부족해 전투를 하는데도 굉장한 어려움에 많이 부딪힐거야. 전투도 그렇게 쉽지 않다고”
“괜찮아요! 셀피르도 있고 마을광장에 가면 뜻 맞는 모험자 한 둘 쯤은 만날 수 있을거에요”
“녀석, 고집이 굉장히 세구나. 그럼 일단 알비던전과 키아던전을 찾아가 보도록 해라!”
“알비던전, 키아던전!”
베른하르트는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눈치였다.
“셀피르! 너 집에 돌아가 있어. 난 잠시 던전에 다녀올게!”
“뭐라고!”
셀피르는 기가 막히다는 듯 소리쳤다.
“너 완전히 돈 때문에 돌았구나. 그러다 너 크게 다칠지도 몰라”
“괜찮아. 그정도는 이미 각오하고 있다고. 아직 우리는 어려. 게다가 넌 여자잖아. 내가 마을광장에 가서 모험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볼게. 그동안 넌 돌아가 있어”
베른하르트는 셀피르를 설득하려고 했다.
“그럼 던전은 같이 가는거다”
베른하르트를 의심하는 셀피르는 그에게 다짐을 받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알았어. 적당한 사람이 생기면 네게 알려줄게”
그렇게 베른하르트는 모험의 방향에 수정을 가하고 새로운 모험을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2 알비던전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
음유시인의 방문 덕인가? 마을광장에는 굉장히 많은 여행자들이 모여있었다.
“티르 코네일에 뭔가 있다고 해서 왔는데 특별한 일도 없는 그저 그런 조용한 시골마을이었군”
경험이 굉장히 많아 보이는 모험자가 이야기를 꺼냈다.
“이 근방에 돈 좀 되는 던전이 있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돈이 되는 던전?”
돈 모으기에 혈안이 된 베른하르트는 그 모험자의 말에 귀를 귀울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일전에 자경단원인 트레보에게 던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찾아가 볼까!”
베른하르트는 다음날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힐러의 집 근방에서 근무하고 있는 트레보를 찾아가기로 했다.
“티르 코네일에 그런 곳이 있었단 말이야?”
베른하르트는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그 돈을 벌 수 있다는 던전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티르 코네일이라면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내가 모르는 곳도 있었다니…. 어쨌든 내일 트레보를 찾아가서 물어보면 다 알겠지”
날이 밝자마자 베른하르트는 주섬주섬 장비를 챙긴 뒤 트레보를 찾아갔다.
“트레보 아저씨! 트레보 아저씨!”
“베른하르트 아니냐. 네가 일찍부터 웬일이냐? 마을에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거냐?”
“큰일이라니요? 트레보 아저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이렇게 달려왔어요”
“네가 내게 궁금한 것이 있다고? 나보고 매일 할 일 없이 서 있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놀리던 네가!”
“그 때는 죄송했어요. 제가 좀 급하거든요. 아시는 대로 좀 알려주세요”
“녀석 오줌 마려운 강아지 마냥 왜 이리 호들갑이야?”
“그만큼 절박하니까 그렇죠. 그냥 대답 해주시면 안 되요”
“녀석 말하는 것 좀 보게. 그래 대답해 주마. 귀찮아 죽겠네”
“다름이 아니라 어제 마을광장에서 티르 코네일에 돈이 되는 던전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돈이 되는 던전?”
“네~ 돈이 되는 던전. 트레보 아저씨는 알고 계시죠? 그곳이 어딘지”
“티르 코네일에 있는 던전이라면 두 곳이 있다만. 그곳이 돈이 된다는 것은 잘 모르겠는데!”
“두 곳이요! 두 곳이나 있다는 거죠”
베른하르트는 기쁜 듯이 되물었다.
“그래 두 곳이야. 알비던전하고 키아던전이야. 티르 코네일 근방이라고 하면 알비던전이겠구나”
“알비던전이요?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알비던전은 바로 이 앞에 있단다. 저기 보이지 저 곳이 바로 알비던전의 입구란다”
“던전 깊숙한 곳에 거대거미가 있는데 그녀석을 물리치면 뭔가를 준다고 하더라고”
“거대거미라! 지금 들어가서 녀석을 잡으면 돈이 생기는 건가요. 그럼 나도”
“베른하르트, 너 지금 뭐하는거냐!”
