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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과금, 명품 백화점 '리니지2M'은 왜 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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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니지2M은 출시 4일 만에 리니지M을 넘고 구글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자료출처: 구글플레이)

2017년 6월 출시 직후 2년 넘게 구글 게임 매출 1위를 수성해온 리니지M을 무너뜨린 주인공은 리니지2M이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몇 년 간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며 자랑한 리니지2M은 출시 4일 만에 리니지M을 넘어 구글 매출 1위를 찍었다. 2년 넘게 아무도 차지하지 못한 자리를 리니지2M이 기어이 해낸 것이다.

사실 리니지2M은 기존 모바일 MMORPG와 비교했을 때 과금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특히 상위 랭커를 목표로 한다면 일정 이상 과금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백화점으로 예를 들면 일정 이상 자금을 지닌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명품관과 같은 느낌이다. 시장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수 있는 과금 구조를 가진 리니지2M이 4일 만에 구글 매출 1위를 찍은 이유는 무엇일까?

장비, 펫을 넘어 클래스도 유료로 뽑는다

그렇다면 리니지2M에서 판매되는 유료 상품은 어떤 것일까? 일단 유료 캐시 ‘다이아’를 쓰는 상품은 확률형 아이템이 대부분이다. 캐릭터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가시온을 뽑거나(1개당 3,900원), 확률에 따라 좋은 장비나 스킬북을 획득할 수 있는 ‘은총의 성물 상자(1개당 3만 3,000원) 등이다. 여기에 팔찌, 귀걸이 등을 유료로 구매하거나, 플레이를 통해서도 모을 수 있는 게임머니 ‘아데나’를 다이아로 충전할 수 있는 것 등이 있다.

특히 아가시온의 경우 기본적인 능력치 향상에 한 번에 들 수 있는 아이템 무게를 늘려주는 요소가 있다. 리니지2M의 경우 인벤토리 무게가 50%를 넘으면 체력과 마나가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고, 80%가 넘으면 행동불가에 빠진다. 물약을 많이 쟁여두고, 장시간 자동사냥을 돌릴 때 등급이 높은 아가시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 등급이 높은 아가시온을 획득하면 더 많은 물약을 한 번에 가지고 갈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가장 큰 특징은 클래스를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이다. 게임을 시작할 때 고른 직업은 추가 결제 없이 상위 클래스로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다만, 다른 클래스는 ‘몇 레벨 달성’과 같은 업적을 완료하면 보상으로 주는 ‘클래스 소환권’이나 유료로 파는 소환권(1개당 3,900원)을 사용해야 얻을 수 있다. 클래스를 확률을 통해 얻는 유료 상품은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드물다.

▲ 클래스를 유료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보기 드물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스킬도 유료 상품이 있다. 기본적으로 스킬은 플레이를 통해 모은 아데나로 ‘스킬북 상인’에게 스킬북을 구매하면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패키지 상품 ‘마스터 스킬 패키지’(5만 5,000원)에는 고급 스킬북을 확률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시작 클래스의 고급 스킬북 상자’이 포함되어 있다.

▲ 패키지 상품에도 스킬북이 포함되어 있다 (자료출처; 리니지2M 공식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경험치와 아이템 획득률을 높여주는 아인하사드의 은총이 있다. 아인하사드의 은총은 매일 무료로 충전되며, 부족한 부분은 유료로 채울 수 있다. 캐릭터 성장과 ‘득템’을 노린다면 최대치인 ‘3단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출시 초기에는 이벤트 등을 통해 무료로 은총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30레벨 기준으로 4시간 이상 연속으로 사냥을 진행해도 은총이 부족해서 충전이 필요한 경우는 없었다.

▲ 출시 후 아인하사드의 은총이 부족한 경우는 없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 과금이 센데, 왜 유저들은 돈을 쓸까?

리니지2M은 기존 게임과 비교해도 과금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과금이 세기로 유명했던 리니지M 이상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른 게임이라면 많은 유저가 도중에 이탈할만한 과금 모델로 리니지2M은 구글 매출 1위라는 뚜렷한 성과를 냈다. 과금은 비록 강하지만, 많은 유저의 결제를 유도하는 무언가가 리니지2M에 있다는 것이다.

그 요인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리니지2M은 돈을 쓴 만큼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클래스 중에도 높은 등급이라 할 수 있는 전설과 영웅은 외모만으로도 ‘상당히 강하겠구나’라는 느낌이 확실히 오며 능력도 월등히 높다. 여기에 리니지2M은 유료 상품을 사면 ‘마일리지’가 쌓이는데, 이 마일리지로 영웅 클래스, 무기, 방어구 등을 뽑을 수 있는 ‘마일리지 전용 상점’이 존재한다. 돈을 쓸수록 얻어갈 수 있는 이점이 커지는 셈이다.


▲ 전설과 영웅 클래스는 외모와 능력치 면에서 다른 클래스와 월등히 차이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유료 상품을 사용하면 쌓이는 마일리지로 클래스, 장비 등을 얻을 수 있는 전용 상점도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두 번째는 ‘리니지’라는 IP가 가진 특성이다. 리니지는 기본적으로 서버 1위를 찍겠다는 열망이 있는 유저들이 자리해왔고, 리니지2M 출시 전부터 상위 랭커를 목표로 여유자금을 모아둔 유저도 상당수 있었다. 여기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상위 군주를 중심으로 한 ‘혈맹’ 중심 커뮤니티가 리니지2M에도 뿌리를 내렸고, 엔씨소프트 게임을 오래 즐겨온 유저들은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 아이템을 마련하면 장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는 출시한 게임 수는 많지 않지만, 시장에 낸 게임을 쉽게 접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PC 버전 리니지는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했으며, 리니지 2 역시 15년 넘게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과금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일단 출시한 게임은 끝까지 끌고 가는 모습을 보여준 엔씨소프트의 행보는 ‘게임이 단기간에 접히지는 않겠다’는 믿음을 줄 수 있다.

정리하자면 돈을 쓴 효과가 게임 내에서 확실히 드러나고, 과금에 상대적으로 열려 있는 리니지 유저를 기반에 두고 있으며, 출시한 게임은 쉽사리 접지 않는 엔씨소프트의 그간 행보가 맞물리며 리니지2M은 일각에서는 소화하기 어렵다고 평가된 과금 모델에도 단기간에 구글 매출 1위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지금 기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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