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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광고] 드퀘 앞세웠던 만화잡지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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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캡틴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7년 12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캡틴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7년 12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지금은 거의 다 폐간됐지만, 1990년대엔 수많은 만화잡지들이 활발히 발간됐습니다. 양대산맥이었던 주간지 아이큐점프와 소년챔프를 비롯해, 순정만화나 해외만화 등 장르별로 특화된 수많은 만화잡지가 경쟁했죠. 제 경우 1990년대 중반 매주 만화잡지 나오는 요일만 기다리며 살았는데, 지금은 그런 설레임이 웹툰으로 옮겨졌습니다. 편리해지긴 했지만 서점에서 새 책 뜯으며 풍겨오던 잉크 냄새, 그리고 간혹 나오던 특집호 부록 경품 등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어쨌든, 당시 만화잡지 열풍을 타고 창간된 잡지 중에는 게임에 특화된 게이머 만화잡지도 있었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할 캡틴(CAP TEEN)인데요, 게임을 기반으로 하거나 게임으로 제작된, 혹은 게임을 연상시키는 세계관을 지닌 만화들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여기에 별책부록으로 게임 공략 등이 담긴 게임정보지를 제공하고, 게이머들을 포섭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개최하는 등 재미있는 행보들을 보였습니다.

드래곤퀘스트 만화가 전면에 내세워진 캡틴 창간호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드래곤퀘스트 만화가 전면에 내세워진 캡틴 창간호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1997년 12월, 캡틴 창간호 관련 광고입니다. 정확히 1997년 11월 10일 창간호가 발행됐죠. 메인에는 커다랗게 ‘드래곤 퀘스트: 환상의 대지’가 강조돼 있습니다. 62페이지 대연재라는 표기에서 알 수 있듯 사실상 캡틴 잡지의 4번타자였습니다. 다만 이미지를 어떻게 편집한 것인지 자세히 뜯어보면 뭔가 어색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캐릭터의 목과 팔 부분이 뭔가 잘린 것처럼 부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뒷편에는 왠지 붙여넣기에 실패한 듯주인공 얼굴이 두 겹으로 중첩돼 있네요. 실제 잡지 표지에서는 자연스럽게 인쇄됐는데, 아마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서 뭔가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광고에서 소개된 드래곤 퀘스트 환상의 대지는 그림체만 봐도 알 수 있듯, 토리야마 아키라가 그린 만화는 아닙니다. 드래곤 퀘스트 6편을 기반으로, ‘하가네’, ‘중기갑병 제논’ 등을 그린 간자키 마사오미와 호리이 유지가 합작해 그려낸 작품이죠. 총 10권으로 완결됐는데, 전 단행본을 통해 봤지만 국내에 최초 소개된 게 바로 이 캡틴 잡지를 통해서였군요.

그 외에도 수록작들을 보면 게임으로도 출시된 하멜의 바이올린, RPG적 세계관을 지닌 마법진 구루구루, 러브 코미디 만화인 지켜줘 수호월천, 학원물 만화인 막강체고 등이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일본 만화잡지인 월간 소년 간간 연재작들을 다수 가져온 듯한 느낌이 드네요. 샅샅이 뜯어보면 게임과 관계 없는 만화들도 꽤 있지만, 게임 만화만으로 잡지 한 권을 채우긴 어려우니 이해합니다.

잡지 창간기념 이벤트 소개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잡지 창간기념 이벤트 소개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두 번째 장으로 넘어가면, 캡틴 잡지 창간기념 이벤트 소개가 있습니다. 총 7개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1번의 경우 만화잡지 별책부록으로 게임잡지를 주는 꽤 독특한 이벤트입니다. 다만 당시에는 제우미디어 게임챔프와 PC챔프를 비롯해 게임피아, V챔프 등 수많은 게임잡지들이 활발히 나오고 있던 터라 만화잡지에 덤으로 딸려오는 부록 이상의 존재감을 주진 못했습니다. 당시 이 만화잡지를 만들던 커뮤니케이션 그룹은 게임매거진을 발간하고 있었기에, 거기서 몇 개 기사를 따온 듯합니다.

그 다음은 ‘포켓 파이터’로 알려진 캡콤의 SD 대전게임 슈퍼 잼 파이터 미니믹스 관련 상품들을 증정하는 이벤트들이 보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스티커 설명에 ‘디스켓이나 전화카드 등에 붙여 사용하세요!’라고 쓰여 있다는 점인데, 지금 기준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든 물건들인지라 감개무량하네요. 그 외에도 국내 만화를 뽑는 공모전, 명예기자 선발, PC와 PS1, 세가 새턴, 닌텐도 64 등 다양한 게임 관련 기기들을 증정하는 사은대잔치도 소개돼 있습니다.

이처럼 게이머 친화 만화잡지를 표방하고 나선 캡틴이었으나, 이미 당시는 만화잡지 시장이 레드오션에 가까울 정도로 포화 상태였던데다가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딱히 게임과 관련 없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색채도 흐렸습니다. 지금처럼 게임 유저층이 넓던 시기도 아니었고요. 결국 캡틴은 4회를 끝으로 초단기간에 폐간하고 말았습니다. 창간에서 모집한 명예기자는 임기를 1/3도 채 못 채웠네요.

참고로 그 와중 가장 큰 피해를 본 만화가 바로 맨 위에 작게 소개된 다크디어사이드 라는 국산 만화인데요, 4회까지 연재 후 잡지가 폐간해버려 이후 코믹 챔프에서 다른 이름으로 재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만화가 바로 이강우 작가의 ‘리버스’인데요, 이후 2010년 26권 완결까지 10년 이상 연재했으니 초기에 연재처를 바꾼 것이 득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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