트레보는 화가 난 듯이 말했다.
“목적이 생겼으면 해결해야죠! 돈 벌러 갑니다”
“그렇게 너 혼자 들어가면 개죽음만 당할게다. 알비던전이 모험자들 사이에서 초보던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적당한 파티를 만들지 않는다면 살아나오기가 힘들거야”
“파티! 어느 정도면 되죠”
“적어도 5명 이상을 되어야 하지 않겠니. 넌 전투의 경험도 거의 없기 때문에 널 충분히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할 거 아니겠어!”
“그럼 다시 마을광장으로 돌아가야겠군요. 그럼 아저씨가 말하는 파티를 만든 후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이따 뵙죠”
그 길로 베른하르트는 마을광장으로 달려가 알비던전을 들어갈 모험자를 찾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걸! 나 같은 애송이는 다들 모험에 짐이 된다고만 하니…. 이러다가는 돈을 벌어보기도 전에 늙어버릴지 모르겠어”
베른하르트는 커다란 종이에 “알비던전에 같이 갈 모험자 급구”라는 문구를 써서 몸에 두르고 다녔다. 그렇게 요란을 떨고 다닌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마을광장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저렇게 어린 녀석이 던전을 간다니. 세상 말세구만. 또 어디서 돈에 대한 소문을 들은 게로구만. 쯧쯧”
비록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말한 내용이 뭐 틀린 것은 아니기에 화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난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고 알비던전에 대한 의욕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사이 한 여자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저 알비던전에 가시려고요?”
금발에 베레모를 쓰고 짧은 플리츠 치마를 입은 여자였다.
“아! 제 소개를 먼저 해야겠네요. 제 이름은 캇츠입니다. 여자이름 치고는 좀 거칠죠! 캣츠도 아니고 ^^”
꽤 붙임성이 있어 보였다.
“알비던전에 가실건가요? 저도 마침 알비던전으로 향하던 길인데. 괜찮으시다면 같이 가실래요?”
“그렇긴 하지만 둘이서는 좀 무리인 것 같고요. 괜찮으시면 여기서 다른 여행자를 더 모아보도록 해요”
캇츠는 수련용 목검만 들고 있는 것 같아 보였고, 그런 그녀를 베른하르트는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럼 여기서 잠깐 쉬도록 하죠”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알비던전 같이 위험한 곳을 가려고 하는 이유가 뭐죠. 그렇게 몸에 뭘 써가면서 까지 말이죠”
베른하르트는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캇츠는 그런 그를 이해해 주었다.
“그렇다면 이번 던전탐험이 당신 모험에 중요한 분수령이 되겠군요”
“네! 그런 셈이죠”
“그럼 제가 도와드릴게요. 제가 알고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마침 이 근방을 지나가기로 한 친구가 있거든요. 그 분들은 던전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도움이 될 거에요”
그렇게 캇츠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에 검은 로브를 입은 두 명의 남자가 우리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여~! 오랜만이네요. 캇츠님. 지난번 목축지에서의 여우사냥 이후에 처음 뵙는거죠?”
검은 투구를 쓰고 있는 남자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어머 오랜만이에요. 가넷크로우님. 두 달만 인가요? 그 때는 정말 고마웠어요”
“가넷크로우에게만 고마움을 표시할건가요. 귀여운 아가씨”
다른 한 명이 끼어들었다.
“루시아님도 같이 오셨군요. 생명의 은인을 또 여기서 다시 만나다니. 정말 저는 운이 좋은 여자라니까요”
“그런데 이 소년은 누구신가요? 혹시 캇츠님의 숨겨둔 남자친구?”
루시아가 물었다.
“남자친구라니요! 저는 독신주의자라고요. 남자보다 모험을 훨씬 더 좋아하는 여전사 캇츠!”
캇츠는 가넷크로우와 루시아에게 베른하르트의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고 선뜻 던전탐험을 도와주겠다고 의사를 표현해 주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모험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듯해 베른하르트는 주눅이 드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모험의 감초가 될만한 악사가 파티에 없네. 이렇게 전사만 있어서야 모험이 재미있겠나”
가넷크로우가 말을 꺼냈다.
