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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중국, 게임은 해로운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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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류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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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해로운 새다”. 1955년 중국에서 마오쩌둥이 한 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마오쩌둥은 농업 현지시찰을 갔다 참새가 낱알을 쪼아먹는 장면을 보고 참새를 해악하다 말했고, 중국 전역에는 박멸운동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 결과 참새의 천적이 되는 병해충이 급속도로 증가해 대기근이 찾아와 수천만 명의 사람이 굶어 죽었습니다. 이 사건은 좋은 의도라도 충분한 연구 없이 일을 추진하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교훈과 함께 밈(Meme)화 됐습니다.

그로부터 63년이 지난 2018년, 중국에서 제 2의 “해로운 새”가 발령됐습니다. 이번에는 청소년 근시 예방을 위해 게임을 규제하겠다는 정책입니다. 정리하자면, 게임은 청소년의 눈을 나쁘게 하니 가정에서는 학습 목적이 아닌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도록 교육하고, 국가는 자국에 새로 출시되거나 서비스되는 게임 수를 통제하라는 것이죠. 중국 내 게임 주무부처인 국가신문출판서를 비롯해, 교육부, 재무부 등 8개 부서가 참여해 전방위에서 게임에 규제를 가합니다.

이 사건이 제 2의 “해로운 새다”를 떠오르게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 게임산업은 지난 십수년 간 한국이나 일본 등지 게임을 수입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 4~5년 새 모바일게임 붐을 타고 겨우 궤도에 올랐습니다. 자국 게임을 수출하는 단계까지 어렵게 도달했는데, 난데없이 게임이 근시의 원인이라며 규제 총알을 들이댄 것이죠. 근시의 원인은 굉장히 복합적인데, 그 와중에 급성장 중인 게임만 콕 짚어 규제한다는 점에서 1955년 참새 박멸 운동과 굉장히 비슷한 상황입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이런 규제에 대해 게임메카 독자분들도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페이스북 ID Daniel Leo Park 님은 "이게 그 문화혁명인가 하는 그거냐?" 라며 중국의 한결 같은 강경책을 비꼬았고, 네이버 ID 송어 님은 "중국 게임산업 이제 충분히 성장해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저런 식으로 규제하면 게임 산업 박살나지. 우리가 청소년 보호니 뭐니 하면서 10년 전쯤에 했던 바보짓을 똑같이 따라하네" 라며 규제책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큰 국내 게임업체들에 대한 걱정스러운 반응도 보였습니다. 게임메카 페이스북에는 "우리나라에서 중국에 서비스하는 게임들에 대한 인센티브도 못 벌어들이는 셈 아닌가", "중국시장에 출시된 게임들 어쩌나” 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은 이미 작년부터 중국 내 신규 게임 서비스를 위한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추가 규제까지 적용될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전부터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텐센트 ‘왕자영요’에 대해 ‘사회에 해로운 독’이라는 비판을 하거나, 자국 내 신규게임 판호마저 내주지 않는 등이죠. 계속되는 게임 규제에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는 지난 8개월 간 시가총액 21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중국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거나 중국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넷마블, 펄어비스, 위메이드를 필두로 한 많은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도 하락했습니다.

63년 전 중국 대기근은 먼 나라 이야기였지만, 2018년 일어나는 “해로운 새” 시즌 2는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 중국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면 국내 게임업체들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은 줄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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