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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티와 언리얼, 1인 개발자가 쓰기 좋은 게임 엔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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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이 주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며 새롭게 떠오른 분야가 1인 개발이다. 일단 스마트폰 게임의 경우 오픈마켓이 유통의 중심을 이루기에 개발자 입장에서 퍼블리셔를 끼지 않아도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1인 개발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상용 게임 엔진도 늘어나며 게임 개발 진입장벽은 낮아졌다. 실제로 국내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이 게임을 기획하고, 제작해서 오픈마켓에 출시까지 해보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문턱이 낮아진 만큼, 게임 개발을 시작하고자하는 개발자 지망생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독학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하면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그래밍 언어 중 뭘 공부할지 막막하고, 책을 봐도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게임 개발에 도전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판도라' 하나용 개발자가 조언에 나섰다. 바로 나에게 맞는 ‘엔진’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한테 맞는 엔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유나이트 서울 2017’ 현장에서 하나용 개발자가 진행한 '1인 개발자가 보는 게임엔진의 선택 기준'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들어볼 수 있었다.

▲ 강연을 맡은 판도라 하나용 개발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우선 게임 엔진이 뭔지 알아보고 시작하자. 게임 엔진은 간단하게 말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쉽게 만드는 ‘도구’다. 중력 같은 기본적인 물리 효과나 오브젝트 사이의 충돌 여부를 판정하는 ‘컬라이더’ 등, 개발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손수 프로그래밍하지 않아도 비교적 간단하고 빠르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엔진을 활용하면 한 엔진에서 만든 게임을 PC,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 쉽게 선보일 수 있다. 여기에 엔진을 개발한 회사의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버그도 최소화할 수 있다. 혼자서 대부분의 개발을 진행하는 1인 개발자로서는 게임 엔진 사용은 사실상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1인 개발자가 사용할 만한 엔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하나용 개발자가 소개한 것은 플래시와 코코스 2d-x, 유니티, 언리얼까지 4종류다. 각 엔진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 이를 잘 살펴보고 본인에게 맞는 엔진을 골라아 한다는 것이 하나용 개발자의 설명이다.

4개 엔진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엔진 4종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우선 '플래시'는 ‘플래시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엔진으로, 국민 모바일게임으로 통했던 ‘애니팡’이 이를 기반으로 했다. 하지만 보안 취약 문제가 두드러지며 사실상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태다. 다시 말해 게임 엔진으로서는 수명이 다한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허나용 개발자는 '플래시' 사용을 추천하지 않았다.

이어서 소개할 ‘코코스 2d-x’는 중국 업체가 만든 게임 엔진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끈 ‘모두의 마블’과 ‘쿠키런’ 등에 사용되었다. 엔진 자체가 가벼워서 사양이 높은 모바일 기기가 요구되지 않고 무료지만, 비교적 높은 프로그래밍 이해력을 요구한다. 여기에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한국어 문서도 많지 않다. 다시 말해 무료라는 강점이 있으나 1인 개발자 입장에서는 다루기 까다로운 엔진이라는 것이다. 

하나용 개발자는 "따라서 두 엔진 모두 게임 개발을 시작하려는 1인 개발자에겐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두 가지다. 게임 엔진계의 양대산맥으로 손꼽히는 유니티와 언리얼이다.

▲ 1인 개발자가 선택할 만한 엔진은 언리얼(좌)과 유니티(우)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그렇다면 두 엔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일단 유니티 엔진의 특징은 편리함이다. 유니티 엔진에 탑재된 다양한 에디터는 상당히 편리해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지식만 있으면 에디터만 가지고도 웬만한 게임은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른 기종에서 게임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강력한 '크로스 플랫폼' 기능을 갖췄다.

여기에 하나용 개발자는 유니티 엔진의 또 다른 장점으로 ‘유저 수’를 들었다. 여기서 유저란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만든 개발자다. 다시 말해 게임을 만들며 어려운 점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개발한 경험을 가진 개발자가 많기에 커뮤니티를 통해 조언을 얻기 쉽다는 것이다. 하나용 개발자는 “예를 들어 총을 쐈는데, 총알 속도가 너무 빨라 벽을 뚫고 지나갈 때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먼저 느끼고 해결책을 찾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들에게 물어보면 문제를 더욱 빨리 해결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 유니티 엔진은 유저와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어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유니티가 지원하는 ‘에셋스토어’도 1인 개발자에게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에셋스토어'는 그래픽이나 사운드, 이펙트처럼 게임 개발에 필요한 리소스를 개발자들이 사고 팔 수 있는 상점이다. 손이 부족하기 마련인 1인 개발 과정에서 3D 모델이나 텍스처, 사운드 같은 필요한 리소스를 구매할 수 있는 상점이 있다는 것은 큰 매리트로 통한다. 허나용 개발자는 "예를 들어 게임에 좀비가 필요할 때, 유니티 에셋스토어에 검색하면 700여 개에 달하는 좀비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엔진의 성능을 보완하는 플러그인까지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자 언리얼 엔진은 AAA급 타이틀 개발에 적합한 엔진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바일에서도 ‘HIT’나 ‘블레이드’,  ‘리니지 2 레볼루션’ 등 그래픽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된 모바일게임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언리얼 엔진은 ‘전문가용’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무료화를 선언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아 대중화가 늦어졌고, 그에 따라 사용하는 유저나 시중에 있는 자습서도 유니티에 비하면 적다.

▲ 2014년 무료화를 선언한 '언리얼 엔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하나용 개발자는 게임 개발 입문자에게는 오히려 언리얼 엔진이 더욱 배우기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2가지다. 먼저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제공하는 공식 학습자료다. 언리얼 엔진 에디터 소개부터 스크립트를 짜는 법, 시네마틱 영상을 만드는 '시퀀서' 사용법 등 다양한 분야의 학습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두고 개발자들이 찾아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거의 모든 영상이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 개발자들도 마치 ‘인강’을 듣는 것처럼 무료로 언리얼 엔진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프로그래밍 언어 ‘블루프린트’가 입문 난이도를 낮추는데 일조한다. ‘블루프린트’란 비주얼 스크립팅 기능으로, 텍스트가 아닌 아이콘과 선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블록을 쌓아 성을 만드는 것처럼 특정 기능을 지닌 아이콘을 차곡차곡 연결하는 것만으로 복잡한 코딩을 직관적으로 해낼 수 있다.

▲ 블루프린트는 직관적인 프로그래밍을 지원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하나용 개발자는 “블루프린트를 사용하면 개발을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도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프로그램의 흐름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디버깅에도 유용하다. 또한, 프로그램은 물론 UI나 셰이더(화면의 어떤 픽셀에 어떤 색상을 입혀야 하는지 계산하는 함수)까지 같은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블루프린트는 프로그램이 방대해질수록 여러 아이콘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가 다소 복잡해지지만 코딩 자체에 대한 난이도는 낮기에 프로그래밍 지식이 전혀 없는 초보자에게는 도리어 더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 프로그램이 방대해질 수록 '선 정리'는 필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정리하자면 유니티 엔진은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지식을 지닌 사람이 게임 개발을 시작하기에 좋다. 여기에 크로스 플랫폼 기능과 에셋 스토어 등이 1인 개발자의 작업량을 덜어주는데 일조한다. 단, 유니티 엔진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손꼽히는 다소 부족한 성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어서 언리얼 엔진은 자체 성능도 좋고 접근성도 뛰어나다. 특히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한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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