“자네는 그 풍류만 조금 덜 즐기면 정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단 말이야”
루시아는 비꼬는 듯이 평소 가넷크로우에게 가지고 있었던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래도 모험에 노래가 없다면 정말 재미없을 걸세. 전투에 지친 몸을 푸는 데는 노래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그 순간 어디선가 좋은 음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일행은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두 명의 악사가 서로의 실력을 겨루고 있었다.
“이봐, 자네는 류트를 만진지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기교가 그것뿐인가?”
파란색과 회색의 옷감이 조화롭게 섞여있는 로브를 입은 남자가 말했다.
“난 자네처럼 정형화 되어있는 음악이 싫은 것뿐이네. 띤이 자네처럼 그렇게 음악을 한다면 머지않아 소재가 고갈되어 버리고 말거야”
띤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여자인 듯했다. 어제 본 그 음유시인도 여자였는데….
“그럼 카란 당신은 꽤 음악에 있어 자유로운 사람인가요?”
둘은 실력을 겨루고 있다기 보다는 말싸움을 하고 있는 듯했다.
“안녕들 하십니까. 악사분들! 제가 듣기로는 두 분 모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리들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시는지요”
붙임성이 좋아보이는 루시아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좋은 노래는 전투에 지친 모험자들의 심신을 달래주고 모든 사람들에게 평안을 가져다주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었나요? 실력을 정 겨루어 보고 싶다면 저희들이 판정을 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도록 하죠. 저희가 마침 이 근방에 있는 알비던전에 가 몸을 단련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되신다면 같이 가셔서 저희를 좀 도와주십시오. 그 때 두 분의 음악을 듣고 어떤 분의 음악이 더 편안한지 판가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넷크로우가 루시아의 말을 거들었다.
“이 앞에 있는 알비던전 말인가요?”
띤이가 말을 꺼냈다.
“네! 맞습니다”
상황을 쭉 지켜보던 캇츠가 말을 꺼냈고 두 악사의 의향을 물어보았다.
“좋습니다. 안 그래도 갈 일이 있었는데 잘 되었군요. 마침 우리 쪽에도 우리를 도와줄 전사 한 명이 있었는데. 인원의 여유가 있다면 같이 데려가 주세요”
“익사이팅님! 곧 떠날 시간인데 준비해 주세요!”
카란이 소리 질렀다.
말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덤불 속에서 회색 로브를 입은 한 남자가 나타나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순식간에 파티는 7명으로 늘어났고 우리는 자경단원 트레보에게 주의사항을 들은 뒤 알비던전으로 들어갔다. 알비던전의 입구에는 작은 여신상이 놓여져 있었고 우리는 모험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로 재단에 나무열매를 올려놓은 뒤 던전 내부로 향했다.

“이 던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던전탐사에 경험이 많아 보이는 루시아가 말을 꺼냈다.
“알비던전은 단층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 던전에 서식하는 몬스터는 주로 작은 흰거미와 흰거미, 박쥐, 회색 쥐 등으로 주의만 한다면 위험할 것이 없습니다. 가끔 던전내부에 설치된 트랩을 잘못 건드리게 되면 이 녀석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혼란스러울 때가 있을 겁니다. 그 때는 당황하지 마시고 각자 한 녀석을 맡아 처리해 주세요”
“이 던전 깊숙한 곳에는 붉은거미와 함께 거대거미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녀석은 저희들이 맡아서 처리하도록 할테니 여러분들은 붉은거미를 맡아주세요”
가넷크로우도 몇 가지 주의사항을 말했다.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보물상자를 함부로 열어서도 안 됩니다. 던전인 만큼 상자를 가장한 미믹일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루시아와 가넷크로우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들은 뒤 던전탐사를 시작했다.

“베른하르트, 자네 무기가 뭔가. 그런 채집용 단검으로 뭘 하겠다는거야! 자 이거 받게”
가넷크로우는 베른하르트에게 수련용 목검을 던져주었다.
“그 정도 무기라면 알비던전의 적쯤은 쉽게 상대할 수 있을테니 유용하게 사용해 주게”
단층으로 이루어져서 인지 던전은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았다. 모험은 순조롭게 진행되어갔으며 사람들도 모두 즐거워하는 눈치였다.
“저도 던전탐사는 처음이지만 이정도로 간단한 것일 줄은 몰랐어요”
침묵을 지키던 익사이팅이 말을 꺼냈다.
