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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업G] ‘메탈 유닛’ 개발자가 방치형 RPG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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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오브워페어: 1942 배틀쉽'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작년 1월, 스팀에 혜성같이 등장한 국산 인디게임이 하나 있다. 젤리스노우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메탈 유닛이 그 주인공이다. 출시 초기에는 방대한 설정에 비해 부족한 스토리와, 불친절한 시스템으로 인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으나, 이후 1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업데이트해서 현재는 스팀 전체 평가가 '매우 긍정적'으로 바뀔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메탈 유닛은 7월 기준 현재 전 세계 24만 장 이상 판매됐다.

젤리스노우 스튜디오가 메탈 유닛 이후 거의 1년 반 만에 새로운 게임 하나를 들고나왔다. 바로 군함을 소재로 한 방치형 모바일 RPG '월드오브워페어: 1942 배틀쉽(이하 월드오브워페어)'이다. 사실 패키지게임을 줄곧 제작하던 회사가 갑작스레 모바일게임을, 그것도 함선을 소재로 방치형 RPG를 만든다고 하니 관심과 함께 의문도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김태훈 CEO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김태훈 CEO (사진: 게임메카 촬영)

설계도를 찾아가며 완성한 고증

월드오브워페어는 함대 육성과 해전 시뮬레이션, 방치형 RPG를 모두 섞은 모바일게임이다. 개발진 중에 함선을 소재로한 전략게임의 대표작인 '네이비 필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함선'이란 키워드에 시선을 기울이게 됐다. 여기에 RPG까지 더한 이유에 대해서 김태훈 CEO는 "캐주얼 RPG 소재가 판타지나 무협, IP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밀리터리 마니아들은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실 배틀쉽이란 소재는 굉장히 다루기 힘든 소재다. 함선 하나를 게임으로 제작함에 있어서 각 배의 등급은 물론이오 레이더, 갑판, 어뢰, 함포, 심지어는 함재기나 폭격기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이를 다 덜어내면 지나치게 캐주얼한 게임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이를 모두 섬세히 고려했다간 너무 무겁고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2D 도트 그래픽이지만 모든 함선과 전폭기는 실제 설계도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사진제공: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개발진은 그 중간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일단 함선의 외형 혹은 구성과 관련된 모든 요소는 철저히 고증과 실제 설계도를 통해서 제작했다. 제2차 세계 대전에 등장했던 함선들이 실제로 등장하며, 적재량이나 함포 탑재 방식 등도 실제 함선을 그대로 따라했다. 가령, 작은 수송선에 16인치 3연장 포가 여섯 개나 달려 있어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의문을 사는 경우는 이 게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콘텐츠 측면에서 또한 고증을 중시했다. 스토리 모드를 대신하는 점령 콘텐츠에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다뤄졌던 각종 해전을 재현한 것이다. 점령 모드를 시작하면 그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이 나옴과 동시에 플레이어가 그 당시로 돌아가서 전투를 펼치게 된다. 현재 비스마르크 추격전이나 대서양 전투 등이 마련돼 있으며 노르망디 상륙작전도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참고로 당시 실제 전투에서 활약했던 배나 역할에 맞는 배를 가져가면 추가 능력치를 획득해 게임을 보다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 점령 모드의 전투는 실제 제2차 세계 대전의 해전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사진제공: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전투와 콘텐츠는 보다 캐주얼하게

고증에 충분히 신경을 쓴 뒤에, 개발진은 캐주얼한 요소에 신경 썼다. 일단 대미지 공식, 전투력, 전투 방식 등 유저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는 복잡한 요소를 최대한 쉽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방어 체계를 갑판과 측면 장갑으로만 간단하게 나눈 것이다. 함포는 곡사포인 만큼 갑판에 대미지를 주며, 직사포나 어뢰 등은 측면 장갑에 대미지를 주는 식이다. 함재기 또한 폭격기는 갑판에 대미지를 주며 일반 전투기는 측면 장갑을 공격한다. 2D 도트 그래픽에 사이드뷰를 채택한 이유도 이와 같은 단순한 구성에 보다 직관적인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이와 더불어 성장 콘텐츠는 방치형 자동 플레이로 구성해 플레이어 입장에서 큰 품을 들이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플레이어는 수집한 함대 육성 재료와 경험치 등을 합선에 분배하고 수집과 상성 등을 고려해, 자신이 클리어하려는 스테이지나 적 함대에 맞춰서 배를 배치하면 된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제독 스킬이나, 가만히 놔두고 있어도 발동하는 아이템 스킬 등을 적절히 활용해 게임을 즐기면 된다.

▲ 방치형 콘텐츠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캐주얼함을 추가했다 (사진제공: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콘텐츠는 위에서 말했던 방치형 요소를 활용해 진행하는 던전 파밍과 위에서 말했던 역사적 전투를 재현한 점령전, 비동기 PvP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PvP 같은 경우는 함대 운용을 지원하는 요소이자 캐릭터 수집 요소인 부관과 수병들을 얻거나 성장시킬 수 있는 콘텐츠다. 밀리터리 마니아들에게 어필하면서도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수집형 요소를 적절히 섞은 셈이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납득할 때까지

이번 작품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한 이유는 소규모 개발사 입장에선 모바일게임이 패키지게임에 비해서 자본금이 덜 들기 때문이다. 패키지게임을 연속으로 두 편이나 제작하기에는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입장에선 자본력이 부족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단기 서브 프로젝트 개념으로 모바일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김태훈 CEO는 "처음 만들어 본 모바일게임이다 보니 처음엔 다소 조악했으나 천천히 완성도를 올리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전했다. 

▲ 부관과 수병 등의 수집형 요소도 마련돼 있다 (사진제공: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게임은 올 여름 안에 캐나다에서 먼저 시범 운영을 시작할 생각이다.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개발진 중에 아무래도 캐나다에서 거주 중인 사람들이 많은 만큼 해당 국가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현지화 수준과 함께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릴 생각이다. 김태훈 CEO는 "밀리터리 마니아가 납득할 수준까지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개발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가을쯤에는 나오지 않을까 예상 중"이라 전했다. 

김태훈 CEO는 끝으로 월드오브워페어에 대해 "아직은 부족한 게 많지만, 저희 스스로도 재밌게 작업한 게임이다"라며 "메탈 유닛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좋은 평가를 끌어올렸던 것처럼, 이 게임도 멋진 게임으로 만들어서 기다려주시는 팬들에게 꼭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김태훈 대표는 "이번 작품을 밀리터리 마니아가 납득할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젤리스노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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