“차라리 곰을 잡지! 피라미 같은 쥐나 잡고 있으려니까 굉장히 따분한데요”
익사이팅은 10살에 곰을 잡은 경험이 있는 아주 능력있어 보이는 모험자였다.
“전 돈 때문에 던전탐사를 시작했는데 돈은 도대체 어디 있는거죠?”
“돈? 알비던전에 돈 때문에 들어왔다고?”
아주 놀란듯한 표정으로 띤이가 말을 꺼냈다.
“돈을 벌려면 키아던전이나 그보다 더 위험한 곳을 선택했어야지. 이런 곳에 돈이 될 만한 것이 있나”
“돈이라! 나도 처음 이 던전을 들어왔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악보 값이나 벌어볼 요량으로 들어왔던 적이 있었지”
카란이 말을 했다.
“돈을 벌려면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서 키아로 가보는 것이 좋을 거야. 요즘 마을에 실페리오랑 셀레모스 라는 사람들이 키아던전으로 갈 사람을 모집하고 있는 것 같던데 그쪽을 알아보는 것이 더 빠를 걸”
카란의 말에 베른하르트는 이곳을 빨리 빠져나가 키아로 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 덧 일행은 거대거미가 서식하고 있는 곳까지 이르게 되었고 던전 입구에서 했던 말과 같이 가넷크로우와 루시아는 거대거미를 향해 나머지 일행은 붉은거미를 향해 뛰어들어갔다.

“가넷! 내가 저 녀석의 시선을 끌테니 자넨 녀석의 배를 공격해주게”
둘은 거대거미를 많이 상대해 본 듯했다. 손발이 착착 맞아 떨어지는 둘의 협동공격에 거미는 맥없이 쓰러져갔고 둘은 재빨리 다른 사람들의 공격을 돕기 시작했다.
“베른하르트!”
비명과도 같은 캇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붉은거미 한 마리가 베른하르트의 뒤를 공격해 오는 것이었다. 전투에 경험이 없었던 베른하르트는 속수무책으로 붉은거미의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헉!”
베른하르트는 짧은 비명을 지르고 자리에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회복! 힐! 누가 힐 주문을 외울 수 있는 사람없어요?”
캇츠는 베른하르트가 쓰러진 것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포션이 있지만 기절한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으니 이거 참!”
가넷크로우가 말했다.
순간 어디선가 맑은 류트의 소리가 들려왔다.
“에린의 축복이 충만하기를”
띤이는 자신의 맡은 붉은거미를 해치우고 베른하르트 쪽을 바라보며 마비노기를 부르기 시작했다.
쓰러진 베른하르트 몸 주위가 밝게 빛이 나기 시작했고, 정신을 잃었던 그가 눈을 뜨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지? 내가 어떻게 된거야?”
베른하르트는 방금 전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캇츠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는지 베른하르트를 끌어안고 울었다.
“자네가 이겼네!”
카란이 띤이를 향해 말했다.
“마비노기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까맣게 있고 있었지 뭔가!”
그렇게 알비던전 탐사는 마무리 되었다. 비록 많은 전리품과 돈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모험을 같이한 사람들의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봐! 베른하르트. 자네 돈을 벌기 위해 던전탐사를 시작했다고 했지?”
띤이가 베른하르트에게 물었다.
“네! 방직스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던전탐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럼 키아던전을 가야하겠구만. 그럼 내가 셀레모스라는 사람을 소개시켜 줄테니 그와 함께 키아던전을 가보도록 해!”
“셀레모스?”
“그래. 그도 던전을 탐사하는 목적이 오로지 본전을 뽑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과 같이 다니면 일정 금액이상의 돈을 모을 수 있을 거야! 어때?”
“그렇다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온 듯해 베른하르트는 싱글벙글이다.
“그럼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도록 하죠!”
캇츠는 가방에서 날개를 꺼내 사용했다.
순간 우리는 알 수 없는 따뜻한 기운으로 감싸여졌고, 이내 던전을 빠져나와 마을광장에 도착했다.

#3 새로운 모험자들과 길드 결성
“키아던전! 키아던전! 어디죠? 빨리가요?”
베른하르트는 보채듯이 말을 했다.
“그렇게 서두르지 말아요! 던전은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던전 클리어는 커녕 자기 목숨도 못 건질거에요”
캇츠가 나긋한 목소리로 베른하르트에게 말했다.
“그래요, 던전은 굉장히 위험한 곳이니까 파티멤버 구성부터 아이템 준비까지 제대로 준비를 해야해요!”
띤이가 캇츠의 말을 거들었다.
“키아던전이라면 알비던전에서 싸웠던 적보다 몇 배 더 강한 몬스터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니 좀 더 강한 전사와 경험이 많은 길잡이를 파티로 맞이하지 않으면 안 될 겁니다”
던전경험이 많은 루시아가 말을 꺼냈다.
“알비던전에서도 크게 도움도 못 되고 여러분들에게 짐만 되었습니다. 전 이만 다른 파티를 찾아볼게요”
익사이팅이 굉장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폐라니요. 저도 마찬가지였는걸요. 하고자 하는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전 생각해요!”
베른하르트는 말을 이어나갔다.
“전 사실 전투를 한 번도 해 본 경험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되었고, 앞으로의 모험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익사이팅님 그렇게까지 생각하실 필요없으세요!”
“그렇습니다. 뭐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리라고 봐요. 그렇게 짐이 된다고 움츠려서야 어떻게 파티원들이 익사이팅님을 믿고 뒤를 맡기겠어요! 안 그래요?”
가넷크로우가 말을 했다.
“어때요? 루시아와 전 이만 다른 일이 있어 이곳을 떠나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전사가 되고 싶다면 저희들과 얼마간 여행을 같이 하지 않을래요?”
“벌써 가시려고요. 모처럼만에 다시 만났는데 벌써 헤어지는 거에요?”
캇츠는 둘과의 이별을 굉장히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이제 슬슬가봐야죠. 사실 저희들 요즘 타이틀 획득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그동안 획득하지 못한 타이틀 사냥에 나서고 있거든요”
가넷크로우가 이야기를 했다.
“타이틀이 주는 부가효과가 은근히 신경쓰여서 다 모아두고 전투할 때마다 적당히 바꾸어가면서 싸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그래서 요즘에는 루시아와 같이 타이틀 사냥을 하고 있답니다”
“둘만 여행을 하니까 무료하기도 하고 이쯤에서 새로운 동반자를 찾아볼까했는데 익사이팅님이 잘 어울릴 것 같네요. 우리들과! 10살에 곰을 잡았다는 타이틀도 있는 거 보니까 나름대로 힘도 셀 것 같고. 하하~”
루시아는 익사이팅이 굉장히 맘에 드는 듯 했다.
“그럼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두 분을 보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캇츠는 세 사람을 배웅할 준비를 했다.
“잠깐만요!”
카란이 말을 꺼냈다.
“그래도 같이 던전을 다녀온 사이인데 그냥 보내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띤이와 제가 세 분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빌면서 축복의 노래를 불러드리겠습니다”
“그래요. 이 곡을 꼭 듣고 가주세요! 그리고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또 만나요. 그럴 수 있겠죠”
띤이가 말했다.
“그럼요. 우리 기회가 되면 길드를 만들어요! 아직 모자란 것도 많고 인원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분명 훌륭한 길드가 될 수 있을 거에요”
루시아는 길드에 대한 밝은 희망을 제시했다.
이윽고 띤이와 카란은 축복의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일행은 모두 따뜻한 뭔가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루시아, 가넷크로우, 익사이팅은 던바튼을 두갈드아일 방향으로 여행길을 재촉했다.
“그럼 이쯤에서 다시 파티를 정비해야 하는데 어떡하죠?”
베른하르트가 파티구성에 대해 띤이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알비던전에서 셀레모스라는 분의 이야기를 잠깐 해주신 기억이 있는데”
“아! 셀레모스. 그래 그 분을 모시면 되겠구나”
띤이가 깜빡했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셀레모스님이 누구죠?”
캇츠는 궁금한 듯이 이야기했다.
“셀레모스, 실페리오, 한니발님을 말하는 것 같군요. 훌륭하신 분들이죠. 모두 활과 검에 능하신 분들이랍니다”
카란이 띤이의 말을 이어받았다.
“특히 셀레모스와 실페리오님은 여자분이시죠. 그러고 보니 세 분 모두 요즘 던전을 돌아다니시면서 보물사냥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잘하면 만날 수도 있겠네요”
“좀 천천히 갈 수 없어요?”
어디선가 소리치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페리오! 내가 소리치는거 안 보여요? 좀 천천히 가자니까요!”
“실페리오?!”
베른하르트의 귀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그는 실페리오라는 이름을 들은게 분명하다.
“셀레모스! 그러니까 평소에 운동 좀 하라고 했잖아요. 그놈의 활만 사용하니까 그 모양이지”
실페리오가 화가 난 듯 이야기했다.
“그만해! 실페리오. 셀레모스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러겠어. 좀 쉬엄쉬엄 가자고. 금송아지가 여기 있는 것도 아니고”
금발의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말을 꺼냈다.
“한니발! 당신 한니발 맞죠?”
띤이가 반가운 듯이 소리쳤다.
“야! 이게 누구야. 띤이 아닌가? 이보게 들. 띤이야. 띤이라고”
“뭐 띤이? 어디어디”
셀레모스와 실페리오는 반가운 듯 말했다.

“어머! 띤이님 아니세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줄 아세요. 그런데 띤이님도 셀레모스하고 운동 좀 하셔야겠다. 그 류튼가 뭔가 하는 것만 치면서 노래를 부르셔서 그런지 살 좀 찌셨네”
“이봐 실페리오! 그런 말은 실례라고”
한니발이 말을 잘랐다.
“그런데 띤이님. 던바튼으로 가신다고 하더니 이곳은 어쩐 일로?”
띤이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세 명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럼 이 소년이 베른하르트님이시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희는 자칭 보물 사냥꾼인 실페리오, 셀레모스, 한니발이라고 합니다”
한니발은 반가운 듯이 말을 했다.
“키아던전을 가실 예정이라고요? 저희도 마침 키아 쪽에 볼 일이 있었는데 잘 되었군요”
“한니발!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우리는…”
실페리오가 끼어들었다.
“괜찮아! 뭐 어때. 모험은 원래 다양한 사람들하고 같이 해야 재미있는 거라고. 너무 깐깐하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어. 실페리오”
셀레모스가 말을 했다.
“우린 내일 바로 떠날 건데요. 그쪽은 내일 괜찮으시겠어요?”
캇츠가 말을 꺼냈다.
“그럼요! 당연하죠. 일단 각자 모험에 필요한 준비를 해서 내일 정오에 힐러의 집 앞에서 만나기로 해요. 물약 많이 사두는 거 잊지 마시고요!”
뭐가 불만인지 실페리오는 비아냥거리는 듯이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그녀는 그들만의 여행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준비를 마쳐야 할 테니 일단 이곳에서 해산하도록 하죠”
띤이가 말을 했다.
“참! 베른하르트님은 잠시만요”
“무슨 일이시죠? 띤이님”
영문을 모르는 베른하르트는 그냥 물었다.
“키아던전은 위험한 곳이에요. 그러니 이번에는 장비에 신경을 쓰셔야 할 겁니다. 일단 그 복장부터 바꾸셔야 할 거에요”
“복장이요?”
“네! 그 옷을 입고는 더 이상 모험을 지속하기 힘들 것 같네요. 방직스킬을 배우신다고 했죠? 그렇다면 좋은 옷을 입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테니 이 돈을 가지고 잡화점에 가서 몸에 맞는 옷을 사 입으세요”
띤이는 베른하르트에게 약 2000골드를 건네주었다.
“이정도면 충분히 해결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렇게 해서 베른하르트는 말콤씨가 경영하는 잡화점에서 몇 가지 옷을 사 입게 되었다.
“전에 입었던 옷과는 느낌이 다르네. 이런 옷을 내가 만들 수 있다는 거지?”
얼마 전에 느꼈던 방직스킬에 대한 절망은 이미 베른하르트 머릿속에서 사리진 듯했다.
“내일 정오, 힐러의 집 앞이라고 했지”
베른하르트는 새롭게 구입한 옷을 매 만지며 내일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했다.
“오늘은 날씨가 쾌청한 걸”
모처럼만에 숙면을 취한 베른하르트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보며 말했다.
“모두들 모여 있겠는 걸!”
베른하르트는 힐러의 집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꺄~ 너무 귀엽다! 베른하르트님 너무 귀여우신거 아니에요”
한니발이 소리쳤다.

“나도 이런 모습일 때가 있었는데, 너무 빨리 나이를 먹어버렸지”
“이봐, 한니발! 체통을 지키라고”
실페리오가 말했다.
“다들 모인 것 같은데 슬슬 떠나볼까요?”
캇츠가 말을 꺼냈다.
“아직 셀레모스가 오지 않았어. 힐러의 집에서 포션을 좀 사가지고 온다는데…”
“이봐! 좀 도와줘! 너무 무거워”
셀레모스의 목소리였다.
“넌 뭘 그렇게 많이 사오냐. 돈 바닥나겠다”
실페리오는 걱정이 되는 듯 셀레모스를 향해 말했다.
“그게 아니고, 파티원이 늘어서 맞춰서 사오느라고 그랬지 ^^. 내가 이런 거 안 챙기면 챙길 사람도 없고”
“그럼 다 준비가 된거죠. 키아던전은 목축지 방향으로 가면 있습니다. 가는 도중에 갈색 다이어 울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심하시기 바라고요. 띤이님!”
“네!”
“띤이님인 오는 도중에 캠프파이어에 필요한 장작을 좀 구해다 주세요”
“알겠어요. 키아는 좀 복잡하기 때문에 캠프파이어를 꼭 해야 하죠. 준비해 가겠습니다”

“그럼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출발!”
한니발은 희망에 가득찬 목소리로 맑은 하늘에 외쳤다.
방직의 어려움을 깨닫고 자금마련과 개인수양을 위해 셀피르와 잠시동안 헤어져 거친 수련의 길을 걷고 있는 베른하르트. 과연 그는 방직과 생산스킬의 마이스터가 될 수 있을까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만든 길드. 그리고 본격적인 던전탐사에 들어간 베른하르트 일행! 키아던전의 탐사에서 돈이 모이면 방직에 대한 새로운 기술과 문물을 접하고 방직 마이스터를 만나기 위해 던바튼으로 가기로 한 베른하르트 일행. 그들의 앞에는 과연 어떤 길이 펼쳐질까요?
그럼 snatcher의 얼렁뚱땅 마비노기 기행 바람둥이 길들이기 ‘제 3화 자신과의 싸움! 새로운 도시 던바튼’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게임메카 마비노기 길드 탄생! 안녕하세요. 기행지기 박기잡니다. 기행 재미있게 보고 계신지요? 기행을 마치고 제가 이렇게 주절거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새로운 소식이 있어 알려드리기 위해섭니다. 어느덧 마비노기 기행을 시작한지도 3주가 되어가는군요(준비하기 위해서 4주 이상의 사전작업이 필요했지만…). 드디어 마비노기에 게임메카 길드가 생겼습니다. 아직 길드명도 정해지지 않았고 어떠한 것도 구체화 된 것은 없지만, 일단 현재 게임메카 주 서버인 만돌린 서버 채널 5에서 플레이하고 계시는 분들을 주축으로 길드를 결성하기로 합의되었습니다. 현재 길드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히신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띤이님, 익사이팅님, 카란님, 루시아님, 캇츠님, 가넷크로우님, 한니발님, 실페리오님, 셀레모스님, 그리고 기행의 주인공인 베른하르트와 셀피르 입니다. 길드 창설식은 빠르면 다음주에 이루어 질 예정이고요 자세한 사항은 길드가 창설되고 게임메카 마비노기 공략 커뮤니티 게시판에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하시고 싶은 유저분들은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의사를 밝혀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 "약속 위반" 엔씨, 아이온2 P2W 상품 논란 일자 철회
- 타르코프 스팀판 환불하니, 기존 계정까지 차단 당했다?
- 최대 96%, 다이렉트 게임즈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시작
- 몬길 PD와 사업부장, 프란시스와 린 코스프레 약속
- 게임 과금에 '배송 실패'가 웬 말? 아이온2의 미숙한 오픈
- 출시 2일 만에 PvP ‘뉴비 제초’ 문제 터진 아이온2
- 발등에 불 떨어진 아이온2, 게임 완전히 뜯어고친다
- 모바일 '불가능'·PC '실망', 두 마리 모두 놓친 아이온2
- [순정남] '대책 없는 쓰레기'지만, 평가는 좋은 악당 TOP 5
- 콘코드 팬 복원 프로젝트, SIE에 의해 중지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